지난달 22일,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제345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가톨릭대학교 2025학년도 전임교원 충원의 관한 건’을 참석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원안대로 가결했다. ▲성심교정 35명, ▲성의교정 83명으로 총 118명의 전임교원을 충원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충원이 확정된 학과 중 교수 퇴임으로 전임교수 공백이 우려된 △프랑스어문화학과 △중국언어문화학과 △일어일본문화학과 등 어문계열학과와 △철학과 △국사학과 등 인문계열학과, 기초학문계열학과 전임교수의 대대적인 충원이 이뤄줬다. 올해 6월에는 총장-총학생회장단, 총장-총학생회장단, 단과대학 대표자단으로 두 차례 총장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간담회에서 기초학문 교수 충원에 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의 공유와 함께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 충원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다. 원종철 총장(이하 총장)은 총장-총학생회장단 간담회에서 교원충원에 대해 “학생들의 위기감에 공감하며, 이를 해소하고자 2025년 2월 임용을 목표로 연내에 이사회를 거쳐 임용 모집공고를 내겠다”고 답했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충장은 “일반퇴직자가 발생할 것을 고려해 지금보다 많은 연평균 30명 수준의 교원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전임교원 충원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했다. 총학은 대학본부로부터 간담회 결과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를 총학 공식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공유했다. 대학본부가 공유한 추가자료에서는 △교원충원 증감현황 및 충원계획 △자유전공학과 소속감 저하 문제 대책 등이 담겼다. 대학본부가 총학에 제공한 자료에서 “2017년 243명에서 2024년 260명으로 17명의 전임교원을 충원했다”며 “일반퇴직률이 상당해 목표치 290명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9학년도까지 연간 30명씩 전임교원 충원을 통해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며 전임교원 연도별 채용 목표를 제시했다. 정재민 총학생회장은 2025학년도 전임교원 충원에 대해 “간담회에서 약속 받은 것 같이 30명 이상의 충원이 진행되고, 프랑스어문화학과도 포함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프랑스어문화학과에 배정된 인원이 비정년트랙으로 된 점이 아쉽다”고 답변했다. 권민제 기자 writming0314@gmail.com
*본 기사는 2022년 12월 진행된 전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을 기록하기 위해 발행됐습니다. 이시온은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으며, 대학 생활 내내 여러 학생단체와 동아리 등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팬데믹을 지나며 몸담거나 연대했던 수많은 단체들이 약해짐을 느낀 것을 계기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3학년 수업인 '사회문화적 디자인스튜디오(2)'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을 위한 모임>은 팬데믹을 거치며 위축됐던 학생운동 단체들의 재도약을 위해, 학생사회 활동가들이 모여 대안을 모색하고 상호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모임은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집단상담으로 시작해 ‘지금 우리 학교는’ 코디자인 워크샵, ‘살아야 하네!’ 커뮤니티 디자인 워크샵으로 이어진다. 4번의 모임은 전국의 학생 활동가들을 연결하는 상호부조 커뮤니티이자 느슨한 연대의 네트워크 건설이라는 결실을 냈다. 그 이름은 <재도약 네트워크>다. 아래는 아카이브 북과 전시를 만들고 재도약 네트워크를 건설한 이시온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Q 작품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작업을 처음 구상하게 건 굉장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학생 운동을 하던 사람이었고, 운동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은 내상을 입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학생 운동의 어려움이 많이 증폭됐다. 주위에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도 많고, 단체가 와해되기도 했다. 그것 때문에 저도 활동에 트라우마가 있었다. 다시는 활동을 못 할 것 같고, 뭔가를 많이 망쳐버린 것 같은 죄책감도 있었다. 어떻게 스스로 내상을 치유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워크샵을 계획하게 됐다. 아무도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라도 위로를 주고받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Q 4개의 모임을 진행하며 어떤 결실을 만들고자 했나 4개의 모임이 다 내용이 다르다. 첫 번째는 위로하고 힐링하는 세션이었고 두 번째는 이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세션이다. 세 번째는 서로의 활동 얘기를 들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도울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 네 번째는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뭘 할 것이냐는 주제였다. 원래 학생 사회 활동가들한테 배포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이드북을 만들어야겠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모임을 진행해 보니 예상했던 것만큼 문제가 한 큐에 해결되지 않았다. 모임에서 나온 얘기들이 가이드북이라는 형식만으로 엮기에는 너무 다양하고 다채로운 것들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도 이런 우리 모임에서 있었던 활동을 계속해서 재현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게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쪽으로 얘기가 흘러갔다. Q 오브제의 배치 의도는 제 작업을 소개하기에 글이 적당한 소재라 생각해 첫 번째 면에다 넣었다. 그리고 밑에부터는 제가 그래픽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학생 활동과 우리 모임의 분위기를 나타내면서 관람객을 유도했다. 벽에는 코로나19를 상징하는 회색 3D 그래픽들이 있다. 이 그래픽들 사이로 손이나 어떤 테이프, 스티커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형태다. 여기서 손은 헤매고 있는 개인들이다. 손들이 만나고 겹쳐지는 부분에서 연대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테이프로는 워크에서 나왔던 중요한 담론들이나 증언들을 아카이빙했다. 예를 들면 ‘어쨌든 먹고 살아야 활동도 할 거 아니에요’ 등의 내밀한 얘기들부터 ‘작은 승리들이 중요하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 편향적이니까’ 이렇게 학생 활동을 그렇게 잘 알지 못할 관람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만한 말들도 있다. 스티커는 제가 활동을 하면서 한 3~4년 동안 모으게 된 주위 활동가들의 결과물이다. 옆쪽에는 매번 워크샵 동안 사용했던 메인 포스터들이 겹쳐져서 붙어 있고 그 밑에는 디피된 작업들이 있다. 일단 아카이빙 북이 있고, 그리고 재도약 모임에 함께할 사람들을 위한 초대 명함이 있다. 콜록이도 있다. 아카이빙 북은 전시회의 제일 최종적이고 중심적인 결과물이다. 전체 워크 내용을 다 하나하나 아카이빙을 하는 거다. 이어 연대의 커뮤니티에 초대하는 명함도 있다. 콜록이는 온몸에 붙인 다음에 코로나19로 인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는 학생 활동가의 모습을 우리 스스로 연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픽들을 보면 콜록이들도 반투명한 소재에 인쇄를 했다. 그 때문에 서로 겹쳐져서 뒷면이 보인다. 손들도 트레싱지에 인쇄해서 서로 겹쳐지면 뒷면의 것들이 계속해서 보일 수밖에 없다. 반투명은 깊은 맥락의 레이어가 다 보인다는 의미다. 포스터 그래픽은 코로나19 사이 사이로 손들이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헤매다가 서로를 발견하고 만나게 된다. 결국 연대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내용이다. 주위에 이제 헤매고 있는 손들도 점점 많아지고 점점 방향성을 갖게 된다. 맨 뒤는 연대하는 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지점이다. 여기는 방명록 쓰는 곳이라 보면 된다. 이 작업을 보는 사람들이 작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했다. 손은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상징하고 있다. 방명록을 연대하는 손에다 그대로 쓸 수 있다면 이 작업 자체의 새로운 완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Q 학생운동이 꺼져가는 이 시점, 재도약 네트워크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얻은 결론은 결국 ‘연결’이었다. 각자의 자리에 흩어져 분투하는 대신,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학생활동가 공동체가 필요했다. Q 재도약네트워크의 설립 취지가 궁금하다. 재도약모임에서 서로를 만난 경험이 강렬했던 것 같다. 다른 학교, 다른 단체에서 일하고 있어도 결국 비슷한 싸움을 하고 있는가 하면, 내 단체에선 막다른 길이었던 문제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너무 새롭고 즐거웠고,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더라.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날 예정이었던 재도약모임이 재도약네트워크로 이어지게 되었다. Q 활동가를 연결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당장 활동하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워크샵과, 다른 활동가들의 경험을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 기사를 기획했다. Q 구성원 각자는 활동하며 각자 어떤 유익을 느끼는가 제 경우에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 제작팀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즐겁고, 재도약넷이 조금씩 활성화되는 걸 지켜보는 것도 기쁘다. 제작팀 인원들이 다들 이미 활동하는 단체가 있다 보니 재도약넷 활동이 부담되지 않도록 느슨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좋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일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아 즐겁다. 재도약넷의 모든 구성원들에게도 부담 없이 편안한 공간이 되어드리고 싶다. '우리가 서로를 필요로 할 때' 재도약 네트워크에 함께해달라. 이시온, 장태린, 문선재 3인에 의해 설립 및 운영된 재도약네트워크는 1년 간의 활동 후 현재는 해체했다. 학생활동가 릴레이 인터뷰 기사 발행, 학생활동가 실무역량 강화 워크샵 등의 활동 아카이브를 인스타그램 재도약네트워크(@re_leap.net_)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 아카이브> 책자 발간 하단 첨부문서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사진 출처 : 대학알리 전시 문의 : a01030999806@gmail.com (이시온)
지난 29일 우리 대학 법학관 101호에서 KU 비블리오 배틀이 열렸다. 본 행사는 위인교육센터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 ‘Learning&Sharing’ 페로로러쉐 팀과 상허기념도서관이 공동 주관했다. 본선 발표자는 사전 제출한 발표 도서 선정 이유를 토대로 총 7명이 선발됐다. 당일 행사는 사전 투표로 문을 열어 △페로로러쉐 팀원 소개 △발표자 및 발표 도서 소개 △발표 및 질의응답 △투표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청중 투표 결과, 우승자로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소개한 양지석(KIT·스융공 18) 학우가 선정됐다. 그가 가져온 작품은 로맨스 소설로,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조건을 갖춘 이들에게 향하는 세간의 폭력적인 질문을 조명하면서 자신의 고통을 마주하고 다루는 방법을 섬세하게 짚은 작품이다. 양 학우는 “분기마다 낯선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나타나 기쁘다”면서 “(대본 없이) 말로만 청중과 소통하고 설득하는 법에 대해 배웠고 다른 발표와 질의응답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심판>을 발표한 남윤화(KIT·의생공 23) 학우가 2등을 차지했으며,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다룬 김소영(경영대·경영 23) 학우는 3등에 올랐다. 한편, 청중으로 참가해 베스트 질문자로 뽑힌 신현호(경영대·부동산 16) 학우는 본 행사가 정기적으로 개최되길 바란다면서, 다양한 책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과 청중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높이 평가했다. 또 좋은 책을 추천받고 싶어 참가했다는 김서현(경영대·경영 21) 학우는 “학생들이 주최자가 돼 행사를 이끄는 만큼 부담 없고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덕분에 자유로운 질문을 하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지난해 11월 발생한 육군 12사단 총기 사고 희생자인 故 김 이병에 대한 명예졸업과 관련해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앞으로 학교 내부 규정에 따라 명예졸업 심의위원회(이하 졸심위)가 구성된 이후 고인에 대한 명예졸업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외대알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이병이 생전 전공했던 A학과는 고인의 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7일 학교 본부에 고인에 대한 명예졸업 협조전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학과 관계자는 27일 외대알리와의 통화에서 “(고인의 명예졸업 추진과 관련해) 학과 내부 상의를 마쳤으며, 협조전을 작성해 이날 학사종합지원센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조 요청은 고인의 명예졸업을 추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공식적인 절차 중 첫 단계로, 사고 발생 이후 약 1년 만이다. 앞서 학교는 지난해 12월 한 언론을 통해 고인에 대한 명예졸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외대알리 취재 결과, 11개월 넘게 졸심위조차 구성되지 않는 등 뚜렷한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명예졸업을 위해서는 교내 관련 규정 제4조(절차) 1호인 ‘명예졸업 대상자가 있을 때에는 해당 캠퍼스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명예졸업 여부를 심의한다’는 내용에 의거, 명예졸업 대상자에 대한 졸심위 구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외대알리에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학(부)과에서 학사종합지원센터로 명예졸업장 수여 협조 요청을 해오면, 졸심위 구성 및 운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A학과가 27일 김 이병에 대한 명예졸업 협조전을 학사종합지원센터에 공식적으로 제출함에 따라, 학교 측은 고인의 명예졸업을 위한 졸심위 구성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구성된 졸심위는 김 이병에 대한 명예졸업 여부를 논의 및 결정한 뒤, 이와 관련해 총장에게 보고한다. 학교는 이후 고인에 대한 명예졸업증서 수여식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명예졸업자는 정규졸업생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학교 시설을 이용하거나 교내 소식지 등을 정기적으로 구독할 수 있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미 고인이 된 김 이병은 이러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생전 학교에 깊은 애정을 가졌던 김 이병을 기리는 차원에서, 명예졸업은 유가족에게 상징적으로나마 작은 위로를 건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기영 기자 (oky98@daum.net)
지난 7월이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월 8일(현지 시각) 보도 자료를 내고 2023년 7월 지구 표면 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7월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지적하며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무서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기후변화는 수십 년 전부터 대중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변화’는 그 정도나 심각성을 전달하지 못한다. 이제는 기후위기란 말을 더 많이 쓴다. ‘기후위기’는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의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 상태를 말한다. 이 용어를 사용하는 의도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입으면서 기후변화 수준을 넘어 ‘기후위기’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데 있다. 비정상적인 기후변화를 긴급하게 받아들이고 직접행동 하기 위해 모인 청년들이 있다. 기후위기에 맞서는 비폭력 직접행동 단체인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김채원 학우는 위급한 시대에 직접행동 하고 자기 삶을 내바치는 청년들을 보고 영향을 받아 동참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회대알리는 그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본 인터뷰는 지난 7월 26일에 진행되었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이라는 청년 기후 단체에서 3년째 활동하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사회융합자율학부 김채원입니다. 방학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방학하고 한 달은 정신없이 청년기후긴급행동 일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독일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독일은 어떤 이유로 가시나요? 다음 주에 독일에 가서 1년간 살기로 했어요. 아버지께서 교환교수로 독일에 가셔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간 김에 생태 마을을 방문하여 친환경적인 생활방식을 배워오고 싶어요. 기후 운동가로서 여러 활동을 하셨는데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기후 운동가로 활동하게 되셨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침팬지 연구하시는 환경 운동가의 위인전을 읽고 기후 운동가를 꿈꿨어요. 고등학교 올라갈 때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 파업을 할 시기였는데 그때 다시 기후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는 걸 인지했어요. 그리고 대전 환경 단체 활동가의 강연에도 영향을 받았어요. 그분이 청소년이었던 저를 보고 “너희들은 멸종위기종이야”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확 체감하고 기후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나요? 청소년기후행동은 기후 파업을 하는 단체예요. 이 단체를 보며 직접행동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청년으로 넘어갈 시기인 19살 때 청년기후긴급행동을 알게 됐어요. 시급한 시대에 직접행동 하고 자기 삶을 내바치는 청년들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거기에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어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어떤 단체인가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위기에 맞서는 비폭력 직접행동 단체입니다. 정부와 기업에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등 국가•지역•계급•세대•성별•생물종 간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요. 단체가 2020년 초에 만들어지면서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쳐 직접행동을 하기 어려웠어요. 내부적으로 체계를 정비하던 시기를 지나 엔데믹이 다가오는 지금은 액션을 위한 변화를 꾀하는 시기입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이라는 단체 이름에서 ‘긴급행동’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기후위기로 인한 사태가 ‘긴급’한 상황이잖아요. 긴급하게 발생하는 참사와 재난 속에서 우리도 긴급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활동 초기에는 긴급행동과 직접행동을 많이 했어요. 토론회 가서 공룡 옷 입고 피케팅 하거나 광화문에서 ‘그린 뉴딜은 회색 뉴딜이다’라고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했죠. 하지만 무턱대고 시작한 행동이 잠깐의 이슈몰이만 할 뿐 변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팬데믹 기간이었던 중기에 행동을 전략적으로 하려고 했어요. 두산중공업 재판을 기점으로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돼요. 그리고 단체 내에 여러 모임을 만들어 동아리처럼 활동하기도 했어요. 단체를 시작할 때는 운동성만 가지고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체계를 정비하면서 공동체성이 좀 강해졌어요. 이제는 운동성을 가진 공동체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구체화하진 못해 아직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지만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청년기후긴급행동 영상과 사진에 공룡 탈이 자주 보여요. 현장에 공룡 탈이 함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년기후긴급행동에 ‘김공룡과 친구들’이라는 부제가 있어요. 그 탈을 쓴 친구가 김공룡이에요. ‘너희들도 우리처럼 멸종할 수 있으니 늘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해라’라는 김공룡이 던지는 메시지 때문에 함께 해요. 말하자면 청년기후긴급행동의 마스코트예요.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시는데요.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진 않나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일에 임하시는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 회의가 잦아져요. 그래서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어 친구들에게 하소연했는데 친구가 ‘원래 그런 거 아니냐. 세상을 바꾸려면 힘든 것도 경험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정신을 차렸어요. 이 거대한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섰다면 힘든 것도 감수해야죠. 그 정도 각오도 없이 활동하는 건 동료들에 대한 무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회대학교에서 기후 운동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강의가 있나요? 조효제 교수님의 ‘사회학의 초대’와 이주엽 교수님의 ‘20대의 심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회학의 초대 마지막 수업에서 기후문제를 이야기하시는 게 인상 깊었어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과 자세를 들을 수 있었어요. 20대의 심리에서는 지금 20대가 안고 있는 문제에 관해 이해하게 되었어요. 생존과 관련된 기후문제와 청년 빈곤, 젠더 문제 등 직면해 있는 여러 문제를 모두가 회피하지 않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20대의 각자 다른 성장환경을 배우면서 지금 20대 모두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게 됐어요.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아픈 몸들의 기후 운동’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몸이 안 좋아서 기후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멤버들이 아픈 몸을 가지고 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그게 오히려 정체성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해줬어요. 아픈 몸들의 기후 운동 프로젝트에서는 슬랙이라는 툴에 본인의 아픈 몸이나 상태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위안받아요. 서로 따뜻한 댓글을 나눌 때 소소한 보람을 느껴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치적 변화를 만들어야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멤버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발전하는 걸 보는 데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기후 운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운영위원회에 들었고 멤버들과 자연과 세상과 맺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거나 고민을 한 적이 있나요? 과거에는 코로나 때문에 멤버들을 많이 만날 수 없다는 게 힘들었어요. 8월부터 독일에서 지내게 되면 관계 맺기에 소홀해질까 고민했는데 느슨해지면 느슨해지는 대로 느슨한 연대를 하면 되고, 다시 만나서 강한 연대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부담 갖지 않으려고요. 최근 폭염과 장마 기간 폭우가 교차로 이어지며, 인명피해가 속출했어요. ‘기후위기가 초래한 인권 문제’가 갖는 특성이 있을까요? 모든 사람에게 피해가 생기지만 피해의 정도와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는 존재해요. 재난은 평등하게 찾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불평등하다는 특징이 있거든요. 2021년도에 ‘기후위기 속 당신의 권리는 무사하신가요?’를 주제로 발제를 하셨어요. 그때의 발제가 지금 말씀해주신 내용과 맞닿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맞아요. 그때 ‘기후위기에 맞서 행동하는 청년들’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어요.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노동자는 특성상 기후위기에 취약하다는 점을 짚었는데, 특히 실외 노동자인 배달원, 가스 검침원 등에게 취약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리고 세대 간 불평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지금 태어난 어린이와 청소년은 자신의 조부모에 비해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 탄소량이 6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거예요. 이들이 성장할 때 가질 수 있는 자원이나 이용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재난은 더 늘어나요. 이건 분명히 불평등한 문제예요. 동물복지, 가치 소비, 제로 웨이스트 등 환경과 동물권에 대해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단체에 들어오는 경우가 꽤 있어요. 지금은 가치 소비, 동물 해방,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져서 활동을 시작했겠지만 결국 기후위기와 환경문제가 구조적 문제라는 걸 알게 될 거라 생각해요. 여러 기후 단체가 있으니 자기 결에 맞는 기후 운동을 하면 좋겠어요. 생활 속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운동으로 만들어 바꿔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유튜브에 출연하여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추천하셨어요. 이번에도 기후위기 관련 책 추천해주세요. 그걸 보셨군요. (웃음) 이번엔 그레타 툰베리가 쓴 <기후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도 아직 안 읽어본 책이지만 중요한 기후 이슈와 용어, 현황을 잘 담은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같이 읽고 그 책에서 많은 걸 배웠으면 좋겠어요. 요즘 가장 빠져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우울감에 빠질 때가 많아요. 그럴 때 ‘버둥’이라는 뮤지션의 노래를 많이 들어요. 뭔가 세상이 끝날 것 같아도 희망은 있다고 얘기해 주는 편한 노래들이어서 즐겨 듣고 있어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부족장이 되는 게 꿈이에요.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언젠가 기후위기로 인해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면 다시 마을 공동체로 돌아가야 해요. 그래서 부족 또는 마을에서 공동체로 활동하며 그곳을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독일에는 ‘펠트하임’ 같은 에너지 자립 마을이 많아요. 이번에 독일에 가면 에너지 자립 마을을 방문해서 한 달간 머물며 배우고 싶어요. 한국에 돌아오면 배운 것들을 한국형으로 접목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그 이후엔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운동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대전에 내려가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싶어요. 독일 생활 중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미식가 기질이 있어서 맛있는 걸 좋아하는데 제가 가는 지역이 생태 도시여서 비건 식당이 되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맛보게 될 비건 음식들이 너무 기대돼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행동할 때 옆 사람의 손을 잡고 같이 갔으면 해요. 취재, 글, 사진 : 고은수 기자 디자인 : 장채영 디자이너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사업의 본지정 결과가 지난 13일 발표됐다. 지난 예비지정에 선정된 15개 대학 중 최종적으로 10개 대학만이 치열한 경쟁 끝에 글로컬 본지정 대학으로 선정됐다. 글로컬 대학으로 본지정된 대학은 향후 5년간 정부로부터 약 1,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 글로컬 본지정 대학은 △강원대학교-강릉원주대학교(통합) △경상국립대학교 △부산대학교-부산교육대학교 △순천대학교 △안동대학교-경북도립대학교 △울산대학교 △전북대학교 △충북대학교-한국교통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한림대학교이다. 지역별로 구분하면 강원권 2곳, 충청권 1곳, 호남권 2곳, 경상권에서 5곳이 선정됐다. 이중 국공립대학은 총 7곳이며 사립 대학은 3곳이다. 한편 예비지정에 선정됐던 △순천향대학교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인제대학교 △전남대학교 △한동대학교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교육부는 이번 본지정 평가는 전문기관(한국연구재단)에 위탁해 진행됐으며, △실행계획의 적절성 △성과관리 △지자체 지원 및 투자 등 3개 영역에 대해 평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지난 예비지정 평가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을 배제하고, 새로운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비공개 합숙 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글로컬 본지정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지역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또 교육부는 대학마다 제시한 혁신 방향성을 토대로 각 대학의 차별화된 특징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대학교-강릉원주대학교는 ‘1도 1국립대’를 통한 글로컬 대학도시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총 4개의 캠퍼스가 각 지역과 밀착해 강원권을 폭넓게 포괄하는 지역 거점대학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경상국립대학교는 우주항공방산분야의 선도대학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의 집적지인 경남의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우주항공방산 허브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대학교-부산교육대학교는 ‘Edu-TRIangle(교육 삼각지대)’가 만드는 새로운 미래교육도시를 특징으로 내세웠으며, 첨단 디지털 인프라와 디지털 선도학교 연계 등을 통해 세계적인 에듀테크(Edu-Tech) 거점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순천대학교는 특화분야의 강소지역기업을 육성하는 대학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순천대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3대 특화분야(스마트팜, 애니메이션, 우주항공 및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대학 체제를 개편해 지역 수요에 대응하는 실무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안동대학교-경북도립대학교는 K-인문 세계 중심 공공형 대학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경상북도 7개 교육연구기관을 통합해 운영하는 공공형 대학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울산대학교는 울산 지역의 산업을 견인하는 지산학 일체형 대학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지역 내 도심 및 주력 산업단지 6곳에 멀티캠퍼스를 설치하고 기업의 기술개발 및 신산업 전환을 지원하는 기업지원 체계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전북대학교는 전북과 지역 대학의 세계화를 이끄는 플래그십 대학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온라인 캠퍼스와 오프라인 캠퍼스를 적극 활용하여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충북대학교-한국교통대학교는 통합을 통한 혁신 극대화를 특징으로 내세웠으며, 통합된 캠퍼스별로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해 현장밀착형 기술 개발 및 인재양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포항공과대학교는 지역 연계와 세계화를 함께 추구하는 대학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연구개발부터 제조-양산-글로벌화까지 지역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창업 퍼시픽 밸리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한림대학교는 AI 교육 기반의 융합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며, 학과 간 벽을 허물어 3대 융합 클러스터(의료-바이오, 인문사회, AI)를 중심 체제로 대학의 운영구조를 개편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본지정 평가 결과는 대학들의 이의 신청을 고려해 11월 말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또 교육부는 글로컬 본지정 대학에 대해 매년 이행점검을 실시하고 3, 5년차에 중간 평가와 종료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때 대학이 제시한 실행계획이 이행되지 않았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 글로컬대학위원회 심의를 거쳐 협약 해지, 지원 중지, 사업금 환수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합 추진을 전제로 공동 신청한 대학의 경우, 협약 체결일 기준 1년 이내에 교육부에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교육부는 내년 1월 중에 ‘2024년 글로컬대학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4월과 7월에 각각 예비지정, 본지정 절차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글로컬대학 사업에서는 20여개 대학이 선정돼 최종적으로 30여개 대학이 글로컬대학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을 선두로 모든 대학이 과감한 혁신을 통해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가오는 29일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8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이하 총선)가 진행된다. 이번 총선은 2012년 이후 11년 만에 경선으로 진행돼 많은 학우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합동공청회는 학내 익명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핫게시판의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이목을 끌었다. 외대알리는 입후보한 선거운동본부 ‘여운’의 총학생회장 후보 오창화(행정 21)와 부총학생회장 후보 여찬우(포르투갈어 21)를 만나 정책자료집에 제시된 공약을 검증하고, 유권자들이 주목할 만한 사안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Q. 선거운동본부 ‘여운’에 대한 소개? 오창화 : 선본 ‘여운’의 목표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겠다’는 것과 ‘학우들이 원하는 것을 실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실천해야 하는 총학생회의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후보는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으로 역임하며 ‘이문화’와 같은 만족도 93.7%의 문화 사업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안전관리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도서관 유리 파손 사태’와 ‘잔디 운동장 마련’ 등을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학교에 요구하는 대응책을 공유했다. 부후보는 서양어대학의 학생회장을 역임하며 ‘몬스터와 함께하는 온오프라인 유로컵’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학생회칙특별위원장과 재선거관리부위원장으로서 공정한 학생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따라서 ‘여운’은 불공정한 학내 구조와 규정 개선, 그리고 법인 재정 책무성을 강화할 적임자라고 본다. Q. 현 시점에서 '여운'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학내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을 위해 어떠한 공약을 펼칠 것인지 궁금하다. 여찬우 : 단기적인 현안은 ‘전공 학점 축소’다.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 확대 요구에 부응하고 입결 제고를 위해 전공 학점축소와 마이크로 전공을 시행하고자 한다. 그러나 학사제도 개편에 학생 의견 수렴 절차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 따라서 ‘여운’은전공 학점 축소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학습권 보장을 우선시할 것이다. 장기적인 현안으로는 ‘광역화’를 꼽을 수 있다. 광역화는 ‘해당 계열 학생 설문조사와 공청회를 진행하고 전체 교수 회의 자료에 별도의논의 기구를 설치하는 것’으로, 전체 교수회의를 통해 공유됐다. 이에 해당 논의 기구에 학생 대표 파견을 반드시 진행할 예정이다. Q. '11년' 만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선거가 경선을 맞이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창화 : 학생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원하는 바를 요구하고 실현하는 것은 학생 사회의 발전을 시사한다. 이번 경선을 통해 학우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 학우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11년 만의 경선은 총학생회를 단순히 간식 행사를 진행하는 단체가 아닌,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로 받아들이고 한국외대가 더 나아지길 소망하는 학우들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 학교를 향한 열정을 가진 학우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짐으로써 외대가 하나 되고, 더 발전한 외대를 만들어 갈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공약집을 살펴보니 주로 문제 제기 및 해결의 필요성을 기술했는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여찬우 : 많은 공약으로 인한 차후 부서의 업무 부담을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선거 준비 기간 동안 당선될 시 할 수 있는 업무분배까지 완료했다. 또 공약 프로세스의 일부라고 볼 수 있는 학교 유관 부처와 면담도 모두 마쳤다. 공약 자료집 분량 제한으로 학우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약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따라서 추후 제작할 홍보물인 '여운의 신문’을 통해 추가적인 프로세스를 배포할 계획이다. Q. 가다실9는 공급가 인상으로 인해 다른 학교에서도 제휴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계획이나 대안이 있는지궁금하다. 오창화 : 보통 예방접종 제휴는 (학생회가) 병원과 직접 맺는 방식 또는 의료 홍보 플랫폼과 진행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전자는 공급가 인상으로 인해 가격 혜택이 없고, 후자는 수수료 문제와 병원 검증 여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학교가 직접 MOU를 체결하는 ‘협력병원’ 제도 또는 ‘제약회사와 직접 제휴’를 고려 중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협력 병원(삼육서울병원) 제도를 활성화하고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기 위함이다. 학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의료 제휴 같은 경우 총학생회가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의료 관련 복지는 완벽히 검증되지 않는다면 추진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여러 방식을 고안하고자 했다. 제약회사와 제휴를 진행 중인 서강대학교 보건실에 확인한 결과, ‘한국MSD’의 경우 직접 가다실9와 백신을 공급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가격 인하 폭이 크다는 것을 인지했고 해당 방법을 마련해 둔 상황이다. Q. 많은 학생들이 '마이크로 전공'을 생소하게 느낄 것 같다. 해당 전공과 관련 공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여찬우 : 마이크로 전공은 이중 전공과 부전공처럼 본전공 이외에 추가로 12~15학점을 수강할 시 작은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학교 측 계획에 따르면, 마이크로 전공은 학과 내에서 커리큘럼을 만든 후 학교 본부의 승인을 받아 개설된 학과를 학생이 선택하는것이다. 이는 학생이 진로를 위해 작은 학위를 받고자 하는 것인데, 학과 측에 승인받는 것은 취지와 맞지 않다. 또한 학교와의 면담을 통해 현재 마이크로 전공의 방향성은 설립되지 않았으며, 22일 회의에서도 많은 비판이 나왔다고 들었다. 따라서 마이크로 전공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학습자 설계 융합 전공’에서 착안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Q. 미네르바 교양 강의의 목표는 고전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기 위함이다. 이에 '최신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교재 문제'라고 언급한 내용이 근본적인 목적과는 상이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오창화 : 책의 근본적인 내용을 바꾸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미네르바 ‘읽기와 쓰기’ 교재의 심화 문제들은 고전 인문학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재엔 ‘알파고가 인간의 상상력을 넘은 것인가’라는 질문이 등장하지만, 현시점에선 ‘챗GPT’와 같은인공지능의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교재의 중요한 내용은 남겨두고 현 사회의 문제점을 다루는 내용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설명하고자 했다. Q. 지난 9월 학교 법인 8차 이사회에서 송도캠퍼스에 대해 complex, 기숙사, 부지 공사 등 구체적인 소요 비용 계획안이 나온상태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여찬우 : 계획안은 모두 확인했다. 송도캠퍼스에 어떤 학과가 신설되고 이전되는지 또한 확인했으나 모두 교육부 승인을 통과하지못했다. 그렇게 되면 부지에 대한 세금이 계속 부과된다. 더불어 계획안 속 ‘BTO 방식(민간투자사업)’의 기숙사 운영은 입실률 하락 시학교가 손해를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다. 법인은 송도캠퍼스 건설 및 투자 비용으로 30억 원 지원을 약속했으나 이는 소모 비용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만약 학교가 송도캠퍼스 개발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면 없는 재정을 긴축하는 것을 넘어 지출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법인의 재정 지원 없이 송도캠퍼스를 개발하는 것은 결사 반대하며, 과세를 교비로 지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학우들의 지원과 ‘여운’의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 Q. 7+1 프로그램 TO 감소가 장학 예산 감축에서 온 것이라는 면담을 들었다고 했는데, 공약을 위해 장학금 신설과 확충에 신경을 쓰게되면 상대적으로 예산이 많이 들어갈 듯하다. 어떻게 예산 분배할 계획인가? 오창화 : 전체적인 장학 예산의 경우에는 예산을 분배하는 측면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잉여 장학 예산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아마 수치가 매우 적을 것이다. 분배보다는 외부로부터 유치하는 방향으로 생각했다. 외대 기부장학금 수치는 굉장히 낮은 편이다. 따라서 기부장학금을 더 유치하고, 기업 연계를 통한 교류 프로그램을 증대 계획을 갖고 있다. 외대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많다. 특히 해외 취업이 가능한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분명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문 전공과 관련해 ‘김희경 유럽정신 문화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이 유치된 사례가 있다. 이런 다양한 장학금을 외부로부터 유치할예정이다. Q. 수험 최적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외대 내 다양한 고사장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보편적으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장소와 시험장이 일치하는 경우는 없다. ‘익숙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르게 해드리겠다’는 말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여찬우 : 학우들이 많이 치는 자격증 시험 기관과 협의해 학내에 고사장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수요가 많은 자격증 시험장을 유치하면 해당 시험을 응시한 학우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시험을 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앙대는CPA(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을 유치한 적 있고, 서울대는 리트 고사장을 유치하겠다고 한다. CPA의 경우 금융감독원에 문의한 결과, 더 이상 대학교에 고사장을 유치하지 않겠다고 해 진행이 어렵다. 학우들이 많이 치는 어문 관련 시험이나 다른 자격증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Q. 총장 선거 학생 반영 비율 확대, 비민주적 의결 구조개혁, 학교 건전 재정 운영 요구 등의 의제들은 다년간 학생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대응해 온 문제다. 하지만 여전히 그 해결은 모호한 상황이다. ‘여운’은 정체된 의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여찬우 : 지금까지 문제들이 잘 다뤄지지 못했던 이유는 법인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총학생회의 대응 상대는 학교 본부 혹은 총장이었다.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학교 본부만이 아니라 법인까지 함께 상대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송도캠퍼스 문제도 법인은 학교에 아무런 지원을 해주고 있지 않다. ‘여운’은 학교도 법인과 갑을 관계에서 불편한 상황임을 알게 됐다. 외대 노조와 면담을 통해서도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학교의 모든 주체들이 힘을 합쳐 법인에 대해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올해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공약 중에“외대 살리기 프로젝트”를 제시한 이유도 이와 같다. 현재 학교 상황과 우리의 공약이 합쳐져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 Q. ‘여운’은 어떤 총학생회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오창화 : 우선 여운의 목표는 단 한 가지, ‘학우들이 원하는 부분’을 실현하는 것이다. (학우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 선거를준비하면서 동대문구청과 학교 부처 약 20곳을 다녔다. 또 ‘일 잘하는 총학생회’가 되고 싶다. 정후보와 부후보 모두 행사 기획과 운영에 많은 경험이 있다. 학우들의 캠퍼스 생활이 매 순간 행복할 수 있는 총학생회, 학우들과의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총학생회가 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창화 :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장단 선거가 진행됩니다. 학내 민주주의의 꽃, 선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사랑하는 외대 그리고 학우들을 위한 총학생회가 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여운’은 공약의 실현을 강조하며 많은 준비를 통해 학우들의 요구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중요한 현안으로 전공 학점 축소와광역화를 언급하며 지속적인 학교와의 접촉을 약속했다. 선거운동 기간은 28일 밤 자정까지다. 본 투표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치러지며, 개표는 29일 저녁 6시 30분 투표 마감 이후 1시간 뒤진행된다. 김다연 기자(dayeon226@naver.com) 김서진 기자(seojin1122@naver.com) 김성민 기자(rlatjdals0220@naver.com) 박진우 기자(ggj05398@naver.com)
다가오는 29일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8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이하 총선)가 진행된다. 이번 총선은 2012년 이후 11년 만에 경선으로 진행돼 많은 학우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합동공청회는 학내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핫게시판의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이목을 끌었다. 외대알리는 입후보한 선거운동본부 ‘캐치’의 총학생회장 후보 안종범(국제학 21)과 부총학생회장 후보 이채연(경제학 22)을 만나 정책자료집에 제시된 공약을 검증하고, 유권자들이 주목할 만한 사안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Q. 선거운동본부 '캐치'에 대한 소개? 안종범 : ‘캐치’가 추구하는 학생 사회는 외대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학우들의 힘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회다. ‘총장선출권’, ‘학생 비율 확보’, ‘성적 평가 방식 개선’ 등 불가능할 것 같았던 사안들을 변화시킨 것은 학생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변화의 힘을 믿고 교내 휴게 공간 확충, 성적평가방식 개선, 졸업이수학점 축소, 총장 선출 및 학생 비율 확대까지 학우들과 함께 변화를 만들겠다. 이채연 : '캐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통이다. 소통은 캠퍼스에서 학우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것부터 시작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올해 모두 학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많은 변화를 도출해 낸 만큼, 캐치 또한 학우들과 많은 변화를 만들 것이다. Q. 현시점에서 '캐치'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학내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을 위해 어떠한 공약을 펼칠 것인지 궁금하다. 이채연 : ‘시설 문제’다. 등록금 인상 반대 실천단 ‘부스터’에서 활동하며 학내 시설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휴게 공간의 부족’, ‘책걸상 평형 개선 및 빈 공간 활용’에 대한 의견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를 개선하고자 ‘공간 캐치 프로젝트’를 내세웠으며 이를 중심으로 교육권 및 총장선출권의 실질적인 개선을 이뤄내고자 한다. Q. '11년' 만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선거가 경선을 맞이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종범 : 2021년부터 지금까지 3년간 학생회 활동을 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21년도 학생 사회는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었다. 하지만 작년 학생회 캠프에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학생 사회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는 학생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총학생회를 비롯한 단위 학생회들이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이번 경선은 침체를 회복했던 기세를 이어 더 나은 학생 사회를 논의할 수 있는 하나의 공론장이다. 학우들이 직접 각 선본을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Q. ‘졸업이수학점 축소 요구’ 공약은 현 총학 ‘도약’에서 이미 타 대학과의 비교 자료를 기반으로 축소를 요구했다. 교무처장 면담에 따르면 사회계열을 제외한 대부분 교수들이 반대해 실질적인 졸업학점 축소가 어려운 상황이다. 교수사회를 어떻게 설득해 졸업학점 축소를 이뤄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안종범 : 졸업 학점 축소는 학우들의 요구와 대학 교육이 갖는 의미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문 계열 학과가 대부분인 외대 특성상 숙련된 언어 능력을 위한 졸업 이수 학점 기준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 지점에 대한 선제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 ‘타 학교보다 우리의 이수 학점 기준이 높으니 우리도 낮춰야 한다', ‘타 학교 학생들이 스펙을 쌓고 있을 때 우리는 수업을 더 들어야 하니 취업 시장에서 불리하다’는 논리로는 교수 사회를 설득할 수 없다. 올해 ‘도약’의 교무처장 면담 결과에서 볼 수 있듯, 계열별 교수들의 입장이 상이하다. 캐치는 각 단과대학의 학장, 학부장과의 면담을 통해 계열별 교수들의 입장을 확인하겠다. 정기적으로 ‘학사제도 협의체’를 소집해 졸업 이수 학점 축소를 함께 논의할 기회를 보장하겠다. Q.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는 학생 위원과 학교 측 위원을 제외한 외부전문가 1명을 최종적으로 총장이 위촉하는 구조다. 즉 학교에 유리한 의결구조인데, 이런 구조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안종범 : 지난 9월부터 학교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한국외대 등록금 인상 반대 ‘부스터’ 실천단장으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등록금 인상에 대한 외대생 인식을 조사했는데, 약 90%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 그러나 등록금 인상 반대에 대한 학생 요구안을 제출하는 것만으로 등록금 인상을 저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총장이 위촉하는 외부 전문가는 학교에 유리한 인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조 자체가 비민주적이다. 이러한 비민주적 등심위 구조는 대부분 사립 대학들이 공통으로 가진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내의 등록금 인상 반대의 목소리를 꾸준히 외치되, 타 학교 총학생회들과 연대하며 대학가 전반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겠다. 궁극적으로 등심위를 규정하고 있는 학칙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대체로 많은 공약들이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모아 대응하는 절차다. 그 일환으로 ‘잔디광장 공청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위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청회보다는 학생총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공청회 접근성 강화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채연 : 공청회는 총학생회의 전반적인 사업과 활동 그리고 학내 의제에 대해 학우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장이다. 또 학내 중대 사항에 대해서도 논의 및 토론을 해볼 수 있는 자리인데, 그간 너무 형식적으로만 진행된 것 같다. 이에 잔디광장 공청회를 진행해 학우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는 학내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캐치’는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모아 대응을 하고자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정책자료집에 나왔듯, 내년 1~3월에 대대적인 설문 조사 진행 후 이를 바탕으로 4~5월에 학생총회 개최도 명시했다. 전체 학생총회 역시 잔디광장 공청회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고, 이를 통해 학우들의 참여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Q. ‘외대생 주거 생활 백과사전’ 정책안에서 통학생을 위한 정보 제공에 ‘카페 리스트’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우선 ‘이용률이 높은’ 리스트를 제공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용률 책정, 상업적 광고 가능성, 지역 상권의 불균형 등을 야기하진 않을지 궁금하다. 이채연 : 해당 공약은 통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강 시간에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진 주변 카페를 조사해 리스트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용률'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오해가 있는 듯해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종범 : ‘이용률'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의도는 어떤 수치를 측정하여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카페 내 팀플 가능 공간이나 개인용 콘센트가 구비 정도의 정보가 추가된 자료집을 만들어 학우분들의 편의를 돕겠다는 이야기다. Q. 고시생 관련 공약에서 “제 친구는 몇달만에 다른 학교 고시반 들어갔던데 저희 학교가 유독 적게 뽑는 건가요?”라고 문제점을 짚은 이유가 궁금하다. 또 고시생 학우와의 만남을 진행한다고 했는데, 공약을 세우기 전 우선적으로 진행해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 방안을 더 구체화하는 것이 맞지 않나? 이채연 : 공약을 내 걸기 전 학우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실질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원 확충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에브리타임 내 학우들이 인원 확충 관련 아쉬움을 토로해 가져온 공약이다. 본인 역시 상경 계열 소속으로 CPA(공인회계사 자격시험)를 준비하는 주변 선배들이 많은데 지원의 범위가 미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다. 따라서 인원 확충뿐만 아니라 지원금 확대, 제휴 할인 및 공동 구매, 멘토링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개선 및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기존에 있던 제도를 개선하려는 목적에서 가져온 공약이다. Q. 학우들을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새 학기 맞이 총학생회장단과의 밥약’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대상 학우는 어떻게 뽑는지, 현실적이고 공정한 절차 과정을 밟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채연 : 앞서 말씀드렸듯이 ‘캐치’가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는 ‘소통’이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설문조사뿐만 아니라 다른 소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이 양방향적인 소통인지 의문이 들었다. 설문조사의 경우 학우들의 의견을 취합할 수 있지만, 부가적인 질문이나 답변을 들을 수는 없다. 학우 개인을 직접 만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양방향 소통을 하고자 했다. 행사 대상의 경우 구글폼을 이용해 지원을 받을 생각이며, 학교 소통 채널 및 단위 학생회 SNS의 도움을 얻어 홍보할 계획이다. 물론 모든 지원자 분들과 식사를 진행할 수는 없겠지만, 선발된 인원과 3~5월 동안 순차적으로 소통에 초점을 둔 식사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Q. ‘학내 노동자 근무 환경 개선’ 공약에서 학내 노동환경 실태 조사와 당사자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세부적인 정책안들이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 또 과거 총학생회 및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학내 노동자 분들의 휴게 시설 확충을 위해 인문관 1층을 활용하고자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휴게 시설을 어느 공간에 확보할 건지? 이채연 : 올해 1~2월 총학생회 주관 인권 포럼 기획단원으로 참여해 학내 노동자 인권에 대해 발제를 준비했다. 당시 자료 조사 결과, 휴게시설에 남녀 구분된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고 시설 자체가 많이 열악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학교는 교수, 교직원, 학생 뿐만 아니라 노동자분들과 함께하는 공간이기에 노동자분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공약에 포함했다. 안종범 : 시설관리팀이나 건설기획팀을 찾아갔을 때 아직 인문관 1층 사용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다는 답변을 들어 학우들의 휴게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안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은 다른 서울권 대학에 비해 학내 공간이 좁아 새로운 시설 확충이 어렵다는 점 알고 있다. 노동자분들께서 사용하고 계신 공간을 좀 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으로 개선하는 방향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Q. 총장 선거 학생 반영 비율 확대, 비민주적 의결구조 개혁, 학교 건전 재정 운영 요구 등은 다년간 학생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대응해 온 문제다. 하지만 여전히 그 해결은 모호한 상황이다. ‘캐치’는 이 정체된 의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안종범 : 가장 큰 문제점은 해당 논의가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의제들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매년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행사에서 이러한 의제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만, 일반 학우들에겐 여전히 먼 이야기다. 따라서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의제들을 보다 재밌고 생생하게 풀어내고자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공약인 ‘등록금심의위원회 접근성 강화’, ‘외대 소식을 전하는 1분 릴스’처럼 오프라인 말고도 온라인 공간에서 유쾌한 콘텐츠들로 일반 학우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늘 학생들의 목소리가 미미하게 반영됐기에 해결책들이 모호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그러나 해결하기 어려워 보이던 문제들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엔, 학우들의 힘이 가장 컸다. 총장 선출권을 예로 들자면, 서울캠퍼스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학우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글로벌캠퍼스, 학내 노동조합과 연대해 의제를 확장해 나가겠다. 2021년 이후 개최되지 않은 전체 학생총회를 개회해 요구안에 대한 강력한 힘을 실어 학교 부처와 논의해 나가겠다. Q. ‘캐치’는 어떤 총학생회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안종범 : 학우들 가장 가까이에 머무르며 함께 변화를 만드는 총학생회가 되고 싶다. 총학생회라는 기구는 학우들의 참여나 지지가 없다면 성립되기가 어렵고 변화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의제 대응 행동부터 학우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 복지, 문화 사업 정책 그리고 퀸쿠아트리아까지 모든 사안을 학우들의 의견과 요구를 바탕으로 2024년을 함께 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종범 : 학우분들의 추천을 받아 유세를 시작한 지 딱 일주일이 됐다. 더 나은 외대, 학우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외대를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 이 마음 절대 잊지 않고 마지막 선거일까지 묵묵히 그리고 단단히 나아가겠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비판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사전 유관 부처와 실현 가능성에 대한 면담을 진행한 ‘여운’의 노력을 인정한다. ‘캐치’ 또한 당선 직후부터 다양한 학내 부처와의 면담을 통해 제시한 44개의 공약을 모두 이행 완수할 것을 약속드린다. 언제나 여러분의 목소리로 행동하고 여러분을 위한 총학생회가 되겠다. 이채연 : 합동 공청회를 통해 공약과 프로세스에 대한 여러 학우의 의견과 비판을 들을 수 있었다. 남은 기간 재논의와 정비를 통해 개선된 부분들을 학우분들께 제대로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 공약을 눈에 보이는 변화로 만들어 낼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 강의실 방문, 정문 유세를 할 때 항상 ‘어려운 순간에도 도전하는 학우들 곁에 함께하는 부총학생회장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이 다짐을 꼭 지켜내고 싶고, 내년까지 책임지고 싶다. ‘캐치’는 학우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학우들의 목소리를 실질적인 변화로 이끌 것을 강조했다. 특히 공약 및 프로세스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남은 기간 동안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 약속했다. 아울러 학우들의 개선 요구가 있었던 공간 정비 및 확충을 시작으로 교육권, 총장선출권 등 학생 사회의 주요 현안을 학우들의 힘과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선거운동 기간은 28일 밤 자정까지다. 본 투표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치러지며, 개표는 29일 저녁 6시 30분 투표 마감 이후 1시간 뒤 진행된다. 김다연 기자(dayeon226@naver.com) 김서진 기자(seojin1122@naver.com) 김성민 기자(rlatjdals0220@naver.com) 박진우 기자(ggj05398@naver.com)
한국영상대학교 영상영화(학)과 출신 학생이 만든 장편 다큐멘터리 "면접 교섭"이 11월 25일(토)~26일(일) 시사회는 시네마 다방에서 18시 상영회를 진행한다. 이주아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면접 교섭"은 자녀의 양육하지 않는 비양육자가 자녀와 접촉할 수 있는 권리로, 대한민국에서 면접교섭권의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현실과 소수의 목소리를 다큐멘터리로 담고 있다. "면접 교섭"은 한국영상대 출신이 이루어져서 제작이 되어,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의 장비 지원을 받아 제작이 되었다. 현대 사회가 갖고있는 비양육자의 고민과 권리를 담고있다.
[알못 주제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기사를 쓰지 말자는 마음에서 기획했습니다. 저희는 어설픈 ‘잘알’보다는 ‘알못’이 되기로 했습니다. 한 번의 경험에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한 번의 취재로도 당사자와 외부인의 어려움을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알못 주제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놓쳤던 것들을 만나고 체험합니다. 이 기사를 통해 지금까지는 몰랐지만 조금이나마 알아가며 공감할 수 있도록 저희가 느낀 현장 그대로를 전달하겠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 수능 수험표를 받기 위해 모교를 찾았다. 3개월 전 수능 접수 이후 오랜만에 찾은 고등학교가 새삼 반가웠다. 쉬는시간이었는지 많은 학생들이 복도에 나와있었다. 행정실이 있는 2층엔 고3 교실이 없는지 학생들의 분위기는 분명 수능 전날의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었다. 1, 2학년 학생들의 교실을 지나서 행정실에 들어가니 세 명 정도의 졸업생이 수험표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A고 걸리면 좋겠다.” “너 B고야?” “나도…저기 집에서 진짜 멀다니까.아침부터 어떻게 가냐고.” 그들의 대화를 듣던 중 행정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서명을 하고 수험표를 받았다. 기자가 배정받은 고사장은 앞선 친구들이 언급한 B고. 그 학교가 어디있는지 몰라 황급히 지도 앱을 열었다. 집에서 차로 40분이 걸리는 곳이었다. 앞 친구의 심정이 새삼 이해되기 시작했다. 수능날 아침에 그 먼 곳을 어떻게 갈지 참 막막했다. 수험표를 받고 학교를 나오는데 새삼 거리에 붙은 수능 응원 멘트들이 보였다. 심지어 강의를 들으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응원 멘트가 흘러 나왔다. “수험생 여러분들 노력하신 만큼 잘 보고 오시길 바랍니다. 날이 추우니 따뜻하게 챙겨 입고 시험보러 가세요. 떨리는 마음 잘 부여잡고 수험표도 꼭 챙겨서 잘 갔다 오시길 바랍니다.” 응원 한 마디에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졌다. 동시에 수능이 당장 내일이라는 사실에 부담스럽기도 했다. 두번의 시험에서 느꼈던 좌절감으로 인해서 수능은 상처였고, 두려운 존재였다. 그 시험을 내일 또 보러 가다니.. 수험생의 부담감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1년만에 다시 도전 수능 당일. 6시부터 어머니의 노크로 하루를 시작했다.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았다. 긴장감 때문인지, 새벽 3시까지 잠도 안 왔다. 3시간도 못 잔 상태로 9시간의 사투를 벌이러 가야 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준비물을 하나씩 챙겼다. 간식 꾸러미, 도시락, 수험표, 신분증, 개인용 필기도구까지. 어머니가 손에 도시락을 쥐어주시며 농담조로 말씀하셨다. “잘 보고 와!” 그 짧은 응원에 수능 당일의 긴장감을 한 층 덜었다. 아버지가 차로 시험장까지 태워주셨다. 생각보다 정체가 심해 늦을 것 같아 걱정했다. 그래도 7시40분에 고사장에 도착했다. 수험생을 태우고 온 차량들로 인해 정문 30m 앞부터 차들이 멈춰 있었다. 더 기다리기에는 늦을 것 같아 고사장 30m 앞에서 내렸다. 아버지의 부담없이 잘 보라는 그 응원 메시지가 참 든든했다. 수험표를 확인하니 고사실은 3층이었다. ‘좀 더 아래층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교실로 걸어 올라가면서는 그리 큰 긴장감을 느끼지 않았다. 문제는 고사실을 들어간 후부터였다. 학생들이 국어 예열 지문을 하나씩 읽고 있는 것을 보면서 진짜 시험 장소에 왔다는 것이 실감났다. 또 수능 시험장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가 그 교실에서 그대로 느껴졌고, 속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긴장감을 덜어내려고 물을 마셨는데, 오히려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수능의 분위기에 압도된 것이 분명했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미리 준비한 올해 9월 모의고사 지문을 읽었다. 지문이 이상하리만큼 눈에 안 들어왔다. 글씨를 읽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머리에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지문을 읽을수록 긴장감만 커지고 열이 올라왔다. 갑자기 너무 더워졌다. 입고 온 패딩도 벗고, 카디건도 벗었다. 다년 간의 수능 노하우 중 하나는 수능 시험장을 갈 때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수능 시험장 온도는 원하는 그대로 조절 불가하다. 그래서 옷을 벗거나, 입어 가며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옷을 벗은 후 지문을 덮었다. 읽을 수록 긴장감만 커졌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시험 시작을 기다리는 것이 국어 지문 독해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지문을 읽으면서 책상과 의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또 다른 수능 노하우. 책상, 의자의 높이 조절을 위해 미리 챙겨 온 휴지를 바닥에 까는 것이다. 그렇게 높이 균형을 맞추자 더 이상 책상과 의자가 흔들리지 않았다. 8시5분. “감독관 입실 시간입니다” 방송이 울렸다. 2분쯤 지나서 감독관들이 입실했다. 신분증과 수험표를 살피며 내 얼굴도 확인했다. 그들의 눈빛을 보니 더 긴장됐다. 다가올 국어 시험의 지문이 어떤 내용일지, 얼마나 풀 수 있을지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국어는 항상 어렵다 8시40분. 시험 시작 종이 치고 차분하게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국어 지문을 읽었다. 문학부터 차분하게 읽다가 고전 수필 작품을 담은 27번에서 막혔다. 선지 5번까지 모두 봤지만 정답이 없었다. 그나마 정답 같다고 생각한 선지를 마킹하고 넘어갔다. 너무 찝찝했지만 멈춰서 오래 고민하면 그만큼 뒷 문제를 풀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다음 지문을 읽을 때 발생하였다. 독서 지문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지문은 한비자, 오징, 설혜가 도교에 대해 가진 견해를 제시하는 지문이었다. 이 복합 지문의 3점 짜리 선지가 매우 까다로웠다. 1번부터 5번까지 살펴도 답이 없는 것이다. 1번부터 5번까지 다시 차분히 보자, 정답같아 보이는 선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정답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화법과 작문 40번 문제가 정말 헷갈렸다. 이 문제 또한 아무리 차분하게 다시 봐도 정답이 확실한 선지가 없었다. 거의 찍다시피 하며 마킹을 했다. 정신없이 80분이 지났다. 80분간의 혈투로 매우 지쳐버렸다. 챙겨온 간식 꾸러미에서 초콜릿과 에너지 바를 꺼내 먹고 화장실로 향했다. 학생들이 국어 시험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숨을 쉬며) “어렵다 어려워.” “화작 왜 이렇게 까다로워?” “문학이 너무 어렵고 오히려 독서가 잘 읽혔어.” “4번은 왜 이렇게 자주 나와?” 나만 시험이 까다롭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학생들 대부분이 국어 시험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들이 수학은 잘 볼 수 있기를 응원했다. 공포의 수학 시험… 모두가 힘들었다 수학 시험은 국어 시험의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시험 시작 후 30분정도가 지나자 교실의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자고 있었다. 수학 시험 막바지에는 교실 내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계와 감독관을 보며 ‘빨리 끝나라…’ 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국어 시험 때는 마지막 종료령이 울릴 때까지 펜을 들고 있었던 것과 달리 수학 시험 시간은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기자 또한 수학 시험이 쉽지 않았다. 수학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지만 이번 수능 시험에서는 통 모르겠는 문제들이 많았다. 4점짜리 수열 문제와 2,3점 짜리 문제는 그래도 괜찮았다. 문제는 13번 sin, cos법칙을 활용해야 하는 문제. 14번 적분 문제도 너무 까다로웠다. 확률과 통계 4점짜리 문제도 풀이가 너무 오래 걸렸으며, 그마저도 풀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수학 시험 종료 종이 딱 울렸을 때 못푼 문제가 많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칸막이 없이 먹는 점심… 코로나 시절과 완전히 달라진 점심시간 수학 시험에서 느낀 절망감 때문이었을까?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11시 반부터는 배가 고파 배에서 소리가 날 정도였지만, 막상 밥을 먹으니 반도 못 먹었다. 수학 문제처럼 턱턱 걸리는 점심 밥을 꾸역꾸역 넘겼지만, 다 먹을 수는 없었다. 올해 수능은 4년만에 마스크 없이 치르는 시험이다. 그래서 지난 2년간의 시험장 점심시간 분위기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소란스러워졌다. 칸막이도 없이 맘 편히 밥을 먹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또 교실 내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험을 본 학생들은 3개의 책상을 합쳐 같이 밥을 먹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풍경들이 점심 시간에 많이 보였다. 새삼 코로나 19로부터 일상회복이 이뤄졌다는 것을 느꼈다. 밥을 먹고 가글을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은 만남의 장소인지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 많이 찍었어. 특히 13번의 5번? 3번? 여튼 둘 중 하나 골랐는데..” “나 가채점표 있어. 봐줄까?” “아냐… 휴…” 수학 시험을 망쳤는지 깊은 한숨을 남긴 한 학생을 화장실에서 봤다. 그의 한숨에 내 마음도 저렸다. 한 문제에 인생 다 산 듯 깊은 좌절감을 느끼는 학생의 모습에서, 지난 재수 생활때의 기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학생이 더 안쓰러웠다. 점심 이후 영어 시험 전까지의 분위기는 학생들마다 천차만별이었다. 몇몇은 영어/탐구 과목의 수능특강, 기출 문제를 살피면서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복도에는 이미 시험이 끝난 듯 친구들과 떠들면서 왁자지껄 수다를 떠는 학생들도 있었다. 또 이미 망쳤다며 한탄하는 수험생들도 보였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한 학생이 있었다. 기자 자리 기준 가장 첫 번째 자리에 앉은 친구였다. 그는 수필 책을 읽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려고 한 것 같았다. ‘작년 점심시간에 나도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면, 지난해의 영어 듣기에서 당황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영어 시험 직전에 친구들 3-4명이 모여서 다같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 수험생들에게서 볼 수 있는 훈훈한 모습이었다. 수능이란 팍팍한 경쟁 체계에서는 보기 힘든,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 광경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영어도 까다로웠다. 불수능의 연속 1시7분. 영어 시험 예비령이 울렸다. 정확히 듣기 시험은 1시10분부터 시작했다. 10번까지는 놓친 문제없이 잘 들었다. 11번에서 갑자기 막혔다. 두 개의 선지 중에서 어떤 것이 답일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겨우 하나를 골랐다. 듣기를 마치고 21번 지문부터 차분히 읽으려고 했다. 그러나 영어 지문이 정말 안 읽혔다. 21-24번, 30-34번까지의 독해 핵심 지문들이 한 번에 술술 읽히지 않았다. 풀긴 했지만 정확한 근거로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 그나마 정답인 것 같은 것을 선택해서 찝찝했다. 찝찝함을 가진 채 70분의 영어 시험을 끝마쳤다. 화장실에 가다가 교실 앞 문쪽에 앉은 친구가 시험이 끝나고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학생은 31,32번 문제를 정확히 선택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하며 얼굴이 빨개졌다. 다시 교실에 들어왔을 때는 손톱을 물면서 계속 땅만 쳐다보고 있었다. 어떤 사유든지 영어 시험 점수가 꽤 중요했던 모양이다. 2년 전, 영어 과목을 생각보다 못보고 좌절했던 기자 본인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래서 그 학생의 심정이 더욱 이해가 갔다. 긴 혈투는 그렇게 끝이 났다 30분의 휴식 시간 이후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한국사, 탐구 시험을 응시했쳤다. 한국사, 탐구 모두 그리 쉽게 풀리지는 않았지만 국어, 수학, 영어 시험보다는 심적으로 편했다. 있는 지식, 없는 지식을 짜내 시험을 쳤다. 오후 4시 37분. 드디어 모든 시험이 종료됐다. 너무 지쳐 시험이 끝나고도 밝게 웃을 수 없었다. 그저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출했던 핸드폰을 건네받고 조금의 대기 시간을 보낸 뒤, 고사장을 떠났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험이 끝났다는 후련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부담감에서 벗어났다는 들뜬 모습이 주로 보였다. 교문 밖에는 부모님들이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학생들을 안아주는 부모님부터, 잘했다며 토닥여주시는 부모님들까지. 흐린 비오는 날의 분위기와는 대조되는 따뜻한 광경이었다. 시험이 모두 끝나고…. 수능 준비 기간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수험생들은 수능을 치러 간다. 그들의 몇 년 간의 노력은 단 하루만에 결정된다. 수능 시험은 참 잔인한 시험이라는 것을, 시험을 응시하며 다시 한 번 느꼈다. 기자 본인도 수험생 당시 문제 하나하나에 따라 피가 말리고, 점수 1점에 안절부절 못 한 채 살았다. 단 한 순간도 맘 편히 있지 못했던 수험생 기간. 수능을 보고 한 번도 환하게 웃은 적이 없기에, 그때의 기억은 씁쓸하기만 하다. 그래서 시험장에서 좌절하고 한숨 쉬던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고, 같이 아파했다. 그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내가 보였다. 이번 시험은 킬러 문항이 배제된 첫 수능 시험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2년 전 시험 못지않은 불수능이었다. 불수능에 크게 좌절한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런 학생들에게 응원의 시를 남긴다. 가장 넒은 길 양광모 살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 눈이 덮였다고 길이 없어진 것이 아니요 어둠에 묻혔다고 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묵묵히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정현채 기자(good3055@naver.com)
이달 28일(화)부터 30일(목)까지 우리 대학 제55대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가 진행된다. 지난 12일 선거운동본부 ‘로:路’와 ‘캐치!’의 출마가 공식화된 가운데, 오는 27일까지 선거운동본부 유세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4일 등록금 인상 반대 대학생 공동행동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의 공동 주최로 ‘대학생 행동의 날’ 집회가 서울시청 일대에서 진행됐다. 집회에는 전대넷 소속 대학을 비롯해 △전국교육대학생네트워크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대학생기후행동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 △평화나비네트워크 등의 단체가 참여해 주최 측 추산 250명이 모여 목소리를 냈다. 본 집회는 △의제별 사전행동 △김서원 전대넷 의장 발언 △소리마당 공연 △대학생 발언 △퍼포먼스 △치어리딩 공연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김서원 전대넷 의장(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학교 적립금은 수천억에 달하지만, 대학의 부실 시설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공립대학의 등록금마저도 인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 사회가 대학에 갈 수밖에 없게 하였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정부의 등록금 인상 방지를 위한 정책 수립 및 대학 재정 지원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은 버티기 힘든 부담이다”라며 “2000년대 초 수많은 대학생이 모여 반값 등록금을 외쳐 국가장학금 제도를 실현한 역사가 있다. 1104 대학생 공동 행동의 날은 대학생이 한목소리로 힘을 모아 낸 한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여자들을 대표해 반지민 이화여대 실천단 등대 실천팀장, 김민경 건국대 등록금 인상 반대 대학생 실천단 단원, 황서현 홍익대 등록금인상반대 서포터즈 홍길동 단장이 무대에 올라 대학생들이 대학에서 마주하고 있는 열악한 교육환경과 학교생활에 대해 발언했다. 반지민 실천팀장은 “설문조사에 응한 1,061명 중 98%에 해당하는 학생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며 “돈이 있으면 학생을 위해 써달라, 단과대를 가리지 않고 교수진을 채용해달라는 학생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재단이 보유한 적립금은 6,352억이다. 대학 적립금 순위 중 2위를 차지한다. 반 실천팀장은 “오랜 시간 학생들이 수업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지만, 학교는 답변을 거절하고 미루거나 돈이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학교가 ‘돈이 없다’는 말로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에는 발언에 참여한 학생들이 △높은 적립금 △내집마련 △치솟는 외식 물가 △등록금 인상 △수강신청 실패 등 힘든 대학생활을 나타내는 문구가 적힌 젠가를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김나영 서울교대 차기 총학생회장과 배귀주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집회 참여자를 대표해 ‘1104 대학생 행동의 날’ 선포문을 발표하며 “대학은 학교의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하고, 교육부의 등록금 인상에 ‘유감’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별다른 조치를 하고 있다”며 “OECD 최하위 수준인 대학 재정 지원금을 인상해 등록금 인상을 대학과 학생, 학부모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정부 대학 교육 정책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집회 후에는 대학생들의 요구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시청 동편을 시작으로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참여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피켓과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22대 국회 1호 법안, 등록금 인상 방지법 제정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파도타기를 했다. 서울역에 도착한 후에는 집회참여자 전체와 참여자 단위별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집회를 해산했다. 집회가 끝난 후, 서울역에서 집회에 참여한 대학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황서현 홍익대 등록금인상반대 서포터즈 ‘홍길동' 단장은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공간이 2곳이나 있고, 50년이 넘은 건물이 10곳이 넘어 그중에서 물이 새는 건물이 있다”며 학교 건물의 노후화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홍익대라면 미술대학이 떠오르는데, 실기실 공간이 노후화되고 그마저도 공간이 부족한 것을 넘어 교육기자재 또한 오래된 것으로 가득하다”며 “한 학생이 이럴 줄 알았다면, 홍익대 미대에 오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충격적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설문조사했을 때, ‘건물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1위였다”며 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교육시설 환경개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올해 홍익대 재단법인의 적립금은 7000억원이 넘어 전국 대학교 중 1위를 기록했다. 집회에 참여한 홍익대 학생들은 종이 상자에 저마다의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피켓을 직접 만들었다. "학교에 돈 많다며", "OK... 비싸요 등록금.... I am 불행해요"라는 홍익대 학생들에게 처한 상황을 적어낸 재치 있는 구호와 홍대 마스코트가 그려진 피켓이 돋보였다. 홍길동의 활동 계획을 묻자, 그는 “홍길동 서포터즈가 학생들의 설문조사와 서명을 담은 내용을 학교 측에 전달했는데, 대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받지 않았다”면서 “홍익대 총학생회와 협력해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해서 총장님께 답변받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지난 4일 ‘1104 예비교사 행동의 날’ 집회가 서울시청 일대에서 진행됐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의 주최로 진행된 이번 집회는 예비교사를 꿈꾸는 교육대학생을 비롯해 현직교원 400여명이 함께했다. 사회를 맡은 성예림 교대련 의장(서울교대 총학생회장)은 “올해 교대련은 두 차례의 설문조사와 스무 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5대 요구안을 마련했고, 교사와 시민 3,500명이 서명에 동참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5대 요구안을 힘차게 외쳐 22대 국회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교대련이 마련한 5대 요구안은 △민원 처리 방식과 과중 업무 개선으로 교사들을 폭언·폭력에서 보호 △교사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교사 정원 확대 △교육대학 구조조정 방지법 제정 △등록금 인상 시도 중단 및 대학 지원 OECD 평균으로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이어 그는 “윤석열 정부는 3대 개혁 중 하나로 교육 개혁을 꼽았지만, 정작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빠졌다”고 말했다. 올해 윤 정부는 △교육전문대학원 개설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연이어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계 반응은 차갑다. 정부 사업이 추진되면 교사 정원 감축과 교육대학 구조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성 의장은 “모든 발표에 혁신과 개혁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무엇을 위한 혁신이고 누구를 위한 개혁이냐”며 정부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이초 사건 이후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교사 의견조사 결과 필요한 과제 1위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수업 시간, 초과근무 감축’이 꼽혔다”면서 “교사가 교단을 떠나고 예비교사는 교직을 포기하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대학 구조조정 방지법과 대학 재정 지원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 참여자를 대표해 선포문을 낭독한 김나영 서울교대 총학생회장 당선인, 임민경 춘천교대 총학생회장 당선인, 최재우 진주교대 부총학생회장은 "예비교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우리는 22대 총선을 준비하는 모든 정당에 정책 협약식을 제안하고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아 예비교사들이 다시 한번 거리에 나왔다. 앞으로 4년간 교육정책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현직교사들도 집회에 함께 참여해 힘을 보탰다. 부산지역에서 3년 차 초등교사로 재직 중인 김지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하 전교조) 청년사업국장은 “예비교사들이 교사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현장교사로서 힘이 돼주기 위해 함께했다”고 집회 참여계기를 전했다. 이어 “교권보호 4법의 통과는 여름방학 내내 선생님들이 땀을 흘리며 집회에 나오면서 얻은 성과다. 국민들이 교사가 힘들게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1호 법안으로 통과 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권보호 4법이 통과됐지만, 학교에서는 교권이 보호되고 있음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서 정기국회에서 이를 보완한 법안들이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은정 전교조 초등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늘어난 수업 시간과 업무량으로 교사들은 그야말로 지독하게 버티고 있다. 줄어드는 교원정원은 예비교사의 생존권 문제”라며 “예비교사의 투쟁에 함께하기 위해 전국에서 현장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함께하고 있다. 개인을 넘어 교사공동체로, 생존권과 공교육을 지키는 동지로 다시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진은 서울시청에서 시작해 을지로입구역을 지나 광화문역 인근까지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 행진 중 집회 참여자들은 "교사들을 보호하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하라", "교사 정원 확대하라", "교육대학 구조조정 방지법 제정하라", "대학 재정 지원 예산 확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이 끝나자 한 집회참가자가 “우리 선생님이 돼서 꼭 다시 만나요”라고 외쳤다. 집회 참여자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하며 1104 예비교사 행동의 날 행진을 마쳤다. 1104 예비교사 행동의 날 집회에 참여한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반대 대학생 공동행동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관한 ‘1104 대학생 행동의 날’ 집회에 합류했다. 본 집회에서는 대학의 등록금 인상 방지를 위한 입법 및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건국대학교 글로컬 캠퍼스(이하 건대 글캠)에서 주최하는 KU 직무공모전 8기에 참가한 팀 마크(MARC)가 종이 가구 브랜드 페이퍼팝(대표 박대희)과 함께 지난 6일부터 11일 7세~11세 아동을 대상으로 제로 웨이스트 친환경 교육을 실시했다. 마크는 건대 글캠 문헌정보학과 최유미 학생 외 7명으로 구성된 마케팅 프로젝트팀이다. 이들은 일주일간 △제천 기적의 도서관 △강남 지역 아동센터 △충주 풍성한 지역 아동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마크는 프로그램 기획부터 현장 교육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개념 설명과 종이 가구 제작 실습 교육을 제공했다. 지난 18일 마크의 대표 최유미 학생을 만나 왜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는지, 진행 과정은 어땠는지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프로젝트 주제로 종이 가구를 선정한 뭔가요 ‘일반 가구를 사용하면 되는데 왜 굳이 종이 가구를 사용할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후 종이 가구에 대해 알아보니 일반 가구보다 환경적으로 훨씬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특히 대학생이나 어린이가 있는 집의 경우, 가구가 단기간 소모품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요. 일반 가구를 소모용으로 사용하면 폐기 비용이나 새로운 가구 구입 비용이 적지 않잖아요. 그래서 종이 가구도 일반 가구 못지않게 실용성이 좋고, 동시에 환경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선정하게 됐습니다. 제로 웨이스트에 종이 가구 사용이 환경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목재 소재의 가구는 폐기 후 불에 소각돼요.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죠. 반면 페이퍼팝의 종이 가구는 최대 95%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로 만들어져요. 그래서 다 사용하고 버려도 다시 재활용되기 때문에, 쓰레기와 일산화탄소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로 웨이스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도서관과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무엇인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종이 가구의 장점을 알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어린 친구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만 사용하려 노력했죠. 한자어는 배제하고, ‘제로 웨이스트’ 같은 영어단어는 풀어서 알려주려 노력했어요. 그런데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니 저희 생각보다 아이들이 환경에 대한 단어들을 많이 알고 있더라고요. 많이 놀랐어요. 어떤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하셨나요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집중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질문을 많이 했어요. “환경 오염에 대해 알고 있나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등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려 노력했죠. 추후 가구 만들기 및 꾸미기 시간에는 의자 외의 종이 가구를 전시해 직접 체험하도록 했어요. 아이들이 직접 가구를 사용해 보며 종이 가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에게 친환경과 제로 웨이스트의 중요성을 알리는 게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초등 저학년은 한창 환경에 대해 배우기 시작할 나이에요. 아이들은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야 하는 미래 세대의 주인공이죠. 깨끗한 자연환경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를 누리기 위해선 아이들 스스로가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본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친환경과 제로 웨이스트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게 되길 바랍니다. 강연 후 소감이 어떠셨나요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수업을 이끌어 간 경험이 처음이었어요. 긴장한 만큼 실수도 많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이들이 저희를 이해하고 잘 기다려 준 덕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저도, 다른 학우들도 많은 것을 배워가는 시간이 됐어요. 기획 단계에서 아이들이 흥미를 잃으면 어쩌나, 이해를 못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많았거든요. 정작 현장에 가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임해줘, 그런 걱정은 온데간데없어졌죠. 3번의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은 아쉬운 마음이 더 크게 남아요. 기회가 된다면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아이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추후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페이퍼팝과 함께 본 프로그램을 정규화해 타 아동센터나 도서관에서도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각 기관에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12월 중으로 다른 도서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종이 가구 중에서도 의자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추후 다른 제품으로도 본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리즈화할 계획이 있습니다.
11월 15일 오후 6시 40분, 성공회대학교 새천년관 7207 강의실에서 '2023 SKHU 인권주간 퀴어퍼레이드 간담회'(이하 '퀴퍼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퀴퍼 간담회는 2023년도 성공회대학교 인권주간의 일환이다. 인권주간은 매년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와 인권주간 기획단이 모여 만드는 행사로, 올해 기조는 '함께 맞는 비'이다. 기획단은 행사를 앞두고 공식 SNS와 계정과 안내문을 통해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공감과 연대의 확인이라 생각한다'는 故 신영복 교수의 글을 인용하여 ‘함께 맞는 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기획단은 이번 인권주간이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임에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요 의제는 ▲국가폭력 ▲퀴어퍼레이드 ▲주거권 ▲환경/그린워싱 ▲여성노동으로 정해졌다. 퀴퍼 간담회는 '연대의 확인'과 '퀴어는 광장을 되찾지'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진행됐다. 강나라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부위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과 최보근 미니퀴어퍼레이드 조직위원, 홀릭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간담회는 1부, 2부, 3부로 구성됐다. 강나라 부위원장이 간담회 시작을 알리며 평등문화약속문 낭독과 패널소개, 여는 발제가 진행됐다. 이후 패널들은 미니퀴어퍼레이드를 개최하고, 관련 의제들로 행사를 열고 있는 성공회대학교에 대한 응원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첫 패널 발제를 맡은 배진교 조직위원장은 간담회 참여에 앞서 일찍 교정을 방문해 인권주간 부스들을 돌았다며, 이런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성공회대학교라면 최근 문제가 된 '모두의 화장실' 등의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전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에 이어, 최보근 조직위원과 홀릭 조직위원장 역시 발제를 진행했다. 2부는 질의응답으로 '이렇게 힘든 게 축제인가요?'라는 주제로 시작했다. 패널과 참여자들이 모두 둘러앉아 진행했다. 강나라 부위원장이 "퀴어퍼레이드를 계속해서 열고,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첫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홀릭 조직위원장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대부분의 기획단은 퀴어퍼레이드에 온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내가 나여도 되는 단 하루, 내가 나라서 당당한 하루를 위해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 역시 "대단한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왜 다 서울이지? 내 주변에도 이렇게 퀴어가 많은데?'라는 간단한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무모함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패널들 외에도 간담회에 참여한 한 학우는 "내가 그들에게 힘이 되고, 그들도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자리기 때문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질의응답 중 미니퀴어퍼레이드 당시에 있었던 혐오와 차별도 대두가 됐다. 특히 익명 커뮤니티들을 위시한 혐오표현이 무분별하게 유포됐던 상황이 참여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그중 '에브리타임'에는 미니퀴어퍼레이드 조직위원회 추산 700여 개의 혐오 게시물이 게시됐다. 노골적인 혐오 뒤에 숨어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들이밀기도 했다. 미니퀴퍼레이드의 개최가 학우들과 합의되지 않았다며 총투표 발의를 위한 연서명을 받기 시작한 이들이 생겼고, 김경문 성공회대학교 총장은 "공동체 구성원의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절차가 더 필요하다며 행사를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와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를 반박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권소원 서울대학교 학생·소수자 인권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의제'를 이야기하는 행사에 대해서만 사회적 합의나 검열을 거치도록 하는 것은 차별적"이라며 "일부 혐오 세력의 발언을 '여론'으로 취급해 행사에 영향력을 끼치는 순간 행정 절차라는 명목으로 혐오를 인정하는 꼴이라 유감스럽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홀릭 위원장은 "대화를 핑계로 상처를 주고자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에 일일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3부는 소감 나누기로 '이거 내년에 또 하는 거 맞죠?'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배진교 조직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우리가 쌓아 올린 것들이 무너지고 힘들지만, 되돌아봤을 때 후퇴라고 생각하는 지금 현재도 우리는 나아가고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며 나아가자"는 소감을 전했다. 인권주간은 15일부터 17일까지 성공회대학교 일대에서 열린다. 2일 차인 16일에는 '에코집중휴무'에 관한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고, 3일 차인 17일에는 영화제가 열린다. 2023년도 인권주간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정확한 일정과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취재 : 권동원 기자 글 : 권동원 기자 사진 : 권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