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이하 대구대)가 학보사 편집국장이 작성한 칼럼 발행을 거부했다. 칼럼은 교직원이 편집국장과 인터뷰 중 보인 고압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학교가 불리한 내용이 담긴 칼럼 발행을 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 26일, 대구대신문 김규민 편집국장은 취재를 위해 학보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 소속된 교직원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중 A씨가 김 편집국장에게 보인 태도가 논란이 됐다. A씨는 김 편집국장을 ‘니’라고 지칭하며 반말을 사용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한 게 기분 나빴다”며 “니랑 나랑 무슨 관계가 있었나”라고 말했다. 그는 김 편집국장이 취재에 응할 것을 요청하자 “니가 아는 것을 말해봐”라고 했으며, “취재는 니가 하고 싶어서 일방적으로 온 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편집국장은 A씨의 고압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취재원과 학보사 기자 간의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칼럼을 작성했다. 그는 “학생을 하대하는 일부 교직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학생을 대표하는 학보사 기자를 다그치는 잘못된 언론 문화를 고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8일 김 편집국장은 학교 측에 칼럼을 포함한 대구대신문의 기사 발행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다음 날 그는 학교 담당자한테 “다른 기사는 괜찮은데 칼럼은 못 실어줄 거 같다. 내 선에서 처리하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 편집국장은 칼럼 발행을 위해 지난달 14일 상위 책임자인 학생처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학생처장과 김 편집국장은 ‘칼럼과 학교에 우호적인 기사를 함께 발행하는 방안’으로 뜻을 모았다. 기사의 ‘균형’을 맞추면 A씨가 칼럼 발행을 승인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김 편집국장은 “학생처장이 A씨와 재논의할 것을 권하며, 논의가 무산되면 직권으로 칼럼을 발행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편집국장과의 재논의 과정에서 A씨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김 편집국장은 제안이 학생처장과 논의 중에 나온 방안이라는 점을 전달했다. A씨와의 면담 소식을 전달받은 학생처장은 김 편집국장에게 연락해 “내 얘기를 하면 어떡하냐”면서 “중간에서 아주 난처하게 됐다.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직권으로 칼럼을 발행하겠다던 종전의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사실상 학생처장과의 면담이 무위로 돌아가자, 김 편집국장은 최고 책임자인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지난달 26일에 총장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세 장 분량의 손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에는 “기자의 소신이 사장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말과 함께 칼럼 발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장은 “이런 일이 생겨 유감스럽다”면서 “학생들의 활동과 노력을 지지한다”는 말을 전했다. 칼럼 발행 여부는 확답하지 않았다. 총장은 학생처장에게 김 편집국장과의 연락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학생처장은 연락을 통해 “총장님이 A씨와 일을 해결하길 원한다”며 “총장님도 직접 기사 발행 못 해준다”고 말했다. 김 편집국장은 지난 6일 A씨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칼럼 발행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김 편집국장은 학생처장과 총장의 요청에 따라 A씨와 두 차례 대면해야 했다. 그는 “(학교가) 문제가 생긴 당사자를 계속 보라고 한다”며 “A씨와 해결이 안 되니까 학생처장과 총장한테 중재해달라고 한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마지막 면담에서 A씨는 김 편집국장의 칼럼 발행을 거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기사 작성에 대한 동의를 구하지 않음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학교 부처와 상의 없이 기사를 선공개함 △주관적 입장이 강함 △사실과 맞지 않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녹취함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현재 김 편집국장은 A씨가 말한 칼럼 발행 거부 사유를 학교 측에 전달해 정확한 입장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김 편집국장은 A씨가 제시한 이유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사 주제 선정은 학보사의 권한이다. 칼럼 작성에 대한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말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에타 선공개를 칼럼 발행을 거부한 이유 중 하나로 주장한 것도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그는 “학교가 선공개한 칼럼에 대해 피드백을 하긴 했지만, 발행을 막은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관적 입장이 강하다는 말에 대해선 “칼럼의 비판 대상인 학교는 글의 객관성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다. 독자가 판단할 영역이다”라고 일축했다. 사실과 맞지 않다는 말도 합리적인 이유로 보기 힘들다. A씨는 인터뷰에 응했는데, 칼럼이 일부 비협조적인 태도를 문제 삼고 있어 사실과 다르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김 편집국장은 칼럼에 “아무리 추후 인터뷰에 응했더라도 학생을 대표해서 질문을 하러 온 기자에게 보인 이러한 태도는 신문 기사를 읽는 독자를 존중하지 못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편집국장은 사전 동의 없는 인터뷰 녹취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청취할 수 없다. 그러나 김 편집국장과 A씨의 인터뷰처럼 당사자가 대화에 참여한 경우에는 합법적인 녹취로 인정된다. 김 편집국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나를 징계하면 된다. 칼럼을 문제 삼을 이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타에 선공개된 칼럼을 본 대구대 학생들은 “기자한테 직원이 저렇게 반말하며 무시하는 걸 보니 일반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뻔하다”, “갑자기 찾아간 것도 아니고 정당한 절차대로 했는데 이런 대접은 맞지 않는 거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자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김 편집국장은 “대구대신문에서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며 100건에 달하는 기사를 썼다. 취재원을 적대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인터뷰에서 A씨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편집국장은 대구대신문 독자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그는 “대구대신문을 믿고 봐주는 독자들이 많은데 기자가 자유롭게 생각을 전할 수 없다는 거에 충격과 허탈감을 느끼실까 봐 걱정스럽다”며 “내부적으로 노력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와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보사 취재에 성실하게 응해주시는 교직원이 많은데 이번 일로 학교를 지나치게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박순진 총장의 언론 소통 의지가 빛을 보려면
“퀴어퍼레이드는 심장 박동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존중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저희의 프라이드를 숨길 필요 없이 내세울 수 있으니까요.”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랐던 지난 1일, 서울 을지로 2가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부스와 퍼레이드를 포함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됐으며,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행사장에는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보행로와 간이시설이 마련됐으며, 수어 및 문자 통역 서비스도 제공됐다. 올해 퀴어퍼레이드 장소는 서울시가 5월 3일 서울시청 앞 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을지로로 채택됐다. 주최 측은 지난달 7일 ‘2023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을지로 선정 이유에 관해 “참여자들의 안전을 위해 경사가 없고 고립되지 않으며, 혐오 세력과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을 수 있는 장소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피어나라, 퀴어나라’였다. 주최 측은 “여러분의 퀴어한 삶이 다채롭게 활짝 피어나기를,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라는 뜻으로 해당 슬로건을 정했다고 알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부스는 총 58개로, 대학교의 성소수자 모임과 사회단체, 각국 대사들이 거리를 지켰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환영 무대는 약 오후 4시까지 이어졌으며, 싱어송라이터 ‘이랑’과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등 4팀이 무대에 올랐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종각역과 서울광장을 거치는 행진이 시작됐으나, 인파가 몰린 탓에 일부 행진팀은 2~30분가량 출발이 지연됐다. 마지막 행사인 축하 무대는 4인조 밴드 ‘발리카터’와 퀴어댄스팀 ‘큐캔디’ 등 3팀이 무대에 오르며 마무리됐다. 을지로의 인파와 서울광장 본래 퀴어퍼레이드가 열렸던 서울 광장에서는 이날 CTS(Christian Television System) 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가 열렸다. 5월 3일 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는 동일한 날짜에 서울 광장 사용을 신청한 두 행사에 관해 CTS문화재단의 행사가 공익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시민위 심의 속기록을 살펴보면, 퀴어퍼레이드를 ‘논란이 있고 문제가 있는 축제’라고 칭하는 등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드러난다. 지난 1일 퀴어퍼레이드의 행진은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출발 시간이 지연됐다. 몇 해 전부터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했던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의 온도씨(활동명)와 서강대학교의 실버씨(활동명)는 이날 마지막 6호 차량 행진에 참가하기 위해 약 1시간을 기다렸다. 그들은 “원래 축제가 열리던 서울광장은 부채꼴 모양이라, 행진 차량 한 대가 출발하면 그 뒤부터는 길이 트여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며 “을지로는 일 자로 된 도로이다 보니 더 정체가 심하고 (인구) 밀집도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진이 시작된 오후 4시 무렵의 서울 기온은 30도에 달했다. 서울 광장과 달리 아스팔트 도로로 된 을지로 행사장 바닥은 열을 그대로 흡수했다. 온도 씨와 실버 씨의 말처럼, 일 자 도로 위에 마련된 행사장은 구석으로 비켜서지 않으면 인파에 휩쓸릴 정도로 밀집도가 높았다. 행사의 조직위원장인 양선우씨는 모든 행진 차량이 출발할 때까지 마이크를 쥐고 “여러분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천천히, 천천히 이동해달라”며 참가자들을 통솔했다. 같은 날 서울 광장에서는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1,900평인 서울 광장에는 야외무대와 12M 마스코트 인형, 약 20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카카오맵과 실시간 도로 상황 사진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서울 광장의 인파는 을지로에 비해 적었다. CTS에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축제 영상 속에는 무대 맨 앞에 약 20명의 사람이 모여앉아 있었다. 주최 측은 청년층의 심신 회복을 위한 토크 콘서트와 퍼포먼스가 진행됐다고 밝혔으나, 바로 옆에선 ‘거룩한 방파제’의 ‘통합국민대회(구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함께 열렸다.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씨는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트위터에 업로드하며 ‘이런 넓은 공간이 정말로 필요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 퀴어퍼레이드가 을지로에서 열린 것을 두고 온도씨를 비롯한 일부 참가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온도 씨는 “오히려 혐오 세력이 축제장을 둘러싸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다른 참가자는 “인도 바로 옆에 있어서 더 개방적인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우린 모두 다르지만 함께한다, 퍼레이드 속의 군중들 “본인의 의지가 아닌 타인에 의해 나를 숨기고, 감춰야하는 세상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성균관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퀴어홀릭’의 견우 씨(활동명)가 말했다. 이날 퀴어홀릭은 퀴어퍼레이드 부스에 참가해 △퀴어나라 신문고 △한반도 퀴어실록 △퀴어 성어 포춘쿠키 등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많은 참가자의 이목을 끌었던 ‘퀴어나라 신문고’에 대해 견우 씨는 “(그동안) 국가 단위에서, 행정 단위에서 벌어지는 성소수자 차별이나 정치인들의 혐오 발언이 많아 국민 사이에 상처가 너무 많다고 느꼈다"며 "그런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조선시대에는 신문고가 있었다. 이 부분을 퀴어적 관점으로 재해석해서 현대에 가져와 보고자 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견우 씨는 퀴어퍼레이드의 ‘연대감’과 ‘지지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 주변의 동료들,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스스로를 내보일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퀴어퍼레이드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견우 씨는 이번 퍼레이드의 개최 과정에서 ‘무지개 줄서기’를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무지개 줄서기’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퀴어퍼레이드 코스 확보를 위해 집회신고 줄서기에 참여한 활동이다. 그는 “서울 광장 사용 불허가 떨어졌을 때 그만한 장소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주최 측에서 장소를 잘 찾아주셨다”며 “무지개 줄서기에 참가했던 경험은 저에게도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더 많은 사람이 원하는 가족을 이룰 수 있는 사회가 진짜 민주주의가 실현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퀴어퍼레이드에는 정의당을 비롯해 여러 진보 계열 정당이 참가했다. 그중 하나인 녹색당은 당원 가입 및 후원 시 제공되는 퀴어 굿즈를 선보였다. 올해로 창당 11년을 맞이한 녹색당은 매년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부스 소개란에 스스로를 ‘자타공인 퀴어정당’이라고 밝히며 성소수자 지지 정당이라는 사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구 대표 김혜미 씨는 “서울 광장에서 을지로로 오긴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활기차고 많은 분이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며 축제 참가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퍼레이드가 을지로에서 열린 것에 대해 “내년 퍼레이드는 당연히 서울 광장에서 열려야 한다”며 “진짜 민주주의가 실현된 사회를 위해 녹색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바뀝니다, 세상이"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영남 지역 참가자 A씨(여)가 인터뷰를 마치며 말했다. A씨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대신 “제 아이는 레즈비언입니다”라는 말로 자기소개를 대신했다. A씨는 “평소 자기 정체성을 잘 표현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오늘 같은 날 와서 마음껏 표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저도 너무 좋다”며 퍼레이드 참가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서울시의 광장 사용 불허에 관해선 A씨 역시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오세훈 서울 시장님께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각 나라의 대사도 다 나와서 축사를 하는 마당에,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안 보려고 하는 것 같다. 부끄럽게 생각하셔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A씨는 부모가 자식의 성정체성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라고 했다. 만일 청소년들이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하고 싶다면, 평소 이에 대해 조금씩 자주 이야기하는 방법을 권했다. 그는 “나 역시 처음 딸의 커밍아웃을 접했을 땐 당황스러웠지만, 부모 모임에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며 시야가 트였다”고 설명했다. 성소수자 부모 모임이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에게 지니는 의미는 크다. 성소수자라면 한 번쯤은 커밍아웃 문제, 가족 관계 문제에 대해 고민해 봤을 것이다. 성소수자 부모 모임은 그런 이들에게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보호자’의 느낌을 준다. 그 예시로 한 참가자는 행진 대열에 끼어 이동하고 있는 부모 모임을 향해 “엄마!”라고 외쳐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녀가 나타났다" 찢겨진 광장 사용 불허서와 사람들의 환호 환영 무대 시작은 2시였으나 이미 30분 전부터 많은 사람이 앞자리를 차지했다.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 아래 서 있어야 했지만, 공연 진행자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MC들은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기서라도 여러분을 만나 다행이지만, 저희가 왜 여기서 퍼레이드를 열어야 하는지 화가 나기도 한다”며 “함성으로 분노를 표출해달라”고 말했다. 첫 무대에는 작가이자 영화감독, 싱어송라이터 이랑이 올랐다. 이랑은 이날 자신이 직접 쓴 곡인 △가족을 찾아서 △환란의 세대 △늑대가 나타났다를 노래했다. 특히 ‘늑대가 나타났다’는 지난해 10월, 부마민주항쟁기념식에서 행정안전부에 의해 검열을 당했다는 의혹을 받은 곡이이다. 첫 곡인 ‘가족을 찾아서’는 현재 자신이 속해있는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기시감을 느끼는 화자의 입장을 표현한다. 관객들은 부채나 손을 흔들며 가슴 아픈 가삿말을 함께 노래했다. 다음 곡인 ‘환란의 세대’는 ‘소중한 사람들과 헤어지는 게 죽을 만큼 괴로워 울부짖는 사랑 노래’이다. 이랑이 직접 본인의 트위터에 정체를 밝힌 이 곡은 동시에 다 죽어버리자는 가사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죽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참가자들 반응 역시 가장 좋았으며, 모두가 떼창을 했다. 마지막 곡인 ‘늑대가 나타났다’를 부를 차례가 되자, 이랑은 관객들을 향해 “마녀가 나타났다고 외치는 부분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면 재밌다”고 귀띔했다. 노래 안에서 사람들은 자식이 굶어죽은 여인, 배고픈 사람들, 예의 바른 사람들이 부당함을 참지 못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자 이들을 ‘마녀, 늑대, 폭도’라 부르며 매도한다. 이날, 뜨거운 볕이 내리쬐던 을지로에는 굶어 죽은 자식을 안은 가난한 여인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첫 무대가 끝난 후에는 서울시의 광장 사용 불허서를 찢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진행자는 광장 사용 불허서를 관객들이 볼 수 있게 높이 쳐들고는 “서울 광장을 불허해도 우리는 을지로에서 퀴어축제 한다, 혐오야 떠나라!”라고 외치며 서류를 찢어버렸다. 동시에 객석 뒤쪽에 마련됐던 대형 무지개 깃발이 펼쳐졌다. 성소수자들을 향한 편견과 혐오가 인쇄된 불허서는 사람들의 함성과 함께 그렇게 바닥으로 흩어졌다. 무대뿐만 아니라 행사장 곳곳에는 공연 음향을 들을 수 있는 대형 스피커가 설치돼 있었다. 더위에 지친 이들은 무대 앞까지 가지 않고 행사장 그늘에 앉아 스피커로 공연을 즐겼다. '우리는 여러분의 동지입니다' 서로가 연대한 퍼레이드 행진 이날 퍼레이드 행진에는 다양한 단체가 함께했다. 부스를 운영했던 대학 동아리와 사회단체뿐만 아니라 각종 정당과 소모임, ‘화분 안 죽이기 시민실천연합’ 같은 재치 있는 이름의 단체들도 참가했다. ‘화분 안 죽이기 시민실천연합’은 죽이지 말아야 하는 화분만 있다면 누구든 가입할 수 있는 시민연합으로, 2016년부터 노동과 퀴어, 환경보호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단체의 깃발들이 오후 4시 무렵부터 을지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퍼레이드 행진에는 노동계의 연대도 눈에 띄었다. 민주노총은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민주노총 성소수자 조합원 모임’ 부스를 열고, 행진에는 ‘무지개로 연대하라’는 표어를 단 깃발을 내걸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퀴어퍼레이드에 참석해 왔다. 반면 새롭게 연대의 팻말을 든 이들도 보였다. 2021년 12월 코로나19로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세종호텔 노동자들이다. 당시 세종호텔은 경영난을 이유로 20년 경력의 호텔리어 12명을 해고했으나, 해고자들은 노조 탄압을 위한 부당해고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명동역 앞에서 1년 7개월째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늘 삭막했던 농성장 앞도 이날만큼은 깃발을 든 퍼레이드 참가자들과 그들을 맞이하는 시위자들의 인사로 가득 찼다. 시위자들은 박스를 오린 다음 그 위에 퀴어 퍼레이드를 지지한다는 문구를 써넣어 팻말을 만들었다. 서울 광장과 탑골공원을 거쳐 다시 을지로로 돌아온 행진은 오후 7시까지 이어진 축하 무대를 끝으로 내년을 기약했다. 이날 행진을 함께했던 온도 씨와 실버 씨는 올해로 동거 1년 차인 커플이다.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저희가 동거를 하면서 크게 아팠던 적이 있다. 그런데 부모의 동의 없이는 수술을 들어갈 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어 수술까지는 안 갔지만, 한 번 그런 말을 들으니 앞으로가 걱정된다”며 생활동반자법이 조속히 통과되길 희망했다. 한편 지난 4월 발의된 생활동반자법은 자칫 법안이 동성혼 합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 종교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전국 대학 첫 퀴어퍼레이드 주최 "개최 여부는 찬반이 아닌 여타 학생회 사업처럼 자율에 따른 선택" 6월 20일,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 주관 단위(이하 '주관 단위')가 나눔관 광장에서 제1회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이하 미니 퀴퍼)를 개최했다.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제6대 학생회 <닿음>, 실천여성학회 <열음>, 실천환경학회 <공기 네트워크>, 사회융합자율학부 제6대 비상대책위원회 <새로>가 주관 단위로 참여했다. 이번 미니 퀴퍼는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 주최한 첫 퀴어퍼레이드다. 주관 단위는 제54주년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을 기념하고,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서울광장을 쓸 수 없도록 결정한 서울특별시를 규탄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미니 퀴퍼가 열리기까지 <등대>는 5월 8일에 미니 퀴퍼 주관 단위 모집을 온라인으로 알렸다.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한지 3일만의 일이었다. 같은 달 11일에는 반대 세력이 “미니 퀴퍼 개최를 학우들과 논의하지 않았다”며 총투표 발의를 위한 연서명을 시작했다. 이에 <등대>는 다음 날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학내 단체가 야식사업이나 세미나를 여는 것처럼 미니 퀴퍼 또한 자율적으로 개최할 수 있으며, 개최 여부는 찬성 혹은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 17일에는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위로의 꽃 나눔 행사를 새천년관 앞에서 진행했다. <등대>는 학우들에게 꽃을 나눠주며 미니 퀴퍼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 5월 18일에는 김경문 성공회대 총장이 "논란이 예상되는 행사를 보류하고 의견을 수렴하라"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튿날 성공회대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는 온라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놓아 반박했다. 이들은 미니 퀴퍼가 학생 자치권을 바탕으로 한 활동이라는 점을 밝히며, 학교 당국과 행사 주관 단위가 협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김 총장의 입장문을 바로잡았다. 결국 김경문 총장은 22일에 입장문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통을 위한 주관 단위의 노력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5월 30일에는 총학 비대위가 정보과학관 6110 강의실에서 '미니 퀴어퍼레이드 집담회'를 열었다. 집담회를 통해 학우들과 주관 단위가 모여 미니 퀴퍼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이틀 뒤에는 <등대>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을 맞이해 새천년관 앞에서 무지개 끈 나눔 행사를 열었다. 같은 날, 주관 단위는 미니 퀴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인스타그램에 서울시에 대한 규탄 의사를 모으기 위한 연서명을 알리는 내용을 게시하는 한편, 사회학과 김영선 교수와 시민평화대학원 실천여성학전공생, 김순남 교수, 송아름 교수, 최성용 교수에게 미니 퀴퍼에 대한 의의와 견해를 묻는 '릴레이 인터뷰' 카드 뉴스를 올렸다. 주관 단위는 본래 미니 퀴퍼를 6월 1일에 진행하려 했으나, '인권재단 사람'이 미니 퀴퍼를 재정지원 사업으로 선정하는 등의 실무적인 이유로 인해 주최를 20일로 미루게 되었다. 미니 퀴퍼 주요 발언 모음 주관 단위는 6월 20일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열며 미니 퀴퍼의 시작을 알렸다. <새로>를 제외한 네 개 단위의 대표자들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경석 대표, 성공회대학교 모두를 위한 모두의 화장실 문화 만들기 모임 <모모>의 문봄 학우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성공회대에서 미니 퀴퍼를 연 이유와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정상 개최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알렸다.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최보근 인권위원장 "우리의 광장은 열려 있다! 성공회대학교 제1회 미니 퀴어퍼레이드는 전국 대학 최초의 퀴어퍼레이드입니다. '제54주년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기념', '서울퀴퍼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한 서울시 규탄'이라는 기조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진행하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부스 행사, 수다회, 공연이 있는 본행사 그리고 성공회대학교의 광장을 누비는 행진 순으로 진행합니다." 실천여성학회 <열음> 오은송 학우 "학내 안전 문제와 백래시를 고민하는 것은 학교 내에서 열리는 미니 퀴어퍼레이드의 성공적인 개최 여부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학교 내 구성원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광장에서 성소수자의 차별을 없애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퀴어퍼레이드가 허용될 수 없다면, 이는 학교가 성소수자를 허용하지 않는 공간이며, 끝내 성소수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공간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성소수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공간은 우리 모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공간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안전하지 못한 학교는 안전하지 못한 사회를 의미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지금 이 나눔관 광장에서 차별과 혐오가 없는 안전한 공간인 학교로의 첫 발걸음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실천여성학회 열음은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의 개최를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우리 오늘 조금 시끄러울지도 모릅니다. 조금 보기 놀랄지도 흉할지도 모릅니다. 크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 이 광장을 마음껏 누비며 축제를 즐기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사회라는 공간에서 우리 모두의 소수자성 또한 허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성공회대학교 <모두를 위한 모장실 문화 만들기 모임 '모모'> 문봄 학우 "서울시는 서울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습니다. 그 결정을 내린 시민 회의록에는 "퀴어문화축제를 허용하면 마치 대한민국 자체가 성소수자들을 인정하는 문화인 걸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게 청소년들의 바르게 커야 하는 성문화에 대한 인식, 교육적인 부분에서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들이 자유를 표현할 권리도 있지만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권리라든지, 다른 시민들의 의견도 중요하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물리적 공간을 내어준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존재를 인정하고 성원권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울광장이라는 공간을 내어주지 않으면서 성소수자를 이 사회에 없는 존재로 취급하고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성소수자는 마치 대한민국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모두의 화장실이 만들어진 이유도 바로 그것에 문제점을 느껴서입니다. 모두의 화장실 활동 당시에도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넘쳐나고,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다수결로 정하는 총투표 서명이 돌았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성소수자와 앨라이는 상처받았습니다. 하지만 혐오하는 자들은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이 상처받은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성소수자를 상처받아도 자기와 상관없는 존재, 애초에 학내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미니 퀴어퍼레이드와 모두의 화장실에 대한 반응을 보면, 성공회대는 성소수자를 환대하는 공간이 아니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불허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소수자를 위한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이 공간은 누구에게나 안전하다, 당신은 이곳에서 존중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성공회대학교에 설치된 모두의 화장실을 보며, 이 공간은 소수자에게 더 열려 있는 곳이구나 하는 안심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미니 퀴어퍼레이드도 그런 안심을 성공회대 구성원들에게 줄 것입니다."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제6대 학생회 <닿음> 윤영우 정학생회장 "학우들의 즐거운 학교 생활을 위해서 여러 예능 사업을 진행하고, 더 넓은 경험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서 담론장을 열기도 합니다. 다들 지쳐 있는 시험 기간에 작은 응원을 전달하기 위해서 간식을 나눠 드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우리는 학교에 존재하는 모든 학우를 환대하기 위해서 연대합니다. 동시에 당사자가 아닌 이들이 더 다양한 정체성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소수자와 연대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런 가치도 떠올려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정체성이 있죠. 우리는 모두 아주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정체성의 존재입니다. 그 말인즉, 학부를 위해 일하고, 모든 학부생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서 일하는 학생회에는 소수자 정체성을 떠올리고 그들을 배제하지 않기 위해 고민하면서 실천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미니 퀴어퍼레이드 진행에는 많은 의문이 뒤따랐습니다. '왜 행사를 진행하기 전에 학생이 모두 동의하는지 묻지 않았느냐?', '학생회가 왜 소수자의 인권에 연대하느라 다수의 학생은 뒷전에 두느냐?', '총투표를 발의하여 찬반을 갈라서 다수결을 따져봐야 하는 문제가 아니냐?' 등의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발신인과 형체가 흐릿한 이 질문들에 나서서 대답하는 대신에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과연 단순한 다수제가 공의를 완벽히 대변할 수 있을까요? 인권과 존재의 문제가 찬반의 대결로 해결되는 문제인가요? 공공성이란 무엇이고, 학내 민주주의의 실천이란 어떤 것인가요? 기존의 합의점만을 착실히 따르는 학생회 사업이 무조건 옳은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 합의는 대체 어떤 논리와 관점을 기반으로 하고 있나요? 과연 학생회가 작은 생명들과 연대하는 것이 정말로 방임일까요? 질문에 대한 답을 그리다 보면 학생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오히려 뚜렷해집니다. 확신은 늘 어렵고 망설여지는 일입니다만, 다수의 논리에만 매몰되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 정도는 명확해집니다.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학생회 닿음이 소수자와 연대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미콘학부 학생으로 존재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대사업은 결국 학생의 복지 증진을 위한 일입니다. 낯선 이름을 하고 있지만 연대사업에는 학생 권리 보장과 복지라는 익숙한 본질이 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 "장애를 입는 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러나 장애 때문에 차별받는 사회는 변해야 하고, 철폐되어야 합니다. 자기 자식이 성소수자임을 알게 된 부모 모임을 꾸린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부모님은 처음 자기 자식을 치료로 나을 수 있게 할 줄 알았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그 부모님은 성소수자의 문제가 치료의 문제도, 죄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을 고백하고 지금 함께하고 있습니다. 장애도 치료의 문제가 아닙니다. 차별을 철폐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성소수자의 문제도 치료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을 철폐해야 하는 일입니다. 차별을 철폐할 때 가장 힘든 작업은 혐오를 마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혐오에 맞서는 만큼 사람을 갉아먹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혐오에 당당히 맞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강나라 부위원장 "누군가는 '왜 인권위원회는 소수자의 인권에만 신경을 쓰냐'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인권위원회가 소수자의 인권을 신경 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소수자는 지금까지 혐오 받고 차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소수자의 인권은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위원회가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지금 사회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습니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회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많은 혐오 반응이 있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 표현, 주관 단위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것은 아니지만 퀴어퍼레이드를 내 눈앞에서는 하지 말라고 얘기하면서, 또 그것은 혐오가 아니라고 혐오를 부정하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혐오가 일상이 된 상황 속에서 중립을 지키며 또 다른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성소수자를 배제하고 차단하는 것이 기본 같은 사회에서는 이미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위원회는 성소수자와 소수자에게 더욱더 연대하겠습니다." 실천여성학회 <열음> 정준희 학우 "어떤 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성 연인에 대해 질문 받았습니다. 어떤 이는 화장실을 갈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합니다. 어떤 이는 길에서 동성 연인과 손을 잡는 것조차 할 수 없었고, 어떤 이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며 길을 걷는 것에서 조차도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모릅니다. 우리가 겪는 차별을 모릅니다. 그래서 매년 서울광장에 모였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도 이 세상에 있다며 존재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최보근 인권위원장 "청소년 중에도 성소수자가 있고 청년 중에도 성소수자가 있습니다. 성공회대학교에 다니는 우리들도 청년입니다. 우리 성공회대학교의 학우들은 서울 퀴어퍼레이드의 정상 개최를 염원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성소수자의 차별이 사라진 평등한 세상, 아무도 혐오 받지 않는 이상적인 사회가 우리 성공회대학교 학생의 오랜 염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회대학교의 광장을 열었습니다. 내가 사는 서울시가,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 나에게 광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규모는 서울 퀴어퍼레이드보다 작지만, 부스를 열고, 발언과 공연을 통해 이 자그마한 학교를 즐겁게 행진하며 우리의 자유로움을 표출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서울시장 오세훈은 우리의 광장을 보고 배우십시오. 광장은 소외당하고 차별 받아온 사람의 목소리가 되어야 합니다. 서슴없이 혐오 표현을 내뱉는 기득권이 독점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우리는 즐거움과 자유로움으로 무장해 다시 한번 서울광장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주관 단위 대표자들은 발언을 마친 뒤 무지개 끈 커팅식을 진행했다. 대표자들은 긴 무지개 끈을 잘라 서로의 손목에 걸어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미니 퀴퍼를 취재하던 대부분의 언론은 기자회견이 끝나자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들은 주관 단위가 부스와 집담회를 진행하던 시간에 일제히 기사를 올렸다. 주관 단위가 배포한 미니 퀴퍼 시간표에 따르면 행사를 마치는 시간은 오후 8시 30분이었다. 회대알리는 다음에 발행할 기사를 통해 오후 일정인 부스와 수다회, 본행사와 행진 풍경을 톺아본 뒤 미니 퀴퍼 주관 단위와 참가자들을 모아 본 행사의 의의를 다루려 한다. 취재: 강성진 기자, 권동원 기자, 정인욱 기자글: 강성진 기자사진: 강성진 기자, 권동원 기자
2023 서울퀴어문화축제 중 하나인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지난 1일 을지로2가 일대에서 개최됐다.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2020·2021년 행사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다만 올해의 경우 앞서 5월 3일 서울시가 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개최 장소 선정에 애를 먹었다. 주최 측인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이날 오전 11시 부스행사를 시작하고 오후 2시 환영 무대를 열었다. 운영된 58개의 부스에는 트랜스해방전선 등 사회단체와 각국 대사관 및 대학교 성소수자 모임과 동아리가 참여했다. 환영·축하 무대에는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등 10개의 공연이 이어졌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을지로에서 삼일대로~퇴계로~명동역~종로~종각역 등을 지나는 도심 행진이 시작됐다. 행사에 참여한 활동가 유진 씨는 "퀴어 당사자로서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싶어 참가했다"며 서울광장 사용 불허에 대해 "혐오 세력이 광장을 점령했고, 행정처리도 차별적이었다. 퀴어들이 그곳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스를 운영한 상우 씨는 "성소수자들은 일 년에 하루 퀴어문화축제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편하게 들어낼 수 있다"며 "비단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여성, 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모두가 평등한 자리에서 함께하는 축제"라고 밝혔다. 더불어 "사회적 약자도 차별과 혐오 없이 살 수 있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퀴어문화축제가 존재하고 연대해야 한다"며 축제 참가 이유를 전했다. 2023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는 서울퀴어퍼레이드, 한국퀴어영화제, 온라인퀴어퍼레이드, 레인보우 굿즈전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9일까지 18일간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피어나라 퀴어나라"로 성소수자의 평등한 권리와 인권에 대한 염원과 의지를 표현했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박원주 기자(dnjswn0320@gmail.com)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이하 건대 글캠)의 강의동 및 기타 시설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재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건대 글캠은 교내 7개 강의동 중 4개의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강의동은 △종합강의동 △자연과학관 △생명과학관 △국제교육관이다. 남자 기숙사와 학생회관 같은 학생 이용시설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 해당 건물들은 재학생들이 수업을 듣거나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많이 드나드는 시설이다. 또한 모든 건물이 지하를 포함해 5층 이상으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재학생들 사이에선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학생 95.8%, '엘리베이터 미설치로 불편함 겪었다' 건대 글캠 재학생 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5.8%의 학생이 '엘리베이터 미설치로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중 76.4%가 △장애 △부상 △호흡기 질환 △고관절 약화 같은 신체적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장애를 가졌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어떻게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을 이용했냐’는 질문에 65%의 학생이 ‘위험을 감수하고 난간이나 벽 등에 의지해 혼자 계단을 올라갔다’고 답했다.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는 비율이 22.2%로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9.3%의 학생들이 '아예 건물을 사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다'라고 답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발목에 깁스 찼는데..." 그냥 올라가거나, 못 올라가거나 인문사회대학 학생인 하지수(22)씨는 지난해 5월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탓에 깁스와 목발을 하고 다녀야 했지만, 전공수업이 엘리베이터가 없는 국제교육관에서 이뤄져 불편을 겪었다. 하씨는 “수업을 듣기 위해 깁스를 한 채 난간에만 의지해 계단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회관 문구점을 이용할 때도 계단을 내려가야 했는데, 전공 서적을 사서 다시 올라가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 이동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하씨는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더 급하게 움직여 발목에 무리가 갔다”고 밝혔다. 그는 “다리를 다쳤다고 수업을 늦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교수님께 양해는 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상 중 계단 이용은 회복에도 지장을 줬다. 당시 병원에서는 하씨에게 전치 1~2주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실제 하씨는 한 달 내내 깁스를 차고 다녀야 했다. 그는 “깁스를 한 상태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니 인대가 계속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씨는 한 달이 지나자 부상이 낫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이 정해준 연장일보다 일찍 깁스를 빼버렸다. 깁스를 한 채 계단을 돌아다니는 게 불편했기 때문에 상태가 나아지자 부상 악화를 감수하고 깁스를 빼버린 것이다.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했다. 설문조사에서 11명의 학생이 '다리 부상으로 건물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깁스를 한 채 난간에만 의지하여 계단을 올라가거나, 혹은 아예 건물을 이용하지 못했다. 다리를 접질려 통깁스를 했던 A씨는 5층 강의실에 가기까지 2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무릎 내측이 파열돼 계단을 이용할 수 없었던 B씨는 교수님으로부터 공결 인정을 받지 못해 결국 결석 처리가 됐다. C씨는 입학한 뒤로 무릎 디스크가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기관지 약한 학생들, 계단 이용 중 호흡곤란 우려 하씨는 다리가 다 나은 후에도 계단을 이용할 때 부담을 느꼈다. 하씨의 콧속 혈관은 내벽이 약한 탓에 밖으로 나와있는데, 이때문에 하씨는 코로 숨을 쉴 수가 없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을 때는 마스크를 쓴 채 입으로만 숨을 쉬며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그는 "기관지가 약하면 사지가 멀쩡해도 엘리베이터를 탈 수밖에 없다. 강의실 밖에서 숨을 고르고 들어가느라 수업에 늦은 적도 있다”며 불편함을 털어놓았다. 설문에서도 10명가량의 학생이 '호흡기 질환이나 비염 등으로 계단 이용에 불편함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계단 이용 중 호흡곤란 또는 과호흡이 온 적 있다'고 밝혔다. 장애 학생들, 입학 단계부터 어려움 겪는다 엘리베이터 미설치는 장애 학생의 학교생활에도 여러 불편함을 끼친다. 교내 엘리베이터 미설치로 인해 장애 학생들이 겪는 불편은 입학 단계부터 시작된다. 기획처 기획예산팀 백경석 팀장은 "장애 학생은 애초에 엘리베이터가 마련돼 있는 단과대로만 입학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학생을 받아야지, 시설도 없고 시설을 개선해줄 돈도 없는데 무턱대고 장애 입학생을 뽑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냐”고 말했다. 인문사회융합대학(이하 인사대)의 엘리베이터는 5년 전 장애 학생들을 위해 증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장애 학생 대부분이 인문사회대학 계열에 소속돼 있다. 건대 글캠은 정부 지침에 따라 장애 학생을 의무적으로 뽑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뽑힌 장애 학생들은 미흡한 시설 탓에 전공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건대 글캠에 등록된 장애인의 수는 15명이다. 건대 글캠 장애학생지원센터 측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 학생들이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을 이용할 때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장애 학생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홈페이지에는 ‘장애 학생은 이동 도우미를 신청할 수 있다’는 공지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올해 3월 창의예술관 승강기 증축, 다른 건물은? 현재 우리나라는 6층 이상, 연면적 2,000㎡ 이상인 건물에는 의무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한다. 건대 글캠의 엘리베이터 미설치 건물들은 모두 지상 5층을 벗어나지 않아 법적 기준을 충족한다. 하지만 법적 기준을 만족해도 학생들이 건물을 이용하며 느끼는 불편은 크다. 학교 측은 이러한 점을 인지해 올해 3월, 디자인 대학 건물인 ‘창의예술관’에 엘리베이터를 증축했다. 디자인 대학 학생들은 실습 때문에 캔버스나 이젤 같은 물품을 옮길 일이 많다. 무거운 물품을 들고 계단을 이용하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이에 디자인대학 교수진과 학장이 엘리베이터 설치를 추진했다. 그 결과 디자인 대학 졸업생의 동문 기금과 교수진의 작품활동 기금 1억 6,000만 원이 모였다. 엘리베이터 증축 비용인 5억 2,000만 원 중 약 30%에 해당하는 돈이다. 기획처는 “만일 디자인 대학 측이 기금을 보태지 못했다면, 창의예술관 엘리베이터 설치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인사대에 엘리베이터를 증축할 때는 약 1억 5,000만 원으로 공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사에 필요한 원자재 비용이 커졌고, 물가가 많이 올라 학교 예산만으로 공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백 팀장은 "이번 창의예술관 엘리베이터 증축으로 (재정) 출혈이 컸다”고 밝혔다. 정부의 대학 수익사업 규제 완화, 예산 부족의 돌파구 될 수도 백 팀장은 엘리베이터 설치가 미흡한 현재 상황에 대해 "학생들에겐 늘 미안하다. 요새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이 어딨나"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교내 건물 엘리베이터 설치'는 꾸준히 제기된 문제였다. 그는 "매번 등록금 심의 위원회에서 (엘리베이터) 증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건물 이용이) 불편하다는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선 학교 건축기금을 사용해야 한다. 건축기금은 대학 예산의 일부로, 캠퍼스에 설치된 건물에 감가상각이 들어갈 때마다 그만큼의 예산을 축적하는 시스템이다. 건대 글캠은 올해로 설립된 지 43년째이다. 이론상으로 기금이 많이 쌓여있어야 하지만, 백 팀장은 “중간중간 건물을 신축하거나 보수하다 보니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에는 건축기금과 발전기금, 장학기금을 모두 합해 160억 정도가 축적돼 있다. 백 팀장은 “이걸 함부로 빼서 쓰면 (학교에) 부도 위기가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예산 부족의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대학 정원 감소가 있다. 건대 글캠은 최근 1년 사이 입학생 15%가 감소했으며, 외국인 유학생도 2,000명 정도가 줄었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감소한 등록금은 약 160억이다. 백 팀장은 “학교 차원에서도 엘리베이터 설치 예산 마련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건대 글캠은 현재 예산 확보를 위해 공실이 많은 국제교육관의 지하를 재정비해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임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고등교육 특별회계 1조 7,200억 원이 추가 편성됐다. 백 팀장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용도가 정해져 있지만, 건축은 학교 기금으로 하고 그 출혈을 정부 지원금으로 막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예산이 수반된다면 엘리베이터 증축을 학식 운영과 더불어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지난 4월 10일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새로운 학칙 개정안이 공고됐다.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은 오랜 역사와 많은 인원을 가진 통번역대학이 폐지된다는 사실에 반발했다. 통번역대 재학생들은 학교 측이 학생들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진행하지 않았고, 폐과 당사자들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안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기존 학과 폐지 및 AI융합대학 신설’만 밀고 나가는 독단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이에 폐과 대상인 스페인어통번역학과, 독일어통번역학과, 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 말레이·인도네시아어통번역학과(이상 통번역대 4개 학과) 대표자들과, 통번역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장을 들어봤다. Q. 학칙 개정안에 대한 단과대학 대표, 각 학과 대표자들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A. (독일어통번역학과 학생회장 박세현) 학교가 움직이려면 학생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반대 서명운동에서 학칙 개정안에 대해 독일어통번역학과(이하 독통) 85%의 학우들이 반대했습니다. 우리 학과는 신입생 정원이 많은 대형 학과 중 하나입니다. 학과의 많은 학생들이 반대해도 이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을 위한 대학교가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통번역학과 비상대책위원장 박수민) 학칙 개정 관련 사안은 작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입생들은 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채 입학했습니다. 학교는 학생에게 아무런 정보를 제시하지 않은 채 급진적으로 학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어통번역학과 학생회장 최민지) 스페인어통번역학과 역시 독통처럼 약 60-70명 정도의 신입생들이 있는 대형 학과입니다. 반대 서명 운동에서도 재학생은 물론 선배님들을 포함해 총 800명 가까이 반대한 상황입니다. 학교의 중심은 학생인데, 학생들이 지속적인 반대 의사를 보이는 상황에서 개정이 계속 진행되는 것이 옳은 일인가요? (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 학생회장 박준범) (저희는) 학칙 개정안에 강경히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학과의 학생들과 교수진에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학교는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통의 부재가 심각해 보입니다. 올해 신입생들은 소속된 학과가 당장 폐지되는 사실을 모르고 입학했으며 이는 명백한 ‘입학사기’입니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학칙 개정을 진행하는 학교 때문에 근거 없는 유언비어도 생성되고 있습니다. 투어리즘(학칙개정안에 포함된 신설학과)과 이공 계열의 활성화는 어문 계열이라는 우리의 정체성을 버리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급급한 모습입니다. (통번역대학 비상대책위원장 오승기) 일련의 학칙 개정 과정에서 총장은 타협의 여지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교수와 학생 모두 폐과 대신 정원을 줄이는 등 총장에게 학칙 개정의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무시됐습니다. 학생회와 총장 간의 자리가 수차례 있었지만, 이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만났던 것일 뿐입니다. 대화에 통보만 있고 소통은 불가능한 점에 대해 분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Q. 학칙 개정안과 학교의 행보에 대해 학생들이 알아야 하지만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점들이 있나요? A. (통번역대학 비상대책위원장 오승기) 학칙 개정안 통과를 위해서는 3단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1단계에서는 학사 운영에 관한 중요 사항들에 대해 단과대학 교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죠. 단과대학 교수회의 승인 후, 전체 교수회를 통해 해당 사안을 2단계인 교무위원회에 올립니다. 교무위원회에서도 통과가 되면 최종적으로 재단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학칙 개정이 통과됩니다. 위 과정에서 대학평의원회(이하 대평의)의 심의 역시 함께 진행됩니다. 이번 학칙 개정에서 1단계인 단과대학 교수회와 전체 교수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또 대평의에서 이번 개정안은 부결됐습니다. 대평의는 의결 기구가 아니라 심의 기구로 학교 측에서 이를 따를 강제력은 없습니다만, 대평의는 학사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곳입니다. 법정기구인 평의원회에서 부결된 사안을 이사회에서 강행한 점도 알려져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교나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A. (통번역대학 비상대책위원장 오승기) 현재 학교는 대평의의 의결을 무시하고 학제개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독단적 행동에 학생들과 교수진 측은 반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본 사안을 급박하고 무리하게 통과시켰습니다. 총장님께서 강조한 ‘학생들이 꿈꿀 수 있는 학교’는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폐과 당사자인 학생들은 오히려 좌절감을 느낄 것입니다. 학교의 일방적인 추진으로 학우들의 꿈을 망칠 수는 없습니다. 학칙 개정이 외대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본인의 임기에 맞추어 학제개편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은 외대 발전을 저해하며 비판받아야 할 사안입니다. 이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언론을 통해 부당한 현재 사안에 대해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말미 오승기 통번역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 끝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의 개정안 강행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과와 상관 없이 학교의 미래를 위해 학생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학우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강조했다. 김서진 기자 (seojin1122@naver.com) 장유민 기자 (kell1786@naver.com)
학자금대출의 목적은 교육 학자금대출은 한국장학재단이 고등교육을 받는 이에게 학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대학교와 대학원을 비롯해 대학에 상응하는 학점을 부여할 수 있는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에 다니는 이들이 학자금을 빌릴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두 가지 학자금을 빌려준다. 등록금과 생활비다. 학비가 부족한 학생이 대출을 통해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다. 생활비는 숙식과 교재비, 교통비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금액이다. 대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학자금대출 제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이 있다. 학자금을 빌린 이가 취업한 뒤 1년간 버는 소득이나 상속 및 증여 등으로 가진 재산이 상환 기준 금액을 초과하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상환하는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도 있다. 원금과 이자를 매달 일정하게 납부하거나, 대출금을 매달 일정한 금액으로 갚고 남은 원금에 따른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방법이 있다. 농어촌 출신 대학생을 위한 학자금대출 제도도 있다. 농어촌에 6개월 이상 거주한 가정의 대학생이나 농어업에 종사하는 대학생에게 이자 없이 학자금을 빌려준다. 각 대출 제도는 대학생의 수요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 왔다. 그러나 대학생이 선호하는 정책은 여전히 학자금대출이 아닌 국가장학금이다. 서울권 대학에 다니는 A 씨(25)에 따르면 대학생은 갚을 필요가 없는 국가장학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자금대출을 받는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한다. 2022년에는 교육부 국가장학금 예산을 4조 4447억까지 늘렸다. 학령인구는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국가장학금 대상자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 한국장학재단이 작 8월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재단 설립 첫해인 2009년에 19만 4744건의 국가장학금 지급이 이뤄졌다.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2021년에는 315만 7209건의 장학이 이뤄졌다. 국가장학금 지급 여부를 가리는 기준은 소득인정액과 소득분위다. 소득인정액은 지급을 신청한 학생 본인과 직계가족의 수입,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지수다. 인터넷에 국가장학금 소득분위를 낮추는 방법을 검색하면 재단이 소득인정액과 소득분위를 낮게 집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시물이 여럿 등장한다. 게시물에는 한국장학재단이 소득인정액으로 집계하는 가족의 소득과 재산을 낮추고, 부채를 늘린 뒤 재산정을 신청하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나온다. 소득분위는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을 소득인정액에 따라 10단계로 분류하는 기준이다. 한국장학재단은 8분위에서 1분위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지급한다. 1분위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장학금을 받는다. 한국장학재단은 각 분위에 따라 학비를 차등 지원하는 맞춤형 지원을 추구한다. 한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가능한 많은 이들에게 장학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장학 대상이 되기 위해 소득분위를 낮추는 방법을 공유한다. 경기도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B씨는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즈음 소득을 가능한 한 낮게 잡는 방법을 공유하는 학우들이 있다"며 어느 분위에 속해도 등록금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소득인정액을 낮춰 보다 낮은 소득분위에 들어간다면, 본래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던 이들이 더욱 적은 장학금을 지급하는 분위로 밀려난다. 이 때문에 학자금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가장학금으로 한 학기 등록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으면, 남은 금액은 학자금대출을 통해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 올리면 해결될까? '등록금 인상론'의 함정' 기사를 통해 보도한 바 있듯, 대부분의 대학이 물가 인상률보다 가파르게 등록금을 올렸다. 높은 등록금이 부담스러운 건 모든 대학생이 마찬가지다. 이에 장학을 받고 싶은 이들이 자신의 분위를 낮추기 위해 산정 방식의 허점을 찾아 나선다. 반대로 대출금 상환이 부담스러운 이들은 재단이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가능한 상세하게 반영하길 바란다. 두 경우를 모두 종합하면 국가장학금 수혜를 위해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을 경쟁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난다.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 앞서 얘기했듯 학자금대출은 줄고 국가장학금 지급이 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지난해 8월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공개한 학자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재단은 설립 연도인 2009년에 261만 4839건의 학자금대출을 진행했다. 이는 2014년에 365만 1315건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는다. 2015년부터는 감소세를 보였고, 2021년에는 2014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170만 2735건을 기록했다. 이 시기 정부가 국가장학금 지원 범위와 금액을 확대하며 국가장학금 수혜가 늘었다. 학자금대출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이들이 자연스레 줄었다. 문제는 대출금이다. 대학생이 한국장학재단에 빌린 등록금이 곧 자신의 대출 원금이다. 빚을 안은 채 사회에 진출해야 한다. 대출금 상환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국세청과 교육부, 한국장학재단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을 받은 대학생과 대학원생은 23만 6823명이다. 이들의 대출금은 8,264억원이었다. 지난해에 생활비 대출이 늘며 대출 총액이 증가했다. 반면 의무 상환을 시작한 이들이 줄었다. 취업 후 얻은 소득이나 학자금대출 후 가진 재산이 상환 기준에 못 미치는 이들이 늘어난 셈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의무 상환을 시작한 인원은 8만 7616명에서 9만 8199명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그러나 2020년에는 7만 9630명, 2021년에는 7만 8223명으로 줄었다. 취업 후 학자금대출을 상환하다 수입이 줄어 상환을 멈춘 이들의 수는 지난 5년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7년에는 4만 7716명이었으나 이듬해에는 6만 91명, 2019년에는 6만 9100명이었다. 2020년에는 10만 7230명, 2021년에는 9만 8459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의무 상환을 할 수 없는 이들이 늘어난 시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이 어려운 때였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무관하게 빚을 갚지 못하는 청년의 규모를 줄일 유효한 정책은 없었다. 현행 학자금대출제도 자체가 갖는 한계도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 지난달 17일에 발간한 '학자금대출 제도 개선 방안'은 학자금대출 제도 개선을 위해 고액 등록금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힌다. 임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학자금대출제도는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교육비를 대출이라는 형식을 빌려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하고, 교육비 부담 시기만 미래로 연기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 따라서 학자금대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고액 등록금과 교육에 수반되는 생활비 문제를 해소해야 함.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이뤄진 학자금대출 금액은 1조 8041억원이다. 이 중 등록금 대출은 1조 1828억원이며 생활비 대출금은 6214억이었다. 2021년에는 대출 총액이 1조 6283억으로 소폭 줄었다. 등록금 대출은 1조 899억원, 생활비 대출은 5,384억으로 각 금액이 줄었다. 문제는 1인당 평균 대출금이다.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이들의 1인당 연평균 대출금은 2019년에는 500만원이었으나, 2년 뒤에는 505만원으로 늘었다. 대학원생의 대출금은 같은 기간 동안 976만원에서 985만원으로, 전문대학에 다니는 이들은 477만원에서 481만원으로 증가했다. 1.7%로 동결해도 이자가 늘어나는 이유 늘어난 1인당 대출금은 10만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일반적인 한 학기 학자금대출 이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학자금대출 금리는 1.7%다. 교육부는 2021년 1학기부터 이자를 동결했다. 이들은 1월 2일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자를 동결하면 81만 명에 달하는 청년에게 927억 원의 학자금 상환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제시한 이자 비교군은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 3.25%와 지난해 10월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 5.34%였다. 그러나 학자금대출을 받은 이들이 갚아야 하는 이자는 한 학기 기준금리에 따른 금액 몇 만원만 있는 게 아니다. 상환 개시 시점까지 유예하며 늘어난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한다. 본래 계획보다 취업이 늦어지거나, 자신의 급여가 상환 기준 소득에 못 미치면 유예 이자는 늘어난다. 1년 등록금이 500만원인 학생이 첫해에 갚아야 할 이자는 등록금의 1.7%에 해당하는 금액인 8만 5천원이지만, 이듬해에는 이전해의 대출금을 포함한 1000만원의 1.7%에 해당하는 금액 17만원을 합쳐 25만 5천원의 이자를 갚아야 한다. 유예 이자는 휴학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늘어난다. 이에 교육부는 작년부터 저소득층 학생의 대출 이자를 재학 기간 동안 면제했으나, 임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재학 기간에만 국한시키는 것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며 졸업 유예, 취업 준비를 포함한 상환 시작 시점 등으로 이자 면제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며 현행 이자 면제 기간은 임의에 따른 것임을 지적한다. '천원의 아침밥'과 이자 논쟁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천원을 지원하고, 참여하는 대학교가 나머지 금액을 보태 해당 대학의 학생이 천원에 아침 식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최저임금이 올랐고, 대학생이 각자 아르바이트나 생활비 대출을 통해 식비를 마련하지만 물가는 보다 빠르게 오른다. 한 끼 식사에 몇천 원을 들이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학생에게 '천원의 아침밥'은 환영할 일이었다. 비슷한 시기 정치권에서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의 무이자 기간을 확대하는 법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일명 '학자금대출 무이자법'이라 불리는 이 개정안은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상품을 이용한 이의 이자를 상환 기준 소득 달성 전까지 면제해주고, 실직 등으로 소득이 없어지면 상환을 유예하며 발생한 이자를 면제해 주는 방안을 담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학자금대출에 따른 이자를 완전히 없애는 방안은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국은 대출 원금까지 탕감해 준다"며 일방 처리라도 해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위장 탈당' 논란이 있는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안건조정위원으로 들어간 점을 지적하며 "일반 대학생의 표심을 노린 무차별적 면제"라며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렸다. 이어 소득 8구간에 있는 학생들은 한 달 가구소득이 1000만원이 넘으니, 서민층으로 지원 범위를 좁혀 사정이 어려운 대학생과 청년에게 장학금과 혜택을 더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한 끼 식사 금액도, 학자금대출 이자도 학자금대출 원금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대학생에게 이는 소득분위에서 밀려났기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소득분위를 나눠 가장 효율적인 분배 방법을 찾는다. 정부가 다른 교육과정에 비해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이 적기 때문에 재단은 효율을 찾아야 한다. 대학생이 학자금대출을 통해 지불하는 이자는 대출에 따른 금액이 아니라 이들이 소득분위에서 밀려난 것에 따른 비용이다. 누가 이자를 안 내도 되는지 논해야 할 게 아니라, 애초에 이자를 받는 게 타당한지 물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생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장학사업을 수행한다. 이 중 학자금대출과 국가장학금이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교육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며, 이들의 장학사업은 국가가 고등교육을 통해 인재를 길러내는 과정이다. 선거 때 내놓는 교육 정책이란 인재를 길러 국가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정치적 방안이며, 정치적 논의는 이 방안을 실천하는 과정이다. 국가경쟁력을 기르는데 교육이 있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효율을 논할 수 있지만, 효율로 극복할 수 없는 '작은 파이'를 대학생이 함께 짊어지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소득분위를 낮게 집계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이들도 장학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더 많은 학비를 짊어진다. 이들이 재학 중인 학교가 쓸 예산이 적다면, '천원의 아침밥'은 부러운 사업 중 하나다. 당장 대학생에게 한 학기 이자 몇만 원 탕감해주는 일이 표를 얻고자 하는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에 앞서 대학생에게는 한 끼 식사를 위한 금액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 사이 대학생에게 한 끼 식사에 얼마나 드는지 걱정하는 것만큼 가까이 다가오는 건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하는 상황 자체에 대한 우려다. 1.7%로 이자를 동결하고 지자체와 한국장학재단이 협약해 이자를 내주고 있지만, 정말 교육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를 길러내고자 하는 목적을 공유한다면 금리나 지원 대상이 아닌 학자금대출에 따른 이자는 합당한 것인지 먼저 물어야 한다. 참고문헌 임은희, 학자금대출 제도 개선 방안 (대학교육연구소, 2023), 1-8p. 취재, 글: 강성진 기자 (helden003@gmail.com)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정보공시 창업 분야 지표에 따르면 우리 대학이 △창업기업 수 △창업기업 매출액 △학생 창업동아리 수에서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성과 뒤에는 기업가 정신을 갖춘 우리 대학 학우들과 창업지원단의 여러 지원이 있다. 건대알리는 교내 창업가와 창업지원단 직원을 만나 교내 창업 지원 현황과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우리 대학 창업지원단 최혜민 직원은 스마트운행체공학과, 화장품공학과 등 특성화 전공들이 교내에 마련된 것을 성과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교내 특성화 학과 전공생들은 수업에서 학습한 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학부 때부터 창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는 우리 대학의 지리적 이점을 언급하며 “캠퍼스가 번화가에 위치한 만큼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폭넓게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점도 성과의 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최 직원은 “무엇보다 뛰어난 기업가 정신을 갖춘 학생들이 우리 대학의 전공적, 환경적 요인과 맞물려 창업 역량을 향상해 달성한 성과”라며 “창업지원단은 학생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수주하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대학 창업지원단은 1998년 설립된 창업 보육 센터를 전신으로 하며 학생 창업과 교원 창업을 넘어 지역구성원 창업까지 지원하고 있다. 창업지원단의 주요 사업으로는 △생애 최초 청년창업 지원 사업 △예비창업패키지 △대학혁신지원사업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이 있다. 뛰어난 기업가 정신으로 성장 중인 교내 창업가, 창업지원단으로부터 어떤 지원받았나 어흥프로덕션 김흥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26세) 대표는 2021년 3월, 어흥프로덕션의 사업자 등록을 완료하고 바디케어 브랜드 ‘AIRIA’와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주피터’를 운영했다. 올해 초, 다른 스타트업 브랜드에 주피터 운영권을 넘긴 뒤 현재에는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재작년 창업동아리 어흥프로덕션을 활발하게 운영하며 창업지원단으로부터 여러 지원을 받았다. 당시 그는 전남 강진군의 유칼립투스를 이용해 바디케어 제품을 만들고 원예 프로그램을 주관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정부 지원 사업인 ‘로컬 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돼 제품을 만들어 유통했던 성과가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이라고 회고했다. 이러한 성과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창업지원단의 ‘네트워킹’ 지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창업지원단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채팅방이 있는데, 그 안에는 규모가 큰 사업체를 운영하는 선배들이 있어 그분들에게 쉽게 연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드론을 바탕으로 산업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체 드러나다를 운영하는 안병세(스마트운행체공학과‧26세) 대표 역시 창업지원단의 네트워킹 지원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안 대표는 창업지원단이 교류의 장으로 제공하는 네트워킹 데이에 참여해 교내 창업가들을 만났고 현재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창업 분야가 다르더라도 창업이라는 공통 주제에 공감하며 의견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의 동아리는 엘리트 창업동아리로 선정돼 창업지원단으로부터 500만 원의 동아리 지원금을 받았다. 그는 “다른 정부 지원 사업과 더불어 동아리 지원금을 통해 부가적인 작업을 편성할 수 있어 자금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020년, 창업지원단으로부터 실전창업교육을 수강하며 시제품 제작비로 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교육사업을 창업지원단이 수주해 온 지원 사업으로, 현재에는 종료됐다. 지원금을 통해 안 대표는 드론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구매했고 최소기능제품(MVP)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때 제작한 MVP로 좋은 평가를 얻어 2021년,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됐고 더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창업지원단은 안 대표가 코로나19로 창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자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창업 전문 교수님부터 관련 전문가까지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드러나다는 태양광 패널 점검 드론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체로, 우수한 창업역량과 창업지원단의 지원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두 대표 모두 대학혁신지원사업 일환으로 제공되는 사무공간인 KU 스타트업 존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김 대표는 “사무공간이 캠퍼스 안에 있어 팀원들과 회의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 역시 해당 공간에서 팀원들과 회의하고 드론을 제작하며 업무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는 “사무공간이 교내에 위치해 학생들이 쉽게 모일 수 있어 회의할 때 매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창업지원단 지원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훌륭하게 구축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창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학우들은 교내 창업지원단에 연락해 볼 것을 추천했다. 창업지원단 주요 사업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예비창업패키지’ 알아보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창업지원단이 교육부에서 지원받아 창업지원단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우리 대학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창업지원단 홈페이지에 대학혁신지원사업 세부 프로그램 공고가 올라오면 창업지원단과 위인전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창업동아리 KIUM이 있다. △창업기초역량 교육 △멘토링 △공간지원(KU 스타트업 존) △팀빌딩 지원 등을 제공하며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연결한다. 최 직원은 학생들의 역량이 커진 시점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이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험할 기회를 주는 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화 자금 5~7천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전국에 2~30개 주관기관이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교내 학부생을 선정해 사업화 자금과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은 ‘투자 유치’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데모데이를 열어 창업가는 아이템을 발표하고 심사역은 이를 평가하며 교류할 수 있다. 우리 대학, ‘생애 최초 청년창업 지원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 우리 대학 창업지원단은 올해 처음으로 ‘생애 최초 청년창업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이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최초로 시작한 사업으로 서울권 대학 중 우리 대학이 유일하게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창업해 본 이력이 없는 29세 이하의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선정된 30개 창업팀에게 사업화 자금 각 5천만 원을 지원한다. 자금뿐만 아니라 창업에 막연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퍼스트 스타트업 A to Z라는 맛보기 창업 특강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후 린(lean) 스타트업 스테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창업가의 아이디어로 시제품을 만들어 반응 조사하고 여론이 좋지 않으면 다른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지원한다. 창업지원단 최혜민 직원은 “해당 사업의 주요 참여 대상을 우리 대학 학생들로 해 내년에는 더 많은 교내 학생이 지원받을 수 있게 하고 그다음 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교내 창업가와 창업지원단 구성원이 생각하는 추후 지원 방향성은 안병세 대표는 현재 드러나다가 창업에 필요한 능력들을 흡수하는 단계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며 배우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학교에서 배울 수 있고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아직은 만회할 수 있다”며 “전문적이지 않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드러나다와 비슷한 창업 단계에 있는 이들을 위해 “선배 창업가나 교수님과 함께하는 멘토링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어흥프로덕션 김흥식 대표는 추후 창업지원단 지원 방향에 대해 교내 창업팀과 투자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가의 사업 계획이 계획서상으로는 논리적일 수 있지만,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냐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 창업 단계에서 사업 계획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한데 캠퍼스 내에 있는 사람들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창업지원단 최혜민 직원은 “우수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참여하는 데모데이를 진행하지만, 투자사와의 미팅 기회가 적다고 느낄 수 있다”며 “초기 창업 단계에도 투자사를 만날 기회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더불어 김 대표는 “창업을 시작할 때 팀원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며 “예비 창업 단계에서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이어주는 프로그램이 다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창업지원단이 진행하는 창업 경진대회처럼 공모전 형태로 팀빌딩이 이뤄지면 대회 참여를 위해 팀이 구축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창업이 시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 직원은 제일 이상적인 팀빌딩 방식이라며 “이번 하계방학에 팀빌딩 프로그램을 하는 데 의견을 반영해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또, 최 직원은 다른 학교 창업팀과 교류가 부족한 점을 인정하며 “대학 간 창업동아리 연합을 추진하고 있고 이번 달에 있을 교내 축제 기간을 맞아 다른 대학 창업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부스를 운영하는 기획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최 직원은 “창업 공간을 두고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학생들이 KU 스타트업 존을 포함해 교내 다양한 곳을 본인의 사무공간으로 삼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U 스타트업 존의 경우, 입주 공고가 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학우들이 많다는 아쉬움이 줄곧 발생했다. 이에 창업지원단 최혜민 직원은 “코로나19로 해당 공간을 작년부터 개방하기 시작해 올해에는 입주 모집 공고를 대대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경진대회를 통해 KU 스타트업 존 입주팀을 확정할 예정이며 창업지원단은 관련 내용을 추후 구체적으로 공고할 계획이다. 창업지원단 존재 이유, 수익 창출과 교육 측면에서 찾을 수 있어 창업지원단 최혜민 직원은 “스타트업은 결국 돈을 버는 활동”이라며 “창업지원단이 학교의 수익을 창출하는 경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직원은 “학생, 교수, 지역사회 창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성공한 사업체에도 투자하며 창업지원단이 학교의 수익 경로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학교도 새로운 자생적인 수익 구조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창업지원단이 새로운 수익 구조원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업지원단 존재 이유를 교육 측면에서도 설명했다. 최 직원은 “지금은 일반 회사에 입사하더라도 뜻이 맞는 사람끼리 사내 벤처를 꾸릴 수 있는 시대”라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점만 채우게 된다면 창업이 활성화된 사회에 나갔을 때 당황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창업은 학생들의 진로 중 하나이며 앞으로 창업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학생들의 진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대학의 역할이고 창업지원단도 학생들의 진로를 지원하는 부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6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대입을 거치면 누릴 수 있는 게 많다고 약속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 그만큼 대학생이 차지할 수 있는 지위도 다양하다. 사회는 대학생이 노동하고 소비하는 젊은이이길 바란다. 대학은 학생이 취업률 지표 성과를 개선하는 이들이라 말한다. 이 모든 게 대학생이어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그러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해에 대학생을 대치시킨다. 대학생에게 기대하는 바는 모두 다르지만, 대학생 개인은 자신을 향한 모든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대학생만의 자유를 원해 대학생이 된 사람들이 있다. 대학에 학적을 걸어둔 채 다른 곳에 관심을 쏟는 이들도 있다. 강의실에서 마주한 동료 학우들이 젊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취업을 염두에 두고 살지 않는 학생도 있다. 서로 통하지 않는 지위를 중첩한 오늘날의 교집합은 대학생이다. 대학생에게 기대하는 지위와 대학생 당사자가 바라는 지위는 같을 수 없다. 대학생을 향한 이해관계를 걷어내며 대학생의 본질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대학생, 노동하는 사람 대학생이어야만 할 수 있는 노동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대외 활동은 대학생의 참여를 독려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 사회복지단체 등 학교 바깥의 단체들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만든다. 교육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지만, 대학생에게 노동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대학생 서포터즈'라는 이름을 단 사업이 대표적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자신들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들 대학생을 모집한다. 서포터즈가 된 대학생은 모집 단체의 사업 내용을 카드 뉴스로 제작하거나, 관련 현장을 취재한다. 근래에는 많은 대학생이 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전과 달리 대학생이 기획부터 편집까지 맡는다. 대외 활동에 들이는 품은 더욱 커졌고, 여러 단체들은 이를 수행할 능력을 우대역량이라 표기한다. 우대역량을 근거로 각종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거나 대외 활동을 해본 이들을 먼저 선발한다. 사회 초년생인 대학생들은 경력을 쌓기 위해 서포터즈에 지원한다. 반대로 모집 주체는 경력을 쌓으러 온 대학생에게 전문성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모집 단위는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 혜택으로 활동 관련 교육, 수료증과 이력서, 네트워킹 기회 등 대가를 제공한다. 서포터즈 활동이나 콘텐츠 제작 노동에 따른 급여를 약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활동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지만, 교통비에 한하거나 '소정의 활동비'라 적는 등 정확히 명시한 경우는 거의 없다. 공공기관이나 사회복지기관은 단체 특성 및 사업 목적에 따라 봉사활동 시간을 제공한다. 반면 사기업은 대학생 서포터즈가 만든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그러나 콘텐츠를 활용한 대가를 제공하지 않는다. 서포터즈 활동에 여러 차례 참여한 대학생 이 아무개 씨(25)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뚜렷한데, 무얼 지원해주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게 없다.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절차가 아주 복잡하거나, 지원 여부가 기관마다 달라 보통은 자기 돈과 시간을 쓰며 일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대학생 서포터즈를 희망하는 대학생은 많다. 수료증 때문이다. 이력서에 서포터즈 경력을 추가하면 면접 때 조금이나마 얘기할 거리가 늘어난다. 수많은 대학생이 급여를 받을 수 없는 디지털 노동에 뛰어드는 이유다. 대학생들이 임금 대신 찾은 콘텐츠 제작 노동의 보상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같은 목표를 가진 청년들과 어울린다. 모집 단체는 사회에 먼저 진출한 청년들을 멘토로 내세운다. 학교를 다니며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된다. 그러나 동료 청년들 또한 함께 급여를 못 받으며 함께 일하는 노동자이며, 모여서는 결국 어느 집단을 홍보하는데 자신의 젊음을 동원한다. 대학생 = '젊은' 사람? 모든 대학생이 젊음을 내세울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다. 대학생이 모두 젊은이는 아니며, 청년이 모두 대학생은 아니다. 그럼에도 청년 담론의 큰 축은 대학생이다. 앞으로 받을 기회가 많으니 실패해도 된다는 추상적인 메시지를 대학생에게 던지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실패를 마주한 대학생에게 우리 사회는 관대하지 않으며, 젊은이가 아닌 대학생에게도 마찬가지다. 대학생이 젊은 사람일 수 있도록 규정할 근거는 없다. 입학 규정에 나이를 명시한 학교는 군 사관학교뿐이다. 오히려 국가에서는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17년부터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 라이프LiFE 사업(이하 라이프 사업)을 주관한다. 라이프 사업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사회에 진출한 성인이 원하는 시기에 대학에 입학해 노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성인계속교육학회에서 펴낸 <중장년 대학생의 학업 어려움과 극복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LiFE 사업 참여 4년제 대학 진학자를 중심으로>(2022)는 라이프 사업에 참여한 중장년 성인이 학업을 진행하며 경험한 어려움과 극복 사례를 담고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 만족도는 높아지는 반면, 나이가 많아 학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학업을 수행하기에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주변 사람들의 편견에 마주하기도 하고, 젊은 학우들과 세대 차이로 인해 대화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수업에 참여하거나 학내 시설을 이용할 때 주변 사람들이 이들을 학생이라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대학생은 반드시 젊은 사람일 거라는 편견에서 비롯한 사례들이다. 대학생이 아닌 젊은이들이 지워지기도 한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청년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여러 사업을 진행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발표한 창업중심대학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22일, 중기부는 한양대학교에서 창업중심대학 비전을 선포하며, 창업중심대학으로 선정한 6개 대학과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중기부가 내세운 비전은 '도전하는 청년, 꿈을 이뤄주는 창업중심대학'이다. 지역별 대학을 거점 삼아 청년의 창업을 독려하고, 단계별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기부는 대학을 우수한 청년 창업자를 발굴할 거점으로 삼았다. 그러나 대학을 거점으로 삼을 수 없는 청년들이 있다. 대학에 학적을 올린 적 없는 청년들부터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까지, 많은 청년들이 대학 바깥에 있다. 대학생들은 대학의 인프라와 지원을 활용할 수 있으나, 대학생이 아닌 청년들은 그렇지 않다. 고등학교 졸업을 요건으로 내세운 청년 정책과 같은 문제를 공유한다. 학력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청년이 취업과 미래라는 고민을 공유하지만, 지원 범위는 학력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가 학력을 비롯한 개인의 지위마다 다른 지원책을 내놓는다면 이는 맞춤형 지원이다. 그러나 학력 칸에 기재하는 내용에 따라 누릴 수 없는 게 있다면 이는 차별이다. 대학생은 젊다는 편견 아래 논의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은 멘토를 자처하며, 청년 대학생의 실패 아래 자신의 사업을 전개한다. 청년 대학생의 실패를 말하는 출판 시장과 강연 업계는 청년과 대학생이 흔들릴 때 오히려 자리를 굳건히 한다. 멘토를 자처하는 이들이 주는 도움이란 자신이 저술한 책과 '팩트 폭격'이다. 대학생인 청년에게는 자신의 대학생 시절을 대비시키고, 대학생이 아닌 청년에게는 대책을 찾으라 타박한 뒤 타박하고 자신이 하는 말이 답이라 말한다. 대학생, 산업예비군? 흔히들 말하길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이다. 상아탑은 동물의 생명권과 윤리를 뒤로 한 채, 코끼리의 상아가 아주 비싼 값에 거래되던 시기에 사람들의 의식 속에만 존재하는 대상을 칭하는 표현이다. 19세기 프랑스의 비평가 생트 뵈브는 현실과 괴리된 작품들을 상아탑에 비유했다. 대학을 말할 때 상아탑이라는 말을 쓴다면, 현실과 거리를 둔 채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의 역할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오늘날 대학의 역할은 학문 탐구가 아닌 취업으로 굳어가고 있다. 호황을 맞이한 산업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학과는 비인기 학과로 전락한다. 교육부가 2016년에 시행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일명 프라임 사업(이하 프라임 사업)은 이를 부추겼다. 교육부 지방대학육성과가 2015년 12월에 작성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 기본계획'에는 '취업·진로 중심 학과로 대학을 전면 개편하고, 학사제도를 학생 중심으로 개선'하고,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대학에게 평균 50억 원에서 최대 300억 원까지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학들은 억 단위의 금액을 지원받기 위해 기업의 수요에 맞춰 학과를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앞다퉈 내놓았다. 프라임 사업은 2018년에 끝났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취업을 대학의 가치로 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21년에 진행한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의 평가 기준 중 하나는 졸업생 취업률이다. 202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졸업생이 취업했는지가 하나의 지표가 되었다. 종교와 예체능 계열 졸업생은 취업률 지표에서 제외하지만, 다른 모든 계열의 졸업생들 중 취업자의 숫자가 대학의 교육 성과를 증명하는 데 쓰인다. 정부는 대학이 산업예비군을 육성하도록 부추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였던 2021년 9월, 안동대학교를 찾아 공학, 자연과학 분야가 취업에 유리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인문학은 "그런 거(이공계 전공) 공부하며 병행해도 된다"고 발언했다. 교육보다는 기업의 수요와 산업계 진출을 염두에 둔 시각은 당선 이후에도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산업에 종사할 인력 15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교육부는 대학이 필요한 교원만 확보하면 첨단학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대학설립·운영 규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 개정안대로면, 반도체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데 인력은 대학이 충당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대학은 취업사관학교가 아니다. 대학생은 학문을 탐구해 다양한 가치를 논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대학에게 산업계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키워낼 만큼 충분한 지원을 하는 것도 아니다. (2022년 11월 18일 기사 '등록금 올리면 해결될까? '등록금 인상론'의 함정' 참고) 윤 대통령이 반도체 인력 양성을 논하며 말한 핵심 정책은 교원만 있으면 관련 학과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민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대학이 반도체 교육에 필요한 장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그만한 역량을 가졌는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취업률 따지듯 논하지 않았다.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대학은 산업에 투입할 인재를 기르는 곳이 아니다. 대학생이 내는 등록금은 교육 서비스에 따른 비용일 수 있지만, 취업을 위해 맡기는 계약금이 아니다. 대학법인이 영리를 추구할 수 없는 건 상업성이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학이 취업역량을 길러주고, 대학생이 취업을 간절히 바라는 건 어디까지나 취업이 어렵다는 문제에 따른 결과다. 그렇다면 정부가 나서서 할 일은 실효성 있는 청년 일자리 정책 마련이다. 대학생이 대학생다우려면 자기 이력서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쓸 이름이 출신 대학이라면, 대학에 다니는 스스로를 자조하는 것에 불과하다. 경력 칸을 채우기 위해 무급노동을 하는 건 대학생의 기회일 수 없다. 학적 칸에 쓰인 학교 이름 한 꺼풀 벗겨내면 모두가 똑같다. 강의실에 앉은 학생들의 생년월일을 지워도 다들 똑같은 대학생이다. 현 정부가 모든 대학생을 같은 위치로 바라보아 다들 산업계에 진출할 인재로 여기고 있을지 모르나, 대학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면 대학이 먼저 나서 해결할 만큼 취업난이 심각하기 때문이지 그게 대학이 당연히 제공해야 할 서비스는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대학생의 본질에서 멀어진 논의가 오늘날 대학생의 삶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생이 청년이고, 젊으며,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게 보편적인 대학생의 삶이 되었다. 대학생은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기대하는 바인 '젊음'을 대상화하며, 노동의 대가를 인정하지 않은 결과를 온몸으로 맞이한다. 그러니 대학생의 본질을 말하고 싶다면 이러한 논의를 그만두는 게 먼저다.
성공회대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오후 6시 40분, 이천환기념관 시청각실에서 학부제 개편 전체학생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는 학생자치기구 대표자들이 아닌 학우도 참여할 수 있는 첫 번째 자리였다. 이번 공청회에는 최영묵 교무처장, 박상선 기획처장, 진영종 연구교류처장 겸 부총장, 장영석 학생복지처장, 김명철 입학홍보처장, 이하규 IT융합자율학장이 참여했다. 최 교무처장은 지난 간담회처럼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설명한 뒤, 공청회 이전까지 논의한 개편안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한 개편안은 지난 간담회에서 발표한 두 번째 방안을 바탕으로 한다. 개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영학과를 사회융합자율학부에서 분리시켜 경영학부로 만들고, 학부 안에 글로벌경영 등 3~4개의 전공트랙을 운영한다. IT융합자율학부를 소프트웨어융합학부로 개편해 8~9개 전공트랙을 운영한다. 인문융합자율학부는 이름을 인문융합콘텐츠학부로 바꾸고,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와 합치지 않는다. 사회융합자율학부는 경영학과를 제외한 4개 학과 체제로 운영한다.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에 디지털콘텐츠학과의 영상 콘텐츠 제작 수요를 반영한 영상콘텐츠학과를 추가한다. 미래융합학부를 만들어 IT융합자율학부에 있던 인공지능학과를 옮겨오고, 빅데이터응용학과와 함께 두 개 학과 체제로 운영한다. 국제학부는 글로벌디지털경영 전공을 두고 유학생을 가르친다. 개편안 발표 후 이어진 질의는 오후 10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사회를 맡은 김현지 총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이 시간이 늦어 공청회를 마치겠다고 발언할 때까지, 학우들은 하나라도 더 묻기 위해 손을 들었다. 회대알리는 학우들의 주요 질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재구성했다. 학제 개편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특정 학부에 편중된 인원을 고르게 분배하는 것인가, 다음 대학 평가에 부합하는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인가? 혹은 국제학부를 만들어 등록금을 증대하는 것인지, 추구하는 방향이 궁금하다. 최영묵 교무처장 학제를 개편하면 2018년도에 학부제를 시행하고 생긴 인원 쏠림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현행 학부제는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의무화해 이전보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이 용이하지만, 특정 학부에 인원이 쏠려 있다. 3학기 차에 학생들이 전공을 고를 때에도 어려움이 있다. 유학생 유치는 재정문제와 무관하다 할 수 없으며, 대학 평가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궁극적인 목적은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재정 충당이 목적이라면 등록금 수익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평가 기준을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재정 안정이라는 명분을 합리화할 수 있다. 재정 안정에는 여러 방안이 있을 텐데, 국제학부를 통해 등록금을 확보한다는 근거가 무엇인가? 다른 학교는 컨설팅을 맡기기 위해 비용을 지출하며 평가에 대비하는데, 우리 학교는 그럴 여건이 안 된다. 국제학부가 얼마나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 생각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국제학부는 재정에 도움이 되는 측면을 고려한 방안이긴 하나, 단기적인 수익 증대는 크지 않을 거라 본다. 국제학부 학생들이 누적되어야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아까 말했듯 단기적인 수익 확보를 고려하는 게 아니다. 글로벌 캠퍼스를 지향하고, 총장의 뜻을 반영해 진행하는 사안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해외에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인 국제학부를 만들었다. 우리 대학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박상선 기획처장 컨설팅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유효성을 떠나, 대학 인증 평가는 대학이 최소한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타 대학이 컨설팅을 받는다고 우리 대학이 받을 필요는 없다. 점검 사항에 문제가 생긴다 싶으면 컨설팅도 받을 수 있지만, 교육 기관으로서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그리고 학부제 개편은 대학 평가와 관련이 있다. 학교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평가에 반영되며,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평가를 떠나 교육기관이라면 갖춰야 할 점이다. 우리 학교도 수익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물아카데미를 런칭 후 운영하는데 수강생이 많다. 기부금 확대를 위해 모든 이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법인도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학생은 재정만 보고 뽑는 게 아니다. 국제화의 경우 여태 타 대학에 비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지난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당시 교무처장이 "우리 대학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부분이 구성원 참여 소통 및 교육과정 운영이었다. 이해할 수 없다"며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 청사에 다녀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했다. 앞으로 4주기 평가를 준비하며 교육 과정을 개편하는 등 변화가 있고, 학우들 중 개편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토론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다. 근데 학우들이 얘기하고자 하는 건 구성원이 참여하는 소통이다. 작년 11월부터 세 달이 넘도록 소통하고 있다고 했는데, 학우들과 학생사회에 이 안건이 전해진 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학교 측과 만난 3월 이후였다. 오늘 학생들이 간담회에 오지 않으면 개편안에 대해 접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학교 측이 앞으로 어떻게 학우들과 소통할 것인가? 그동안 소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두 번째로, 양질의 교육이란 양질의 교육을 보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재정이 한정적이고 현재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체제와 새 과정을 병행하기 위한 대책과 강사,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 증원 가능한지 묻고 싶다. 증원 없이 진행하면 학부제를 도입할 때처럼 학과생도 어떤 강의를 들으면 졸업이 가능하고, 학부제도 어떤 과목을 수강하면 졸업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갈 건데 그건 수업권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졸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현행 학제와 학부제 개편안을 병행시킬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그 방법을 묻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소통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질책이라 생각한다. 지난 평가에서도 그런 지적을 받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들었다. 학교 입장에서는 방안이 있어야 소통의 장으로 나간다. 대학에서 가장 논의가 쉽지 않은 게 학제 변경이라 생각한다. 왜냐면 거기에 전공 관련 학생, 교원들이 배분되어 있는데 이를 조정하려 할 때 굉장한 저항과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안이 있어야 소통하러 나갈 수 있다. 이전에도 사과했는데, 소통에 미흡했다. 이 점에 대해 사과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 묻는다면, 무얼 숨기고 소통을 안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과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것이다. 장영석 학생복지처장 뼈아픈 지적이다. 2017년에 전공제에서 학부제로 개편할 당시, 모든 과정에서 학생회가 참여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소통의 측면에서 미흡하다. 교무처와 학생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아야 하는 학생복지처장으로서 굉장히 죄송하다. 최종안이 늦게 만들어졌다. 교직원 수련회가 2월 6일에 열렸는데 그때 초안이 나왔다. 이후 전공과 학부별 의견 수렴 과정이 2월 28일까지 있었고, 3월 14일에 학생 대표자에게 개편안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후 교수회에서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았고, 오늘 설명회를 열었다. 일정이 대단히 촉박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중요한 사안과 여러 정책을 결정할 때 학생들과 논의하는 게 우리 학교의 정신이다. 학생과 학생회와 소통하며 의사결정을 한다는 정신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학생복지처장으로 유감을 표한다. 이후 전공 세부 내용을 논의할 때 학우들과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영묵 교무처장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학부제 개편안은 ‘학부제 2.0’이다. 기존 학부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새 학부를 추가하는 방안이다. 국제학부는 연구교류처에서 상당 부분을 운영하고, 경영학부는 사회융합자율학부에서 독립시켜 운영한다. 새로운 전공을 만들고 교원을 운용할 상황은 아니다. 새 학부제를 시행하고, 내년에 입학한 학생들이 2025년에 전공 과정으로 진입할 때 인공지능학과가 미래융합학부로 옮겨간다. 새 자원을 투입하기 보다는 기존 자원을 최대로 활용해 준비하려 했다. 행정 인력을 비롯해 행정적, 재정적 차원에서 낭비를 줄여야 했다. 유학생 유치를 비롯한 기업과의 다양한 프로그램, 평생교육 등 여러 추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재원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겠다는 의지도 있다. 그렇게 여유가 생기면 새로운 영역에 투입하려 한다. 전공이나 학부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려 한다. 지난 간담회에 참석해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발제만 한 게 아쉽다. 기획처장에게 질문하고 싶은데, 지난 대학 평가에서 우리 대학이 일반재정지원대학이 되지 못한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소통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고 하는데, 학부제 개편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박상선 기획처장 어디서 나온 정보인지 모르겠는데, 구성원 참여 및 소통 점수가 낮은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점수가 안 좋았다. 크기로 따지면 전공 및 교양 과정 환류, 비교과 과정 환류 등 배점이 큰 곳에서 감점 당했다. 법인 재정 충당 비율도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구성원 소통 점수가 낮아 일반재정지원 대학이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잘했다는 건 아니다. 교육부의 평가 기준에 맞추지 못한 게 감점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번에 진행한 평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었고 이번에 하는 건 성격이 다르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은 얼마나 보고서를 잘 쓰는지 중심의 정성 평가다. 수많은 대학이 컨설팅 업체에 진출한 교육부 관계자 등에게 컨설팅을 받는 등 시장이 형성될 정도였다. 그 틀에 맞춰 정성평가를 잘 받기 위해 보고서를 얼마나 잘 쓰는지 가리는 게임이었다. 내년에 준비하는 인증 평가는 정량 평가로, 프로세스 자체를 거기에 맞춰 바꿔야 한다. 그 작업은 작년부터 시작하고 올해도 진행하고 있다. 실습실 부족 등 여러 이유로 디지털콘텐츠전공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 특정 전공에 학생들이 쏠려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생각하는데, 영상콘텐츠전공을 만든다고 해결될지 의문이다. 오히려 실기 수업이 늘어날 텐데 실습실 부족에 대해 학교가 마련한 방안이 있는가? 그리고 현재 전공별 문제를 파악하고 학제를 개편하려는 것인지 궁금하다. 최영묵 교무처장 디지털콘텐츠학과에 과도하게 학생들이 쏠리며 전공 수업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습실을 최대한 활용해 학생들이 쏠리지 않게 배치해 쓸 수 있는 방안이 있다. 순수 디지털 제작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실사영상과 결합된 영상을 만드는 데 관심 있는 학생들도 있다. 이들이 신문방송학과의 실습실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없으면 추가로 실습실을 만드는 방안을 논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제3전공의 방향성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 일단 전공을 만들고 전공생을 받은 뒤, 실습 관련 문제를 해결한다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최종적으로 디지털콘텐츠학과와 신문방송학과 양쪽이 수긍할 방안이 없으면, 디지털콘텐츠학과의 쏠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해야 한다. 회의 전까지도 계속 논의하고 있었다. 영상전공으로 가자는 게 우세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합의가 어렵고, 이후 논의를 통해 이번 학기 내에 명칭을 바꿀 여지가 있다. 거기에 또 학생들과 소통이 필요한데, 논의를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총장은 강의 수에 제한이 있다고 하며, 각 전공별 과목을 두세 개씩 보장하겠다고 했다. 학제를 개편하면 전공이 늘어 개설 강의 수는 줄어들 텐데, 이건 수업권 침해가 아닌가? 그리고 국제학부는 가을학기제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한 번에 4개의 학제를 운용하게 된다. 학교는 미화ㆍ방호 노동자들의 수를 줄여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상승했고, 학생들이 행정 서비스를 받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다. 대책이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우리 학교는 시수총량제를 시행한지 오래 됐다. 전공 과목의 경우 수강생이 10명, 교양 과목은 20명 이하일 경우 폐강한다. 인원을 총족하지 못한다고 무조건 폐강하는 건 아니다. 여러 여건을 고려한다. 그게 총장이 말한 보장이라는 측면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최소 시수 보장을 위해 융복합 과목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경계를 넘는 과목을 만들고, 전공 수업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억제하려 노력한다. 전공 학생들이 불가피하게 수업을 들어야 할 경우 폐강을 최소화하려 한다. 진영종 부총장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의 대학은 9월에 학기를 시작한다. 중앙아시아나 미국 등의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8월에 졸업하고 9월에 입학한다. 국제학부의 경우 3월에 학기를 시작하면 이미 다른 학교로 유학생들이 넘어가 우리 학교로 오지 않는다. 국제학부는 국제적인 제도의 특성상 외국의 대학과 같은 학년도로 가야 한다. 행정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노력하겠지만, 크게 재원을 투자해야 하거나 압박을 받는 부분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도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난다면 기숙사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주거문제라서 학생들 삶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시수총량제 관련해서도 지금 수업 수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알면 되는가? 진영종 부총장 기숙사의 경우 일부 문제가 생길 걸로 보인다. 국제학부에 200명이 있을 거라는 말은 한 학년에 200명이 아니라, 전체 200명에서 300명의 유학생이 4학년까지 찼을 때를 전제로 한다. 처장단과 이야기할 때 교육의 질 등을 고려해 최대 정원은 100명 정도 예상하는데, 이 경우 기숙사 문제 등 시설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1년은 기숙사에 살 수 있도록 보장해주려 한다. 유학생들도 2년차가 되면 다 기숙사에서 나간다. 바깥에서의 삶도 살고 싶어 한다고 한다. 유학생들이 오고 나서도 기숙사 문제를 상의하도록 하겠다. 1년 간 보장할 거라 했는데 이는 외국인 유학생 관련 내용인가? 진영종 부총장 그렇다. 국내 학생들도 기준에 따라 신청하듯, 유학생들도 2년차로 들어가는 시점에는 똑같은 권한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학생이 너무 많이 오려 할 경우, 일정 수 이상은 받지 않겠다. 일단 1년을 살게 하는 건 50명에서 70명까지 생각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충분히 기숙사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제가 생기면 이야기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 총장과의 면담에서 2024년부터 미래융합학부나 국제학부를 개설해 23학번 학생들은 2학년 1학기 때 전공 선택 과목으로 해당 학부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고 들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그리고 국제학부 관련해 언어 장벽 등 다양한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이에 대해 지난 간담회에서 담당자한테 논의하고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관련 내용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국제학부와 미래융합학부가 만들어지면, 23학번 학생들은 전공 탐색 과목을 통해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인가? 이건 총장이 원하는 바인 것 같다. 근데 행정적으로 보았을 때, 신입생들이 들어와 전공 선택을 하기도 전에 기존에 전공을 하는 사람들이 쏠릴 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하지 않았다. 다들 지금 미래융합학부나 국제학부가 없을 때 입학한 상황이다. 언제 진입할 수 있게 할 것인지는 행정적으로 더 따져보아야 한다. 총장의 말처럼 할 수 있는 방안도 충분히 논의해야 하는데 지금 확정된 건 없다. 더 논의해야 한다. 진영종 부총장 언어 장벽 문제를 얘기했는데, 국제학부는 모두 영어로 수업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곳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그 중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을 좀 더 주력으로 하고 있다. 다들 자기 정체성이나 조건이 다양하겠지만, 문화적인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공유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 그리고 교과목을 편성할 때 한국어를 필수로 넣었다. 영어로 운영한다고 교육부에 보고했기 때문에 한국어로 강의를 많이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어를 꼭 넣는 이유는, 유학생들이 나름대로 잘 사는 나라에서 온 게 아니다. 그래서 왔을 때 한국에서 공부한 게 내용적으로 도움이 되고, 특히 그 중 한국어를 배운 걸 갖고 자기 나라로 돌아갔을 때 취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를 전제로 한국어를 정식 교과목으로 추가했고, 교과 외에도 제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어를 좀 해야 한국 학생들하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부분은 강의를 해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는 결정에 대해서는, 유학생들이 한국에 왔을 때 수학 능력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영어를 잘한다고 한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이상을 취득한 학생이 우리 학교에 올 확률이 거의 없다. 낮은 등급일 경우 비자를 잘 안 준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사항을 고려할 때 경영학부 교수들과 상의해 영어로 수업을 하고, 학부 간에도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영어 과목을 들을 수 있는 한국 학생들은 같이 들을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영어로 소통하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좋겠다. 학생들이 와서 자기 나라별로 학생회를 만드는 등의 사항을 충분히 보장할 것이다. 이 부분은 지난번에 학생복지처장과 얘기해 규정을 마련했다. 지금 학식당에서 비건식에 대한 보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제학부 학생들이 들어왔을 때 할랄푸드 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기숙사에 살면서 언어적 한계 때문에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국제학교 학생들의 문화를 보장하기 위한 기도실은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나라별로 학생회를 만든다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다. 진영종 부총장 우리 학교에 이슬람 문화연구소가 있다. 우리가 지금 유학생을 받으려고 하는 나라가 근본주의적이진 않지만, 학생들은 제도적으로 옛날 사회주의권에서 쭉 이어진 제도와 포괄적인 이슬람 문화를 같이 경험했다고 본다. 음식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 고민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니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겠다. 기도실의 문제는 이슬람문화연구소와 함께 협력해서 만드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라 본다. 음식 문제는 식당 측과 어떻게 할지 얘기를 해야 한다. 안을 갖고 식당과 미리 준비를 하겠지만, 학생들이 왔을 때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섬세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은 생활과 밀착된 부분이니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포괄적으로는 우리가 예상하고 기획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지는 TF팀이 있어 바로 해결하는 부분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랬을 때는 전문가와 직원, 처장하고 담당하는 교수들이 팀을 짜 상시적으로 논의하는 구조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런 팀을 만들어야 한다. 이슬람문화연구소의 올해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다.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묻고 싶다. 진영종 부총장 이슬람문화연구소는 그동안 프로젝트 베이스로 운영해왔다. 중앙아시아에서 학생이 올 때는 학생 복지와 연관되는 부분이라면 예산을 배정해야 할 것이다. 최영묵 교무처장 보완해서 답하자면, 이슬람문화연구소 발전 방안 내지 현황을 총장에게 보고했다. 그래서 이슬람 문화회관하고 이슬람문화연구소, 유학생 학생회 같은 공간을 통합한 몇 가지 공간 후보지를 마련했다. 지금 얘기 못하는 건 기존 공간과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깊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하겠다. 학제 개편에 대한 설명을 잘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안심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생각해서 왔다. 각 처장의 답변을 들어보면 생각하고 있다고 하거나 논의 중이라 하고, 심지어는 총장과 처장의 말이 다르다.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가을 학기에 국제학부 학생들이 들어올지 걱정스럽다. 학생들의 의견 제시를 원한다고 했는데, 초안이 나오기 전부터 학생들과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 세세한 부분들을 학생들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얘기한다. 최영묵 교무처장 잘 들었다. 소통 부분에 대해서 계속 얘기했듯 부족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불확실성이 큰 부분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도 새롭게 도전하는 부분들이 꽤 있다. 학생들의 세세한 우려에 대해서도 이해한다. 그래서 이제 남은 기간 혹은 이후에 그걸 더 채워가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 총장의 말과 견해 차이가 있는 것은, 총장은 지난 8월에 우리 학교에 왔다. 이전에는 학교 신부들이 쭉 총장을 했는데 (신부가 아닌 이가 총장으로) 처음 왔다. 총장은 학생들과 대화를 하려 하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총장이 세세한 부분에 있어 교무처장인 나와 논의 안 된 부분을 얘기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아까의 경우 입학하는 학생들이 충분히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문제와 충돌할 수 있어 이에 대해 더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 말하는 것이다. 총장의 얘기처럼 선택권이 주어질 수 없는 것이냐, 이런 건 또 아니다. 더 면밀하게 검토할 문제라 답하고 싶었다. 관념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우리 학교는 인권과 평화의 대학이라 얘기하고 이 가치에 대한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개혁이나 혁신을 위해 제시한 방향과 인권과 평화도 함께 지켜가겠지만, IT와 기술을 확보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 폐지하고 생긴 평가도, 교육부는 감당할 수 없이 대학이 늘어난 상황에서 대학을 줄이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 개혁이나 혁신이라며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도 대학이 교육이나 공공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부지를 마련하도록 하고, 교육 전반을 개편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성공회대 같은 영세하고 소수 가치를 다룬 대학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대학이 거기에 못 맞추면 없어진다고 하는데, 우리의 입장이나 인권과 평화의 대학이라는 가치를 포기하고 순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이에 교원들의 의견을 묻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중요한 지적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우리의 가치를 포기할 거면 교육을 개혁할 필요가 없다. 교육부의 평가는 평가대로 잘 받아야 한다. 더불어숲과 인권과 평화라며 수십 년간 표방한 가치에는, 교육 정신과 이념에 대한 유의미한 평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들 마음 속에 이를 지니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나도 마찬가지다. 교육부의 평가에서 떨어진 건 평가척도만의 문제는 아니라 본다. 가치를 확대하고 키우지 못한 점에 원인이 있다. 일단은 조건부로 대학 인증평가를 통과했다. 내년 말까지 유효하고, 교육부의 다른 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절박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고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표방한 가치에 비해 소통이 안 돼 반성할 게 많고, 잘하겠다고 답하겠다. 그리고 우리는 신영복 선생님의 더불어숲 정신을 지키기 위해 20년이 지나도록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이는 교육 개혁과 상충하지 않는다. 학부제 개편이 전반적인 교육의 질 개선 보다는 국가의 대학 평가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기준을 따라가지 않을 수는 없다. 재정 마련을 위해 총장이 동분서주 했다고 하는데, 국제학부 설치가 곧 흑자는 아니라고 답했다. 근데 왜 국제학부 외에는 재원마련을 위한 방안을 따로 제안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박상선 기획처장 교육부가 만든 코드를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내용적으로는 보완할 게 많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교육부가 마련한 코드를 잘 따르는 게 중요하다. 재정 확보를 얘기했는데, 굉장히 큰일이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국제학부는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 중 하나다. 서울의 대학들도 외국인 학생들을 1,000명, 2,000명씩 데려와 재정을 마련하는데 우리는 안 해왔다. 이유 중 하나는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였다. 우리가 이 일을 하려는 이유 중 재정 확보가 있다는 걸 부인하지 않겠다. 근데 이걸로 적자를 다 해결할 수 없다. 국제학부에 완편 체제로 매 학기 50명씩 유학생이 들어온다고 할 때, 4년이면 200명이 다 채워진다. 장학금과 운영 비용을 제외하면 그 정도가 최대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근데 그것만으로 학교의 적자가 근본적으로 메워지지 않는다. 우리 학교는 14년 이상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동안의 물가 인상률만 따져도 수입과 지출이 안 맞는다. 국제학부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중 한 조각이라도 맞춰가야 한다 생각하고 학제를 설계하고 있다. 거기에 들어가는 법인의 재정 기여도를 어떻게 늘릴 거냐는 논의가 있었다. 기부자가 있어 수익용 기본 재산이 늘어난 측면도 있고, 올해도 큰 건이 하나 있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법인의 이사진도 바뀌고 있다. 우리 학교는 기부금이 굉장히 적다. 1년에 7억에서 8억 정도 기부금이 들어오는데, 대부분이 지정 기부금이다. 기부자가 특정학과에 사용하라고 지정한 기부금이다. 학교가 재량대로 쓸 수 있는 기부금이 7천만원에서 8천만밖에 안 된다. 이를 늘리는 게 급선무다. 학교가 어렵다고 돈을 달라고 해도 돈을 주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여러분들이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 기부할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학교가 열심히 해야지 왜 우리한테 손을 벌리냐?" 이렇게 말하게 된다. 학교는 새로운 교육 목표를 갖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할 테니 기부를 부탁한다 말해야 기부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다 그렇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드는 게 여기와 연결되어 있다. 국제학부를 만들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 경영학부가 참여하겠다고 한 건, 우리 대학의 경영학부는 일반 대학의 경영학부와 다른 점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다른 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영학도 가르치지만, 사회경제 대학 및 사회혁신, 소셜 벤처 등에 관심이 많다. 대학원을 운영하며 국제화도 굉장히 많이 한다. 스페인이나 베트남, 일본 등 각 대학들의 사회적 경제, 사회혁신을 기반으로 많은 일을 해왔다. 이를 국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제학부와 경영학부가 같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미래융합학부도 마찬가지다. AI나 빅데이터 전공은 유행하니까 그냥 만든 게 아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다.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 문제를 풀어낼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우리 학교가 지향할 수 있는 가치이고, 우리 학교의 비전이자 미션이다. 이걸 갖고 어디 가서 기부해달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유행하니 동참해 돈을 벌겠다는 단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4월 7일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하고, 학우들이 아무리 반대한다 하더라도 진행할 상황이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불편한 마음이 계속된다. 더불어숲, 성공회대 정신이란 무엇인지에 의문이 든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놓치지 않는 거라 생각한다. 교무처장이 인정했듯 학부제 개편은 처음부터 학우들을 배제한 채 진행했다. 총장의 직인이 있는 학교의 공식적인 사과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교무처장이 사과했지만, 학우들은 언론이나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한 다리를 거쳐 알게 되는 상황이니, 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문을 받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건의할 수 있다. 전달하겠다.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 취지를 충분히 전달하겠다. 총장도 소통을 좋아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할 거라 생각한다. 아래는 회대알리의 질문과 교수들의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부총장의 답변처럼 일반 재정지원 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데에는 법인의 재정 기여도가 낮아 감점 당했다는 이유가 있다. 이번 학제 개편 과정에서 법인 측에 재정 기여도를 해결하기 위해 요청한 사항은 없는가? 학제 개편을 염두에 두고 대학 평가를 대비하는 게 목적이었던 만큼, 재정 기여도 문제 해결을 위해 법인과 논의할 게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진영종 부총장 이번에 92세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이 건물을 하나 기증했다. 이는 학교로 기증되는 게 아니라 법인으로 기증되는 것이다. 법인의 수익용 자산 규모가 늘어 올해는 편입생을 15명 뽑던 걸 50명을 뽑을 수 있게 되었다. 수익용 기본 자산을 올리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 밝히기 어렵다. 다양한 방안이 있다. 국제학부가 있고, 사회교육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하사관 전역을 하면 국가에서 재취업을 하도록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 글로벌 리더십 등 프로그램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려 한다. 법인이 돈을 내는 방법도 있고, 학교와 법인이 기업과 연관해 이런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방안도 있다. 그런 것 없이 기부를 바라는 것은 무의미하다 생각해 (법인과) 같이 논의하고 있다. 이사회에서도 학제 개편을 논의했다고 하는데 이사회 회의록이나 안건지에서 해당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이사회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궁금하고, 왜 회의록이나 안건지에 내용이 없는지 묻고 싶다. 진영종 부총장 전체적으로 우리는 이런 방향으로 계획을 하니, 발전 방향을 우리가 고민하고 있으니 이사회에서도 재정적인 부분 등을 지원해줘야 된다는 맥락에서 학부제 재편을 이야기했다. 최영묵 교무처장 총장이 이사회에 학교 재정 문제 해결을 호소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학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신임 총장이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하며 학부제 개편 논의를 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때 배석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무처장이 설명을 하라고 해서 그때까지 논의했던 대강을 말한 게 전부였다. 대강이라고 하면 당시까지 논의한 내용을 의미하는 것인가? 최영묵 교무처장 국제학부와 미래융합학부를 만드는 정도를 얘기했다. 기존 학부에 두 학부를 추가해 유학생 유치와 새로운 교육 개혁 추진이라는 두 지점을 말했다. 현재처럼 소속 학부 전공을 하나 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인공지능학과를 미래융합학부로 옮기는 게 IT융합자율학부의 전공 선택을 복잡하게 하거나 다른 방향을 통해 한 번 더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대책이 있는가? 전공 안에 새로운 트랙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식 학위가 나오는 게 아니라 학위증에 표기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에 없어진 혁신융합전공과 트랙 제도의 차이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혁신융합전공이 사라진 과정을 지난 간담회에서 물어봤는데 확인을 했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사라졌고, 학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공지했는지 아는 이가 있는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가 소프트웨어융합학부로 바뀐다. 그 안의 4개 전공 중 인공지능이 미래융합학부로 이동하고, 나머지 세 개 전공이 통합해 소프트웨어융합전공이 된다. 소프트웨어융합전공이라는 전공 학위는 항상 존재한다. 그 안에 트랙을 이수한 걸 추가적으로 표기한다.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미 인공지능을 선택한 IT융합자율학부 학생들이 있다. 그러면 그 학생들과 미래융합학부로 인공지능 전공이 옮겨갔을 때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과연 전공을 어떻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인데, 지금도 우리 학교는 2개 전공을 선택할 있다. 타 학부 전공을 선택한다고 해서 불이익이 있는가? 전혀 없다. 그러니 IT융합자율학부 학생이 미래융합학부의 인공지능 과목을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 그리고 IT융합자율학부 안에서 인공지능 전공을 계속 유지한다. 교수들이 양쪽에 겸직하고, 그 전공을 당분간 유지한다. IT융합자율학부로 들어온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싶다고 하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혹은 주전공으로 해당 과목을 듣는 것을 당연히 허용한다. 혁신융합전공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전공이 학부를 옮긴다는 사실만으로 복수전공 선택 과정에서 기준이 바뀐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로 들어와 인공지능을 전공한 학생들이 있는데, 인공지능 트랙을 개설한 뒤 IT융합자율학부에 기존의 인공지능 전공이 유지했을 때 학생들이 경험하는 불이익이 많다 판단하면 학부를 바꿀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 학부 변경을 허용하는 것으로, 아예 미래융합학부로 옮기겠다고 하면 교무처에 학부를 바꿀 수 있도록 요청할 생각을 갖고 있다. 최영묵 교무처장 교무처 입장에서 학부 변경은 불가능하지만, 인공지능의 경우 이제 미래융합학부로 옮겨갈 경우 학부 변경을 허용해달라는 것인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인공지능 같은 경우 전공 자체가 이동하는 경우니까 특별한 예외 규정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다. 최영묵 교무처장 논의하겠다. 아직 논의하지 않은 것인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 안에서 많은 교수들이 이러한 경우를 고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T융합자율학부에서 교무처에 요청할 게 굉장히 많다. 어떡하든 최종 결정은 교무처 하고, 교무처와 이야기해 결정해야 한다. IT융합자율학부 의견은 이렇게 준비가 되어 있다. 나중에 교무처와 논의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개편한 학제는 새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것이라 했고, 최대한 변화와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예시는 왜 지금 IT융합자율학부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한 학생으로 드는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예를 들어 군대를 갔다 온 학생들은 새로 변경된 학제를 적용 받을 수 있다. 그럴 때 학부 변경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하고 있다. 새로 들어온 학생에게 적용할 새 학제라서 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해당이 없고, 그에 따른 불이익은 없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간담회부터 지금까지 제시했다. 그러면 지금 기조가 달라진 게 아닌가? 결국 이번 학제 개편이 지금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바뀌었을 때, 글로컬IT전공이 사라졌을 때, 행정 공백이나 학제가 달라져 소속이 애매해진 학생들에 대한 대응은 학제가 바뀐 뒤에야 이루어졌다. 이러한 상황을 먼저 논의한 적이 있는지 학생들이 계속 물었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그런 문제들을 다 고려하고 있다. 물론 모든 상황을 다 예측 못했을 거다. 계속 이야기를 하며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학교에서 결정하면, IT융합자율학부 교수들이 전공 운영 방안에 대해 깊게 논의해야 한다. 그래서 이 문제도 계속 연구를 하고, 학생들과 논의도 해야 한다. 신입생부터 바뀐 학제를 적용한다고 하지만 그 전에 준비해야 한다. 실제 전공 운영은 2025년에 신입생이 2학년에 진입할 때로 계획하고 있다. 그때까지도 1년 여유가 있지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계속 준비해야 한다. 혁신융합전공에 대한 답은 누가 할 것인가? 최영묵 교무처장 2017년에 혁신융합전공을 만들 때 굉장히 반대했다. 누가 운영하느냐가 불분명하다 생각했다. 학생들의 관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논쟁을 벌였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그게 관철돼 일부 학생들이 혁신융합전공을 선택했는데, 아주 소수였다는 학교의 판단에 따라 전공이 유명무실화 되었다. 성공회대학보에도 혁신융합전공 기사가 나간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혁신융합전공이 유명무실화 된 단계에서 교무처장을 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학제 개편의 이유 중 하나가 될 거라 생각했다. 유명무실한 부분을 살릴 수 없다면, 다른 선택지를 다양하게 열어 학생들이 복수 전공을 비롯해 학교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는 게 관건이다. 질문의 요지는 혁신융합전공이 지금의 트랙 제도와 다른 게 무엇인지 묻는 것이었다. 최영묵 교무처장 혁신융합전공은 새로운 전공 영역으로 하위 명칭에 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전공 트랙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마이크로 디그리나 미니 전공을 논의하는 건 그런 측면과 달리 명확한 관리 운영 주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가는 핵심 이유는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전공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거기서 자신의 선택지를 갖고 전공을 하면 실효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이 점에서 혁신융합전공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혁신융합전공에 대해 아무도 조사하지 않은 것 같아 얘기하자면, 혁신융합전공은 폐지된 이유조차 학생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2학기에 갑자기 제3전공 공지에서 혁신융합전공이 빠지고, 수강 안내 책자에서 작은 글씨로 추가 신청이 불가하다고 표기해놨다. 회대알리에서는 이미 혁신융합전공이 통보조차 없이 폐지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혁신융합전공을 폐지한 이유를 교무처에 물으니 처장단 교체를 이유로 답을 주지 않았고, 교무처 직원은 처장단 결정을 통해 사라졌으나 정확한 내용은 실무자라 답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제3전공 제도의 미래를 물었을 때 자기주도설계 전공을 남기고 새로운 제3전공을 준비하겠다는 답을 남겼다. 그런데 지금 제3전공이라면서 들고 나온 것도 아니고 ‘트랙’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했는데, 달라진 게 없는 이 방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트랙도 결국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지 않으면 똑같은 방식으로 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에서 트랙은 유연하다. 사라질 수 있다. 기술 변화가 일어나고 수요가 달라지면 언제든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수요가 없다면 사라질 것이다. 수요가 있다면 공급하겠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려 한다.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와 방금 질문한 내용의 본질은 혁신융합전공이 사라진 것도 중요하나, 통보하지 않고 삭제한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방금 한 얘기는 앞으로 더 유연하게 없애겠다는 말로 들린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학생들의 의견을 당연히 물을 거다. 학생들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트랙을 만들라고 하면 만들어야 한다. 그럼 만드는데, 다 유지할 수 없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 몇 개는 없애야 할지 모른다. 문제는 절차다. 교수들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의견을 구해 이뤄져야 한다. 기본적인 생각은 트랙이 새로 필요하면 만들고, 필요 없으면 해당 트랙은 없애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려 했다. 그래서 트랙에 대해 미리 전공처럼 지원하고 이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정 과목을 다 들으면 그 트랙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려 한다. 대신 트랙을 개설하고 없애는 문제는 교수들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의논하고, 사회의 방향을 함께 보고 결정해야 한다. 방금 얘기한 내용을 글로컬IT전공이 없어졌을 때,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넘어갈 때 모든 담당자들이 똑같이 말했다. 학생들이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방금 당연하다고 했는데, 그 당연한 걸 왜 하지 않았는가? 질문 마치겠다. 질의는 오후 10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사회를 맡은 김현지 총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이 시간이 늦어 공청회를 마치겠다고 발언할 때까지, 학우들은 한 가지라도 더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기사가 올라가는 오늘, 교무위원회가 학부제 개편 관련 학칙을 개정한다. 이틀 뒤에는 학교가 학부제 개편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보고한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간담회와 공청회를 제외하면, 학교 측이 약속한 소통은 현재까지 없다. 학교 측이 나서 학우들에게 학제 개편을 말한 건 지난달 13일, 최영묵 교무처장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나 완성하지 않은 개편안을 전달한 것 한 차례가 전부였다. 학교 측이 지난해 11월부터 학제 개편을 다섯 차례 논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제학부와 트랙 제도를 비롯한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결국 "논의하겠다"는 말뿐이었다. 지난 간담회에서 학우들이 드러낸 우려를 어떻게 새 개편안에 반영했는지 설명하는 이는 없었다. 학우들이 학제 개편 과정 중 이뤄지지 않은 논의가 개편 이후에 이뤄질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취재: 강성진 기자(helden003@gmail.com), 권동원 기자(jdc6991@naver.com), 유지은 기자(ujieun0231@gmail.com), 정인욱 기자(wjd053@gmail.com), 황바우 기자(ghcggb@naver.com) 글: 강성진 기자 사진: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정인욱 기자, 황바우 기자
이 기사는 2023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6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2022년 회대알리는 서울시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10년을 맞아 마을미디어에 관한 취재를 준비해왔다. 이전에도 회대알리 기자들이 구로구에서 활동하는 '구로마을TV'를 취재해 기사를 발행하고, 해당 마을미디어에 출연하기도 했다. 마을미디어의 10년 활동을 되짚어 보고 대학과 지역이라는 정체성을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 대학은 지역 사회에 기반하고, 대학 역시 또 하나의 사회다. 회대알리가 마을미디어의 역할을 인지하고 연대하며, 나아가 대학이 마을미디어와 지역의 안전망이 되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했다. 그러던 중 11월 서울시 행정사무감사가 열렸다. 여기서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폐지가 공식화됐다. 어떤 협의도 없이 급작스럽게 발표된 폐지였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미 마을미디어 사업을 이어갈 의지가 없었다.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바로 세우기'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곳간이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라고 발언한 이후 마을공동체, 마을미디어, 공공미디어 등 시민사회와 관련된 사업을 향한 노골적인 폄하와 압박이 이어졌다. 2022년에는 예산을 전년도 대비 50% 삭감하기도 했다. 결국 2023년 서울시 예산안에서 마을미디어의 자리는 없었다. 마을미디어란 무엇인가? 마을미디어의 성과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은 2012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13년부터 정식 사업으로 거듭났다. 2019년 3월에는 오랜 염원이었던 [서울시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2020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이하 '미디액트')가 민간 위탁을 받아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를 설립해 사업을 운영했다. 마을미디어는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 시범사업 시작 당시 5곳에 불과했던 서울 지역의 마을미디어는 2022년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등록 기준 61곳으로 늘어났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발행한 '2020-2022 서울마을미디어 성과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사업 예산은 계속 줄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콘텐츠 제작 수, 조회 수, 구독자 수는 계속 상승하는 등 마을미디어의 성장과 활동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홈페이지는 마을미디어를 '주민들이 소유하고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미디어'로 소개한다. 마을미디어는 풀뿌리 미디어로, 말 그대로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일궈가는 미디어이다. 만들어진 콘텐츠나 정보를 있는 그대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미디어 생산 주체가 되는 과정이다. 김서중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이를 두고 시민들이 미디어를 소유하고 직접 일궈감으로써 “스스로 주체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말한다. 마을미디어 이전에도 시민이 미디어에 참여할 방법은 있었다. 하지만 정은경 서울시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은 "(이전 방법들이) 기존 미디어에 시민이 "객"으로 참여하는 데 그쳤다면, 마을미디어는 시민이 직접 자기 채널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마을미디어를 통해 일상의 공론장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저널리즘이라는 게 꼭 기성 언론사에서 도제식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만의 것은 아니다"라며, "각자가 살아가거나 활동하고 있는 마을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인 시민들이 직접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마을미디어의 의의를 설명했다. 마을미디어는 주류 매체가 다루지 않는 지역의 이야기와 소수자, 재난 등 다양한 의제를 전한다. 또한 시민이 소유하고, 시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미디어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마을미디어, 특히 서울시 마을미디어가 만들어온 콘텐츠나 성과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시민이 스스로 주인됨을 실현해가는 계기이자 과정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마을미디어는 수치화되는 성과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서울시의 사업 폐지 이유 2022년 11월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마을미디어 사업이) 불순할 수가 있다. 본래 목적에는 관심이 없고 지원금이나 세금 축내는 낭비되는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자리에서 최원석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10년 정도 했기 때문에 서울시가 충분한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폐지를 공식화했다. 이후 서울시는 또 다른 이유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제시했다. 서울시 홍보기획관 담당자들은 언론사 인터뷰 등을 통해 서울시의 역할이 종료되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1인 미디어가 주류가 되어가는 현재 '마을'미디어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충분한 마중물? 서울시는 10년간 총 92억을 지원해왔다며 '충분한 마중물'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김서중 교수는 “마을미디어에 대해 수치화할 수 있는 '충분한 마중물'이란 있을 수 없다. 마을미디어의 의의나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정도 지원했으니 충분하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사고"라 평가했다. 더욱이 서울시는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예산을 꾸준히 감액해왔고, 협의나 제대로 된 평가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폐지했다. 단순히 사업의 기간과 총액만을 언급하며 감행한 서울시의 폐지는 너무 엉성하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마을미디어 활동가들 역시 서울시의 주장에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한다. 서울 지역 마을미디어 단체들의 연대체인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의 신유정 공동대표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논리는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에 익숙해진 이들이 많아진 만큼 마을미디어가 필요 없다는 주장인데, 마을미디어는 노인과 장애인 등 미디어 접근이 어려운 분들과 함께 미디어를 직접 제작해보면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유튜브 등을 마을미디어 사업 종료의 이유로 꼽는다는 것은 이 사업의 기본 취지에 대한 이해마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서울시의 주장을 비판했다. 서울시의 괴롭힘, 저항의 목소리 서울시가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과 사업 폐지를 감행하며 보인 일방적인 과정 자체가 졸속이라는 비판도 있다. 마찬가지로 급작스럽게 사업 중단을 통보받은 민간 위탁 기관인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이하 '서울마을센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울마을센터는 15개월 동안 종합성과평가 2회, 회계감사 2회, 특정 감사 1회를 치러야 했다. 기존 서울시의 민간위탁 관리 지침에 따르면 종합성과평가와 특정 감사는 행정적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같은 해에 실시할 수 없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이를 지적하자 '종합성과평가와 특정 감사 중복 시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특정 감사를 다음 해로 유예'한다는 규정에 '시 감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같은 해에도 특정 감사를 실시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후 서울시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 대해서도 종합성과평가와 특정 감사를 같은 해에 모두 실시했다. 기다렸다는 듯 이어진 사업 폐지에 관련 단체들은 시청 앞으로 모여들었다.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는 2022년 11월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근거와 명분 없는 왜곡과 폄훼를 중지하고 △시민들의 자발적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예산의 일방적 삭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 홍보기획관에 96곳의 단체가 연서명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17일에는 서울마을센터, 전태일 기념관 등 서울시에 의해 위탁 만료 통보를 받은 단체와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우수한 사업평가 점수와 민간 위탁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사업 종료를 통보한 서울시를 규탄했다. "마을의 어제를 기록하고, 오늘을 바라보며, 내일을 꿈꾸는 마을미디어. 마을미디어를 통한 마을의 변화. 서울시가 지원합니다"는 2019년 서울시 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제작한 홍보 영상의 문구이다. 내일을 준비하고 결정할 때는 마땅히 어제의 기록을 통해 오늘을 제대로 살펴보아야 한다. 서울시는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종료했다. 그리고 사업의 기본 취지조차 고려하지 않은 이유들을 명분 삼아 현장의 활동가들에게 허탈함마저 안겼다. 김서중 교수는 회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마을미디어를 통해 시민이 주체로 등장하는 과정으로서 미디어 기본권 확장이 이야기된다. 마을미디어는 이미 시민미디어이자 공공미디어"라고 이야기했다. 마을미디어는 시민이 소유하고 직접 일궈가면서 주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다. 스스로 주인됨을 실현해가는 미디어, 그 자체로 마을미디어는 민주주의의 또 다른 실현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이 점이 서울시가 언급하고 싶지 않은 사업 폐지의 진짜 이유일지도 모른다. 마을미디어를 이어 가고자 하는 움직임 서울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됨에 따라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는 오는 4월 6일을 기점으로 운영이 종료된다. 하지만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은 마을미디어 운영을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은경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은 "센터가 사라져 (마을미디어 활동이) 일시적으로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나름의 장점도 있을 거라고 본다. 우리 스스로 성찰하고 회고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그간 쌓아 올린 네트워크와 아카이브를 최대한 지켜내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주관으로 열린 '2022 마을공동체미디어포럼'에는 현장에 있는 활동가와 마을미디어에 주목하고 있는 이들이 "변화를 위한 도전"을 주제로 모였다. 이들은 10년간의 마을미디어 활동을 돌아보고, 서울시의 사업 종료 이후의 마을미디어를 논의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제24회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을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에 수여하며 마을미디어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탰다. 선정위원회는 "시민 미디어기본권 확장에 기여한 성과를 격려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 미디어 탄압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마을미디어의 소중한 성과를 지키기 위해"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수상자로 나온 신유정 대표는 서울시의 사업 종료 결정에 대해 "미디어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고 강화하기 위한 미디어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고, 관련 정책 마련에 끝이 존재할 수 없다. 마중물 역할을 마쳤으면 다음 역할을 마련하는 게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다"라며, "오늘의 수상을 진정한 마중물로 삼아"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마을미디어의 내일 '풀뿌리'라는 단어의 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풀뿌리의 최전선은 언제나 지역이다. 누구나 이 삶의 터전과 밀접하게 관계 맺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대학은 주요한 행위자 중에 하나이자 학문 기관으로 지역 사회에 더욱 큰 책임을 가진다. 회대알리는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대학 내 언론자유 실현을 통해, 대학 민주화에 기여하기 위해 활동한다. 마을미디어의 활동을 되짚어 보면서 우리의 목표와 지역언론의 관계를 고민하던 회대알리 구성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마을미디어 현장의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지역과 대학, 지역언론과 대학언론의 공생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획을 준비하다 폐지 소식을 접했다. 갑자기 닥쳐온 마을미디어의 위기 앞에서 성공회대학교 구성원 역시 대학이 지역에 가지는 책임을, 연대를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성공회대학교가 위치한 구로구에도 마을미디어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은경 센터장은 그 중 구로FM의 '성원'과 일의 뉴노멀 탐험대의 '날지 않아도 괜찮아, 펭귄의 날갯짓'을 추천했다. '성원'은 떡집 사장님들의 오류시장 재개발 관련 투쟁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지역 밀착 미디어가 해야 할 일을 보여주었고, '펭귄의 날갯짓'은 기존 미디어가 다루는 청년 이슈가 얼마나 피상적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마을미디어를 이어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시민들에게 지켜달라고만 외치지 않는다. "당신의 목소리가 마을의 목소리"가 되고 "우리가 우리를 함께 돌보자"며, 스스로 주인됨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민다. 다름 아닌 바로 우리를 위해, 마을미디어의 내일에 함께 하면 어떨까. 취재 =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글 = 권동원 기자
이 기사는 2023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6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다문화라는 말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 더없이 익숙하다. 일각에서는 ‘다문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뒀다고 평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주배경주민이 총인구 대비 5%가 넘으면 ‘다문화 사회’로 구분한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1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주민 수는 2,134,569명으로 총인구 51,738,071명 대비 4.1%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있다. 중도입국청소년이 그중 하나다. 교육부에 따르면 중도입국청소년은 국제결혼 가정 자녀 중 외국에서 태어나 중도에 국내로 입국한 경우를 의미한다. 하지만 보통 중도입국청소년은 이주배경청소년* 중 청소년기에 한국으로 이주한 이들을 넓게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도입국청소년은 2021년 12월 기준(법무부, 만 18세 이하) 3,240명으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부처마다 중도입국청소년을 다른 기준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중도입국청소년을 정의하는 기준조차 부처나 상황마다 달라,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커진다. 회대알리는 중도입국청소년을 지원하는 구로구가족센터의 정종운 센터장, 전다은 사회복지사, 움틈학교 이민아 담임 선생님을 만나 중도입국청소년이 처한 상황과 문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구로구가족센터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움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소재 중학교에 학적을 두고 있는 중도입국청소년이 대상이다. 학생들은 1년 단위로 위탁하여 다음 해에 재적학교*로 복귀한다. 움틈학교는 학생들에게 한국어 수업, 가족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현재 9개 재적학교의 중도입국청소년이 재학 중이다. 구로구가족센터 구성원들은 크게 ▲한국어 미숙으로 인한 학습 저하 ▲재적학교 내 부적응 ▲외국인 신분으로 인한 공적 지원 불가를 중도입국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으로 짚었다. 언어 문제로 재위탁까지 고려하는 중도입국청소년 중도입국청소년들은 한국어보다 제1언어를 많이 사용한다. 한국어 사용 빈도가 낮으면 한국어로 수업을 듣기 더욱 어려워진다. 이민아 담임교사는 “움틈학교 학생들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특히나 한국어 구사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털어놨다. 움틈학교는 한국어 능력 증진을 위해 ‘한국어 집중 교육’을 진행한다. 또 수업 시간에는 한국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규칙을 정했다. 하지만 같은 언어권에서 온 학생들이 많아 학생들끼리 제1언어를 자주 사용한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으면 한국어 발달이 더디고, 학생들 각자의 환경에 따라 편차가 심화된다. 그러다 보니 수업 진행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언어 장벽으로 사교육, 입시 관련 정보 등 수업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민아 담임교사는 “학원에 가도 알아듣기 힘들어서 방과 후에 비이주배경 학생처럼 사교육을 받기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재적학교에서 중도입국청소년이 소통 문제로 겪는 어려움은 수업 이해보다 교우관계에서 더 크게 다가온다. 이들의 상담을 담당하는 전다은 사회복지사는 “한국어 소통 때문에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한국어가 안 되니 학교생활도 어렵고 친구를 만들 수 없다”고 이들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런 경우 다시 움틈학교에 돌아오는 학생도 있다. 외국인으로 살아야 하는 청소년들 중도입국청소년은 대한민국 국적 취득 전까지 외국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들은 국적법에 따라 귀화 허가를 받아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생계유지 능력을 입증해야 하기에 부모의 경제활동은 필수적이다. 그러다 보니 가정의 적극적인 정서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종운 센터장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데리고 왔지만,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일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중도입국청소년은 공적인 지원을 받기 힘들다.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경제적 보호를 제공하는 공공부조가 존재하지만, 외국인 비자를 가진 청소년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물론 교육은 받을 수 있다. 한국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당사국으로 아동의 교육권 보장 차원에서 미등록 외국인까지 국내 공교육 진입이 가능하며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학금, 수업료 및 학용품비 기타 수급품을 지급하는 교육 급여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학생 관리부터 행정 업무까지, 불안정한 교육 노동환경 이민아 담임교사는 9개 재적 학교와의 출결, 성적 처리 같은 기본적인 업무부터, 움틈학교의 학사 일정 계획 등의 업무도 맡는다. 담임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행정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민아 담임교사는 “학생이 적고 반이 하나라고 해도,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많은 행정 업무까지 병행하게 된다”며 그간 겪은 고충을 토로했다. “몸이 두 개여도 모자라다”고 표현할 만큼 바쁘지만, 이민아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움틈학교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종운 센터장은 학생들에게 ‘지금은 조금 서툴더라도 시간을 가지고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다’라는 희망을 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려면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있다. 중도입국청소년을 비롯한 이주배경주민, 그들을 지원하는 이들까지 국적과 경계가 만들어낸 공백 속에서 신음한다. ‘다문화 열풍’은 화려했다. 하지만 화려했던 수사만큼 그 이면은 짙다. 다문화 사회는 단순히 많은 문화권이 모여 있기만 한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중도입국청소년을 비롯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자주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사회, 그런 사회가 다문화 사회다. 하지만 혐오 표현이나 혐오 범죄 등 차별이 남아있는 지금 ‘다문화 사회’를 떠드는 말들은 어딘가 공허하다. 진정으로 다문화 사회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화려했던 수사나 공허한 숫자들이 만든 이면을 살펴야 할 때다. 또 다른 더불어숲, 구로구가족센터 구로구가족센터는 2004년 구로에 위치한 ‘건강가정지원센터’로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성공회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구로구가족센터는 한국에 사는 모든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과 사업 운영을 목표로 한다. 기사에서 살펴본 이주배경주민과 그 가족들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다. 다문화 가족 자녀 정서 안정 및 진로 취업 지원 사업인 ‘다채움’과 다문화 가족 교류 소통 공간 사업인 ‘다가온’도 있다.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이 센터에 방문해 멘토링 수업을 진행하는 등, 근처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센터나 인근 학교와 연계하여 연합 활동을 하기도 한다. 2022년에는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이 청소년들과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는 ‘다어울림’도 진행했다. 2023년 3월에는 1인 가구 구성원을 위한 건강루틴챌린지 '당신 근처의 친구'와 한국어교육이 필요한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주배경청소년* 자신이 직접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이주한 경험이 있거나,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 출신인 가정의 자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북한이탈주민인 가정의 자녀 중 9~24세에 해당하는 모든 청소년 재적학교* 현재 학적을 두고 있는 학교 취재 = 고은수, 황혜영 기자 글 = 고은수 기자 사진, 디자인 = 황혜영, 강성진 기자
지난 2월 시각장애인 이명지(가명) 학생과 그를 돕는 도우미 정지안(가명) 학생을 만났다. 시각장애인이 캠퍼스에서 겪는 어려움부터 그를 도와주는 도우미 학생의 일상까지. 이들은 캠퍼스 생활과 일상 속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인터뷰 말미에 명지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구별 없이 모두가 똑같이 살아가는 세상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장애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명지와 지안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학 입학 전 명지의 생활 Q. 대학 입학 전 학창 시절은 어떠셨나요? 명지: 초등·중학교는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일반학급에서 공부했어요. 일반학교 다닐 때 개학 전에 점자 교과서를 못 받은 경우가 많았어요. 더러 개학 후에도 못 받은 적도 있었죠. 첫 수업 시간에 저만 책이 없었어요. 저와 부모님이 학교와 교육청에 여러 번 요청했죠. 이후 교과서 수령과 개학 시기의 간격이 점차 줄어들었고 결국 개학 전에 교과서를 모두 받을 수 있었어요. 대학 입학과 장애학생지원센터 Q. 대학 입학 과정은 어떠셨나요? 명지: 장애인 입학 전형으로 들어왔어요. 외대는 장애인 입학 전형이 없어서 못 썼죠. 당시 외대에 장애인 입학 전형을 문의했는데, 담당자분이 사무적인 태도로 그냥 없다고만 하셨어요. '만약 내가 여기 합격해도 지원을 잘 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대학 내에 특수교육 관련 전공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학교의 관심도 차이가 크다고 느껴요. 관련 전공이 없다면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역할이 더 중요하죠. (관련기사 보기) 학교 내 장애인 학생 세명뿐, 그 이유는 무엇일까? Q.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잘 되어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명지: 사람의 마음가짐은 말에서 드러나고 행동으로 나타나요. 하는 말이 형식적인지 실질적인지는 추후 성과에서 확인할 수도 있죠. 사실 장애학생지원센터라 하더라도 장애인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지원을 해주지도 못하고 장애 학생을 다 이해하기도 어려워요. 초등학생 시절 한 특수교사분이 시각장애인을 처음 본 거예요. 그래서 저한테 "너는 안 보이는데 책을 어떻게 봐?"라고 상처 주는 말을 했죠. 활동도 못할 텐데 지원이 무슨 필요가 있냐는 식으로 단정 짓더라고요. 이후 제가 계속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자 선생님도 생각이 바뀌셨어요. 이를 계기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지원센터도 "여기는 여러분을 위한 곳이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도 된다. 오히려 연락을 많이 해줘야 더 많이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말씀하셔서 감동했어요. 실제 도움이 많이 주고 계셔요. Q. 장애 학생들 간 네트워킹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나요? 명지: 아직까지는 없어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명지를 만나기 전, 지안이가 준비해야 할 것 Q. 장애 학생 도우미를 지원한 계기가 있다면요? 지안: 명지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많이 친해졌고, 1학기 때 명지를 도와줬던 친구와도 가깝게 지내서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2학기 도우미 활동에 지원했죠. Q. 명지님은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셨나요? 명지: 작년 7월에 장애 인식 개선 행사를 하는 카페에서 알바를 했어요. 점자로 포스터나 엽서를 만들어 전시하거나 손님들이 원하는 점자를 찍어주고 도와드렸죠. 점자로 음료 이름을 표시하기도 했어요. Q. 도우미 학생 지원 방법과 활동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지안: 장애 학생과 도우미 학생이 사전에 연락해서 서로 마음이 맞으면 국가근로장학생으로 신청해요. 저 같은 경우는 명지가 연락해서 시작했죠. 매 학기 신청하는데, 여러 학기를 갱신해서 이어가는 친구들도 있어요. Q. 국가근로장학금 형태로 장학금을 받으시는데, 근로 시간에 제한이 있나요? 명지: 한 달에 최대 60시간 근로할 수 있다고 알고 있어요. Q. 활동 전 교육이 있나요? 지안: 사전에 비대면 교육을 100분 동안 이수했어요. 장애 유형별로 도움을 주는 방법과 마음가짐을 배웠죠. 명지: 동영상이 장애 학생을 도와주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요. 도우미 친구들이 '실제 활동 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기본적인 접근과 도움 방식을 알려주니까 문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지안이의 도우미 활동 Q. 교육과 현실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지안: 영상에서 도우미 학생이 장애 학생보다 반 보 앞에 걸어야 하는 점이나 의자의 등받이 유무 등 규칙을 알려줘요. 그런데 이런 규칙이 장애 학생이랑 같이 다니다 보면 바뀌거든요. 예를 들어 장애 학생이 도우미 학생의 팔꿈치 부분을 잡는 게 정석이지만, 저희는 팔목을 잡거든요. 또 계단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처럼 자세한 상황 설명을 선호하는 장애 학생이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요. Q. 명지님은 구체적인 설명을 선호하시나요, 그 반대의 경우를 선호하시나요? 명지: 저는 대화 흐름이 끊기는 것이 싫어서 설명이 적은 경우를 좋아해요. 전맹(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처럼 안 보이는 기간이 긴 친구들은 대부분 긴 설명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보지 않고도 인지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거든요. 뜨겁고 차가운 온도로 사람이 몰려있는 정도를 느끼거나 엘리베이터의 소리로 오래된 기계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어요. 반면에 안전을 중요시하는 친구들은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해요. Q. 학교생활하면서 어느 범위까지 도움을 주시나요? 지안: 저는 명지의 이동을 함께하는데, 수업 시작 30분 전에 만나서 강의실로 이동해요. 주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강의실까지 이동하고, 공강 사이에도 이동을 돕죠. 밥도 같이 먹고요. 장애 학생이 당장 도움을 필요로 하다고 요청할 때도 도와줘요. 명지: 언제 만나서 이동하는지는 개인마다 달라요. 다른 친구랑 했을 때는 그때그때 연락해서 만났어요. 저는 도우미 친구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학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독립적으로 시도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예컨대 판서 같은 경우도 교수님께 '저는 판서를 볼 수 없으니 미리 저에게 말해주시거나 수업 방식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해요. 명지와 지안이의 '슬기로운 대학생활' Q. 학교생활 스케줄은 어떻게 조정하시나요? 지안: 수강신청 전에 명지랑 시간표를 같이 짜요. 결정된 시간표를 학교에 제출하면 그대로 수강신청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어요. 일종의 도우미가 갖는 특권이죠. 다른 도우미 친구들과 시간표를 조율하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어요. Q. 교내 기숙사 시설이 장애인이 사용하기에 편리한가요? 명지: 저는 기숙사에 살지 않지만, 주변 친구들이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해요. 익숙해지면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세탁실 이용 방법이나 기숙사 구조 익히는 것도 보행 교육 때 말해놓으면 같이 할 수 있고, 중간에 입사해도 복지관에 얘기하면 언제든지 받을 수 있어요. 특히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의 경우 1인실을 제공한다고도 들었어요. Q. 교내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어떤 게 있나요? 애로사항도 있을까요? 명지: 장애인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걱정돼서 도와주는 분들이 참 고마워요. 그리고 간혹 점자로 무슨 관 강의실 몇 호라고 쓰여있는 경우가 있으면 강의실을 찾기 수월해요. 또 건물 구조가 대칭이면 이동하기에 편하죠. 안 좋은 점은 셔틀버스 안내 방송이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집 가는 버스를 탔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부저벨도 없는데, 벨보다 안내 방송이 우선이에요. 벨만 있으면 어차피 여기가 어딘지 몰라서 못 누르거든요. 버스 정류장에서 곧 도착하는 버스 알림이 정확하지 않아서 불편할 때도 있고, 버스를 탈 때 탄다고 손짓을 하지 못해서 놓친 적도 있어요. 지안: 비장애인 입자에서는 이런 점들을 느끼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느껴요. Q. 도우미 학생 없이 수업을 듣거나 학교를 거닌 적이 있나요? 명지: 도우미 학생이랑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혼자 다녀요. 지난 1학기에는 수업 시작 30분 전에 미리 만나는 약속이 없어서 혼자 자주 다녔어요. 지안: 버스가 학교에 들어오는 길 중에 사거리가 있는데, 신호등이 없어서 운전자와 시선이 맞아야 차가 멈추고 사람이 지나갈 수 있어요. 장애인을 넘어서 비장애인한테도 너무 위험하죠. Q. 비대면 수업은 어떻게 수강하셨나요? 명지: 저는 개인적으로 대면 수업과 큰 차이가 없었어요. 그러나 시각장애인이 웹사이트나 프로그램 등 정보에 원활히 접근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노력이나 개발자의 지원이 병행돼야 해요. 이미지에 'OK 버튼'이 그냥 '버튼'이라고 읽히거나 다르게 읽히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제 친구는 혼자서 시험 점수를 확인하지 못했죠. 나중에 부모님이랑 영상통화를 통해 확인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점은 아쉬워요. Q. 새터나 동아리, 학생회 같은 수업 외의 학교생활은 어땠나요? 명지: 저는 웬만하면 다 참여해요. 시각장애가 있어서 누가 지나가도 모르기 때문에, 제가 먼저 다가가고 상대의 목소리, 말투, 성격 등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지금까지 종강총회 뒤풀이 빼고는 다 참여했어요. 술 게임 중 제가 하기 힘든 게임이 나오면, 친구들이 규칙을 바꾸자고 제안해 줘서 서로 맞춰가고 있어요. 명지가 바라보는 배리어프리 Q. 학교나 사회에서 장애인이 느끼는 꼭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명지: 물병에 점자로 '삼다수'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한 달 전까지도 안 적혀 있어서 놀랐죠. 점자법 강화와 인식 개선이 뒷받침된 덕분이에요. 일반 교육과정에 점자를 포함시키면 좋겠어요. 외국인이랑 소통할 수 있는 영어는 배우면서, 내국인끼리 소통할 수 있는 점자는 왜 안 배우는지 의문이에요. 아직도 캔 음료수는 구분 없이 '탄산'이나 '음료'라고만 적혀있어요. 그래도 최근에는 '테라'라고 적혀있는 맥주를 발견했어요. 다만 점자가 정확히 튀어나오지 않거나 거친 경우에는 읽기 힘들어요. Q. 글이나 영상 자료는 어떻게 감상하시나요? 명지: 영화관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하면 보거나, 더 깊이 보고 싶은 작품은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에서 봐요. 사실 공유되는 자료들이 배리어프리까지는 아니에요. 배리어프리는 수화까지 포함돼야 하죠. 화면 해설을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봤어요. 본방송이 방영되면 해당 커뮤니티에는 다음 회차 방영 전에 공유돼요. 화면 해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본은 맹학교 선생님 같은 시각장애인 관련 종사자분들이 작성해요. 다만 액션 영화는 자막이 없어서 보기 힘들어요. <신과 함께>를 볼 때 가족들한테 많이 물어봤는데, 원작인 웹툰을 미리 봐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웹툰은 전문 성우들이 소리 만화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어요. 화면 해설은 원본 소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해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이 어려워요. 성우들이 적절한 시기에 말을 해야 해서 녹음이 가끔씩 아쉬울 때가 있어요.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명지의 꿈 Q. 꿈은 무엇인가요? 명지: 수필을 쓰는 게 최종 목표예요. 제가 좋아하는 동요도 쓰고 싶고요. 사람들이 다 똑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장애가 있다고 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장애인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 내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개선점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애인들이 더 적극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해요. 그다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거예요. 도움에만 의존하려고 하면, 결국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도움을 주는 사람도 친구나 동료, 혹은 부모님과 함께 간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서로가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위해 평생 살고 싶어요.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끔 하고 싶고 "재밌었어요"보다는 "다음에 또 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특수교사가 되고 싶어요.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류효림 기자(andoctober@naver.com) 오기영 기자(oky98@daum.net)
이 기사는 2023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6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학생에게는 성적 평가 과정을 명확히 알 권리가 있다 2023년 1학기 성적 평가부터 성공회대학교의 상대평가 비율이 변경된다. A등급의 비율은 기존 25%에서 30%로, A+B등급의 비율은 기존 65%에서 70%로 확대된다. 성공회대학교 교무처(이하 교무처)는 “타 대학에 비해 낮았던 우리 대학의 등급 비율을 완화하여 외부에서 평점으로 경쟁하게 되는 경우에 보다 유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상대평가 등급 비율 조정 이유를 밝혔다. 상대평가 비율은 변화했지만, A등급과 A+B등급 내에 든 학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준은 여전히 ‘교수 자율’이다. 제도상 등급 비율에 든 모든 학생에게 플러스 점수를 주거나, 반대로 모든 학생에게 제로 점수를 주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강생에게 성적을 부여하는 것은 교수 권한이고, 대학의 특성상 모든 강의에 같은 기준을 둘 수는 없다. 그러나 학생에게는 평가 비율과 배점, 답안과 채점, 점수 분포 등 성적 평가 과정 전체를 명확히 알 권리가 있다. 고등교육법 28조에 따르면 대학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 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다. 성공회대학교의 현행 성적 평가 제도에는 빈틈이 존재한다. 교수자에 따라 시험과 과제에 대한 피드백 여부가 극과 극으로 다르고, 이로 인해 학생들은 자신의 보완점 및 장단점을 파악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A+등급을 받아도 명확한 이유를 모른다면 지금의 경험을 발판 삼아 나아가기 어렵다. 대학의 성적 평가는 학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성적 평가 제도는 교육의 취지보다 성적 부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성공회대학교의 성적 평가 기준 성공회대학교는 상대평가와 등급제로 성적을 평가한다. 평점을 부여하는 강의는 상대평가를 원칙으로 하여 9등급으로 구분한다. 이중 F등급은 강의를 이수하지 못했다고 판단될 때 부여하며, F등급을 받은 강의는 취득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2023년 1학기를 기준으로 A등급은 수강인원의 30% 이내, A와 B등급의 합은 70% 이내에서 부여할 수 있다. 수강인원에 비율을 적용했을 때 소수점 이하일 경우 ‘올림’하여 인원수를 계산한다. B등급 미만 성적의 비율과 플러스(+)와 제로(0)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불분명한 세부 성적 기준 성공회대학교의 성적 평가 기준이 명확한지 묻자, G학우(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22)는 “분명하지 않다. 특히 플러스를 부여하는 기준이 전부 교수자 재량으로 맡겨지는 점이 그러하다”고 답하였다. A+등급(평점 4.5)부터 D0등급(평점 1.0)까지 총 여덟 단계로 부여되는 우리 대학의 상대평가 등급은 평점으로 변환했을 때 각 0.5점 차이를 가진다. 그러나 이중 A등급과 A+B등급의 비율만이 정해져 있다. 상위 30%, A등급 내에 속한 학생이 평점 4.5를 받을지 4.0을 받을지 구분하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고, A등급을 포함하여 상위 70%에 속한 학생의 평점 기준 또한 마찬가지로 부재하다. 더욱이 B등급 미만, 평점 2.5부터 1.0까지 네 단계의 등급 부여는 비율 제한과 가산점 여부 모두 온전히 교수 재량에 맡겨진 상황이다. 세부적인 성적 비율을 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교무처는 “평가 결과가 등급별로 고루 분포되지 못하는 경우 학생들의 성적이 불가피하게 하향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간시험 30점 기말시험 35점… 도합 95점, A등급 받았지만 이유는 몰라요 교무처에 따르면 강의의 평가 방식과 평가 기준은 각 강의의 담당 교수가 결정한다. 수강생은 강의계획서 혹은 강의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교수자가 설정한 평가 비율과 항목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성적을 확인할 때는 다르다. 교수에게 평가를 진행한 기준과 방식을 고지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항목별 점수만 제시하는 경우도 파다하다. 교수가 부여하는 성적 평가와 그 기준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여러 학우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H학우(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20)는 “(교수가 기준을) 설명해 주지 않고, 이 때문에 납득할 수 없으니 합당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교수 재량이고, 성적을 주는 사람이 그렇게 줬다니 넘어가는 것뿐”이라며 현재 성적 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자의적임을 비판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에는 평가 기준 없이 점수만 제시하는 강의와 교원이 명확한 평가 기준을 두고 피드백을 주는 강의가 모두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수강생은 수행한 시험과 과제가 전체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율만 알 수 있다. 플러스 점수 받는 방법, 후한 교수님의 강의 듣기? 한 전공 탐색 강의의 교수는 “내 수업에서는 등급에 든 모두에게 플러스를 준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든 전공 탐색 강의에서 A등급 비율에 든 수강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학에서는 전공 진입 이전에 공통으로 교양필수 네 과목과 대학생활세미나 1, 2 강의를 수강해야 한다. 이때 동일한 과목이지만 수강 신청, 분반, 소속 학부에 따라 다른 담당 교수에게 강의를 듣는다. 교양 필수 수업이 아니어도 연구년, 퇴임과 같은 사유로 과목명과 과목 코드가 동일한 강의의 담당 교수가 변경되는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학칙상 성적 평가의 전 과정은 해당 학기 담당 교수가 결정하기 때문에, 교양 필수 과목을 포함하여 과목명이 같은 강의들의 평가 기준은 각기 다르다. “성적 부여는 담당 교수만의 권한”, 하지만 어디까지? 현재 성공회대학교에서는 성적 평가 제도에 플러스 점수 여부를 규정하고 있지 않음으로써 가산점을 온전히 교수의 몫으로 두고 있다. A+등급과 A0등급, B+등급과 B0등급은 각각 알파벳에 차이를 두지 않았지만, 명백히 다른 평점이다. 성적 부여와 관련된 사례를 묻자, I학우(인문융합자율학부 18)는 “(교수님이) 강의계획서에 없었던 평가 기준을 학기 말에 갑자기 추가했다.”며 교수자가 사전에 공고된 강의계획서와 다른 기준을 통해 수강생을 평가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또 “추가된 기준에 대해 문의하는 메일을 보냈더니 A0를 A+로 올려 주었다. 지각과 결석을 많이 했던 다른 학우의 점수도 A0에서 A+로 올려 줬다”며, 수강생에 대한 평가를 교수가 마음대로 부여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제도상으로 세부적인 성적 평가 기준을 두게 되면, 학업의 평가가 지나치게 수치화되거나 교무처의 우려대로 수강생들이 하향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행 성적 평가 방식은 너무 많은 부분을 교수자 재량에 맡기고 있다. 수강생들에게 평가 기준을 밝히지 않는 강의도 다분하다. [성공회대학교 학부] 이의신청 문의드립니다 성공회대학교의 ‘학사에 관한 시행세칙’ 제31조(성적 확인 및 이의신청)에서는 “성적처리 기간 중 특정한 기간을 정하여 해당 학기 예정 성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의가 있는 경우 해당 교과목 담당교수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문장을 통해 학생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성적 확인 및 이의신청 기간(이하 이의신청 기간)은 성적이 이관되기 전 수강생이 성적을 확인하는 마지막 단계이다. 이의신청 기간에 수강생은 성공회대학교 종합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성적을 조회할 수 있고, 성적 평가에 관해 문의하거나 점수에 대해 이의제기할 수 있다. 성적 입력에 실수나 오류가 있을 경우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는 일도 이의신청 기간에 이루어진다. 이후 같은 시스템을 통해 교수자의 설명과 성적 정정 여부를 확인한다. 이의신청 기간 이후 성적 이관 과정을 거쳐 성적이 확정되면 수정이 불가능해진다. 30시간 안에 이의신청 전 과정 끝내기 현재 우리 대학은 이의신청을 위해 공식적으로 종합정보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교수가 이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 수강생이 교수의 연락처를 통해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야 한다. 문의한 이후에도 교수가 연락을 확인한 후, 답안 및 과제물을 재확인하거나 기준을 고지하고,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성적 정정 요청을 승인하거나 거절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성공회대학교의 2022년도 2학기 이의신청 기간은 12월 22일 목요일 9시부터 12월 23일 금요일 17시까지였다. 약 1.5일, 시간으로 환산하면 30시간 안에 이 모든 일을 끝마쳐야 하는 셈이다. 회대알리가 진행한 ‘대학 성적 부여 기준 조사’에 따르면 우리 대학을 포함한 17개 대학의 이의신청 기간은 최소 2일에서 최대 7일, 평균 4.2일이다. 성공회대학교의 이의신청 기간은 설문에 응답한 대학 중 가장 짧았다. 다음으로 짧은 대학과 비교하더라도 절반 수준이다. 교무처는 이의신청 기간이 사전에 정한 학사 일정에 따른 것으로, 우리 대학에서는 매 학기 2~3일 사이로 이의신청 기간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 “교수님들께도 성적 입력 기간을 충분하게 드리고 있지 못하다”며 학사 일정상 현재의 이의신청 기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의신청 기간의 중요성과 달리 실제 이의신청 과정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듯하다. 이의신청과 성적 정정이라는 목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이의신청 기간이 충분한지 묻자, H학우(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20)는 “(이의신청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 이번 이의신청 기간에도 답변은 확인하지 못하고 끝났다”고 답했다. 교무처에서 그동안 성적 정정 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적 평가 기준과 이의신청 기간, 학생들의 권리임에도 충분하지 않다면 적절한 이의신청 기간에 대한 질문에 J학우(사회융합자율학부 18)는 “만족할 수 있는 이의신청 기간을 명확히 수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평가 기준도 모르고, 교수님들은 답장도 안 하는 상황에서는 한 달을 줘도 충분하지 않다”며 성적 부여 기준과 이의신청 기간이 떼어놓고 볼 수 없는 문제임을 강조했다. 또한 성공회대학교의 성적 평가 기준에 관한 물음에는 “교수님마다 너무 상이하다. 정해진 기준이 없으니 가장 나쁜 예를 접하며 내가 언제든 저런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하다.”며, “그런데 학생에게 명확한 성적 부여 기준을 고지받을 권리가 당연히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2023년 1학기 강의계획서 중에도 세부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한 강의와 그렇지 않은 강의가 있었다. 후자의 경우 앞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명확한 평가 기준이 제시될지 의문이다. 강의를 들으며 학업 방향을 짚어주는 피드백을 들을 수 있을지, 이의신청 기간에 교수님의 답장을 받을 수 있을지, 이번 학기의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취재, 글=유지은 기자 사진, 디자인=강성진 기자, 유지은 기자
이 기사는 2023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6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회칙 개정 과정 되짚어보기 1월 17일, 사회융합자율학부 제6대 비상대책위원회 <새로>(이하 새로)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임시총회 공고를 올렸다. 새로는 총회를 통해 제5대 비상대책위원회 <앞으로>(이하 앞으로)의 결산 심의를 보고하고,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회칙을 개정하려 했다. 총회 당일인 31일, 새로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임시총회 무산 공고를 올렸다. 총회 성사를 위해 필요한 위임장 200장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는 긴급회의를 통해 회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방학 중 학교에 머무르는 학우들은 많지 않다. 홍보는 미진했다. 총회는 처음부터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새로는 이런 상황에서 급하게 회칙을 개정했다. 회칙대로면 운영위원회는 회칙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없었다. 회대알리는 이번 회칙 개정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인해보았다. 아래 내용은 1월 31일 새로에게 서면으로 받은 답변, 2월 1일 새로를 인터뷰한 내용, 이후 진행한 추가 취재를 통해 확인한 사실을 재구성한 글이다. 별도의 표기가 없다면 '회칙'은 모두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회칙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 표시가 있는 문단은 회대알리가 취재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Q1. 회칙 개정의 배경은 무엇인가? 2년 전, 사회융합자율학부 제4대 학생회 온기(이하 온기)가 회칙을 개정했다. 이때 총회가 무산되면 운영위원회가 회칙이나 예산안을 심사하고 확정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5월까지 예산을 쓰지 못하는 건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임시총회를 열고 회칙을 개정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게 맞다 생각했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Q2. 회칙 개정의 근거는 무엇인가? 회칙 제129조 제3항에 ‘학생 총회 안건으로 상정되었으나 총회가 무산된 경우 운영위 심의를 거쳐 개정할 수 있다. 단 개정안을 공포해야 하며 7일간의 이의제기를 둔다’라고 나와 있다. 이를 근거로 개정했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회칙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운영위원회는 회칙을 개정하고 발의할 권한만 갖는다. 새로는 이번 개정을 통해 운영위원회의 권한에 의결된 예산안에 대한 확정권을 추가했다. Q3. 근거가 회칙에 있다면, 다른 회칙과 충돌하지 않는가? 회칙개정위원회는 회칙 개정에 대한 유권 해석 권한을 갖고 있으며, 회칙개정위원회는 다른 회칙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회칙개정위원회부터 운영위원회에 이르는 개정 과정에 새로의 구성원들이 포함되었다. 회칙을 개정하고 싶었던 이들이, 자신에게 적용할 회칙을 해석하는 건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다. * 사회융합자율학부 제4대 학생회 <온기>가 회칙을 개정한 과정과 비교해볼 수 있다. 회칙을 개정하기 위해 학우들을 회칙개정위원으로 모집했다. 개정위원들과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개정안을 논의했고, 총회를 통해 이를 의결하려 했다. 총회가 무산되자 온기도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학우들이 개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총회 무산 공고문을 올리며 운영위원회에서 회칙을 개정할 이유와 근거를 설명해 정당성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Q4. 임시총회는 개회 요건인 위임장 200장을 채우지 못하고 무산되었다. 방학 중 임시총회가 열릴 수 있다고 판단했나? 새내기새로배움터, 예비 대학 등 방학 중 예산을 쓸 상황이 많았고, 현재 회칙상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개회 여부와 상관 없이 임시총회를 열려고 했다. (서면 답변) * 학생총회는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학우들에게 사업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논의와 의견 수렴이 이루어져야 하는 자리다. 하지만 새로는 의도적으로 임시총회를 방학에 열어 무산시켰다. 이후 일사천리로 회칙을 바꾸고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회칙과 예산안 모두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내용이지만, 결정 과정에 학우들은 없었다. Q5. 새로는 인스타그램 계정 공고에 안건명만 올렸고, 사회융합자율학부 네이버 카페에도 신구문 대조표 없이 개정안만 올렸다. 임시총회 당일까지 카페 공고 게시글 조회수는 18회에 불과하다. 임시총회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방학 중이라면 SNS를 통한 홍보가 중요한데 미진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다른 프로그램 진행으로 인해 임시총회와 관련 홍보가 미진했다. 운영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에 유감을 표한다. 현재 많은 업무가 소수의 비상대책위원에게 몰려 챙기지 못했다. 개선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 쓰겠다. (서면 답변) Q6. 운영위원회의 권한 확대를 비롯해 학우들의 동의가 필요한 내용을 운영위원회 스스로 판단했다. 운영위원회의 입장이 궁금하다. 이전 학생회에서 학생총회가 무산됐을 때 예산안을 운영위원회에서 표결할 수 있는 회칙을 삭제했다. 학우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려면 예산안 심의가 필요한데, 학생총회에서만 의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으로 총회 성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총회 성사가 이뤄지지 못하면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학생회 사업이 전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운영위원회의 권한 확대가 아닌 2020년까지 유지한 회칙으로 되돌리고자 하며, 운영위원 모두 이에 동의했다. (서면 답변) *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할 수 없는 내용을 스스로 판단해 개정한 과정 자체가 문제다. 운영위원회는 스스로 없는 권한을 부여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회칙과 예산안을 적용받는 학우들의 동의를 수렴하지 않은 채 논의를 진행했다. * 2022학년도 2학기에는 대면 수업이 이뤄져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이라는 전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총회 성사가 어렵다는 상황을 예상했다면 이에 따라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해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야 했다. 학우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학우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상황에는 어폐가 있다. Q7. 온라인으로 총회를 여는 방법도 있었다. 코로나19가 거의 종료된 상황에서 대면 임시총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앞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 충돌하는 내용이다. 새로는 대면 총회 성사가 어려울 거라 판단한 근거로 코로나19를 말했다. 그렇다면 온라인으로 총회를 진행할 수 있지 않냐 묻자 '코로나19가 거의 종료된 상황'이라 답했다. Q8. 임시총회 자료집에 첨부한 회칙 개정안 제21조 제1항에 따르면, 학생총회 개회 요건으로 정회원 30인의 현장 출석과 100장의 위임장이 필요하다고 적혀있다. 같은 파일의 ‘성공회대학교 학부 학생총회 운영 시행세칙’ 제10조 제1항에는 정회원 30인의 현장 출석과 200장의 위임장으로 개회한다고 표기했다. 뒷부분까지 내용을 확인했는가? 100장으로 줄인 건 회칙 개정 이후에 적용된다. 임시총회가 무산되고 통과한 내용이니 해당 부분에는 200장이라 표기했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확인 여부를 다시 묻자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임시총회 자료집에) 최종본이 아니라 다른 파일을 올렸다. 다시 수정해 네이버 카페에 올리려 했다. 근데 회대알리와 인터뷰가 있다 보니 수정하면 또 안 좋게 볼 수 있어 인터뷰 이후 다시 공지하려 했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Q9. 그렇다면 운영위원회에서 긴급회의를 통해 회칙 개정안을 통과시킬 때 학우들에게 공고한 내용이 아닌 별도의 최종본으로 논의한 것인가? 그런 것 같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Q10. 총회 이전에 학생들에게 공고한 회칙과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한 회칙이 다른 상황이다. 이에 대한 공지가 없다. 회칙 개정 자체를 운영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총회 7일 전에 개정안을 공고해야 하며, 수정하면 학생들한테 공지해야 한다. 운영위원회에 개정안이 올라갔을 때 세칙(제10조 1항)이 정말 수정되었는지도 묻고 싶다. 회의를 한 번 다시 참고해봐야 할 것 같다. 다시 확인하겠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학생들이 임시총회 자료집을 통해 확인한 회칙과 실제 논의한 회칙이 다르다. 회칙 제19장 제127조 제2항에 따르면 학생총회 7일 전에 회칙 개정 발의안을 공고해야 한다. 발의안과 논의 내용이 다르다면 회칙 위반이다. 회칙 개정 과정 중 정당성을 잃을 수 있는 사안이다. Q11. 회칙 개정위원회 회의록은 남아 있는가?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고 논의했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답변) * 회칙개정위원회는 회의록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운영위원회 회의록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회의록이 있다면 유권해석 과정과 정당성을 검토하는 논의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이런 내용을 뒷받침할 기록이 없다. Q12. 총회 자료집에 올린 회칙 개정안을 보면, 지난 회칙 개정 때 삭제할 내용을 표시하는 <삭제> 표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편집상 문제인가? 이전 세칙에도 그대로 유지되던 내용이라 따로 안 건드렸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Q13. 그렇다면 21장 부칙에 개정 내용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변경 내용 등을 부칙에 표기해야 하지 않는가? 회칙에 따로 표기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는가?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Q14. 부칙에는 삭제 표기나 이전에 개정한 내용 등을 같이 표기한다. 근데 이 점은 없고 삭제 표기는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 편집상의 이유다. 실수하지 않았나 싶은데 회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거로 생각한다. 참고할 수 있게 따로 공지하겠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그대로 유지되어 건드리지 않았다’는 답변을 ‘편집상의 실수’로 번복했다. 공고한 회칙 개정안에 오타와 잘못된 표기가 있다면, 긴급회의를 통해 통과한 회칙은 잘못된 내용이 포함된 회칙이라 갈음할 수 있는 사안이다. 부칙은 개정 회칙에 대한 유권 해석을 위해 필요한 표기다. 새로는 이를 작성하지 않은 채 예산 집행에 필요한 부분만 수정해 임시총회 자료집에 올렸다. * 더하여 새로는 개정한 학생회칙과 학부 학생총회 운영 시행세칙의 부칙에 시행령을 명시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시행한 모든 개정안은 부칙에 시행령과 날짜를 작성해 시행 시점을 알렸다. 그러나 새로가 올린 이번 개정안에는 시행령이 없다. 향후 시행 시기를 논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Q15. 학칙상 비상대책위원회의 최우선 업무는 정학생회 선거이다. 현재 정학생회 선거보다 학생 사업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 아닌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몇 년 이상 이어지면서 학우들은 비상대책위원회와 학생회가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고, 동일한 업무를 요구한다. 선거에만 집중해 일을 진행하기에는 이미 요구받은 게 너무 많았다. (이인애 부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이러한 상황을 학우들과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학생총회다. 학우들이 학생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정말 동일하다고 생각하는지, 무얼 요구하고 있는지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했다. Q16. 임시총회가 무산되면서 학우들에게 의견 수렴하는 절차가 없었다. 학우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한 이후 운영위원회로 넘어가는 것이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않은가? 절차적 정당성도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차를 어긴 것은 아니다. 지난 비상대책위원회는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려다가 학생회비의 절반 이상을 아예 못 썼고, 학우들은 학생회에 불만을 품게 되었다. 이런 일을 방지하고자 회칙 개정을 서둘러 한 점은 인정한다. 현재 학위수여식, 예비 대학, 새내기새로배움터 사업 물품도 사비로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학우들이 이런 부분을 고려해 양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Q17. 사비 집행에 대해 학교 측에서 인지하고 있나? 학교 측과 이야기를 시도하고 있나? 학생복지처 팀장님이 은퇴했고, 현재 학교가 적자인 상태에서 더 이상 학교에 바라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측에 예산을 요청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리라 판단했고, 사비 집행에 대해서는 별도로 전달하지 않았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원래대로라면 학생회비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굳이 학교와 접촉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학위수여식에 들어가는 선물을 준비하는 예산을 학교에서 줄 가능성이 현저히 적다고 생각해 학교와 소통을 시도하지 않았다. (이인애 부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학생복지처는 부서 팀장의 은퇴에 따라 다른 교직원들이 기존 업무를 인수했고, 학생 사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답했다. 학교 측과 예산 집행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학생기구가 사비로 집행한 금액을 학생회비로 돌려받을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소급 적용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학생회비 집행 중 학우들과 논의한 바 없는 지출이다. 환급할 수 있더라도 선례로 남아 학생기구 구성원의 사비 지출을 정당화할 사례가 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해야 한다. Q18. 학생들에게 현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에는 동의하는가? 그 자체에는 동의한다. 어떤 내용으로 개정할 것인지 명시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실책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다시 운영위원회를 거쳐 문제점들을 수정한다면 재공고를 내고 다시 알려야 할 것 같다. (이인애 부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다시 임시총회를 거쳐 개정할지에 대해서는 운영위원회 소관이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고 보고하는 것으로 하겠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개정 다음 날인 2월 1일, 새로는 재공고문을 올렸다. 재공고문에는 회칙 개정의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학우들의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현 상황에서, 본 비대위는 현 회칙으로는 동계 방학 동안 예비 대학, 학위수여식, 새내기새로배움터 등의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안 확정이 불가했기에 회칙 개정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칙 개정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정당하게 밟았음을 알려 드립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임시총회 의안 공고 안내와 홍보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드립니다. * 참여 독려가 부족했던 점은 학우들이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설명으로, 새로가 의도했던 학생총회 무산은 개정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정당하게 밟았다는 말로 대치되었다. Q19. 이 상황을 처음부터 운영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할 것인지, 예산안 사용을 위해 학생들에게 일련의 과정을 알리고 어느 시점에 고치겠다고 약속할지 기조가 궁금하다. 어떤 쪽이든 학생들의 문제 제기를 감수해야 한다 생각한다. 전자라면 절차적 정당성이나 미흡한 부분을 수정하지 않았냐는 얘기를 들어야 할 것이고, 후자는 왜 세워졌는데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개인 시간을 다 투여해가며 일을 하므로 후자의 말을 듣는다면 상당히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절차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던 것도 맞고, 사실 이에 대해 학우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학생 사업을 하지 않는 게 더 불만스러울지, 아니면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는 게 더 불만스러울지 의견 수렴이 가능하다면 좋겠는데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개인 판단으로 진행했고, 개강 이후 이런 과정들이 있었다. 미흡했던 점에는 죄송하지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렸을 때 학우들이 받아들인다면 감사하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져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이인애 부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학생회가 제대로 된 프로그램과 행사를 진행하지 않아 불만을 느껴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3월이 되고 선거 준비와 회칙개정위원회가 다시 열리고, 임시총회 절차를 밟으면 전철을 밟게 되는 거로 생각한다. 제가 앞으로 선거를 나가게 되는 입장으로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분명 선거에서 다시 제기될 것이고, 그렇다면 제가 부결됨으로써 책임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운영위원들이 반대하거나 처음부터 다시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면 그에 따라 다시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이삭 비상대책위원장, 2월 1일 인터뷰) * 학생 사업과 절차적 정당성은 대치시킬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학생 사업은 학우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하는 일이 아니다. 절차적 정당성은 학생 사업을 비롯한 모든 과정에 걸쳐 지켜져야 하는 가치다. 학우들에게 절차적 정당성과 학생 사업 중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서는 안 된다. 절차적 정당성을 준수하면서, 학생 사업을 실천할 방안을 고려했어야 한다. 총회는 학우들에게 이러한 방안을 함께 논하자고 말할 수 있는 자리였다. * 또한 학생회 선거는 학우들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절차적 정당성을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다. 회칙 개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이 부결이라면, 당선된다면 책임지지 않겠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회칙 제49조에 따라 정ㆍ부학생회장은 회원들의 의사를 수렴해 민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회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할 의무를 갖는다. 학우들은 선거를 통해 이러한 역할을 맡을 이를 선출한다. 선거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잘못을 가리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개정 중에 발생한 문제를 인지하고, 잘못된 과정을 바로잡는 것이 책임지는 태도다. 절차적 정당성과 학생 사업을 대치시킬 수 없다 새로와 운영위원회의 답변을 통해서도 해소되지 않는 쟁점이 다수 있다. 회의록에는 논의 과정이 담기지 않았다. 회칙 개정의 바탕이 된 유권해석 과정을 담은 회의록은 아예 없다. 예산안을 쓰기 위해 학우들의 의견 수렴 없이 회칙을 수정하고, 정당성에 관해 물으면 회칙을 준수했으니 문제없다며 답변을 갈음한다.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할 창구가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답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물을 때는 학우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절차적 정당성과 학생 사업은 분리할 수 있는 내용도,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회칙을 준수하고, 학내 민주주의를 존중하며 학생 사업을 진행하는 게 모든 학생기구의 책임이다. 또한 선거의 결과로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태도 역시 의아하다. 새로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대치시킨 채, 학생들에게 선택과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학우들에게 선택과 책임의 기회를 줄 수 있던 임시총회는 회칙 개정을 위해 생략하다시피 넘어갔다. 개정안은 오류를 수정할 시간 없이 임시총회 당일에 ‘긴급회의’를 진행해 통과시켰다. 운영위원회의 회칙 개정 근거 중 이번 개정에 부합하는 내용은 없다. 그나마 가까운 규정은 운영위원장의 긴급 소집이지만, 운영위원회가 임시총회를 의도적으로 무산시켜 긴급 상황을 자초했다. 이 과정에 이르는 논의를 확인할 자료는 없다. 새로는 회대알리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여러 문제를 확인했고,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개강 전부터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새로는 학우들에게 다시 설명하고 책임지겠다고 했으나 방학 중 학부방 및 학과방 개편 명목으로 784,180원을, 동계 학위수여식 졸업 선물 명목으로 555,489원을 집행했다. 새로가 공고한 임시총회의 또 다른 안건은 예산안 보고였다. 학우들은 방학 중 학교에 거의 머무르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진정한 보고의 의미를 되찾기 어렵다. 학생기구의 보고 대상은 절차 그 자체나 운영위원회가 아닌 학생들이다. 일련의 과정을 학우들에게 설명하고, 합당한 절차를 밟기 위해 제대로 된 논의가 필요했다. 취재 = 강성진 기자,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글 = 강성진 기자,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황혜영 기자 사진, 디자인 = 강성진 기자, 유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