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9 (목)

대학알리

대학언론

[대학언론 대담 ①] 서울대저널 _ 당신을 위한 대학언론은 있다

대학언론에 ‘위기’라는 꼬리표가 달리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렇다. 대한언론은 오늘도 위기다. 위기론의 지속은 ‘무엇이’ 위기인지, ‘얼마나’ 위기인지,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조차 희박하게 만든다.


[대학언론 대담]은 방향 전환의 시도다. 늘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대학언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들이 느끼는 어려움, 그들이 느끼는 뿌듯함, 그들이 느끼는 문제점, 그들이 떠올린 해결책을 듣는다. 정답은 없다. 명확한 해결 방안도 없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대학언론인들은 여전히 대학언론이 존재해야 한다고, 대학언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왜’와 ‘어떻게’다. 대학언론은 왜 이어져야 하는가? 대학언론은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가? 대학언론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김선우(김) : 안녕하세요. 서울대 유일 시사종합지 <서울대저널>의 학원부장을 맡고 있는 국어국문학과 22학번 김선우입니다.


손원민(손) : 안녕하세요. <서울대저널> 학원부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철학과 20학번 손원민입니다.


Q. <서울대저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 <서울대저널>은 ‘진보를 일구는 참 목소리’를 모토로 하는 서울대 유일 시사종합지입니다. 학생자치언론으로서 소속 회원들이 기획, 편집, 발행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학교는 물론 총학생회로부터도 독립되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이러한 특징 덕분에 조금 더 비판적인 시선으로, 폭넓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다른 대학언론과의 차별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대저널>은 1993년 3월 <자주 관악>이라는 총학생회 기관지로 처음 출발했어요. 1995년에는 이름을 <우리 세대>로 바꾸고, 1997년 총학생회로부터 독립해 자치 언론으로 재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서울대저널>의 역사를 되짚을 때는 <우리 세대> 시기부터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것이죠. <서울대저널>이라는 이름이 완전히 정립된 것은 2001년 9월부터입니다.


<서울대저널>은 1년에 총 6번 지면으로 발간을 합니다. 스트레이트 기사나 행사 이후 비교적 빠르게 나올 수 있는 기사들은 온라인으로 내보내고, 다음 호 지면에 내용을 요약해서 싣는 식으로 이루어지죠. 기사를 내고 나면 당일에 인스타그램에 내용을 요약한 카드뉴스를 올립니다. 독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볼 수 있도록 하게끔요. 최근에는 학교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 것 같네요.


운영 자금의 측면에서는, <서울대저널>은 광고대행사와 계약을 통해 매 호를 발간할 때마다 광고 대금을 받고 있어요. 또 서울대학교는 총학생회가 학내에서 자치언론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단체들에게 매 학기 자치언론기금을 지급해요. 자치언론기금을 받는 자치언론들은 입출금 및 영수증 내역을 제출할 의무를 가지고, 총학생회 운영위원회 위원이 참관한 자리에서 다른 학내 언론들이 검토하는 방식으로 관리됩니다. 나머지는 구독자들의 정기 구독이나, 선배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것 같아요.


: 자치언론기금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자면, 서울대 학내의 여러 자치언론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에요. 서울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학내에서 언론 활동을 하는 자치 단체가 지원 대상이고, 구성원이 특정 단과 대학으로 제한되지 않아야 하며, 활동의 결과가 서울대학교 전체 캠퍼스를 포괄하는 등의 조건이 있죠. 타 학내 기구에서 금전적인 지원을 받는 언론 자치 단체 역시 해당되지 않고요. 대신 지원 대상인 자치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Q. 언제 처음 대학언론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는지.


: 2023년 8월에 수습기자로 처음 들어왔으니 올해로 2년째 활동하고 있는 셈인데요. 원래 <서울대저널>에서 PD로 활동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같이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그 친구가 보고 난 후에 그 뮤지컬을 가지고 기사를 쓰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그 친구가 기사를 쓴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죠. 학교를 다니면서 뭐라도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였는데, 그 친구를 타고 들어가 다른 기사들을 보니 어디에서 말하기 어려운 의제들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에 마음이 끌려서 대학언론인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2024년 1학기에 들어와서 이제 세 학기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대학에 들어오고 처음에는 장애인권동아리에서 활동했어서 그때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는데, <서울대저널>도 그중 하나였죠. 그때부터 기자들이 어떻게 취재 요청을 하고, 무엇을 물어보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들어가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인데, 제가 어떤 수업을 들었거든요. 저는 수업 제일 뒷자리에 앉았고, 제 앞에 <서울대저널> 기자 두 명이 앉아있었죠. 그 두 명이 그러면 안 되지만 (웃음) 수업은 하나도 안 듣고, 계속 데스킹을 하고 있더라고요. 우리가 다른 사람 글을 피드백할 일이 있어도 그렇게까지 정성을 들여서 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제 앞에서 데스킹하는 두 기자의 모습이 정말로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의 모습처럼 보였어요. 중간중간 주고받는 농담도 재밌어 보였고요. (웃음) 저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대저널>에 가면 저런 사람들을 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바로 다음 학기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Q. 대학언론인으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 처음 인터뷰를 했던 날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수습으로 들어왔을 때 기사 발간에 실패했는데, 그 이유가 인터뷰 따는 게 너무 무서워서였거든요. 그래서 인터뷰 요청을 하나도 안 하고 책에서만 근거를 찾으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기사가 너무 부실해져서 결국 마감 당일까지 글을 내지 못했죠. 그 다음에는 ‘무조건 기사를 싣겠다’는 마음으로 취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인터뷰 요청을 보냈는데, 그때도 인터뷰 요청 메일을 열 번 넘게 썼다 지웠다가 했던 기억이 있어요. 데스크를 붙잡고 ‘질문지 정말 괜찮나요?’를 몇번이나 물어봤던 기억도 있네요.


그렇게 당일이 되니까 그냥 아프다면서 도망가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떨었는데, 막상 들어가니 인터뷰이였던 교수님께서 너무 환대해 주셔서 머리가 멍했던 기억이 있네요. 무사히 마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건물 계단에 주저앉아 10분 정도 멍하게 있었어요. R&D 예산 삭감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를 들어보는 인터뷰였는데,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교수님께서 “너의 전문분야도 아닌데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고 하셨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그 인터뷰를 끝내고부터 본격적으로 대학언론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자각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네요.


: 서울대에 만들어진 지 30년이 넘은 환경동아리 ‘씨알’이 있거든요. ‘씨알’의 창립을 함께했던 선배를 만나 당시 사회적 의제를 바탕으로 활동하던 학생 모임이 어떤 방식이었는지 인터뷰하는 기사를 쓰려고 했어요. 그분은 기성 언론과의 인터뷰도 워낙 많이 하신 분이었죠. 처음 만나서 간단히 인사 나누고, 음료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서 별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저에게 “기자 같지가 않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쁜 말 같지는 않아서 멋쩍게 웃었더니 뭔가를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독한 느낌이 안 든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때는 그냥 웃고 말았는데 집에 가는 길에도 계속 생각나고, 요즘도 가끔 생각나거든요.


기자 같지 않다는 게 뭘까 혼자 고민을 조금 했는데, 제가 대학생인 동시에 기자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특징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생이다 보니 학생의 태도로 무언가에 접근하게 되는 것들이 있고, 그런 부분이 기성 언론의 기자들이 인터뷰를 위해 접근하는 태도와는 차이가 있다고 느껴진 것 같아요. 누군가는 나쁜 말로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포인트에서 기성 언론과의 차이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때 들었던 ‘기자 같지가 않다’는 말이 계속 기억에 남네요.

 


Q. 현재 대학언론이 마주한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인력난이고, 두 번째는 그에 따른 업무 과중이라고 생각해요. <서울대저널>에서 2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신입 기자 모집을 7~8번 지켜봤는데, 단 한 번도 연장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인력 부족이 기본이 되니 현 회원들도 과한 업무량에 짓눌릴 수밖에 없죠. 사실 대학언론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과제하고 공부하고, 대인관계 관리도 하면서 취재를 위해 자료도 조사하고, 인터뷰 요청도 하고, 기사도 쓰는 것들이 쉬울 수가 없어요. 속된 말로 사람을 ‘갈아서’ 일을 하다 보니까 소진이 점점 빨라지는게 체감이 되죠. 결국 대학언론이 오래가려면 사람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인력난은 그럴 가능성마저 깎아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 저는 이런저런 학보사 칼럼을 자주 읽어보는 편인데, 어느 학보사나 ‘독자가 없다’는 말을 변주해서 이야기하고 있더라고요. 기자라면 누구나 글이 자기만족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라잖아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내 글이 어디선가 읽히고 있고, 무언가를 바꾸고 있다는게 느껴지면 그래도 버텨낼 수 있거든요. 그런 뿌듯함을 얻을 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 ‘읽히지 않을 글’을 쓰고 있다는 무력감이 대학언론인들에게 가장 피부로 와닿는 위기라고 생각해요.


Q. 각자 생각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지.


: 결국 대학언론이 정체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게 문제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대학언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학언론인들이 오래 고민했잖아요. 그런데 그걸 찾기도 전에 시대가 빠르게 변해버렸어요. PC 통신이 득세하고, 지면에 대한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언론이 ‘우리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라고 보여주는 동안 사람들의 관심은 이미 떠나버린게 아닌가 싶어요. 결국 대학언론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소진은 점차 빨라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 앞서 무관심을 이야기해 주셨는데, 사실 대학생과 글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가 바뀐 것과도 맞물려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대학생이라고 하면 지식인으로서 사람들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위치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아마추어처럼 느껴지잖아요. 글도 마찬가지죠. 옛날에는 사람들이 소식을 신문으로 접했다면, 지금은 굳이 글이 아니더라도 방법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대학생과 글을 합친 대학언론을 읽을 이유는 더더욱 없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결국 기존처럼 그대로 쓴다면 당연히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대학언론의 위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 근원적으로는 대학언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그런데 정체성과는 별개로, 지금은 떨어져 있는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이 조금은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대저널>도 학교에서 동아리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을 때마다 부스를 내고 작성했던 기사를 소개하거나, 독자편집위원회를 모집하거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행사를 하기도 해요. ‘우리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지만, 일단은 ‘우리가 있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거죠.


얼마 전에는 광화문 광장에 나가서 직접 <서울대저널>을 나눠주는 행사도 했거든요. 저는 참여를 못했지만, 당시 책을 받아갔던 분들이 “인스타그램으로 항상 잘 보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기사 읽고 있다”는 식으로 많이 말씀을 해주셨다고 들었어요. 생각보다 온라인 홍보 활동이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 앞서 대학생과 글의 의미가 변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아마추어같은 위치로 갔기 때문에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글쓰기가 지닐 수 있는 힘을 새롭게 생각하고 찾는게 중요해졌죠. 기성 언론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측면을 배울 수는 있겠지만, 글의 방식이나 관점까지 따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대신 우리만이 볼 수 있는 시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해야 하는 거죠.


사례로 <서울대저널> 계엄 특집호 ‘이 땅의 모든 민주를 위하여’를 발간할 때, 저희는 학원부니까 서울대에서 어떻게 계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기성 언론에서 서울대 학생들이 무엇을 했다고 보도할 때 ‘윤석열의 후배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본 거죠. 그래서 몇몇 학우들과 함께 기사 댓글 읽기를 진행한 뒤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집담회를 개최하고, 그 내용을 기사로 작성했어요. 서울대는 지식의 전당이다, 우리는 지식인으로 반응해야 한다, 사실 그런 이야기들이 이번 사태를 만든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잖아요. 이러한 인식에 대해 서울대생들이 모여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과정은 기성 언론에서 하지 않을 법한 이야기죠. 서울대 안에 있는 자치 언론이기에 가능했던 이야기고, 또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들이 읽을 이유가 있는 글을 만들려면 기성 언론과는 다르게, 우리가 지금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말들을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서울대저널>에는 ‘기자가 뛰어든 세상’이라는 코너가 있거든요. 거기에 기자가 대학생 1인 가구 입장에서 직접 3일간 건강한 식단을 챙겨 먹는 이야기를 담은 기사도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청년들의 삶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사도 대학언론이 가질 수 있는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Q. 위기에도 여전히 대학언론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 대학언론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세상 곳곳의 많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고, 이야기들의 관점을 해석해 학내로 내보내는 일을 하면서 결국 무언가가 변했다는 것들을 제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계속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과거 대자보 훼손에 학교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기사를 썼던 적이 있거든요. 기사나 나온 뒤에 학생들 사이에서 '대자보 훼손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하고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쓸 때는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썼던 기사인데, 기사를 시작으로 현실이 조금씩 바뀌는 장면을 보게 된 거죠. 그 경험을 계속하고 싶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서울대저널>이라는 공동체가 좋아서, 함께하는 동료들이 고맙고 좋아서도 있고요.


: 개인적으로는 이런 효능감에 더해, 대학언론이 남기는 것들이 기록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대학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면 대학언론에서 썼던 기사를 찾아볼 때가 많아요. 예를 들면 대학 생협 노동자들의 노동 실태를 알고 싶다고 하면, 제일 먼저 학보사와 <서울대저널>을 켜고 기사를 찾아봐요. 최근 기사부터 아주 오래전 기사도 나오죠.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기성 언론에서 거의 다루지 않아요. 결국 3년 전, 5년 전 대학언론이 남긴 기사들이 굉장히 귀중한 자료로 쓰이죠. 관련 동아리들이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원재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그걸 기반으로 활동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요. 결국 다른 곳에서는 관심 가지지 않는 정보, 그러나 구성원에게는 중요한 정보들을 잘 기록하는 역할도 필요한 거죠. 당장 읽히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분명히 의미를 지니게 되는 기사들이 있는 법이니까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 가장 최근에 나왔던 190호의 제목을 그대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당신을 위한 저널은 있다. 대학 내의 일이든, 아니면 독자들이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소재든, <서울대저널>은 언제나 독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추적해서 세상에 꺼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어딘가에 목소리를 내고 싶거나, 어떤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대학언론이 여전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솔직히 이제는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어떻게 글을 읽고 있을지 사실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잖아요. 그러다가도 갑자기 독자가 튀어나와서 잘 읽었다고 말해주면 너무 좋아요. 인스타그램에서 읽고 있을지, 지면으로 읽고 있을지, 홈페이지에서 읽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사실 누가 독자인지도 알아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늘 독자가 누군가를 읽어줄 것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니까요. 어딘가에 정말로 존재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상투적이지만 그냥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싶습니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인력은 부족하고, 업무는 과중되고, 독자는 줄어든다. 정체성은 흐려지고, 새로운 위치에 걸맞는 새로운 관점이 절실한 시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학언론은 필요하다. 대학언론은 누군가에게 좋은 동료를,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자료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금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당신을 위한 대학언론은 있다.

 


김태섭 기자(taesub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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