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1차 토론회에서 주요 정당 후보 4명은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과 민생 경제 방안을 두고 격돌했다.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전략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협상을 서둘러 타결할 필요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반면, 김문수 후보는 “제가 당선된다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이준석 후보 역시 한미 연합을 강조하며 “양국이 단순한 교역국이 아니라 안보 전략을 공유하는 우방국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고, 권영국 후보는 “트럼프 관세 정책은 약탈”이라며 경제 주권을 협상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일관했다.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중국과 대만에 관여하지 말고 셰셰(謝謝, 고맙다는 뜻의 중국어)하면 된다’는 발언을 인용해 “너무 친중국적”이라고 비판하자, 이재명 후보는 “대만과 중국 분쟁에 거리를 유지하자는 취지였다”며 “친중이라는 표현은 정치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준석 후보는 또 전남 해남군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해상풍력발전으로 운영하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며 “중국이 많이 장악하고 있는 풍력발전 시장에 계속 우호적인 발언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토론 이후 JTBC 대선팩트체크 팀의 검증 결과,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 88개 중 48개는 외국 기업이 운영하고 있었지만, 중국뿐 아니라 노르웨이·덴마크·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기업과 자본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제 위기 방안에 대해서도 후보마다 의견이 달랐다. 이재명 후보는 가계와 기업을 조정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돈 풀기식 괴짜 경제학을 말씀하셨는데 그런 식으로는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며, “지금 같은 고물가 저금리 시대에는 무작정 돈을 풀기보다는 지역 경제 현실에 맞게 최저임금을 자율 조정할 수 있게 해 자영업자 숨통을 틔우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소상공인의 채무를 조정하고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많이 없애고, 기업과 대학의 R&D 부문을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영국 후보는 “부를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하겠다”며 불평등 타파를 주장했다. 권 후보가 “계엄이 이 나라 경제에 비수를 꽂았다”며 윤석열 정부의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김 후보에게 책임을 묻자, 사회자는 토론 주제가 경제 분야임을 상기시켰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권 후보 말씀은 내란 때문에 경제가 이렇게 나빠졌으니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해결책이 생긴다는 것 아니겠냐”며 공감을 표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어떻게’가 빠져 있다”며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모두의 AI’와 정년 연장 공약에 대해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물었으나, 이재명 후보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너무 극단적”이라고 반박했다.
김문수 후보와 권영국 후보는 ‘노란봉투법’을 두고 부딪쳤다.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면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이실 계획이냐”고 물으며 노란봉투법을 악법이라 칭하자, 권 후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이 악법이라니 노동부 장관을 어디로 해먹은 거냐”며 김 후보에게 일침을 가했다.
김단비 기자 (kkdanbi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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