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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선 동네, 대림동을 걷다
한국어보다 중국어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 김치와 두리안 냄새가 뒤섞여 퍼지는 곳, 중국말과 낯선 한국말이 뒤섞여 들려오는 곳.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차이나타운’ 대림동에 설 마지막 연휴 스무 명의 행렬이 거리를 누볐다. 비영리단체 '이음새'와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대림동을 걷다’ 프로그램으로 찾은 방문객들이다. ‘대림동을 걷다’는 서울 내 중국계 이주민 밀집 지역인 대림동을 걷는 탐방 프로그램이다. 행사를 이끌어 온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박동찬 소장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대림동에 씌워진 낙인을 지우고자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대림동이 코로나 팬데믹의 진원지, 보균지로 소비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직접 걷고 체험해보면, 대림동 주민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조금씩 걷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대림동을 걷다’ 프로그램을 통해 3년 간 약 2,600명이 대림동을 다녀갔다. 대림동은 영화 <범죄도시>의 배경지로 알려지며 범죄율이 높은 위험한 동네라는 인식을 받아왔다. 작년 말에는 보수·극우 단체의 ‘혐중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박 소장은 “(대림동을 둘러싼) 이슈가 이어지면서 활동을 이어갈 명분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2월 18일 오전 11시, 대림역 6번 출구에 전국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이 모였다. 부모님과 손 잡고 온 아이들, 부부, 모녀, 대학 친구들, 혼자 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행사는 박 소장의 대림동 소개로 시작됐다. 대림동은 신대방동과 신도림동 사이에 자리한 동네다. 1949년 두 지역이 서울시로 편입되면서 신대방동의 '대(大)'와 신도림동의 '림(林)'을 합쳐 이름이 지어졌다. 지명 자체에 두 지역의 경계에 있다는 뜻이 새겨져 있는 셈이다. 이날 탐방 루트는 대림 3동을 출발해 대림중앙시장이 자리한 중심 거리를 지나 대림 2동까지 이어졌다. 대림동은 명절 막바지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가게마다 금색의 복(福) 글자가 쓰인 붉은 장식품이 걸려 있었고, 식당 안은 점심때부터 모임 인파로 북적였다. 열흘 가까이 설을 쇠는 중국 문화권 특유의 긴 명절 기운이 골목 구석구석 배어 있었다. 참가자 행렬은 박 소장을 따라 대림 3동 초입을 걷기 시작했다. 오 분 정도 걸어 멈춰 선 곳에 대림동 골목길에서 보기 드문 고층 빌딩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낮은 층고의 건물이 즐비한 대림동 골목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이었다. 대한민국 신진건축상 우수상과 미국건축상을 받은 정의엽 건축가가 설계한 카페 '로스톤'이다. 박 소장에 따르면, 카페 '로스톤' 건물은 한국과 중국의 공통분모인 산수화에서 영감받아 설계됐다고 한다. 외벽에 바위산 조형물이 붙어있는데, 이는 서울에서 녹지율이 가장 낮은 대림동을 겨냥한 상징적 장치라고 한다. 동네 이름에 '수풀 림(林)' 자가 들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서울 내에서도 가장 녹지율이 낮은 대림동의 현실을 건물 외관으로 드러낸 것이다. 두암어린이공원에 멈춰 선 박 소장은 대림동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7~80년대 한국의 산업화 시기, 대림동 일대는 근방 구로 공단(현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터전이었다. 당시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지방 청년들은 값싼 반지하, 옥탑방, 단칸방이 모여있는 대림동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이른바 '벌집촌'이라 불리는 판자촌에서 몸 하나 겨우 누이며 수세식 화장실을 함께 나눠 쓰며 살았다. 구로공단의 쇠락과 함께 청년들은 떠났고, 그 자리는 중국계 이주민들이 채웠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계 이주민들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며 대림동은 대표적인 ‘중국인 마을’이 됐다. 2000년대 후반 중국 동포와 중국인들이 대림동 일대로 이주해 오며 대림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이주민 밀집 지역이 됐다. 이들이 정착하며 다문화 가정도 늘어났다. 대림동에 위치한 대동초등학교는 한국에서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2025년 대동초의 이주민 학생 비율은 약 80~90%에 달한다. 대동초 바로 앞 위치한 다사랑 어린이공원에는 어린이들 대신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 평일에는 테이블이 깔려 포커 판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박 대표는 이러한 풍경이 펼쳐지는 이유는 대림동에 경로당, 복지관 등 ‘노인들이 소비할 공간이 없어서’라 지적했다. ‘대림동을 걷다’ 참가자 행렬은 대동초에서 300m 정도 걸어 대림중앙시장에 도착했다. 참가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행사의 세부 프로그램인 ‘대림중앙시장에서 장보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장에 들어서니 한국의 전통 시장 풍경과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두리안 특유의 묵직하고 강렬한 냄새가 시장 입구를 메웠다. 한국의 시장에서 볼 수 없는 향신료와 약재들이 빼곡히 쌓인 매대도 보였다. 더 들어서자, 찜기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 사이로 익어가는 꽃빵, 진열대마다 쌓인 월병과 푸주 등 중국 명절 음식들이 보였다. 가격표에는 한글과 중국어가 나란히 병기돼 있었다. 참가자들은 대림중앙시장에서 장을 본 뒤 대림중앙시장 인근 위치한 이주민센터 ‘친구’ 로 모였다. 최근 대림동에 센터를 개관한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는 한국에 머무는 이주민을 위한 비영리단체로 법률 상담, 이주민 교육 프로그램, 이주 배경 청소년 교육 지원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이주민센터 '친구'에서 대림동을 걷다'의 마지막 순서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대림중앙시장에서 장 본 음식을 서로 나누며 시장에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 참가자는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망설였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반만 사도 된다고 가격을 깎아주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참가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음식은 '냉면 구이'와 '푸주 쫀드기'로 불리는 '라이타오'였다. 행사는 참가자들의 소감 나눔과 기념 촬영으로 마무리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다빈 (23세)씨는 “지금껏 대림동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대림동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깰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실 직접 오기 전까지 막연한 편견이 있었어요. 시장 상인들도 불친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면해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엄청 나쁜 동네라거나 특별한 동네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림동을 걷다' 행사를 주최한 '이음새'와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는 계속해서 경계 위의 이주민들에 대한 이해의 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3월에는 이슬람 사원 방문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김수영 대학알리 기자(suyoung8649@gmail.com)
- 김수영 기자
- 2026-03-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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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청소년·대학생 언론, '당사자언론협의회' 결성으로 돌파구 찾는다
"기성언론이 알리지 못하는 문제와 목소리를 당사자언론으로서 알려 사회변화 촉진하자"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하며 고군분투하던 당사자언론들이 연대의 깃발 아래 모였다. 당사자성에 기반한 언론 및 지원단체들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당사자언론 및 지원단체 상호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고 '당사자언론협의회'를 결성했다. 2일 서울 종로구 'nuguna'에서는 당사자언론 및 지원단체의 상호협력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청소년 당사자언론 <토끼풀>과 <이음>, 대학생 당사자언론 및 지원단체인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활동가 당사자언론 <공익저널> 등의 소속 대표자 및 실무자들이 참석해 자원 교환과 구체적인 연대 방안을 합의했다. 실무 교육부터 재정·공간까지 전방위 협력 당사자언론협의회는 다양한 형태의 단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회원 제도를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한다. 의사결정권과 공동 기획 책임을 지는 정회원에는 정식 언론 및 단체인 <토끼풀>, <공익저널>, <대학알리>,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이음>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동아리나 소모임 등 실제 언론 경험이 적은 <키클> 등의 단체는 준회원으로 합류하여, 의무에 대한 부담 없이 역량 강화와 실무 교육 등의 혜택 수혜에 집중하게 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각 단체가 가진 고유의 인프라와 특성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자원 교환' 계획이다.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을 보유한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는 '수습기자 교육'과 '대학언론인 아카데미' 등 인프라를 전면 공유하며 예비 언론인들의 성장을 돕는다. 또한, 미디어 전공 대학생 기자들이 청소년 기자들에게 1대 1 또는 그룹 입시 멘토링을 진행해 생활기록부 관리와 모의 면접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지우 대학알리 대표는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금전적 어려움이 많았는데, 청소년 기자들과 함께해 더욱 풍성하게 꾸릴 수 있게 됐다"며 "당사자언론들이 그동안 각자도생을 했는데, 이제는 함께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활동가 당사자성을 가지며, 현업 출신 기자와 PD를 보유한 <공익저널>은 도제식 교육과 비정기적 멘토링을 통해 실전 언론 실무 노하우를 전수한다. 더불어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들이 취재 과정에서 만나기 어려운 교수나 변호사 등 전문가 풀을 연결해 기사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튼튼한 재정과 공간을 확보한 <토끼풀>과 <이음>은 실무 집행과 교육 진행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을 공유한다. 또한 단체 후원 명목으로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재원 역시 공유하며 활동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협의회 소속 단체들은 바이라인을 유지하는 선에서 기사나 사진 등의 콘텐츠를 상시 공유하기로 했다. 나아가 청소년 언론에서 대학생 언론으로, 다시 활동가 언론으로 생애주기에 맞게 유연하게 이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제도권 언론 비견되는 역할 증명할 것" 당사자언론협의회는 공동 사업들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사자언론을 학술적으로 정의하는 연구에 본격적으로 협력하여, 이들이 제도권 언론에 비견되는 역할과 기능을 언론계 내에서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올 연말에는 '당사자언론 포럼'을 개최하여 활동 사례를 백서로 남기고 대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먼 미래에는 민주시민교육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한다는 구상도 전했다. 특히, 현행법상 청소년이 비영리민간단체의 정식 회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필요시 헌법소원에 나선다는 의지도 다졌다. 임주영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감사는 "자원 부족과 제도적 한계 속에서 각자도생하던 당사자언론들이, 이번 상호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고립감을 넘어 한국사회의 유의미한 대안 매체 생태계로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차종관 공익저널 기자 chajonggwan.me@gmail.com
- 차종관 기자
- 2026-03-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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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외과 왔는데 정치 얘기할 곳 없어...대화가 고팠습니다"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이라지만, 현실은 학점 잘 주고 '팀플(팀 프로젝트)' 없는 수업을 찾아 헤매는 곳이 됐습니다. 대학생의 64.6%가 무기력증인 '대2병'을 앓는다고 해요. 침묵의 공간이 된 대학을 다시 비판적인 대화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소현 UFLA 기획단장) 취업 사관학교로 변해버린 대학, 익명성에 기대 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친 대학생들이 '진짜 대화'를 찾아 오프라인으로 모였다. 11일 대학문화유니온은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나를 위한 첫 대학 수업'이라는 슬로건의 '2026 새내기 교양대학(UFLA)'을 개최했다. 입학식에서 26학번 새내기 참가자는 자신을 정치외교학과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심사에 맞춰 정외과에 진학했지만, 정작 과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가 힘들다. 누군가 정치 이야기를 꺼내면 '진지충' 취급을 받거나, 서로 얼굴 붉히는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익명 뒤에 숨어서 온갖 혐오 표현과 비방이 난무한다. 진짜 내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안전한 공론장'이 너무나 고팠다"고 전했다. 사이버관 대강당에서 레크리에이션을 마친 학생들은 기후(이용석), 경제(홍기훈), 국제:UN(오시진), 공학(강정한), 미디어(구미숙) 등의 세션이 열리는 인문과학관 강의실을 찾아갔다. "역사를 왜곡하는 자, 혐오를 먹고 자란다" 가장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 강의실은 최성용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이사가 이끈 '역사' 세션이었다. 세션 참가자들은 12·12 군사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12·3 내란 등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을 되짚으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의 기원을 추적했다. 최성용 이사는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를 편집하고 왜곡한다. 5·18을 '민주화운동'이 아닌 '폭동'이라 부르고 싶어 하는 세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이 왜곡된 역사 위에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역사 왜곡이 필연적으로 '혐오'와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특정 집단을 적으로 규정하고 배제함으로써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권력의 속성 때문이다. 그는 "권력은 혐오를 통해 유지된다"며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행위는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행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역사 인식을 우려했다. 최 이사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 확산되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와 역사 왜곡 콘텐츠들이 청년들의 역사관을 흔들고 있다"며 "팩트를 확인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으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혐오의 언어에 동조하게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학생들은 강연자가 던지는 질문 하나하나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필기를 하며 집중했다. 강연이 끝난 후 사회자는 "오늘 우리는 역사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을 규정하는 치열한 전장임을 확인했다"고 정리했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 목소리 내는 용기 가지자" 강연의 열기는 학생 토론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학생들은 조별로 둘러앉아 ▲내란의 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했나 ▲역사 왜곡과 혐오가 우리 사회에 위험한 이유 ▲대학생으로서의 실천 등을 주제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특히 '내란의 밤' 주제 토론에서는 청년들의 부채의식과 다짐이 교차했다. 한 학생은 "1980년 그날, 군부의 총칼 앞에 섰던 선배들이 느꼈을 공포와 용기를 상상해 보았다"며 "만약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광장에 나갈 수 있었을까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광장'은 물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혐오와 차별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용기 그 자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생은 역사 왜곡이 소수자 혐오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들은 항상 약자를 공격한다. 5·18 피해자들을 '간첩'으로 몰거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방식이 그렇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 여성,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역사를 배우는 건 결국 약자와 연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을 기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토론 말미에는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학생들은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을 방관하지 않고 '그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오늘처럼 오프라인에서 서로의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자"며 의기투합했다. "대학, 치열한 고민과 대화할 수 있도록" 대학문화유니온이 기획한 이번 UFLA는 누적 400명의 대학생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10일에는 간호(이나윤), 국제:트럼프(안병진), 문학(오창은) 예술(권은비), 정치(한성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학생들의 지적 갈증을 채워주었다. 모든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졸업식 형식의 수료식을 가졌다. 한 참가자는 "취업을 위한 스펙 한 줄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감각을 익힌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는 "지금의 대학은 '침묵의 공간'이지만, UFLA는 대학이 여전히 치열한 고민과 대화가 살아숨쉬는 곳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차종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자문위원 (chajonggwan.me@gmail.com)
- 차종관 기자
- 2026-02-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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