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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남.출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여성노동자대회 발언자 박휘원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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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8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전국여성노동자대회가 있었습니다. 집회에는 한국여성민우회, 전국여성노조, 민주노총 등 다양한 노동단체들이 참여하여 여성 노동자가 겪는 직장 내 성차별 문제에 대한 비판과 이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들은 직장 내 성차별로 인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100:64 수준의 임금밖에 받지 못하고, 이를 시간으로 환산해 보았을 때 9 to 6에서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게 된다는 분석에 따라 “3시 퇴근”을 메인 문구로 세웠습니다.

결.남.출(결혼은 했니? 남자친구는 있니? 출산, 애는 언제 낳을 거니?) 묻지 말고 반반 뽑아라

3시에 모두 함께 퇴근의 알람을 울리는 퍼포먼스를 한 뒤, 주최와 집회 참가자들의 연설이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주최의 선창에 따라 ‘결남출 묻지 말고 반반 뽑아라’ 구호를 연호하며 연설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미투(METOO) 피켓과 유리천장이 적힌 투명우산을 든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3시 40분경, 참가자들의 연설이 마무리된 뒤 성차별을 비판하는 노래를 부르며 서울고용노동청으로 이어지는 가두행진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집회에는 대학생 공동행동단도 참가하였으며, 이들은 당일 1시 신촌에서 여성의 날 행사를 진행한 뒤 광화문까지 행진했습니다. 대학생 참가자로는 경희대학교 페미니스트 학회 ‘여행’ 소속인 박휘원 씨가 직장과 대학 내의 성차별에 대해 발언하였습니다. 박휘원 씨는 “남성이라는 사실이 스펙이라는 게 우스갯소리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며, 석탄공사, 가스안전공사에서 고의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거나, 점수를 조작하여 여성을 탈락시켰다는 소식에 많은 여성 취준생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성차별과 성희롱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본인의 희망과는 상관없이 공무원이나 교사 등의 직업을 찾게 된다는 여성 취준생들의 씁쓸한 현실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현실들로 보아, 여성들은 자신의 삶을 계획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의 입장입니다. 그는 “여성이 스스로의 삶을 계획하고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사회! 그때까지 더 요란하고 시끄럽게 우리의 이야기를 합시다!”라는 힘찬 말과 함께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발언이 끝난 뒤, 외대알리는 여성 대학생들과 취준생들의 현실을 이야기해 준 박휘원 씨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페미니즘을 배우고, 저는 더 자유로운 삶을 얻었어요.”

경희대학교 사학과 박휘원

1. 이 시위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뭔가요?

저는 페미니즘을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접했어요. 그전까지 여성에 대한 차별을 개인의 잘못으로 알고 컸거든요.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대해서 피해자인 여성의 책임을 묻는 반응같은 것들. 그런데 페미니즘이라는 학문을 배우고 나서는 이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당한 차별들을 언어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저한테 페미니즘이 소중한 거였는데, 마침 3.8 여성의 날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학내에서는 3.8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3.8 여성의 날에 대해 알리는 기획부스를 운영하면서 이런 시위에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아무래도 지금 4학년이다 보니까 이제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면 “여자는 할 게 없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저희 과는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인데, 다른 과 사람들이 “추천서는 성적이 더 낮아도, 남학생에게 먼저 써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어요. 그런 걸 보면서 내가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더하는 게 저와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1. 학내 부스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던 부스인가요?

페미니즘 관련된 학회를 하다 보니까 이와 관련된 부스 사업을 하게 됐는데요. 요즘 페미니즘이 정말 핫하더라고요. 제가 새내기 때는 페미니즘이라는 걸 말도 못 꺼냈고,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그런데 요새 고등학생들은 페미니즘이 뭔지 알고, 배워 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대학교에 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그러면 새내기들을 모아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3.8 여성의 날 시위에 같이 가 보고, 페미니즘과 여성의 현실을 더 알리자는 생각에 의해 부스를 시작했어요.

부스 활동은 예를 들어서, 부스에 오는 분들에게 퀴즈를 내는 거예요. 공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1번, 2%. 2번, 10%. 3번, 40%. 그러면 퀴즈를 푸는 사람들이 “설마 10%는 되겠지” 하면서 2번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답은 1번, 2%예요. 그러면 사람들이 아, 이게 여성들의 현실인가? 하고 알게 되시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많이 평등해졌다고, 심지어 여성상위시대라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생각하는 것만큼 평등한 사회가 아니다, 이게 여성의 현실이다, 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부스를 열었습니다.

 

2. 그렇다면 학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한 적이 있었는지, 그에 대한 학교의 대처는 어땠는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사실 특정과를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저희 학교에도 (성범죄가) 있는 편이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요. 저와 어떤 과는 교수님들에 의한 성추행 문제가 있어서, 이에 대해 동아리나 소모임 같은 것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어요. 하지만 너무 지치는 거죠. 왜냐하면 처벌은 계속 시행되지 않고, 또 학내 남학생들은 “왜 그런 걸 문제로 몰아가냐”라고 하고. 그래서 문제를 제기하는 여학생들이 소외되고, 고립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까 참여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목격하면서 아, 이건 좀 문제가 있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성평등위원회나 상담실이 있는데, 그게 실질적으로 기능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거기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제가 목격하지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로 학내에서 어떤 대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2-1. 그렇다면 앞으로 학교에 어떤 식의 개선을 바라시나요? 예를 들어 상담실을 더 잘 운영해 줬으면 좋겠다, 라든가.

상담실 같은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넘어서 동아리나 학내에서 그런 일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잖아요. 그래서 우선 공동체교육, 성교육, 요새 성교육이라고 하면 낮은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어서, 성교육이라는 말이 좀 별로기는 한데, 공동체 내의 도덕에 대해 모두가 합의해서 다시 세우고, 여성과 남성, 그리고 기타 성별을 인격체로 대하는 방법을 더 논의하고 배워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2. 다른 성별에 대한 존중을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신가요?

그 부분도 있고, 여성이나 남성이나 또 그 외의 성별들이 있잖아요. 그런 성별들을 존중하고, 우리는 여성이 남성을 대하거나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존중하는 방식을 학교에서 공동체 내에서, 공동체적인 해결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3.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싶은 대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사실 페미니즘은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빨간 약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한 번 삼키면 돌아갈 수 없는 거죠. 사실, 페미니즘을 배우면서 불편했던 순간도 있고, 힘들었던 순간도 있어요. 왜냐하면 사회가 다 여태까지 별 문제 없는 것처럼 가는데 나만 이상한 애가 되는 것 같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공격도 많이 받았고요. 하지만 저는 페미니즘을 배우기 이전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 같거든요. 돌아갈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아요. 페미니즘을 배우고 나서 제 자존감도 굉장히 많이 올라갔고 여성의 삶을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저는 더 자유로운 삶을 얻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페미니즘을 배우고 싶지만 두려워하는 학생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배워보자. 자신에게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를 주자, 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