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대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단 선거를 앞두고, 단독 출마한 선거운동본부 '선명’이 공약과 출마 배경을 상세히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2026년 4월 6일 진행되었으며, 학사제도 개혁부터 기숙사 확충, 축제 확대, 군 복무 학습권 보장까지 폭넓은 의제를 다뤘다.
단일 후보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선명’이 제시하는 변화의 방향과 실행 구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본다.
'선명' 출범의 의미 — 새 총장 임기와 함께 새 출발
'선명'은 "따사로운 봄날의 햇빛처럼 외대의 내일을 더욱 선명하게 비추겠다"는 의지로 출범했다.
2026년은 새로운 총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해로, 두 후보는 총학생회 역시 이 출발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흐릿하게 지나가는 문제가 아니라 분명하게 해결되는 학교,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들의 출마 포부다.
실무 경험이 준 확신, 그리고 한계 인식
김하은 후보는 24년도 LD학부 학생회장, 25년도 제59대 총학생회 교육정책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수렴해 제도를 설계하고 학교 본부에 설계안을 제시하여 결과를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경험했다"며 출마에 확신을 갖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다만 기존 활동에서 한계도 분명히 느꼈다고 밝혔다. LD학부 학생회장 시절에는 학교의 거버넌스가 학생과의 양방향 소통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체감했고, 교육정책국장으로서는 정책을 제안해도 총장 집행부 선에서 반려되거나, 수용되더라도 학생을 위한 방향성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실행 경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지금까지 제기되어온 이슈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총학생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후보는 2년간 중국학대학 집행부를 거쳐 25년도 중국학대학 학생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23년도 중국외교통상학과, 25년도 중국언어문화학부의 졸업논문 폐지를 학우들과 함께 이끌어낸 경험을 소개하며, "학우분들이 설문조사에 적극 참여해주지 않았다면 이루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별로 다른 의견을 응집시키는 것이 단과대 차원의 한계였기에, 총학생회 차원에서 더 넓은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겠다는 것이 그의 출마 이유다.
핵심 공약 ① 3대 학사제도 합리화
한수연 후보는 "모든 학사제도는 학습권 및 교육의 질 보장이라는 목적에 따라 학생의 입장이 반영되어야 하나, 현재 우리 대학의 거버넌스 구조에서는 제도 제정 단계에서 학생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선명'은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제도적 미비로 인한 학생 불이익이 큰 성적평가 방식, 재수강 제도, 학점포기 제도를 '3대 불합리 학사제도'로 규정하고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들은 재학 중에도 불편을 초래하지만 특히 "졸업증명서상의 총 학점 등으로 졸업 이후 취업·진로 과정까지 영향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제도 개선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한 후보는 "전 총장 집행부가 학생 사회의 소통 시도에 미온적이었고, 성적을 쉽게 받으려는 의도로 단정하는 태도를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선명'은 새로 출범하는 제13대 총장 집행부에 기존의 설문 지표와 타 대학 사례를 근거로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는 동시에, 제도의 근간인 거버넌스 자체도 개정해 학사제도 제정 단계부터 학생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핵심 공약 ② 축제 'QUINQUATRIA', 봄·가을 두 번으로 확대
김하은 후보는 기존의 퀸쿠아트리아가 연 1회 집중 운영되면서 "짧은 기간에 많은 콘텐츠를 소화해야 하는 구조였고, 일부 프로그램은 충분히 즐기기 어렵고 참여 기회도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해 봄과 가을 두 차례로 나눠 계절의 특성을 살린 축제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봄에는 새내기와 재학생이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콘텐츠를, 가을에는 단위별 학생 부스와 주점까지 포함한 확장된 규모의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또한 총학 주관 축제가 곧 퀸쿠아트리아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행사 성격의 혼선을 해소하고, 매년 레퍼런스를 쌓아 한국외대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퀸쿠아트리아 상표권은 작년에 이미 출원된 상태다.
핵심 공약 ③ 취업박람회 부활 — 2022년 이후 중단 상태 재추진
2022년 이후 취업박람회가 동문 멘토링 데이로 대체되어온 것에 대해 김하은 후보는 "코로나 시기 대규모 행사 기획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취업박람회는 면대면 진행이 중요한 만큼 재추진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선명'이 준비하는 취업박람회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기업을 직접 초청하는 방식으로, 총장 공약에 포함된 계약학과나 MOU 기업을 우선 초청해 학우들의 취업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핵심 공약 ④ 관학 연계 기숙사 확충 — 지역상생학사 구상
한수연 후보는 제13대 총장 선거 대비 혁신위원회 산하 시설복지분과위원장 경험을 통해 기숙사 문제의 심각성을 가장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선명'은 성동구청-한양대 협업으로 탄생한 성동학사를 모티브 삼아, 동대문구 내 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세 학교가 연합하는 '지역상생학사'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3개 대학 공동 건설에 따른 학교별 분배 비율 문제, 위치 선정 문제 등 다양한 우려 지점이 있는 만큼, "꼼꼼히 검토하고 치열하게 논의해 세 대학과 지자체, 학교 본부 모두 합의점에 다다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핵심 공약 ⑤ 캠퍼스 공간 개선 — '캠퍼스 맵' 공약
한수연 후보는 "부지가 협소한 만큼 공간 활용도가 중요하다"며 '캠퍼스 맵'이라는 공약을 소개했다. '학우들이 학교에 더 오래 머물고 싶게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공약으로, 시설관리팀·도서관 학술정보팀과의 사전 면담에서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세부적으로는 잔디광장 행사 대여 시 잔디 보호 대비책 의무화, 학생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불리는 야외 공원의 벤치·조명 재조성을 통한 미활용 공간 개선, 그리고 도서관 악취 문제 해결을 추진한다. 악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험 기간 환기 시스템 24시간 가동을 학교 측으로부터 확답 받았으며, 외대 부지를 통과하는 생활하수도를 지자체와 협력해 다른 경로로 분리하는 근본적 해결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심 공약 ⑥ 군 복무 학습권 보장 — 군 이러닝 강좌 학점 확대가 최우선
김하은 후보는 "군 복무 기간 학습권 보장 학사제도는 국가가 병역법에 따라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대학이 이를 수용·운영하는 구조이므로 변화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교육정책국장 시절 예비군 훈련 기간 녹화강의 제공 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녹화강의 제공 의무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는 학우들이 교강사에게 개별적으로 요청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이를 구조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군 이러닝 강좌 인정 학점 확대를 꼽으면서 "단순 행정 조정이 아니라 강좌 개설·수강 인원 관리·평가 방식 설계 등 학사 운영 전반의 변화가 필요한 만큼 난이도가 높지만, 수요가 가장 많고 체감 효과도 크기 때문에 임기 초반부터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정 공개와 학생 참여 거버넌스 확대
한수연 후보는 "작년까지 우리 대학은 학교 법인 문제, 소통 없는 등록금 인상 등 무거운 의제들을 다뤘는데, 이 의제에 대해 학우들이 실질적으로 이해도를 갖추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선명'은 과정을 함께 논의하고 의제에 대해 즉각 공유하며 학우들과 함께 나아가는 참여형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창구가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창구 자체를 총학 차원에서 마련해 학우들이 불편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폭넓은 공약 제시에 따른 실행력 우려에 대해 김하은 후보는 "임기 내에 모든 구조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목표를 낮추기보다 가능한 많은 변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달리겠다"고 답했다.
특히 학사제도 개편이나 기숙사 확충처럼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재원 마련, 부지 확보, 제도 설계 같은 핵심 단계를 확실히 선행 구축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임기 내 목표"라고 밝혔다.
각자의 키워드 — '제도화'와 '열정'
인터뷰를 마치며 '선명'을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두 후보는 각기 다른 단어를 내놨다.
김하은 후보는 '제도화'를 제시했다.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거나 일회성 개선에 그치지 않고 학우들의 권리를 구조적으로 보장하는 방향까지 나아가야 저희 후대 총학생회와 이후 외대에도 길이 남을 수 있는 변화가 가능하다"면서, 총장이 바뀐 해인 만큼 공약 이행에서 더 나아가 학칙과 제도 운영 방식 개선으로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후보는 '열정'을 꼽았다. "열정으로 학우 여러분 곁에서 함께 해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제13대 총장이 취임하고 많은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에,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언제나 최전방에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제60대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단 선거는 오늘인 4월 7일부터 8일(수)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7일 오후 12시 기준 투표율은 4.95%이며, 투표율 30%부터 개표가 가능하다.
안재민 기자 (jaemincool30@gmail.com )
윤혜림 기자 (limsself1151@gmail.com)
이루원 기자 (cruwxn1@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