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30대 이하 신규채용은 240만8000개로, 통계 작성 이래 최하위를 기록했다. 역대급 취업 빙하기, '1주일에 커피 몇 잔 값으로 포트폴리오 완성'이라는 달콤한 문구들 사이에서 청년들은 한두 푼씩 지갑을 열었다. 그렇게 낸 비용은 인당 수십만 원, 전부 합쳐서 억 단위를 넘어선다. 스펙 한 줄이 아쉬운 대학생을 노린 연합동아리의 몸집은 그렇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대학알리>는 대학생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짜동아리 배후기업' 기획을 준비했다. 수백명의 대학생이 속한 3개 연합동아리의 실태를 취재한 결과, 겉으로는 자치적인 대학생 동아리처럼 보였던 이들은 실제론 배후기업 '(주)O사'가 기획·운영하는 가짜동아리로 밝혀졌다. 대학생에 대한 O사의 기망행위를 낱낱이 파헤치고, 대학생들의 절박함이 더 이상 이용되지 않을 구조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배후기업 (주)O사의 반론은 시리즈 3번째 기사에 실립니다.
[가짜동아리 배후기업] 시리즈
① [단독] 억대 활동비, 깜깜이 회계…'가짜동아리 배후기업' 있었다
② [단독] '고용된 배우'와 '배후기업 직원'까지…가짜 동아리 회장으로 서울시 보조금 노렸나
③ [단독] 가짜동아리 배후기업 O사 "우리는 적자 사업, 회계 장부는 없다"
④ 취업난에 우는 대학생들…'가짜동아리'에 두 번 울지 않으려면 (2/2 발행)
<대학알리>가 제기한 (주)O사와 소속 3개 연합동아리에 대한 의혹에 대해 O사의 대표 ㄱ씨는 이메일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ㄱ씨는 <대학알리>가 제기한 상당수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기망'이나 '착취'라는 프레임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정답을 정해버린 확고한 신념에 갇힌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배후기업 O사 대표, 3개 연합동아리 운영 주체 인정
O사 대표 ㄱ씨는 <대학알리>와의 인터뷰에서 3개 연합동아리의 실질적 운영 주체가 O사임을 인정했다. 그는 "단순 후원사의 수준을 넘어 기획, 회원 모집, 커리큘럼 구성, 회계 등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맞다"고 전했다.
ㄱ씨는 B 연합동아리에 대해 "학교를 다니면서 만든 게 B 연합동아리였다"며 "후원사 역할을 한지는 7~8년이 됐다"고 말했다. A 연합동아리에 대해서도 "(원래는) 자체적으로 8명 정도 있던 동아리였다"며 "회식 자리에서 너희는 마케팅만 해라, (B 연합동아리의)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주겠다고 하며 B 연합동아리처럼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C 연합동아리는 원래부터 있던 동아리가 아니고, B 연합동아리의 운영진들이 나가서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며 "O사에게 이야기를 하고 만들었으며, 시스템을 제공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대학알리>와의 통화 중 실시간으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확인하며 인원을 파악하는 등, 운영진을 제외한 실제 활동 인원까지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지금 저도 카카오톡에 들어가 있으니까 보고 말씀드리면, 운영진들을 다 빼면 (A 연합동아리도) 100명이 넘는다"고 언급하며 연합동아리 내부의 유동적인 상황과 조직 규모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단순 후원사의 수준을 넘는다는 것(의 기준)을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또한 "일개 대학생이 할 수 없는 고난도의 관리 시스템, 후원사 간의 조율, 크루들의 관리를 위해 회사가 해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용역 대금 거래로 하고 있다"며 이것이 곧 '후원사'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O사는 이러한 내부적 실체와 달리 대외적으로는 '전국 대학 연합동아리'라는 명칭을 전면에 내세워 대학생들을 모집해 왔다. 이 과정에서 참여 대학생들은 본인이 납부한 비용이 자치적인 동아리의 활동비가 아니라 기업의 매출로 직결되는 용역비라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고지받지 못했다.
일방적 약관이지만, 구성원 전원 동의…"법적 문제 없다"
ㄱ씨는 연합동아리 운영 규정에 대해 "O사가 일방적인 약관을 세워온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고유번호증을 가진 단체로서 운영되는 방식이며, 무엇보다 '구성원의 동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ㄱ씨는 "모든 크루가 활동 전에 이 사항을 명시하고, 서명을 한 후 자필 동의를 한 분들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의단체를 설립할 당시 이에 대한 법률 자문도 거쳤다"고 전했다.
그는 '기망'의 사전적 정의인 '상대방을 속여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를 언급하며, "안내한 대로, 규정에 적힌 대로 클럽은 진행됐다"고 반론했다. 오히려 그는 "규정에 회계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써놓고 모두가 사인했는데, 그것을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사전적 의미의 '기망'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ㄱ씨는 시스템 제공과 관리를 이유로 연합동아리로부터 용역비를 수취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대학생들의 활동비를 기업의 수익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또한 ㄱ씨가 강조한 '구성원 전원의 자필 서명' 역시 학생자치단체의 회칙이라기보다는 기업의 필요에 따라 일방적으로 설정한 서비스 약관에 가깝다. 취업 스펙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는 명목 아래, 대학생들은 불리한 규정임을 인지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경우 활동 기회 자체를 상실하게 된다는 점에서 해당 동의가 온전한 자발성에 기초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A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김예원(가명) 씨는 "약관 동의는 가입 첫 주 오리엔테이션(OT) 기간에 마치 '미션'처럼 주어진다"며 "연합동아리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며 제시되는데, 활동을 간절히 원해 지원서를 쓰고 들어온 학생들이 이를 거부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단 활동을 시작하려면 동의해야 하기에 대학생들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대학생들이 동의했다는 것'을 방어 논리로 내세우는 것은 매우 비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학생자치 표방한 적 없어, 취재진의 기준은 주관적일 뿐"
'학생자치 침해' 의혹에 대해 ㄱ씨는 "우리는 네이버 카페나 외부에 보여지는 자료에서 학생자치라는 주장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동아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기준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클럽'이라는 목적, 즉 포트폴리오 성장과 커리어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자치인지 아닌지는 신경 써오지 않았다"며 "취재진이 말하는 학생자치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며, 우리는 그 기준을 어디서도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해명은 실제 모집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과 대치된다. O사는 주요 대외활동 플랫폼인 링커리어에 모집 공고를 게시하며 기업 형태를 명확히 '동아리/학생자치단체'로 분류해 명시했다.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는 '전국 대학 연합 동아리'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이는 해당 단체가 학생자치에 기반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표방해온 셈이다.
또한, ㄱ씨 스스로 운영 규정을 "일방적으로 만든 약관"이라 인정하고, 기업 직원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대학생 운영진을 선발하는 구조는 의사결정의 주체성이 대학생에게 없는 만큼 본질적으로 ‘자치’의 정의와 대립한다.
이에 법무법인 리버티 홍지형 변호사는 "동아리 활동비가 실질적으로는 O사의 매출이 된다는 거래의 핵심 구조를 숨기고 순수 동아리 활동인 것처럼, 나아가 포트폴리오 작성에 모든 비용이 사용된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은 그 자체로 동아리 회원들에 대한 '사기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이 낸 활동비가 동아리 자치 기금이 아닌 기업의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비용을 지불했다면, 이는 이용자를 착오에 빠뜨린 기망적 거래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배후기업 O사 "기존 기업 학회 벤치마킹" 주장…실제로는 '비용·투명성'서 괴리
ㄱ씨는 현재 3개 연합동아리의 운영 체계가 "이랜드가 운영하는 'C-ESI'나 CJ 그룹의 'BDAI' 등 기존 기업 연계형 학회들을 참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럽 체제를 유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을 알아보다가 그런 형태가 많다는 것을 봤다"며 "기업에서 운영진을 관리하고 동아리의 활동 방향을 설정해 주는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지금의 형태로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ㄱ씨가 언급한 기업 연계형 사례들과 O사의 연합동아리 운영 방식 사이에는 매우 큰 괴리가 존재했다.
C-ESI의 경우, 이랜드 전략기획본부 산하임을 대외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들은 멘토링과 재능기부 차원에서 대학 등과 협력해 운영된다. 학생들에게 별도의 활동비를 받지 않는 무료 체제라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빅데이터학회 산하의 BDAI 역시 운영 주체가 학회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학생들의 활동비는 2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ㄱ씨가 언급한 CJ 그룹과의 관계 또한 기업이 직접 관리하는 형태가 아닌 업무 협약(MOU)을 통한 파트너십 관계다.
반면 O사는 연합동아리라는 외피를 사용하면서도 운영 주체로 O사가 있음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대학생들에게 인당 52~67만 원에 달하는 고액의 비용을 요구해 왔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다는 기존 학회들이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학술 목적'을 위해 저렴하거나 무료로 운영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예쁘고 잘생긴 회장 원했다"…연합동아리 '가짜 회장' 구인 및 월급 지급의 배경
ㄱ씨는 직원인 ㄴ씨를 연합동아리 대표로 내세웠다는 '가짜 회장' 의혹에 대해 "회장으로 앉힌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연합동아리 내부에서 아무도 회장을 맡으려 하지 않았기에 배우 구인 사이트인 '필름메이커스' 등에 공고를 올려 회장을 선발했음을 전했다. 이어 ㄱ씨는 "잘생기고 예쁜 회장을 원했다"고 털어놨다.
ㄱ씨는 "한 분은 배우지만 나머지 두 분은 그냥 대학생이고, 이 역할로 모집하거나 크루들 중에 지인 추천받아서 된 것"이라며 "모든 리더(회장)가 전문 배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아리원에게 당연히 공표한다. 리더를 공표하지 않는 경우의 수가 있느냐"며, 유튜브 쇼츠 등을 통해 리더들이 자기소개를 하고 크루들과 함께 영상을 찍는 등 이미 대외적으로 공개된 존재임을 강조했다.
ㄱ씨는 선발된 리더들에게 월 60만 원 상당의 비용을 '프리랜서' 개념의 수당으로 지급한 사실도 시인했다. 이러한 비용에 대해서는 "연합동아리 운영 자금에서 지출되며, 돈이 있을 땐 클럽 활동비에서 빠져나가고, 모자라면 법인이 후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합동아리 회장들의 존재는 소개만 됐을 뿐, 배후기업 O사가 이들을 직접 고용하고 급여를 지급했다는 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지불한 활동비 중 일부가 기업에 의해 고용된 가짜 회장들의 급여로 지출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는 구성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학생자치단체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커피값 비유는 기망 아니다"
ㄱ씨는 활동비를 '1주 커피 3~4잔 값'으로 홍보해 고액의 비용을 감추려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을 내놓았다. 그는 "저희 회사 앞 카페는 카페라떼 한 잔에 4500원이다"라고 언급하며 "이 가격을 기준으로 주당 비용을 비교했을 때 1주 커피 3~4잔 값이라는 표현은 합리적인 비유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커피 3~4잔'이라는 표현에 '1주'라는 기준이 명시되어 있다면 기망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같은 '커피값' 비유는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대학생이 한 시즌 활동 기간인 25주 동안 매주 4잔의 커피를 소비한다고 가정할 경우, 1600원 저가형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 기준 총비용은 16만 원 수준이다. 반면 ㄱ씨가 기준으로 삼은 4500원 카페라떼를 기준으로 삼으면 총액은 45만 원으로 2.8배 오른다. 동일한 비유적 표현을 사용했음에도 기준 가격에 따라 30만 원 가까이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고액의 비용을 정확하게 고지하는 대신 커피값이라는 비유적 장치로 사용한 것은 대학생들로 하여금 실제 경제적 부담을 과소평가하게 만든 불투명한 마케팅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김혁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광고·PR·브랜딩 교수는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단위를 제시해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동시에, '프랜차이즈 커피 3~4잔 값'이라는 표현을 통해 비용을 대수롭지 않게 느끼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카페 프랜차이즈는 메가커피부터 투썸플레이스까지 다양해 가격대를 유추하기 애매모호한 표현"이라며 "대학생들은 주로 저가 커피 브랜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커피값을 저가 기준으로 인지하게 되므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마케팅 수법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순 양식 아냐…실무 결과물 직접 선택하는 구조"
활동비 납부 시 약속했던 '완성된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단순 양식'만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문점에 대해 ㄱ씨는 강하게 부인했다. ㄱ씨는 "만약 해당 자료가 단순 양식에 그쳤다면 입수하거나 확인하신 포트폴리오가 정말 템플릿과 같은 '단순 양식'만 있고 내용이 빈칸으로 있거나, 그 안에 클럽과 무관한 외부의 내용이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포트폴리오의 실질적인 내용을 강조하며 "그 안의 모든 링크와 주차 필수 유닛, 심화 유닛, 선택 유닛, 실무 커리어, 제휴 프로젝트 등 '모든 활동과 결과물'은 클럽에서 실질적으로 제공한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정에서 대학생들은 클럽에서 쌓은 다양한 경력 중 어필하고 싶은 사항 3~5개를 직접 선택해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디벨롭하게 된다"고 전했다. ㄱ씨는 이 사항이 "크루들이 클럽에서 쌓은 다양한 경력들 중에 어필하고 싶은 것을 '자신이 스스로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스스로 해야만 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크루가 어필하고 싶은 것을 운영진이 골라준다면 그 크루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생들의 직접 참여가 불가피한 당연한 절차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동아리원들의 의견은 다르다. B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최승희(가명) 씨는 '자동화 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최 씨는 "매주 활동을 한 줄로 기입하면 그 내역을 모아주는 것만 자동화일 뿐, 결국 세부 내용을 채우고 선별하는 것은 학생의 몫"이라며 ㄱ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이번 주 활동을 한 줄로 기입하라고 해서 '아티스트 앨범 케이스 스터디'와 같은 식으로 시스템에 제출하면, 나중에 그 한 줄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것만 자동화인 셈"이라며 "자동화 시스템이 내 활동을 보고 대신 써주는 게 아니라 결국 내가 쓴 걸 모아주는 것뿐인데, 굳이 내 돈을 주고 무엇을 자동화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프로젝트란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은 동아리원의 몫일 수밖에 없다는 ㄱ씨의 해명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최승희 씨는 "진정으로 자동화된 포트폴리오가 나오려면 내가 활동 한 것에 대해서 모두 하나하나 서술된 결과물이 먼저 나온 다음에, 나중에 내가 필요 없는 부분을 쳐내는 게 맞다"며 "학생이 세부 내용을 직접 하나하나 쓰는 것이 어떻게 자동화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내가 직접 쓴 내용을 단순히 모아주는 것에 불과한데, 왜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며 이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A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김예원(가명) 씨는 "매주 주차별 활동 과정을 구글드라이브에 직접 업로드해야 했고, 나의 활동을 한 줄로 정리하는 과정 역시 직접 수행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직접 작성한 한 줄 요약본들을 단순히 한데 모아 제공하는 것이 자동화 시스템이였다"며 "만약 활동의 '민낯'을 사전에 제대로 알았더라면 참여 자체를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활동비 모두 시스템 운영비로 사용?…전문가 "글쎄"
ㄱ씨는 동아리원들의 활동비가 용역 대금으로서 법인 매출로 귀속되지만, 이는 고스란히 운영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특히 서버 비용은 AWS(아마존 웹 서비스) 비용을 포함해 실제 월 200만 원에서 250만 원 선에 달하며, PMS 시스템(프로젝트 관리 시스템) 및 레주메 시스템(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생성 시스템) 운영과 유지 보수에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고 전했다. 또한 대규모 행사와 매주 진행되는 실무 특강 포럼의 강사 초청비와 대학생 식사비 등도 모두 활동비에서 충당된다고 설명했다.
<대학알리>가 만나본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IT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대표 권경훈(가명) 씨에게 해당 웹사이트의 견적 분석을 의뢰한 결과, "AWS 환경에서 해당 정도의 기능과 트래픽을 처리하는 데 월 2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권 씨는 "만약 실제로 그만큼의 비용이 청구되고 있다면 이는 서버 관리자의 운영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며 "외부로부터 대규모 트래픽 공격을 받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이 정도의 금액이 산출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회계 비공개 처리는 비극적 사건 재발 방지 위한 보호 조치"
ㄱ씨는 회계를 비공개로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과거 대학생들이 직접 클럽 회비를 관리하던 중 큰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고, 해당 당사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참담한 일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는 대학생에게 큰 돈의 관리를 맡겼던 저희의 처신이 문제였다"며, 대학생들이 돈의 유혹에 시달리지 않도록 후원사가 직접 관리하는 구조로 변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실질적인 보안 유지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ㄱ씨는 "동아리 내부에서 발생한 회계 내역을 외부에 무단 공개하거나, 다른 동아리가 후원 내역을 그대로 가져가 '자신들도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의 개인적인 사유가 수억 원대의 자금이 오가는 법인 거래의 회계 불투명성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A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김예원 씨는 "정당하게 활동비를 냈다면 그 사용처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대표 개인의 과거사를 동아리원들이 아는 것도 아닌데, 이를 이유로 회계를 비공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만 납득 가능한 논리로 운영 구조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출 발생해도 적자 운영 중"
O사가 동아리원들이 납부한 활동비로 얼마나 이윤을 남겼는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대학알리>의 계산에 따르면, O사가 3개 연합동아리를 통해 누적한 금액은 2024년 기준 2억5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지출은 인건비를 고려해도 비교적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버비 연 3000만 원과 기타 행사비를 고려하더라도 나머지 약 2억 원의 행방에 대한 O사의 설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ㄱ씨는 O사가 연합동아리 운영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는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적자 구조임을 피력했다. 그는 "클럽 운영하는 것 때문에 항상 매달 적자가 나고 있었고, 클럽에서 발탁해 직원이 되신 분들과의 선후배 관계 애착으로 그냥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합동아리 운영을 수익 사업으로 인식하지 않으며, 시중 부트캠프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크루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결과적으로 장부에 매출로 기록했느냐가 핵심"이라며 "형식이 연합동아리 활동비일지라도, 실질적으로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이라면 해당 업체의 매출로 잡히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세청에 신고된 매출 내역에 해당 금액이 포함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만약 이 금액을 매출에서 고의로 누락했거나, 비용을 허위로 계산해 세금을 줄였다면 명백한 조세포탈(탈세)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회계 장부는 없다"
ㄱ씨는 “수익으로 귀속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회계 장부는 존재하지도 않으니, 제공해 드릴 수 없다”며 “당연히 매출로 발생해서, 비용으로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액 전체가 운영비와 인건비로 소진되는 구조이기에 별도의 ‘수익 증명 장부’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계 장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은 동아리원들의 활동비가 “법인 매출로 귀속된다”는 사실 인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법인 매출로 잡히고 세금계산서가 발행되는 거래라면 기업 회계 기준상 장부 기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지향 박갑주 변호사는 "주식회사가 회계장부를 작성하지 않는 것은 상법 위반"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상법 제448조에 따르면, 회사는 회계장부와 서류를 작성하고 본점에 비치할 의무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회계장부가 없다"는 O사의 주장에 대해 박 변호사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상법 제635조에 의해 그 자체로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며 "나아가 탈세나 횡령 등 다른 범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고의적인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될 수 있어 (법인 측에) 매우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와 같은 이유로 정상적인 법인 운영 실무에서 회계장부가 존재하지 않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대학생들이 공유하는 '연합동아리'라는 문화적 틀 안에서 인당 최대 67만 원에 달하는 고액을 수취하면서도 회계를 비공개로 일관하는 것은 지적받을 수 있다. ㄱ씨는 O사가 "동아리 운영을 관리하고 후원하는 주체"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대학생들의 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증명할 회계 내역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소명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불투명한 자금 흐름 속에 숨기고 싶은 대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
더욱이 다수의 동아리원은 자신이 낸 돈이 O사라는 특정 기업의 법인 계좌로 흘러 들어간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결국 자칭 후원사가 뒤에서는 대학생들의 돈을 법인의 수익으로 귀속시키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내역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
이에 대해 A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김예원 씨는 "동아리원이 한두 명도 아닌 상황에서 장부를 아예 쓰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무언가 감추고 싶은 이상한 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애초에 배후에 기업이 있다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며 "우리 활동비가 법인의 수익으로 귀속된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구성원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구조가 "굉장히 부정적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B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최승희 씨 또한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악용하는 사람이 발생했으니 공개할 수 없다는 주장을 우리가 이해해 줄 필요는 없지만, 설령 그 주장을 합당화하려 했다면 최소한 장부는 작성해 두었어야 한다"고 회계장부의 부재를 꼬집었다. 이어 "학생들은 대부분 본인의 힘으로 번 소중한 돈을 스펙을 위해 투자하는 것인데,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O사가 스스로를 '후원사'라고 칭하는 점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최승희 씨는 "애초에 후원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후원하는지 납득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래야 후원사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어떤 후원을 했다는 증빙도 없이 스스로를 후원사라 자칭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설령 실제 횡령을 하지 않았더라도, 기록이 없다는 주장 자체가 스스로 횡령 의혹이라는 우물을 파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동아리원에게 돈 걷었지만…현금영수증은 '생략'
또 다른 문제는, 실질적인 자금이 대학생 개개인의 주머니에서 '동아리 활동비' 명목으로 나왔으나, 정작 세금계산서가 기업과 연합동아리 간의 '용역 거래'로 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동아리원들이 연합동아리 활동비를 현금으로 계좌이체하는 과정에 있어 별도의 현금영수증 발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갑주 변호사는 "부가가치세법상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거래의 실질적 공급자인 O사가 최종 소비자인 대학생들에게 현금영수증을 발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체 없는 연합동아리와 허위 용역 거래를 만들어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행위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매출 누락과 비용 부풀리기를 통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탈루'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 문제를 넘어 업무상 횡령 및 사기죄 성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지형 변호사는 "O사의 대표가 실질적으로 연합동아리의 운영자라는 것이 명백하고, 실제로 금원관리 등에 대한 지배적인 권한이 있는 자로서 해당 금원을 O사로 빼돌린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죄' 내지는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부정수급 의혹엔 "서울시 조사 마쳐, 법적 문제 없다"
서울시의 '서울 동아리ON' 보조금 부정수급 의혹에 대해 ㄱ씨는 법적 결격 사유가 없음을 확인받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해당 사안과 관련한 자료를 모두 '공개'했으며 취재진 측에서도 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 담당자들의 호출과 조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중 모두 행정적 확인과 소명을 통해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당국의 조사가 이루어졌음을 강조했다.
<대학알리>가 당국의 조사에 대해 질의한 결과,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 측은 O사와 3개 연합동아리의 다중수급 및 부정수급 의혹에 대해 "가벼운 사안이 아닌 만큼 '기준'을 상세히 검토 중"이라며 답변을 미뤘다.
*본 기사는 영향력 확산을 위해 <프레시안>과 <대학언론인 네트워크(공유자료)>에 동시 발행됐습니다.
서지우 기자 (04hamziwo@naver.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1. (주)O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전·현직 관계자
2. A(마케팅), B(엔터테인먼트), C(기획) 연합동아리 운영 및 수익 구조를 아시는 분
3. 기타 유사 위장 동아리의 기망적 운영 사례를 겪으신 분
'가짜동아리 배후기업'에 대해 추가적인 사실을 알고계시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의 익명은 보장되며, 전달해주신 정보는 취재 목적 외에 사용되지 않습니다.
제보: univallipress@gmail.com | 카카오톡 대학알리 오픈 채팅방 (QR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