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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진입장벽은 DOWN 접근성은 UP, 성공회대 채식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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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 채식인 시대에서 다가가기 쉬운 채식을 위하여

많은 학자들이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축산업을 지목하고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 헬렌 와트 교수는 축산업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2030년 축산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총 탄소배출량의 절반에 다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축산은 공기·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생물학적 다양성을 파괴하며 기후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식주의(동물성 식품 섭취를 지양하는 생활양식)는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식 인구 증가, 사회적 기반은 그대로 

 

한국에도 채식주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약 150만 명이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10배가량 상승한 결과다. 한국 사회 내 채식주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채식을 향한 주변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국가별 채식전문점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채식전문점 수가 현저히 적은 걸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채식 인구에게는 외식의 기회가 줄어들고, 지속적인 채식 실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채식주의자 비율은 높아지는데 사회적 기반은 미비한 상태다. 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서 성공회대는 채식인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채식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사회융합자율학부 제3대 비상대책위원회 ‘공존’은 ‘채식지도 사업’을 진행했다. 채식지도 제작자 문봄(사회융합자율학부 19), 임순영(사회융합자율학부 20) 학우를 인터뷰해 채식에 대한 오해와 현실을 톺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Q. 두 분 다 채식을 하고 계신다고 알고 있는데, 처음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문봄: 저는 13년 간 채식을 하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채식을 접했어요. 하지만 채식을 실천하진 않았는데, 대학에 와서 채식을 하는 친구들을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 환경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해서, 나름 환경을 지킨다고 생각을 하고 살았거든요. 그럼에도 채식을 하지 않는 것은 너무 모순되었다고 생각해서 채식을 바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임순영: 고등학교 다닐 때 주변에 채식주의자가 많았고, 채식에 대한 영상도 자주 접할 수 있었어요. 채식 급식도 지원되는 학교이기도 했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굳이 하지 않을 핑계는 없다고 생각해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채식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채식지도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문봄: 학교 주변에서 밥을 먹고 싶지만 채식 메뉴가 없거나 몰라서 먹지 못하는 학우들이 있어요. 밥 먹을 권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채식지도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임순영: 대학에 입학할 때 어울림에 대한 걱정이 컸어요. ‘채식하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죠. 그러다 인권국서 안에서 채식지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학우들이 이를 통해서 더 나은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채식에 대한 유입이 더 늘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Q. 채식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나요?
문봄: 메뉴 하나하나 뭐가 들어가는지 다 체크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었어요. 저희가 모든 조리법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사장님께서 말씀 안 해주시는 사소한 부분들까지 알아내는 게 특히 어려웠어요. 혹시나 저희가 지도를 제작해서 배포했는데,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을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Q. 채식주의에 대한 오해 중에서 정정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문봄: 채식한다고 말하면 건강 걱정을 많이 하세요. 골고루 챙겨먹어야 영양소 섭취할 수 있다고 하면서요. 그런데 넷플릭스에 ‘더 게임 체인저스’라는 운동과 채식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있어요. 다큐에 따르면 우리는 육류를 통해 단백질을 얻는 게 아니라 동물이 먹은 곡물의 단백질을 육류를 통해 먹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무조건 단백질은 고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오해를 정정하고 싶어요. 채식만으로도 영양소를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임순영: 제가 고등학교 때 이런 말을 들었어요. “한 명의 완벽한 비건(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주의자)보다 열 명의 불완전한 채식주의자가 훨씬 도움이 된다.” 이 말처럼 ‘하루에 한 끼 채식’, 이런 방법으로도 할 수 있죠. 그저 채식에 마음을 내기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데 지금은 ‘채식인’이라고 분리되는 현상이 큰 것 같아요.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Q. 채식주의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봄: 사실 성공회대는 채식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다고 생각해요. 행사할 때 항상 비건 옵션 메뉴를 선정해두는 것처럼 기본적인 채식문화가 있고, 실제로 채식하는 사람이 되게 많아요. 채식은 어렵지 않다는 분위기가 큰 역할을 해요. 그래서 채식에 관심이 있고 성공회대를 다닌다면 이 기회에 채식을 꼭 한 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채식은 어렵지 않다, 다만 

 

채식주의자가 많고 채식문화가 잘 형성돼있는 공간에서는 고기 없는 한 끼가 어렵지 않다. 채식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이것을 뒷받침하지 않는 주변 환경이 채식의 진입장벽을 높인다. 

 

채식지도는 지역 내 채식 음식점을 소개함으로써 채식의 사회적 기반을 형성한다. 성공회대는 채식지도를 통해 보다 채식 친화적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본교는 채식 학식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채식지도가 채식 학식의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성공회대 총학생회 비대위 측은 “현재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학식이 중단된 상황에서 채식 학식 지원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해당 사업을 진행할 의향이 있다. 앞으로 논의를 이어가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 동국대, 경북대 등 여러 대학들이 채식 학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반의 변화는 채식인구의 선택권을 넓힐 뿐만 아니라 채식의 진입장벽을 허문다. 채식을 이해하고 때로는 함께 실천하는 주변 인물과 사회적 기반이 채식주의자를 ‘자연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공존의 길로 이끌 것이다. 성공회대 내에 채식지도를 필두로 한 채식 친화적 환경이 갖춰지길 기대한다. 

※성공회대학교 채식지도는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성공회대학교 채식지도 보러가기 클릭

 

 

취재, 글=최민서 기자(zlxl7894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