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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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류 전도사’ 샘 리처드 교수, 가톨릭대에서 한국 사회의 변화와 다양성을 말하다

샘 리처드 교수 “한국 청년 세대가 겪는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
가톨릭대학교 인간학연구소 초청으로 강연회가 열려
한국의 문화부터 나아갈 사회 방향성까지 다양한 주제로 강연해

지난 26일 샘 리처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가 가톨릭대학교 인간학 연구소와 한국가톨릭교양공유대학 초청으로 “변화와 다양성”을 주제로 중앙도서관 컨퍼런스홀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중동 국가에서 강점으로 작용해"

 

그는 한국의 드라마가 이슬람 문화권에서 특히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드라마는 성교 장면의 구체적 묘사라든지 성적인 표현 같은 부분에서 성적으로 노골적이지 않아 이슬람을 믿는 가족이 다 같이 모여서 볼 수 있다”며 “이 점이 바로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진출을 이끈 하나의 가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한국 드라마의 유행은 세계 각지에서 한국어 수업이 유행하게 된 원인 중 하나이다”고 밝혔다.

 

리처드 교수는 또한 “한국의 소프트 파워는 세계 6위이다”며 “이제 여행할 때 세계인들이 ‘한국인’ 하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소프트 파워 뿐만 아니라 국력 자체도 강한 나라”라며 “한국의 젊은 사람들이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리처드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다뤄지는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에서 현재 저출생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가질 계획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의 로봇 공학과 자동화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는 노동자를 덜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결책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그중 가장 단순한 것은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인데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설득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처드 교수는 이에 “한국에서는 아직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오래 산 외국인에 대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의 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젊은이들이 겪는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

 

리처드 교수는 “한국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분투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는 문제들을 개인적인 문제로 경험하는데 사회학적으로 그 문제는 독립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젊은 층이 겪는 여러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보다 더 큰 어떤 것으로 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여러분의 조부모와 부모 세대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수직적인 사회에서 살아왔다”며 “세계 어떤 나라도 70% 이상이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또 “물론 학교 교육을 많이 받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라라는 이야기가 과연 삶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며 “저는 돈을 버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행복해지고 싶고,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다 보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이제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라는 당부의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에 가대알리는 강연 현장에서 리처드 교수에게 질의했다.


한국의 드라마나 여러 매체에서 성적 묘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현재 보수적인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매우 많은 한국 드라마를 봤지만, 성관계를 묘사한 장면은 딱 하나 있었어요. 물론, 찾으려면 찾을 수 있지만 제가 본 것은 하나고, 2초짜리였어요.

 

서구의 콘텐츠를 보면 성적으로 매우 노골적인 묘사가 등장해요. 일례로 미국의 리얼리티 쇼를 보고 있는데 한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이 성적인 동작들에 대해 서로에게 설명해 주고 있었어요. 이렇듯 아직은 한국과 서구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해요.


한국 사회에서는 지금 정치·사회적으로 여러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젊은 청년 세대에서 국가와 자신에 대한 비관적인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여러분은 여러분의 나라가 여러분을 벌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여러분의 기대 수준이 높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를 다니면서 한국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 수 있어요. 물론 스트레스가 많다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그런 스트레스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반응할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세계에서 제일 불평등한 나라라고 이야기하는데 OECD 자료를 보면 이건 사실이 아니에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자기가 차지하는 위치를 이해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기 때문에, 특히 여러분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조금 더 큰 맥락에 놓고 보면, 차이라고 하지만 OECD 1위나 2위, 3위 모두 별 차이가 없어요.

 

여러분은 세상을 보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 해요. 요즘 학생들은 마음의 소리를 알더라도 행동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인데요. 실패하는 것에 두려워 말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우진 기자(nicecwj1129@gmail.com)


편집인: 김단비 부편집국장 (국어국문 21)
담당 기자: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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