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자)를 중심으로 ‘N잡러’ 열풍이 불고 있다. ‘N잡러’란 생계유지를 위한 본업 외에도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해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특히, MZ세대는 ‘평생 직장’이라는 이전 세대에게 존재했던 개념에서 벗어나 취업 이후에도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부업이나 취미활동을 즐기면서 퇴근 후 시간이나 주말을 보낸다.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가 모바일 리서치 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수도권 거주 20~30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MZ세대 응답자 중 85%가 N잡에 관심을 보였고, 5명 중 1명은 실제 N잡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N잡러가 아닌 이들이 선호하는 N잡으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서 활동하는 소셜 크리에이터(46%)가 가장 많았다. 이어 온오프라인 판매(41%), 재능마켓(36%) 등이 뒤를 이었다. 왜 MZ세대들이 N잡에 뛰어 들려고 할까? 그 이유는 다양하다. 고물가, 취업난,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경기침체 장기화가 이어지자,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절반이 생계비를 걱정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MZ세대 3명 중 1명은 돈이 부족해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져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지난 5월 18일 발표한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세대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한국 MZ세대 501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생계비 걱정’을 자신의 최대 관심사로 꼽았다. 이는 딜로이트가 전 세계 44개국의 MZ세대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에서 한국 응답자만 추려낸 결과다. 실제 송파구에 거주하는 22세 N잡러는 “고학년이 되면서 개인 지출 뿐만 아니라 생활 비용까지 혼자 부담하게 되어 더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게 되었다”면서 같은 시간을 일하고 조금이라도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한 번에 여러 직종에서 일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꼭 경제적 이유 하나로만 N잡러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직장 월급 외 소득 창출이나 자기 개발, 자아실현을 위해 퇴근 후나 주말에 부업을 뛰는 N잡러의 길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생계유지를 위해 여러 곳에서 일하는 투잡족과는 달리 N잡러는 퇴근 후 1인 크리에이터 활동을 위해 수십만원을 들여 유튜브용 방송 장비를 장만하는 등 취미로 시작한 활동을 전문분야로 확산시킨다. 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 관계자는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라는 새로운 부류가 등장했다”며 “N잡러는 생존형 업무를 병행하는 투잡족과 달리 본업에서 채워지지 않는 자아실현을 위해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장유민 기자(kell1786@naver.com)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지원이 이뤄지는 ‘글로컬 대학’ 사업의 예비지정 평가 결과가 지난 20일 발표됐다. ‘대학 구조조정의 마지막 동아줄’이라고 평가받는 이번 글로컬 대학 사업에는 총 108개교가 참여해 그중 15개교가 이번 예비지정 평가에서 선정됐다. 해당 15개교는 추후 본지정 평가를 거쳐 5개교가 탈락한 10개교만이 사업 대상으로 최종 선정될 계획이다. 글로컬 대학 사업은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이다. 올해 사업에 최종 선정된 10개 대학은 앞으로 5년 동안 약 천억 원에 달하는 재정을 지원받는다. 학령 인구 감소로 지방 소재 대학의 어려움이 부각되는 가운데 글로컬 대학 사업은 지방 대학의 ‘마지막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글로컬 대학 사업에서는 10개 내외 대학을 최종 선정하지만, 전국 108개 대학이 사업 신청을 위한 기획서를 제출하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글로컬 대학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선 1단계 예비지정 평가와 2단계 본지정 평가를 모두 거쳐야 한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각 대학이 제출한 혁신기획서를 평가한 결과 이번 예비지정 평가에서는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연세대 미래캠퍼스(강원 원주 소재)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순천향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과대 △한동대 △한림대가 선정됐다. 이번 예비지정 평가에 선정된 대학은 대부분 4년제 종합대학이었으며 전문대학은 안동대·경북도립대 연합이 유일했다. 설립 유형별로는 국립대가 8곳, 사립대가 7곳(연합 포함)이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7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권과 호남권이 각각 3곳, 충청권이 2곳으로 뒤를 이었다. 교육부는 △지역적 특성 △혁신 계획 △시스템 구축 및 운영 계획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 각 대학이 제출한 혁신기획서를 검토했고 이를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7개교가 지원한 대전·충남·세종권에서는 순천향대만이 유일하게 선정됐고, 6개교가 지원한 강원권에서는 절반인 3개교가 선정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업 선정 과정에 있어 지역 안배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혁신성 위주로 대학을 선정했는데, 우연히 지방거점국립대들의 통합·혁신 모델이 좋았기 때문에 다소 쏠림 현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예비 지정에 선정된 15개교는 오는 9월까지 지방자치단체, 지역 산업체 등과 함께 기존에 제출한 혁신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본지정 평가를 거쳐 10월 중에 최종 글로컬 대학이 지정된다. 한편 이번 예비 지정 평가 결과에 이의가 있는 대학은 6월 30일까지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검토 결과는 7월 중 확정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최종 본지정까지 공정하고 엄밀한 평가과정을 거칠 계획”이라며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제안해 주신 변화의 씨앗들이 현장에서 착근되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부가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국민의힘이 각 대학마다 다른 ‘학점 백분위 환산 점수’의 제도 개선에 나선다. 지난 22일 국민의힘은 당내 청년정책 총괄 기구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가 최근 대학마다 다른 학부 성적 평균(GPA) 환산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교육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실무자들과 관련 문제 및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GPA는 ‘Grand Point Average’의 줄임말로, 학점을 백분위로 환산했을 때 변환 점수를 의미한다. GPA를 이용하면 학점 체계가 서로 다른 학교 간에도 손쉽게 학점을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점 4.3이 만점(백분위 100점)인 학교에서 3.7 학점은 백분위로 환산하면 94점이지만, 학점 4.5가 만점인 학교에서는 3.7 학점은 92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서로 같은 학점을 받았더라도 학교의 학점 체계에 따라 GPA로 환산한 백분위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GPA 점수는 취업 및 대학원 입시, 또는 로스쿨 진학 등에 있어 평가 요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타인과 동일한 학점을 받았더라도 학교의 학점 체계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세한 점수 차이가 당락을 가르는 로스쿨 진학의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학교마다 학업성적을 처리하는 규정이 제각기 달라 이러한 GPA 환산식 개정을 두고 다수의 학교가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연세대와 경희대가 GPA 환산식을 개정하기로 합의하면서 대학가에는 ‘GPA 환산식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서울대와 성균관대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GPA 환산식 개정을 핵심 공약으로 삼아 연내 개정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 대학에서 GPA 환산식을 기존보다 유리하게 개정하면 타 대학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기 때문에 GPA 체계 자체의 공신력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특별위원회는 대학별 GPA 환산 점수로 인한 공정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GPA 통합 환산식’을 마련하는 방안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 알리미’를 통해 대학별 GPA 환산식을 공개하는 방안 △백분위 환산 점수를 활용하는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GPA 환산 기준을 수립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GPA 환산식 개정 문제에 개입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조에 따르면 ‘교육과정의 운영, 교과의 이수단위 및 성적의 관리’는 학교장의 권한인 학칙에 해당돼 교육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이뤄지기 어렵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GPA 환산 점수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해당 문제를 직접 손보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교육부와 당정 협의회를 주재하고 제안된 방안들을 검토할 예정이다.
혁명이란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과 변화를 의미한다. 존재 자체가 혁명인 연극 ‘혁명의 춤’이 원로 연출가 김우옥을 만나 23년 만에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정기 공연으로 올라온다. ‘혁명의 춤’은 국내에 몇 없는 구조주의 연극의 대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우옥 연출가는 1983년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이 작품을 공연했다. 이번 한예종 정기 공연이 다섯 번째 무대다. 안무가 최수진의 지도를 받은 20명의 연기과 학생이 배우를 맡았다. 더불어 △극작과 △무대미술과 △연출과 등으로 구성된 연극원 학생 약 20명이 스텝으로 참여한다. 공연은 다음 달 1~3일, 한예종 연극원 실험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줄거리도, 등장인물도, 무대 조명도 없는 연극 구조주의 연극은 실험극의 한 종류다.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가던 기성 연극에서 벗어나, 오롯이 연극의 구조와 원리에만 집중한다. 하나의 개념을 해체했다가 다시 합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 구조주의 연극의 특징이자 매력 요소이다. ‘혁명의 춤’의 원작은 ‘전위연극의 권위자’라고 불리는 마이클 커비(Michael Kirby) 교수의 작품이다. 커비 교수는 연극의 본질적 구조를 드러내기 위해 작품의 모든 문학적 요소를 제거했다. 그렇게 8개의 신(scene)이 만들어졌다. 등장인물은 이름 없이 숫자로만 39까지 나열돼 있으며, 조명이라곤 배우가 들고나오는 플래시 불빛이 전부다. “준비됐어?” 하나의 요소로 연결되는 내용 연극을 이루는 대표적 구조는 △언어 △동작 △음향이다. 8개의 장면 내내 △기다려. △들려? △그들이야. △그들 거야. △준비됐어? △누가 오고 있어. 등의 짤막한 대사들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반복된다. 배우들은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로 “기다려”를 외치다가도, 두려움에 사로잡힌 듯 조그맣게 “그들 거야”라고 속삭이기도 한다. 극에서 ‘그들’은 장면마다 바뀐다. 그것은 혁명을 도모하는 이들을 가리키기도, 혁명의 대상이 되는 지배층이나 감시 층을 일컫는 말이 되기도 한다. 주목할 것은, 관객이 눈앞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배우의 표정과 대사, 연기에 대한 해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연극의 대표적인 반복 동작으로는 △손 쳐들기 △손 벌리기 △성냥 켜기 △물건 던져서 주고받기 등을 뽑을 수 있다. 1장에서 뭔가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였던 ‘손 쳐들기’ 동작이 6장에 가서는 누군가에게 굴복당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동작’은 극 내내 반복되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동작’의 중요성은 배우들이 2초에 한 번씩 켜지는 조명에 맞춰 지정된 행동을 해야 하는 고난도 장면을 통해 강조되기도 한다. 음향에는 △라디오 소리 △사이렌 소리 △왈츠곡 등이 있다. 왈츠곡은 제2장 가면무도회에서 처음 흘러나온다. 배우들은 음악에 맞춰 드레스와 연미복을 차려입고 왈츠를 춘다. 장면이 바뀌고, 왈츠곡은 라디오와 사이렌 소리가 된다. 직전 씬에서 음악에 맞춰 왈츠를 췄듯이, 이번에는 사이렌 소리를 배경 삼아 심폐소생술을 한다. 왈츠곡과 왈츠도, 사이렌 소리와 심폐소생술도, 모두 혁명의 ‘춤’인 셈이다. ‘혁명’은 보통 뜨겁고 격정적인 이미지를 준다. 단체로 구호를 외치거나 깃발을 휘두르다 장렬하게 스러지는 군중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고취심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혁명의 춤’에 등장하는 혁명에는 그런 정서가 모두 제거돼 있다. ‘혁명’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구조화한 뒤에 그것을 해체하고 나열했다가 다시 합칠 뿐이다. “가장 연극적인 것은 그 순간을 느끼는 것” 김우옥 연출가가 강조한 공연의 포인트는 ‘연극적 요소’이다. 그는 연습 시간 내내 학생들에게 ‘기계처럼 움직일 것’과 ‘각자의 소리를 더욱 연극적으로 표현할 것’을 지시했다. 김 연출가는 ‘연극적’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우리는 일상에서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 알게 모르게 연극적이게 된다. 대화의 분위기를 바꾸거나, 내 이야기를 더욱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들이 그렇다”며 “그런 노력을 연극에서는 더 두드러지게 하는 거다. 하나의 소리를 가지고도 극적인 감동을 주기 위해 고민하는 것, 거기에 연극성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출가는 연극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장면으로 ‘제6장 시체’를 뽑았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무대 한쪽에는 손이 묶인 시체가 쓰러져 있다. 한 남자가 그 시체의 외형을 따라 바닥에 테이프를 두른다. 사진기를 든 누군가가 그 장면을 촬영한다. 조금 뒤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여자가 시체 앞으로 다가와 가만히 무릎을 꿇고, 이내 퇴장해 버린다. 그는 “저 시체는 무엇이고 왜 죽어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그런데 한 여자가 어느 순간 시체 앞으로 걸어 나와서 가만히 있다가 떠난다. 저게 뭘까. 저 둘은 무슨 사이지. 애인인가? 어머니인가? 계속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며 장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관객에게 계속 생각의 여지를 주면서도, 개인의 경험에 의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는 구조주의 연극을 감상하는 방법에 관해 “그저 느끼고 받아들이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뭔가를 전부 알아야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극의 내용은 잘 파악이 안 되더라도, 무대 위에 보이는 사건이나 장면을 감상하며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와 관련된 연극의 정점은 마지막 장면에 있다. 공연 내내 따로따로 등장했던 ‘소리’들이 3부에서 차례대로 등장해 무대를 가득 메운다. 김 연출가는 이 장면을 두고 “우리 연극 비장의 무기”라고 강조했다. 관객들 역시 해당 장면을 통해 그가 내내 말했던 ‘연극적 요소가 주는 감동’이 무엇인지를 체험할 수 있다. “공연을 통해 목숨을 건 에너지 얻어가길” 배우로 참여한 연기과 소속 이정은(25)씨와 곽민수(25)씨는 연극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나를 내려놓고 모두와 하나가 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밝혔다. ‘혁명의 춤’은 이야기의 부재가 주는 공백을 다른 구성 요소로 채워 넣어야 한다. 때문에 더 깊이 있고 심오한 연기가 필요하다. 자의식을 내려놓고, 마치 혁명을 도모하는 군중이 된 것처럼 집단과 하나가 돼야 한다. 이런 점을 두고 이씨는 “무대 위에서 혁명을 위해 목숨을 거는 듯한 우리의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곽씨 역시 “뭔가를 위해 목숨을 건다는 건 고귀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 공연이 주는 목숨을 건 에너지를 통해, 본인들이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한 무언가를 해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들은 관객에게 특정한 의미나 메시지를 강요하고 싶지 않아 했다. 대신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연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배우가 뽑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오감 자극’이다. 곽씨는 “연기를 통해 시각을, 소리의 진동을 통해 청각과 촉각을, 무대장치를 통해 후각을 자극할 수 있다”며 “마지막으로 공연이 끝난 뒤에 ‘이 공연 맛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미각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에 대하여 연극의 조연출을 맡은 심지후씨는 최근 공연계의 이슈가 “어떻게 하면 관객을 생각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물음이라고 밝혔다. 본래 예술이란 메시지에만 치중하다 보면 촌스러워지기 마련이다.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면서도 예술적 세련됨을 지키는 방법에 관해, 심 연출가는 이런 구조주의 연극이 해답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관객이 자발적으로 자신만의 드라마를 쓸 수 있다. 그 자발성이 곧 연극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방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과연 우리는 이야기가 없는 연극을 관람하며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이야기에 지친 관객, 혹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 공연이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겠다. 한편, 연극 '혁명의 춤'은 8월 '더줌 아트센터'에서 기성 배우 열 한 명과 함께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지난 4월 10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캠퍼스 통번역대학(4개 학과) 폐지와 AI융합대학 신설 등을 포함한 학칙개정안을 공고했다. 이에 통번역대학 재학생들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탄원서 서명을 진행했다. 서명을 통해 폐과 예정인 4개 학과(독일어통번역학과, 말레이·인도네시아어통번역학과, 스페인어통번역학과, 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 소속 학생 994명 중 778명이 해당 사안에 반대했다. 통번역대학 비상대책위원회 '하이픈'은 해당 탄원서를 지난 4월 13일 이사회에 전달했다. 학생들은 탄원서를 통해 폐과 조치 철회를 주장했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학칙 개정안은 이사회를 통해 가결됐다. 대학평의원회(이하 ‘대평의’)를 하루 앞둔 지난 4월 18일, 통번역대 학생회장과 폐과 대상 학과 학생대표자들은 교무위원회가 열린 서울캠퍼스에서 피케팅 시위를 진행했다. 다음날 열린 1차 대평의에서는 오태경(융합인재 19) 학우의 평의원 자격 논란으로 해당 사안이 연기되면서 학칙개정안은 여드레 뒤 열린 2차 대평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2차 대평의 결과 학칙개정안 관련 안건은 학교 구성원들과의 상의와 학부 신설에 대한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부결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대평의에서 부결된 사안을 이사회에 올렸다. 대평의는 의결 기구가 아니라 심의 기구로 학교 측에서 이를 따를 강제성은 없다. 그러나 대평의가 학사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법정기구라는 점에서 이사회에 의결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은 많은 학우들의 의문을 샀다. 결국 학교 법인은 지난 4월 28일 재단이사회를 열고 학칙개정안을 승인받았으며 현재 해당 안건은 가결됐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해당 학칙개정안은 다음 해 신입생 모집에 반영될 계획이다. 한편 통번역대학 교수와 학생회 측은 이를 교육부에 알리며 대응에 나섰으며 학교를 상대로 학칙개정안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서진 기자 (seojin1122@naver.com) 장유민 기자 (kell1786@naver.com)
지난달 24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윤영우 학우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이하 총학 비대위원장)으로 인준됐다. 제6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이하 미콘학부) 학생회 ‘닿음’의 정학생회장이 된 지 2주 만의 일이었다. 윤 학우는 작년 가을, 미콘학부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학생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학생회 국원이 하고 싶었는데, 비대위조차 없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는 그는 학생회가 인권 친화적 기조를 가지는 건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요즘의 관심사는 ‘타자화’와 ‘가족 공동체’라는 그를 회대알리가 만났다. * 이 인터뷰는 5월 3일 진행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미콘학부 정학생회장을 맡은 윤영우라고 합니다. 중간시험 기간이었던 최근 2주간 미콘학부 정학생회장에 당선됐고, 총학생회 비대위원장으로 인준됐어요.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2주였다는 걸 말씀해 주셔서 방금 알았어요. 몰아치는 2주였어요.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했다기보다 사업이 다가오면 쳐내는 형식으로 했던 것 같아요. 시험 기간도 그렇게 보냈습니다. 직책과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해 주세요. 미콘학부 학생회장과 총학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어요. 미콘학부 학생회장으로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올해 11월, 길면 12월까지의 임기를 가지고 있어요. 학부 학생회를 운영하며 소속 학우들을 대상으로 복지와 사업을 진행하고, 다음 미콘학부 학생회 출범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어요. 총학 비대위원장으로는 지난 전학대회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사업을 진행하기보다 학제 개편에 대해 학교와 소통하고, 내년 총학생회 출범을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총학생회를 공석으로 둘 수도 있었는데 겸직을 선택하셨어요. 총학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총학 비대위를 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 비상이 걸렸어요. 아무도 공석에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운위 내에서 겸직을 하자는 제의가 있었어요. 두 명 중 한 명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면 내가 하겠다는 그 정도의 결심이었던 것 같아요. ‘총학 비대위로서 최소한의 일만 한다’는 결정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하고 싶은가요? 어떤 사업도 학생의 권리보다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해요. 총학생회가 사업을 진행했던 건 대학 공동체와 공론장을 더 재밌게 만들 방법이었기 때문이에요. 사업을 진행하느라 오히려 학생 권리를 지키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요. 이번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에서 기적적으로 사고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당시 네 학부 중 하나의 학부만 제외하고 비대위였고, 대표자 모두 학생회 경험이 없었어요. 총학생회도 세 명이어서, 총학생회가 맡던 사업을 중운위에서 차출한 기획단이 맡았어요. 학부에 있어야 하는 인원이 중앙으로 몰리니까 학부에는 빈틈이 생기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어요. 새터는 2박 3일이었지만 농활은 6박 7일이고, 더 긴 사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요. 대동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연예인이 오고 어떤 노래를 부를지보다 하나의 공동체로서 어떻게 내년을 생각하고 올해를 성찰할 것인지가 대동제의 핵심이니까요. 사업 진행이 총학생회가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일인지 의문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학생 사회가 비상대책위원회로 구성되거나, 아예 모이지 않는 상황이잖아요. 그렇지만 학교의 운영은 현 상황에 대응하지 못한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맞아요. 학교는 학생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학제 개편만 봐도 국제학부와 미래융합학부의 학생회는 어떻게 할 건지, 국제학부와 경영학부가 함께 간다면 경영학부 학생회가 국제학부 학생회까지 대리해서 같이 끌고 나가는 건지 등의 고민이 전혀 없는 게 잘 보이니까요. 학생 사회 대표자의 입장에서는 학교 측의 행보가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그러면 총학생회와 학부 학생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사업을 진행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규모가 달라요. 미콘학부는 네 학부 중에서 가장 작거든요. 전공이 두 개고 한 학년에 80명 언저리인 작은 학부인데,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 학부 학생회를 하고 싶었어요. 모든 학부생이 건너서 아는 사람이니까 학부 자체에서 평등한 문화를 정착하면 어떤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학부 자체가 공론장이 될 수 있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거든요. 반면 총학생회는 규모가 크죠. 더 공식적인 사업과 공식적인 의견 제시가 있을 테고, 대표할 수 있는 집단이 넓어요. 학제 개편 대응같이 학교와 논의가 필요한 일에 총학생회장으로 참여하는 것과 학부 학생회장으로 참여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지금은 총학생회라는 이름으로 가는 거랑 중운위에서 차출해서 가는 거랑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황인데도 학교가 받아들이는 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에 학생활동협의회를 진행했는데, 그 협의회에서도 창구를 일원화해서 총학 비대위원장이 연락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학교는 하나의 창구를, 그리고 그 창구가 총학생회이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 얘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두 직책이 가진 목표가 다른 만큼 각 역할에 관한 생각도 다를 것 같아요. 둘 중 어느 정체성을 더 크게 가지고 있나요? 미콘학부 학생회장으로는 공약으로 약속드린 걸 다 이행하고 싶어요. 어떤 것이든 놓치는 게 없고 싶고요. 반면 총학 비대위로서는 최소한의 학생 권리만은 지키자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정체성은 미콘학부 학생회장이 훨씬 큰 것 같아요. 4월 29일에 광주 대학생 순례 해설진 답사를 다녀왔는데 그때도 저를 미콘학부 학생회장이라고 소개했어요. 외부에 가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학부 학생회장을 선택할 것 같아요. 작년 말, 미콘학부 비대위원장으로 학생 사회 활동을 시작했어요. 처음 학생회 활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계기가 있을까요? 중고등학교 때 학생회를 해서 대학에 입학하면서는 개인적인 것, 최소한의 것만 챙기고 조용히 졸업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다 신문 방송학 전공 워크숍에서 다큐 팀 일원으로 일을 했는데, 공동체로서 하나의 팀에서 결과물을 내는 감각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제서야 ‘그러면 학생 사회는 어떻게 굴러가지?’ 생각했어요. 이때 ‘비대위가 없을 수 있다’라는 얘기가 들리더라고요. 저는 학생회 국원이나 비대위원을 하고 싶었는데 비대위원장이 없으면 비대위가 없잖아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하니까, 그러면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개인의 삶과 학생 사회의 모습이 별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나서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전공 워크숍같은 미콘학부 이야기에서 학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 학교 전체의 학생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총학 비대위원장도 맡으셨잖아요. 성공회대에 대한 애정도가 궁금해요. 성공회대라는 이름 자체보다 학생들이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문화와 분위기, 학생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확실하게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친구들끼리 ‘우리가 학생 사회를 사랑하는 만큼 학생 사회도 우리를 조금 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좋아지니까 그 사람들과 내가 포함된 공간이 안전했으면 좋겠고, 우리가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애정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미콘학부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여러 사업을 진행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거나 뿌듯했던 사업은 어떤 게 있을까요? 하나를 꼽으라면 어렵긴 하지만, 아무래도 새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규모가 가장 컸기에 불안감과 걱정을 가지고 갔는데, 그럼에도 즐거웠기 때문이에요. 그 이후 정학생회 혹은 다른 비대위들도 조금씩 모이게 된 시발점이자 제반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새터에서 성 중립방, 채식, 배리어프리같이 여러 가치를 챙기기 위해 노력하셨어요. 미콘학부 비대위 시절 여성의 날 사업, 월경 용품 비치 사업 등을 하셨고, 개인적으로 모두의 화장실 간담회에도 참여하셨잖아요. 전반적으로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영우 님과 미콘학부 학생회 ‘닿음’의 기조, 지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부학생회장, 선거 본부 친구들이랑 ‘그 누구도 배제하는 마음 없이 가자’라는 얘기를 계속했어요. 수많은 정체성들이 있잖아요. 학교 역시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정체성과 다양성이 포함된 공동체일 텐데, 그 공동체를 위해서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소수자 인권, 환경권, 그 외 수많은 권리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기본적이었던 것 같아요. 학생회가 학생들을 위한 복지와 예능 사업만 진행하면 되는데 왜 정치적인 곳에 목소리를 내는지 묻는 분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대표자로서 여러 행사에 나가는 이유는 학생회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조금 더 잘 살 수 있을지 앞서서 얘기해 주는 자치 기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더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를 위해 계속해서 여러분과 함께 고민할 겁니다.”라고 지속적이고 강하게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어요. 조금 더 얘기하자면, 소수자성을 생각하다 보면 타자화하기 쉬워질 수도 있어요. 그러나 소수자성은 누구든 가지고 있잖아요. 약자이고 불쌍하니까 시혜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얘기할 게 아닌 거죠. 학생회가 사회 연대 사업, 소수자 연대 사업을 하는 이유는 이것이 곧 학생 복지 사업이기 때문이에요. 학생회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어느 관점에서 보더라도 사회 연대 사업, 소수자 연대 사업은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하고 싶어요. 말씀하신 기조를 형성하는 데, 살아오면서 영향을 준 사람이나 사건이 있을까요?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여성으로서 소수자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성, 젠더 의제부터 시작해서, 나는 언젠가 교통약자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에 지금 최선을 다해서 누군가를 평등하게 대할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맞아요. 사실 어떤 계기로 인해서 갑자기 깨닫기보다는 살아온 삶들이 궤적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그러면 최근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가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타자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누군가를 ‘나’와 ‘남’이라고 선 긋는 순간 그 사람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부에 대한 애정이 깊지만, 연대 사업이나 집담회를 할 때는 학부 상관 없이 열고 싶어요. 내집단에 대한 애정이 강화되면 다른 사람을 배제하게 되고, 집단끼리 갈등이 생기기 쉽다고 생각해서요. 다르지 않다는 것과 이를 포괄적으로 챙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수업을 따라가고 시험, 과제를 치르기도 바쁜 대학 생활을 학생회 활동과 병행하고 있어요. 무리가 되지는 않나요? 출결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협의회나 회의에 들어가야 해서 출석을 못하더라도 무단결석이 돼서 참 아쉬워요. 점수가 깎이는 것보다도 듣고 싶었던 수업을 통으로 날린다는 사실이요. 대학에 공부하러 왔는데 학생회로 인해 일상이 침범당한다는 생각이 들 때 스스로에게 아쉽기도 했어요. 둘 다 완벽하게 병행할 수 없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학생회 친구들한테 일상이 학생회에 잠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요. 잠을 줄이거나 식사를 거르는 일이 학생회에 없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무리라고 생각한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새터를 준비할 때는 밤을 많이 샜는데도 즐거웠거든요. 요즘은 새터 때보다 물리적인 시간이 확보됐는데도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선택한 일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두 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으니, 에너지가 큰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업무와 여러 사업을 놓치지 않고 챙기고 있는데, 많은 일을 무사히 처리하는 자신만의 팁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잘 몰랐는데, 대학에 와서 체력이나 에너지의 총량이 조금 큰 편이구나 실감하고 있어요. 무기력할 때 그 시간을 지속하고 싶지 않거든요. 너무너무 하기 싫은 일이 있으면 그 일부터 빨리해 버리자는 생각이 드는 편 같아요. 그 일이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없애 버리는 편인데, 이게 팁이라 하면 팁일까요? 꼭 팁이 아니더라도요. 저는 정신 건강과 몸 건강이 직결되는 사람 중 한 명이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운동하려 하고, 운동을 못하면 회의 끝나고 한두 명이라도 잡아서 산책을 갑니다. 저 때문에 강제로 산책을 다니는 중운위 친구들이 있어요. (웃음) 학생회 외에 하는 다른 활동도 있나요? 취미나 좋아하는 일이 궁금해요. 운동을 좋아해서 클라이밍 동아리를 하고 있는데 못 나간 지 조금 됐어요. 친구들의 추천으로 요가를 한 달 끊었는데 그것도 2주 동안 못 갔어요. 둘 다 핸드폰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연락을 받을 겨를이 없다는 점이 좋았어요. 분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물리적으로나 관계적으로나 학생회와 일상을 분리하기 어려운 상태거든요. 기숙사에 살고 있고, 시간은 부족하고, 또 학생회나 학생 자치 기구는 출퇴근이 없잖아요. 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취미를 가지려고 해요.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가족 공동체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요. 기숙사에 계속 살면서 임시의 삶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옷이나 가구, 작은 식기 같은 것을 사고 싶다가도 1년 뒤면 나갈 거라는 생각에 안 사게 되더라고요. 언제까지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살아야 하는 거지 싶었어요. 한국에서는 혈연이나 혼인 관계, 1인 가구만 가족으로 인정하잖아요. 잘 맞는 사람들끼리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어 더 나은 일상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해요. ‘임시의 삶’이라는 말에 많은 학우가 공감할 것 같아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고민이 많고 생각도 끊이지 않는 편인데, 그 고민이 축적되어 언젠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해야 할 때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교와 이야기를 해야 할 때도, 일상에서 갈등이 있을 때도 의견을 잘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청소년기에는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해서 인간적인 갈등을 조금 빚기도 했는데, 지금은 정제된 말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며 브레이크를 찾아 나가는 중인 것 같아요. 총학 비대위원장으로서 올해 가장 초점을 둘 일은 어떤 건가요? 5월 25일에 개최할 전체학생총회일 것 같아요. 동아리 문화제 때 하루는 무대를 세우고, 하루는 학생 총회를 진행하면서 많은 의제를 제시하려 해요. 학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총학생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와 지금 학생 사회가 위기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바가 없지만, 다른 학교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얘기하는 추세예요. 만약 우리 학교도 등록금 인상을 얘기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오지 않은 미래지만 그럴 수도 있다며 계속해서 고민할 거리를 제시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위 질문에 대해 학제 개편이라는 답변을 하실 줄 알았어요. 학제 개편 대응 또한 전체 학생 총회를 통해 다룰 내용이라고 보면 될까요? 네. 가장 큰 의제일 것 같아요. 학제 개편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학생 총회를 준비하면서 학제 개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논의하고 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졸속이더라고요. 학교가 어떻게 현실화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생 권리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다방면으로 침해당할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어요. 엎질러진 물이니까, 어떻게 잘 닦아낼지 생각하고 있는데, 총학생회보다 각 학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봐요. 예를 들면, 사회융합자율학부는 경영학부 독립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받을 수 있어요. 미콘학부는 신설될 제3전공 이름이 ‘문화 콘텐츠 전공’인지 ‘영상 전공’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예요. 학교가 4월 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어떤 식으로 보고했는지 아직도 모르거든요. 교수님들도 끝까지 모르셨어요. 저한테 학제 개편 내용이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인문융합자율학부는 미콘학부와 통합되지 않지만, 인문콘텐츠융합학부로 이름이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학부 이름만 바뀌는 건지,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내용을 알아야 할 테고요. IT융합자율학부는 지금 학생회가 없지만, 10개 트랙으로 개편한다면 그 트랙들을 어떻게 운영할 건지 논의해야겠죠. 소통의 문제를 계속 물었으니까, 앞으로는 ‘어떻게’에 방점을 두고 생각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학생 사회를 이끌어가는 학생 대표자 중 한 명으로서 갖는 고민이나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총학생회 이메일이 있고, 미콘학부는 소통 창구를 늘려가고 있어요. 들을 준비를 하고 있고 더 많은 창구를 열 테니까 그 창구를 통해서 어떤 것이든 많이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더 많이 듣고 싶어요. 총학생회 공석 문제도 중운위 내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이게 중운위만의 고민은 아니잖아요. 열 명 남짓한 사람이 모여서 3시간, 4시간을 토론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에는 또 다른 사람이 나와서 총학생회로서 일을 해줘야 하니까요. 제가 입학할 때 그랬듯 개인적인 삶만 챙기고 빠르게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학생 사회와 개인의 삶은 별개가 아니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부 학생회, 총학생회가 일하는 건 학우들과 함께하기 위함이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올해를 무척 바쁘게 보내고 있는데, 올해면 모든 임기가 마무리되나요? 그러길 바라야죠. (웃음) 일단 공식적으로 임기는 마무리됩니다. 올해를 마무리하고 나면 허탈한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해요. 학생회 활동을 마친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저는 하고 싶은 게 진짜 많은 사람이거든요. 정말 많아요. 일단 학생회로서 말씀을 드리면, 그다음 정 학생회의 출범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수인계를 잘해드리고 싶고, 앞으로의 학생회 활동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학생회 활동을 마친 이후에는 덴마크에 있는 세계 시민학교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3주에서 6주 정도의 짧은 학기들도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삶의 마디마디를 똑똑 끊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환기를 한번 하고 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다들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정말로. 인사치레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정말로 모두의 건강을 바라고 있습니다. 취재=유지은 기자(ujieun0231@gmail.com), 권동원 기자(jdc6991@naver.com) 글=유지은 기자 사진=권동원 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와 연구자들이 게시한 윤석열 정부 시국 선언문 ‘2023 시일야방성대곡’(이하 선언문)이 지난 10일 오전 글로벌캠퍼스 어문학관 게시판에서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오후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대학 내 반(反) 지성주의를 비판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선언문은 어문학관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 붙어 있었다. 작성자인 박 모 학우는 글을 통해 “단순한 사고에 의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대자보가 훼손 되어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발견자 박 모 학우는 자신의 글에서 “교수 및 연구자들의 주장을 폭력으로써 묵살하고 무시한 그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는 예비 지성인으로서 결코 하지 말아야 할, 따라서 용납할 수 없는 비민주적인 행동”이라며 “대학 내 반지성주의”라고 거듭 비판했다. 해당 박 모 학우의 에브리타임 글은 11일 기준 실시간 인기 글에 오르며 댓글을 통해 학생 간 대립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위 상황과 관련해서 인문대학 소속 한 모 학우는 “완전히 중립적인 글과 사람은 없지만, 개인이 정당하고 자유롭게 올린 대자보를 훼손한 것은 비판받을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글로벌캠퍼스 어문학관 게시판 운영은 층별로 국제지역대학, 통번역대학, 동유럽대학 학생회에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박찬빈 기자(nova_aetas@naver.com)
한국외대가 지난 9일 서울캠퍼스 도서관 컨퍼런스홀에서 ‘서울캠퍼스 AI융합대학(이하 AI대학) 신설학부 관련 학생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4월 3일 예정이었던 ‘중앙운영위원회-학교본부간담회’가 취소된 후 첨단학과 관련 간담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호성 행정지원처장, 윤성우 교무처장, 장태엽 재무대외부총장, 김태성 부총장, 김광호 기획조정처장, 박정식 ELLT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박정운 총장을 비롯해 사회과학대학장 및 입학처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기조처장은 2024년 신설 예정인 AI융합대학 산하 서울캠퍼스 소속 Language & AI융합학부와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의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말씀드리는 커리큘럼은 확정이 아니”라며 “초안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커리큘럼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박정식 ELLT학과 교수는 그간 학생들 사이에서 우려가 지속됐던 ELLT학과와 Language & AI융합학부 간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대해 “ELLT학과는 영어대학 소속이고 Language & AI융합학부는 공대(공과대학) 성격”이라며 “ELLT학과는 언어학 계열의 과목이 6-70%고 3-40%는 언어 공학 계열이지만, Language & AI융합학부는 완전히 공대 성격의 학부”라고 답했다. 이어 “ELLT학과는 언어학 베이스에 언어 공학을 융합하는 학과라면, Language & AI융합학부는 전산학, 컴퓨터 공학, 심지어는 신호처리의 전자공학까지 아우르는 학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과학대학 내 3학과(부)(정치외교학과, 행정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와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 간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는 타 대학의 공대에서 운영되는 데이터 사이언스 학과의 성격과 유사하며,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학과”라고 답했다. 김태성 부총장은 “AI대학 자체가 공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서울캠퍼스에 공과대학을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Language & AI융합학부는 언어 공학적인 심화이고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는 지역학 같은 사회과학적 도메인에 데이터 사이언스 교육이 더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교무처장은 AI대학의 신설로 인한 AI융합전공의 학습권 문제에 대한 질문에 “AI융합전공은 적어도 2024-2025학년도까지는 그대로 갈 것”이라며 “2026학년도부터는 수강 가능한 전공 과목이 늘어남에 따라 유사하거나 교류 가능한 과목들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 재무대외부총장은 “Language & AI 트랙은 장기적으로 신설되는 Language & AI융합학부에 흡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캠퍼스 AI대학 동시 설치안에 대해 김 기조처장은 “지역학, 사회과학, 언어학이 뛰어난 서울캠퍼스와 자연계, 공학계가 존재하는 글로벌캠퍼스의 융합같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무처장은 “AI대학은 두고 봐야 알겠지만 학장 한 분이 임명돼 각 캠퍼스에 학장실과 사무실이 존재할 것”이라고 더했다. AI대학의 교원 확보 및 기존 학과 교원의 소속 변경에 대한 질문에 윤 교무처장은 “24년 1학기에 개설될 두 학부의 커리큘럼을 위해 2학기에 교원 충원을 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학년별, 학기 별 커리큘럼은 교무처와의 협의를 통해 11월 말~12월 초에 제공을 받아 2024학년 1학기 2월에 수강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원은 학부 소속으로 뽑고, 다른 학부에 인접하는 과목이나 강의 시수 일부를 다른 학교에서 들을 수 있도록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교원 이중 소속 제도(정. 부 체제)의 운영과 관련해 ELLT학과와 공과대학 일부 교수들이 AI융합전공 강의를 함에도 폐강될 수 있는 우려에 대해 윤 교무처장은 “AI융합전공이 학기에 한두 개 정도 폐강되는데, 과목의 특성이나 교수님들의 강의 시간 또는 연구 문제로 강의에 들어오시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공학 계열 교수님들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AI융합대학 내에 관련 과목들을 가르칠 수 있는 분들이 오시고 융합전공 학생들도 들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면 보다 원활하게 수업이 보장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AI융합대학 예산 확보에 있어서 김 기조처장은 “신설학과에 대한 예산이 잡혀 있지는 않으나 정부의 지원이나 법인 요청이 있다”며 “서울캠퍼스 내 두 학부 신설에 있어 10억 정도 들 것이라 생각하고 내년 학기에 신입생이 들어와 학과가 실제 운영되기 전까지 마련해 학생들을 손 놓고 받아들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4년 동안 100명씩 순증되는 것이며 기존 학과에 직접적인 손해는 가지 않고, 오히려 커지는 파일로 더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작년 7+1 파견학생 제도 TO가 예산 부족으로 급감했으며 외대 1인당 장학금 예산이 적은 상황에서 인원 순증으로 인한 문제 악화에 대한 질문에 김 기조처장은 “작년은 코로나가 끝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태에서 코로나가 호전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나가고자 하니 이런 미스매치가 발생했다”며 “국제교류처장님과 대화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AI대학 신설에 대한 의문 해소를 기대했다. AI대학 산하 두 학부의 커리큘럼과 이어진 문답으로 꽁꽁 싸여있던 AI대학 신설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유됐지만, 여전히 교원 증원 등 일부 문제에 대해 학교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김지윤 기자(kate7443@naver.com)
한국외대 교수·연구자 85명은 지난 2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내에 '2023년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게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를 '참사'라고 평가하며 '굴욕적인 외교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거듭되는 외교 참사와 굴욕적인 외교 행보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지난 4월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내용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충격과 분노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제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지 78년이 지난 오늘에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규탄한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라며 분개했다. 교수들은 윤 정부가 일본 전범 기업이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한 채 한국 기업의 기부금을 받아 배상하겠다는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청함으로써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굴욕적인 외교 행보"라며 '친일 외교'라고 주장했다. 시국선언문에서 교수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며 일본을 협력하는 파트너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권 상실의 원인이 우리한테 있다는 논리로 일제의 식민사관이나 친일파의 주장과 거의 동일하다"면서 "식민 지배에 대해 일본의 책임을 더는 묻지 않고,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윤석열 정부는 '날리면' 발언을 비롯하여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에 대한 옹호성 발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공개 발언 등 수많은 외교 참사를 일으켜 대한민국의 국적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교수·연구자들은 정부에 ▲국민의 뜻에 역행하고 반인륜적이고 반민주적인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을 즉각 철회 ▲굴욕적인 친일 외교 행보를 중단하고,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익에 부합하는 한일관계의 수립 방안을 즉각 마련 ▲'공정과 실리의 추구'라는 외교 원칙을 준수하고, 더 이상 외교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중장기 외교정책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다음과 같이 거듭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장렬히 목숨을 바치신 선열들께 눈물로 참회하고,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 다음은 '2023년 시일야방성대곡' 전문 2023년 시일야방성대곡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외교 참사가 거듭되더니 급기야 굴욕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기에 이르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들은 윤석열 정부의 거듭되는 외교 참사와 굴욕적인 외교 행보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 지난 4월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내용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충격과 분노 그 자체였다. 일제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지 78년이 지난 오늘에 을사늑약(乙巳勒約, 1905년)의 부당함을 규탄한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지난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전범 기업이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우리 대법원의 판결(2018. 10. 30)을 무시한 채, 한국 기업의 기부금을 받아 배상하겠다는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하였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나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참여는 배제된 상태였다. 이는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원천무효화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어긴 것이고, 윤석열 정부가 그토록 내세웠던 공정과 법치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이다. 우리 대법원의 판결 논거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원천적으로 불법이고 무효"이며, "1965년에 국가간 한일 협정이 체결되었으나 개인 손해 배상청구권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청구권 소멸 시효는 끝나지 않았고, 피고 적격에 아무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강제노역에 동원된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일본 정부와 강제 징용을 실시한 일본 기업이 청구에 따른 배상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고, 피해자들의 기본 권리인 것이다.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국민적 동의도 거치지 않고 제3자에 의한 변제 방식을 피해자들과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3월 16일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청함으로써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굴욕적인 외교 행보를 보였다. 윤석열 정부의 이러한 친일적 외교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며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국권 상실의 원인이 우리한테 있다는 논리로 일제의 식민사관이나 친일파의 주장과 거의 동일하다. 식민 지배에 대해 일본의 책임을 더는 묻지 않고,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발언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친일적 행보와 외교적 실수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이나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며, 마치 일제의 과거 만행을 부정하는 듯한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더불어 윤석열 정부는 '날리면' 발언을 비롯하여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에 대한 옹호성 발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공개 발언 등 수많은 외교 참사를 일으켜 대한민국의 국적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저해하고 있다. 이에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들은 윤석열 정부와 대통령에게 다음 사항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하나.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뜻에 역행하고 반인륜적이고 반민주적인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윤석열 정부는 굴욕적인 친일 외교 행보를 중단하고,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익에 부합하는 한일관계의 수립 방안을 즉각 마련하라. 하나.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실리의 추구'라는 외교 원칙을 준수하고, 더 이상 외교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중장기 외교정책을 마련하라. 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장렬히 목숨을 바치신 선열들께 눈물로 참회하고,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 2023년 5월 2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연구자 85명 일동 강병창, 고영훈, 고태진, 권태형, 김광수, 김남수, 김면회, 김백기, 김상범, 김상열, 김성복, 김성수, 김용덕, 김용련, 김원명, 김은정, 김응운, 김의수, 김인천, 김철민, 김태우, 김현정, 김형래, 김혜진, 나영남, 남원준, 노명환, 라영균, 명희준, 박병일, 박성희, 박용구, 박지배, 박재우, 박치완, 박희호, 방교영, 서유정, 서종석, 손영훈, 손종칠, 신정아, 신찬수, 신형욱, 여호규, 오은영, 유기환, 유달승, 유덕근, 윤기현, 윤선경, 윤현숙, 이근명, 이근섭, 이길영, 이상엽, 이순희, 이영학, 이윤, 이지연, 이지은, 이진아, 이춘호, 이충목, 이해윤, 임경순, 임근동, 장용규, 장은영, 전용갑, 정근재, 정한중, 정환승, 제성훈, 조국현, 채영길, 채호석, 최용호, 최우익, 최은경, 최현희, 한경민, 현재훈, 홍성훈, 황성우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4월 13일, 성공회대학교 IT융합자율학부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거관리위원회)가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SNS 계정을 통해 선거 중단을 발표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회대알리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선거 중단 후 투표함은 잠겨있는 있는 장소에 보관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이 투표함을 보관한 정보통신학과방은 창문이 열리는 등 누구라도 투표함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를 비롯한 보궐선거 관련 이슈에 답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3일에 공청회를 열었다. 이건후 선거관리위원장은 회대알리의 투표함 관련 기사*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가 허술했다고 인정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투표함을 봉인해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대알리는 지난달 17일에 보도한 기사 'IT융합자율학부 보궐선거 선관위, 투표함 열어놓은 채로 방치'를 통해 ▲정보통신학과방 창문이 열리는 등 누구나 투표함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봉인하지 않은 투표함을 보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후 추가 취재를 거쳐 선거에 사용한 투표함은 봉인했지만, 이 역시 개방된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공청회에서는 다른 문제들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선거 첫날 기표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비밀선거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기표소와 투표함의 배송이 늦어져, 임시로 칸막이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투표함이 선거 첫날 배송되지 않았다면, 교체를 위해 1회 이상 개방된 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현재 봉인해둔 투표함은 선거 중 투표함을 교체하며 1회 이상 개방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개방 당시 참관 인원을 묻자 이 위원장과 선거운동본부 구성원 모두 참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청회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선거중단의 책임을 해명하고, 학우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또한 투표함 관리 소홀과 늦은 입장 표명 등 선거 중단 이후의 책임들을 인정했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LMS 비정규과목 탭을 통해 보궐선거가 무산되었으며 선거관리위원회를 해산하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취재 = 권동원 기자, 강성진 기자 글 = 권동원 기자, 강성진 기자 디자인 = 강성진 기자
지난 3월, 성공회대학교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사업이 <기억약속책임 대학생 실천단 성공회대학교 세월호 기억 모임>(이하 세월호 기억 모임)의 주최로 진행됐다. 세월호 기억 모임은 '사회적 참사, 4.16과 10.29'라는 이름으로 ▲김서중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강연 ▲학우 참여 리본 공방 ▲추모 문화제 ▲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를 열었다. 17일에는 김서중 교수가 '책임지는 사회로 나아가려면'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김서중 교수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냈으며, 세월호 참사 관련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29일에는 학생회관에서 학우 참여 리본 공방이 열렸다. 이날 성공회대학교 학우들이 만든 리본은 추모 사업 기간과 추모제, 유가족 간담회 등에 사용됐다. 31일에는 추모 문화제와 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추모 문화제는 피츠버그홀 앞에서 송영경 세월호 기억 모임 실천단장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공연에는 성공회대학교 중앙 동아리인 아침햇살, BIS, ELPIS가 참가해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함께한 간담회는 미가엘관에서 진행됐다. 간담회에 앞서 성공회대학교 민속문화연구회 '탈'이 추모 길놀이를 열어 간담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간담회 장소까지 안내했다. 중앙 종교 동아리 CCC와 JOY 선교회, IVF의 합동 기도문 낭독을 시작으로 한 간담회는 참가자들의 전원 합창으로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부활의 'Never Ending Story'를 합창하며 휴대폰 플래시를 밝혀 간담회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성공회대학교 구성원들이 전한 '잊지 않겠다는' 약속의 현장을 회대알리가 정리했다. 리본으로 엮는 약속, 잊지 않겠습니다 사회적 참사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검은색 의상과 노란색 리본을 준비한 성공회대학교 민속문화연구회 '탈'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분위기와 표정까지도 고민했다고 한다. 문지수 탈 회장은 "동아리 내에서 고민이 많았던 만큼 추모하는 마음이 잘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유가족 간담회에 참가한 윤영우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제6대 학생회 '닿음' 정학생회장은 '두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면 좋을까' 생각하며 함께 했다고 답했다. 이어 두 참사가 사회적 참사인 이유를 이야기했던 간담회 내용을 되짚으며 "사회적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하는 걸 억압하는 일이 오히려 더 악독하리 만치 정치적이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합동 기도문 낭독에 참가한 CCC는 "아직도 많은 곳에 노란 리본이 있고, 그날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은 오늘의 자리를 준비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계속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취재 = 고은수 기자,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정인욱 기자, 정하엽 기자, 황바우 기자 글 = 권동원 기자 사진 = 권동원 기자, 정인욱 기자, 황바우 기자 디자인 = 강성진 기자
성공회대학교 사회융합자율학부 제6대 비상대책위원회 <새로> (이하 새로)가 정기총회를 소집하는 과정에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회 근거인 위임장 갯수 표기는 이전 회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시행 시점이 없는 회칙을 기준으로 총회를 추진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새로는 4월 23일 네이버 카페에 올린 정기총회 자료집에 정기총회를 위해 필요한 위임장을 200장이라 표기했다. 새로는 지난 1월 임시총회를 열어 총회 성사를 위해 필요한 위임장을 100장으로 줄였다. 그러나 이들은 개정 이전의 회칙에 따라 200장이라고 인용해 개회 근거를 밝혔다. 현재 새로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필요한 위임장이 100장이라 밝힌 점과 대조적이다. 이 정기총회 자료집은 새로가 사회융합자율학부 정기총회에 참석할 학우들에게 제공할 자료다. 하지만 총회 성사 요건을 비롯해 자료집의 '총회 및 총회 운영 세칙' 또한 개정 이전의 요건을 그대로 인용했다. 이들이 위임장 수를 줄인 근거는 올해 1월 31일에 열었던 임시총회에 있다. 새로는 학우들의 참여가 어려운 방학 중에 임시총회를 열었다. 새로의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은 2월에 회대알리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방학 중 예산을 사용할 일이 많아 총회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총회를 소집했다”고 답한 바 있다. 총회 무산 이후 새로 구성원이 포함된 운영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회칙을 개정했다. 회대알리는 지난 3월, 이 과정에서 새로가 임시총회를 의도적으로 무산시킨 점, 회의록 없는 유권해석 과정, 회칙 개정 권한이 없는 운영위원회가 개정안을 의결시킨 점 등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새로는 이때 의결한 회칙을 개정안이라 공표했다. 해당 회칙의 문제는 절차적 정당성에만 있는 게 아니다. 새로는 회칙의 시행시점을 밝히는 시행령을 누락한 채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전 학생회가 사회융합자율학부의 회칙을 개정한 뒤 시행시점을 표기해 효력을 발휘하는 시기를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1월에 회칙을 개정한 이후 새로와 회칙개정위원회, 운영위원회 구성원 중 시행령을 누락한 사실을 인지한 이는 없었다. 현재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회칙에는 시행령이 없다. 개정안이 언제부터 효력을 갖는지 알 수 없다. 새로는 이미 최종 회칙 개정안과 다른 발의안을 학우들에게 공고한 바 있다. 새로가 1월 임시총회 자료집에 처음 첨부한 회칙은 현재 공표된 개정안과 다르다. 이들은 재공고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이 미흡했다며 사과했지만 회칙 개정을 재검토하지 않았다. 이는 사회융합자율학부 회칙 제127조 제2항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조항은 학생총회 7일 전에 회칙 개정 발의안을 공고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새로의 운영위원회는 1월 임시총회 자료집에 첨부한 발의안과 다른 회칙을 회의에서 논의한 뒤 의결했다. 또한 제127조 제2항은 개정 후 7일 동안 학우들이 개정안을 살피고 논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으나, 새로는 이 시점이 지난 뒤에 재공고문을 올렸다. 새로는 지난 2월 회대알리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회칙에 어긋나지 않으며, 이를 바탕으로 학생사업 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위임장의 수를 줄여 총회 성사에 필요한 요건을 완화하겠다던 새로는 2021년에 온기가 개정한 이전의 회칙을 근거로 총회를 소집했다. 총회 소집에 필요한 절차 또한 미흡했다. 이들은 총회 소집 공고를 별도로 게시한 바 없으며, 총회 자료집만 네이버 카페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의 조회수는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열다섯 건에 불과하다. 위임장 배포는 오늘부터 진행하고 있으나, 배포 기간은 수업일을 기준으로 오늘을 포함해 사흘만 남았다. 논의의 정당성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지켜지지 않았다. 취재, 글: 강성진 기자, 권동원 기자 사진: 강성진 기자 그래픽: 유지은 기자
지난 1월 한 SNS에 서울 지하철 1호선 객차 내에서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주변 승객들이 남성의 흡연을 지적했지만 해당 남성은 “아니오”라고 답하며 계속 흡연했다. 1호선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은 빙산의 일각이다. ‘1호선 빌런’ ‘죽음의 악마 1호선’ 등 1호선을 둘러싼 악명 높은 별명은 지하철 이용객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열차 시간표와 맞지 않은 운행, 지연 도착, 잡상인, 악취 등도 1호선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아산, 수원, 인천, 의정부 등 여러 지역에서 1호선으로 통학하는 외대생들은 어떤 불편함을 가지고 있을까. 3년 차 의정부 통학러 고서현, 왕복 4시간 군포 통학러 정병준, 종점 근처 통학러 최선우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3년 차 의정부 통학러 고서현 망월사역에서 외대앞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23분. 그러나 9시 수업에 맞춰가기 위해 8시에 집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매일 잦은 신호 대기로 인한 연착은 30분 통학시간을 1시간으로 늘려놨다. 왕복 4시간 군포 통학러 정병준 집에서 학교까지 넉넉잡아 2시간. 혼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해 가장 이른 수업은 오전 11시다. 잦은 신호 대기는 먼 통학 길을 더욱 멀게 만든다. 군포에서 안양, 광명, 그리고 서울까지 그의 옆자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간다. 종점 근처 통학러 최선우 종점인 인천역에서 단 7 정거장 떨어진 동암역부터 외대앞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75분. 지나치는 역만 32개다. 인천 서쪽 끝에서 서울 동쪽 끝까지 이동하다 보면 재난문자도 여러 지역에서 받을 수 있다. 친근한 풍경의 부평에서부터 한강을 볼 수 있는 노량진-용산 구간, 그리고 회기역 너머 원룸들까지 역마다 창밖의 풍경은 휙휙 바뀐다. Q. 1호선 이용에 있어 불편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서현) 도착 예정시간이랑 실제 도착시간이 다른 게 가장 스트레스예요. 지하철역 시간표나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으로 보면 실제랑 오차가 있어요. 그리고 열차 안에서 물건을 판매하시는 분들이랑 악취도 불편하죠. 특히 1호선 좌석 시트가 천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위생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출퇴근 시간에 혼잡한 문제도 있죠. (병준) 고장도 많고 배차 간격이 커요. 앞 차와의 배차간격 조정 때문에 역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잦아서 멀리 이동하는 통학생으로선 불편하죠. 악취나 이용객이 너무 많은 점도 문제고 속도가 느려서 1호선 자체가 오래 걸리는 것 같기도 해요. (선우) 연착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아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보다, 1호선 열차 자체가 정규 시간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까 열차 시간표에 맞춰 역으로 가도 타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동암역에서 탈 때 열차 내에서 “서울 방향의 상행선이 열차 내부의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식의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걸까 싶기도 해요. Q. 다른 노선에 비해 1호선 이용이 더 어려운가요? (서현) 최악이라고 할 수 있죠. 냄새가 가장 참기 힘들어요. 다른 노선에는 없는 1호선에서만 나는 악취가 있어요. 제일 괜찮은 건 2호선 같아요. 2호선도 신촌, 홍대 등 번화가를 지나가는 점을 보면 유동 인구가 많은 건 1호선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다만 2호선이 더 질서 있고 쾌적해요. 혼잡한 열차 칸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기도 하고요. 역에 정차하기 전에는 어느 쪽 출입문이 열리는지 문에 있는 불빛으로 일러주기도 해요. 또 좌석 시트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깔끔해요. (병준) 1호선 시설이 가장 낙후해요. 잔고장도 많고요. 한 번은 귀가길이었는데 열차가 앞뒤로 몇 번 움직이더니 시스템이 고장 나서 결국 모든 승객이 다 내린 적이 있어요. 서울역에서 내리고 보니 군포 방향 1호선을 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편하게 앉아가는 걸 포기하고 4호선을 타고 왔어요. 이럴 때면 화가 나죠. Q. 1호선 이용 중 가장 불편함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서현) 갑자기 고함지르시는 노인분들이나 물건 판매를 하시는 분들을 마주쳤을 때인 것 같아요. 1주일에 한두 번은 그런 분들을 마주쳐요. (병준) 통학을 하다 보니 시간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열차 간격 조정으로 인한 대기시간이나 청량리행, 동묘앞행처럼 외대까지 가지 않는 열차들이 있는 점이 불편하죠. 특히 청량리행을 타면 청량리 역에서 내려 다음 열차를 기다리거나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데 한 번에 학교 갈 수 있는 열차보다 더 오래 걸리니 힘들어요. 동묘앞이나 청량리까지 가는 열차는 왜 있는 건지 의문이에요. Q. 광운대행이나 청량리행처럼 종점까지 운행하지 않는 열차들 때문에 불편하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서현) (소요산발) 광운대행 열차를 탔을 때 그런 적이 있어요. (외대 방향 하행선의 경우) 광운대역은 종점까지 가는 열차랑 광운대역까지 운행하는 열차가 같은 방향인데도 플랫폼이 달라요. 그래서 전 역인 석계역에서 내려 다음 열차로 갈아타야 내린 플랫폼에서 광운대역보다 더 멀리 가는 열차를 바로 탈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점을 모르고 있었던 저는 광운대역 플랫폼에서 오지 않을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죠.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병준) 1호선을 이용하며 ‘마계(악마의 세계) 1호선’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이용객이 많은 만큼 이상한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이상한 일은 1호선에서 일어나죠. 한 번은 한 할아버지가 여성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어요. 여성 이용객에게 성적 발언을 하거나 저에게 여자친구의 유무를 묻는 등 행패를 부리셨죠. 결국 용산역에서 철도경찰에 잡혀가신 걸로 기억해요. 또 한 번은 열차 안에서 남녀가 싸우고 있었어요.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머리에 피도 나고 마스크도 끊어지는 등 꽤 큰 몸싸움이었어요. 잡상인분들도 자주 봐요. 아무래도 의도치 않은 소음이 들려오니까 불편하죠. Q. 흔히 말하는 ‘1호선 빌런’을 일주일에 몇 번이나 마주치나요? (병준) 거의 탈 때마다 마주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기하게 서울역쯤 오면 다 사라지시더라고요. 1, 2, 4호선과 경의중앙선을 주로 이용하는데 우리가 말하는 빌런들은 대부분 1호선에서 마주치는 것 같아요. Q. 지하철이 자주 밀리는데 전동열차 지연증명서를 사용하신 적 있으신가요? (병준) 전장연 시위 때 휴대폰으로 간편 지연 증명서를 발급받아 본 적은 있어요. 결국 지각하지 않아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요. 주변에 사용하신 분이 있다고는 들었어요. 다만 인정해 주시는 거는 교수님마다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Q. 나만의 1호선 이용 “꿀팁”이 있으신가요? (서현) (외대 방향 하행의 경우) 출퇴근 시간에는 맨 끝 칸인 10-4를 이용하는 게 유용해요. 그나마 넓어서 서서 가도 더 쾌적하거든요. 그리고 경기도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기본적으로 배차간격이 길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전 망월사역에서 외대앞역까지 30분이 걸리더라도 1교시 수업 때는 1시간 빨리 나와요. (병준) 눈치를 잘 봐야 해요. 곧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 서 있어야죠. 특히 여러 노선이 오가는 환승역에서 자리를 찾는 게 좋아요. 금정, 가산디지털단지, 신도림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이때 앉을 자리를 찾는 편이에요. 또 과잠이나 학잠을 보고 학교를 유추해서 그 앞에 서있기도 해요. 그리고 10-4칸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9-n칸쯤에서 내려요. 그러면 외대앞역에서 내릴 때 덜 혼잡하거든요. Q.외대앞역을 이용할 때는 어떤 점이 불편하시나요? (서현) 인천행 열차에서 하차하는 승객들은 개찰구를 이용하기 위해 무조건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죠. 그리고 수업 시간이 임박할 때는 개찰구에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몰려요. 이럴 때 이용객 수에 비해 개찰구 수가 적어서 압사 사고가 우려되기도 하고 기다리는 시간도 길죠. (병준) 2층에 화장실이 없고 (1번 출구) 개찰구 바로 옆에 하나밖에 없어요. (선우) 화장실이요. 화장실에 소변기가 2개 있는데, 다른 지하철역과 비교했을 때 턱 없이 적은 수가 아닌가 싶어요. 또 위생문제나 수리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아예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는 양변기 칸이 며칠 동안 그대로였어요. Q.외대앞역에 새로운 출입구와 엘리베이터가 생겼는데 기존 역사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서현) 1번 출입구를 이용하는 외대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이문동에 노인분들이 많이 거주하니까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실 수 있는 점은 좋다고 생각해요. 열차를 타기 위해 여전히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은 아쉽죠. (병준) 이전에 철도 건널목을 이용하시던 분들은 4번 출구의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서 갈 수 있으니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는 4번 출구에 사람이 많은 걸 피해서 여전히 1번 출구를 이용해야 하니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가장 타기 싫은 노선’이라는 오명 이른바 통학러들은 잦은 잔고장, 악취, 1호선 빌런 등을 1호선의 문제로 짚었다. 특히 통학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서 이동해야 하는 학생들은 운행 시간표를 지키지 않는 1호선에 큰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 1호선에서 가장 많은 승하차량을 보이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구간(서울역~청량리)은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안전하고 신속한 지하철을 제공해 시민의 공공복리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많은 승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1974년에 개통한 1호선은 올해로 49주년을 맞이했다. 1호선은 수도권 대중교통의 중추로서 운행구간⋅기간에 있어 대한민국 도시철도 노선 중 1위를 자랑한다. 대한민국 최고(最古) 노선으로서 오랜 기간 시민들의 발이 돼왔지만, 악취, 빌런 등의 수식어로 그 위상은 추락했다.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부터 개선해 최악의 노선이라는 오명을 벗길 바란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박원주 기자(dnjswn0320@gmail.com) 정현채 기자(good3055@naver.com)
평화나비네트워크(이하 평화나비)는 지난 7일 오후 1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강제동원 해법안 철회 릴레이 학내 수요시위를 진행했다. 평화나비는 "한국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안에 대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이조차 거부하며 강제징용 문제는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대학생들이 직접 알렸다"고 밝혔다. 평화나비 외대지부(이하 아울리) 전찬, 조윤지 회원의 오프닝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조윤지 회원은 강제동원 해법을 통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발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의 결정을 가볍게 뒤집은 정부의 행태가 통탄스럽다"면서 "과거를 덮어둔 채 도모한 미래는 공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원은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정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거듭 강조했다. 한국외대 중앙동아리 ‘왼쪽날개’를 대표해 시위에 참여한 서성원 학우는 "이번 배상안이 전범기업에 배상의무가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배상안 결정은) 윤석열 정부가 외친 법치와 자유라는 가치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서 학우는 "배상안은 미국이 희망하는 한일 양국 간 군사, 경제적 협력이 본질이며 이를 위해 일반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피해 배상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민지 학우는 정부의 제3자 변제 배상안에 대해 "우리 것을 먼저 내어 준 외교실패"라고 비판했다. 이 학우는 역사문제의 올바른 해결 및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원활한 외교관계를 위해 이를 덮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과거와 미래의 정의로운 재정립 없이는 미래를 논할 수 없다"고 발언하며 정부의 이번 해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최수빈 평화나비 서울연합지부 지부장은 "정부의 해법안이 한국의 역사와 정의를 부정하고 기만했다"며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의 외침을 듣고 대통령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고민할 것을 요구했다. 학내 연서명 결과 보고와 성명서 낭독 이후 마무리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조세연 평화나비 외대지부장은 "피해자들이 권리를 되찾고 오랜 기간 주장해 온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손 피켓으로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마무리 퍼포먼스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한 걸음이 거대한 부당함을 꺾을 수 있는 물결이 되기를 바라며, 이러한 물결이 모여 거대한 파도를 일으킬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평화나비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동아리다. 이번 강제동원 배상안과 관련해 18개 학교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용산역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을 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왔다. 릴레이 수요시위는 지난 4일 중앙대를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전국 12개 대학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지윤 기자 (kate7443@naver.com) 김혜중 기자 (khj991222@gmail.com)
정서윤 동대문구 의원(더불어민주당/장안1,2동·답십리2동)이 지난달 30일 동대문구의회 제4차 본회의에서 청년정착지원금 반대토론 중 “경외시(경희대, 외대, 시립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스카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지원해서 떨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언론사와 통화에서 “학력 비하의 취지는 없었다”며 “단순히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청년을 위한 기반 시설을 설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청년 기본 조례 일부개정안’ 의결에 이의를 제기해 청년정착지원금에 대한 찬반 토론이 진행됐다. 영상에 따르면 정 의원은 반대 발언에서 “조례의 취지 자체만은 공감하지만 지원금을 주면 우리 구에 전입해 살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단순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서성한중경외시 다들 잘 아시죠? 우리 구는 경외시가 있습니다”라며 동대문구에 소재한 세 학교를 언급했다. “저는 2017년부터 동대문구 청년 문화 활성화를 위해 제 돈으로 공간도 만들고 각 동에 있는 청년 공간들을 발굴해 만나며 힘을 합쳐 연대하자고 해왔습니다. 수 백명 의 청년들을 만나 함께 일하고 이야기해 봤습니다. 결론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경외시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스카이 학교들을 지원했다 떨어졌기에 사실 지역에 대한 애착심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정서윤 의원, 청년지원금 반대발언 중) 뒤이어 찬성 발언을 한 김세종(국민의힘/회기동, 휘경1·2동) 의원은 “상임위에서 이런 논의가 없었던 것이 의문”이라며 해당 조례안이 상임위를 전원 찬성으로 통과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경희대생으로 말씀드리지만 매우 동의할 수 없다. 애정을 갖고 학교를 다니는 경희대, 외대, 시립대 학생들에게 실례”라며 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한편 의원들의 찬반 토론이 마무리된 후 진행된 표결에서 해당 조례개정안은 찬성 8, 반대 10으로 부결됐다. 동대문구의회는 총 19석 중 국민의힘이 9석, 더불어민주당이 10석을 차지하고 있다. 동대문구 청년 기본조례 일부 개정안은 ‘다른 시군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청년이 전입신고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집행부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동대문구는 청년 1인 당 20만 원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이승진 기자(lsg102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