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0 (금)

대학알리

가톨릭대학교

[다양한 대학과 종교] 믿음의 차이를 넘어…”콥트 정교회”를 만나다

전통과 공동체를 강조하는 “콥트 정교회”

[기자의 말] ‘다양한 종교와 대학’코너는 다양한 종교와 신앙의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공간입니다. 각 종교의 역사, 가치관, 현대적 의미를 살펴보며 서로의 이해를 넓히고자 합니다. 신앙의 본질을 탐색하고,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는 장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종교란 초월적, 선험적 또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는 이들로 이루어진 신앙 공동체와 그들이 가진 신앙 체계나 문화적 체계를 말한다. 종교는 공동체와 사회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며 마음의 평화와 내세의 행복을 추구하고 나아가서는 구원적 삶의 문제에 대해서 궁극적인 의미를 찾고자 종교를 믿기도 한다. 인간이 종교를 믿는 건 신석기시대 때부터 현재까지 이루어져 온 하나의 문화이며 현재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


코너의 여덟번째로 소개할 종교는 ‘콥트 정교회’다. 콥트 정교회는 비잔틴 정교회와는 다른 오리엔트 정교회로 성경과 교부, 전례와 거룩한 전통을 현재까지 공동체 안에서 지키고 있는 종교이다. 콥트 정교회를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국 콥트 정교회 성모 성당 필로파토르 신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콥트 정교회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중 하나로서 기원후 이집트에서 성 마르코 복음사가에 의해 60년에 알렉산드리아에서 만들었습니다. 성 마르코 복음사가는 마르코 복음서를 만든 분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는 전통적인 교회입니다. 사도들과 예수그리스도에 의해 모든 것을 직접 전수받은 초대 교부의 가르침과 믿음을 변함없이 지켜온 교회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의 가르침은 근원은 성경과 교부의 작품, 전례와 거룩한 전통이며 현재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콥트 정교회의 역사와 주요 교리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교회의 설립은 기원후 60년 성 마르코 복음사가에 의해서 설립됐습니다. 특히 초기 교회의 특별한 사건으로는 성가정이 이집트를 방문하신 사건(마태오 복음서 2장 13-15절)은 저희 콥트 정교회의 큰 사건이자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알렉산드리아 교회의 대표적인 교부는 아리우스주의(그리스도론 이단 사상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피조물이며 하느님은 절대적으로 하나라 주장함)를 강력히 반대한 성 아타나시우스(328-373)와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네스토리우스(그리스도의 인격에 대한 이단 사상으로 예수는 두 인격이 있다는 주장)에 반대한 성 키릴로스(412-444)가 있습니다.


또한 수도 생활 전통은 콥트 정교회가 그리스도교 사회에 기여한 중요한 전통입니다. 성 안토니우스(251-356)는 수도자들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으며, 공동 수도 생활 체계의 창시자입니다. 더불어 성 아타나시우스는 성 안토니우스로부터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주요 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삼위일체를 믿습니다. 다만 우리는 하느님과 같은 분이 없으며, 우리 스스로 그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오직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에 대해 우리에게 계시하신 바를 통해서만 그분을 알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삼위일체는 하느님께서 직접 계시하신 진리입니다.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의 한 분 하느님을 믿습니다. 하느님은 자신의 말씀으로 하시고 자신의 영과 함께 살아 계십니다. 그분은 성부이고, 모든 세대 이전에 성부에게서 나신 외아들 성자이시며, 또한 모든 시대 이전에 성부에게서 발하시는 성령입니다.


두 번째로 강생을 믿습니다. 강생이란, 모든 세대 이전에 성부에게서 나시고 성부와 동일한 신성을 지니신 하느님의 말씀(성자 예수 그리스도)서 자신을 낮추시어, 죄 없는 몸으로 성 마리아에게서 우리와 동일한 육신을 취하신 사건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원죄가 없었으며 남자와 여자의 자연적인 결합도 없었습니다.


그 분께서는 한 위격 안에 완전한 인간의 본성과 완전한 신성을 함께 지니고 계십니다.


세 번째로 구원론을 믿습니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가 없으시며 자발적으로 자신을 내 주셨으며 죽음과 부활을 통해 무한하신 창조주입니다.


네 번째로 기독론(그리스도의 본성)을 믿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자신이시며 강생하신 로고스(LOGOS)입니다. 그분의 신성한 본성은 그분의 인간 본성과 하나이지만 섞이지도, 바뀌지도 않습니다. 즉 완전한 위격적(Hypostatic)인 존재입니다.


동정녀로 인해 두 본성, 즉 신성과 인성이 일치한 결과 하나의 본성이 형성됐습니다. 성 키릴로스는 이 기독론에 대해 ‘강생하신 로고스인 하느님의 한 본성’이라고 칭했습니다.


다섯 번째로 영원한 생명을 믿습니다. 콥트 정교회는 죽은 자의 부활을 믿습니다.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부활할 것이라 믿습니다. 부활 이후에는 심판이 따를 것이며 이는 주님의 재림 때 이루어질 것입니다.


여섯 번째로 교회의 성사론을 믿습니다. 교회의 성사란, 신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눈에 보이는 표징을 통해 전달하는 거룩한 행위입니다. 콥트 정교회는 일곱 가지 거룩한 성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일곱 가지 성사는 각각 ‘세례성사, 견진성사, 고해성사, 성체성혈성사, 혼인성사, 성품성사, 성유성사를 의미합니다.


이 가운데 세례성사, 견진성사, 고해성사, 성체성혈성사는 구원에 있어 중요한 성사입니다.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천국에 이를 수 없다고 믿습니다. 믿음과 선행, 은총, 성사의 실천은 구원을 위해 필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콥트 정교회가 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분열된 이유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선 칼케돈 공의회에 대한 것은 우리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시대가 많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초기 교회의 분열은 451년 칼케돈 공의회 때 발생했습니다. 현재 이집트, 아르메니아, 시리아. 에티오피아, 인도, 에리트레아 정교회로 구성된 오리엔트 정교회는 451년 칼케돈 공의회 당시 결정을 거부한 정교회입니다.


칼케돈 공의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본성과 관련된 공의회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칼케돈 공의회는 칼케돈에서 열린 매우 ‘정치적인’ 공의회로 네스토리우스(예수 안에 두 인격이 존재한다는 이단 사상), 단성론(성육신 이후 예수 안에는 한 본성만이 존재한다 주장한 이단 사상)을 단죄한 공의회입니다.


당시 콥트 정교회는 이단사상을 따른다는 오해를 받았으나 콥트 정교회는 당시의 이단 사상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단성론에 대한 오해가 있습니다.


만약 콥트 정교회가 단성론적 성격을 지지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단성론적 성격을 가졌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은 완전히 부정됩니다.


콥트 정교회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완전한 신성과 인성을 지니셨으며, 그분의 신성과 인성은 단 한 순간도 분리되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또한 저희는 성 키릴로스가 제시한 신앙의 공식을 따릅니다. “강생하신 말씀인 하느님 하나의 본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더불어 저희는 미아피시즘(Miaphysitism)를 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완전한 신성과 인성을 지니셨으며 이 두 본성이 변화 없이 하나로 연합되었다는 사상으로 이를 믿고 고백합니다.


미아피시즘은 모두가 받아들이고 있는 사상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1988년에 콥트 정교회의 총대주교와 가톨릭 교황이 상호 간의 합의를 담은 공식 문서를 발표하면서 인정된 바 있습니다.

 


콥트 정교회의 특징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콥트 정교회는 다른 그리스도교와 달리 네 가지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특징들은 각각 ‘하나의 교회, 거룩하고, 보편성, 사도성’를 의미합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교회’입니다. 그리스도의 참된 교회는 오직 하나이며 신앙과 가르침, 교리에서 하나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요한복음 10장 16절에서는 “그러나 나에게는 울타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양 떼가 될 것이다”고 말씀합니다.


또한 요한복음 17장 20-23절에서는 “저는 이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시고, 또 저를 사랑하셨듯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콥트 정교회가 추구하는 하나의 교회를 뒷받침합니다.


두 번째는 ‘거룩한 교회’입니다. 교회의 거룩함을 의미하며 이사야 예언자와 사도 바울의 말씀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에페소서 5장 25-27절에서는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하신 것은 교회를 말씀과 더불어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셔서 거룩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티나 주름 같은 것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게 하시며, 거룩하고 흠 없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씀합니다. 이를 통해 거룩한 교회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보편성’입니다. 보편성은 이는 모든 신자에게 예외 없이 주님의 구원을 베푸는 것이며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온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라고 명하신 말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루카복음 24장 47절은 보편성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에게 선포되어야 한다”를 통해 교회의 보편성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사도성’입니다. 콥트 정교회는 사도와 예언자를 통해 세워졌습니다.


교회가 사도적인 이유는 루카복음 1장 2절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목격자로서 말씀의 종이 된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것을 그대로 엮은 것입니다”라는 말씀을 통해 교회의 사도성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콥트 정교회 신앙의 순수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우선 콥트 정교회는 공의회 중심의 교회입니다. 교회는 성스러운 공의회에 의해 인도됩니다. 또한 교회는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신앙에 참여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성화를 보는 시각, 성체와 성혈을 모시는 미각, 성가를 듣는 청각, 분향을 맡는 후각 등을 통해 신앙을 체험합니다.


콥트 정교회를 처음 방문하는 경우에 참고하거나 주의해야 할 점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콥트 정교회는 보편 교회입니다. 한국인을 위한 정통 교회가 아닌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교회입니다. 두 번째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콥트 정교회에 온다면 금식하는 방법, 교회의 다양한 기도와 찬양, 공동체 안에서의 조화,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또한 선한 삶을 실천하는 방법과 사제를 통한 영적 성장도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성찬 전례의 가치와 정기적인 성찬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과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테모테오의 첫째 서간 4장 1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아무도 그대를 젊다고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러니 말에서나 행실에서나 사랑에서나 믿음에서나 순결에서나, 믿는 이들의 본보기가 되십시오”


청년들은 교회의 미래입니다. 청년들이 없다면 교회는 점점 늙어가며 쇠퇴하게 될 것입니다.


청년들은 에너지와 열정의 원천이며 교회는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콥트 정교회는 청년의 존재와 창의성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이 가장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표현하고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더불어 “당신이 있는 곳에서 빛이 되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둠을 바꾸고 싶다면 빛이 되어 주기를 희망합니다. 빛이 아질수록 세상의 어둠은 사라지고 많은 이들의 눈이 그 빛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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