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대학알리

한림대학교

[사설] 총학생회 ‘SIGNAL’은 1년 동안 무엇을 했나

곧 끝나는 2018년, 한림대학교의 1년도 함께 저물어가고 있다. 한림대학교 총학생회 ‘SIGNAL’의 활동 역시 종지부를 찍었다. 그들의 지난 1년 발자취를 한림알리에서 따라가 보려고 한다. 학생들의 관심이 가장 많았던 공약을 통해 그들의 공약 이행상황과 행보를 짚어봤다.

 

2% 부족했던 수강신청 개선

사전수강신청, 본수강신청, 수강신청 변경까지 수강신청과 관련한 영역에선 항상 잡음이 존재했다. 특히 서버 문제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컸었다. SIGNAL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지난 한림알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그들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우리는 체감할 수 있었다.

SIGNAL 측은 회장 후보자일 당시, ‘장바구니 제도’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장바구니에 담아둔 이후 수강신청 때 순차적으로 신청하는 것이다. 강의 매매를 방지할 수 있고 수강 과목을 미리 담아두기 때문에 서버 운용에 있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학교에서는 이 제도를 사용하는 곳이 많았으나 적어도 우리 학교에서는 혁신적인 제도였던 만큼 학생들의 기대도 컸다. 그러나 업체 입찰 과정에서 업체 측과의 불협화음으로 제도 시행이 2학기로 미루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장바구니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학기, 필자도 불필요한 경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를 느꼈고 많은 학우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행 시작부터 완벽함을 기대하긴 어려웠던 것일까. 수강신청 마지막 날 문제가 발생했다. 본인 학년 신청 날짜에 신청할 때는 장바구니에 담긴 과목을 ‘수강신청’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신청이 완료가 됐었으나 마지막 날은 그렇지 않았다. 검색 창에 과목명을 검색하거나 직접 카테고리에서 찾아 신청을 해야만 했다. 장바구니에서 수강신청 버튼만을 누르기 위해 초침을 보던 학생들은 낭패를 보았다. 시간 싸움이 더 고조되었던 마지막 날 아침에 이러한 혼선을 겪은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에서도 큰 불만을 표하기도 하였다. 총학생회는 그들이 진행한 제도인 만큼 학생들이 어떠한 부분에서 혼선을 겪을지 고민하고 더 자세한 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했어야 했다. 혁신적 제도의 시행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감, 그 끝엔 아쉬움이 남았다.

 

껍데기뿐이었던 ‘대화 채널’

‘경영학과, 재무금융학과, 경제학과 통폐합 사례와 같이 학우들에게 미리 전파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고자 학교와 학생의 대화채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는 SIGNAL 공약문에서 발췌해온 문장이다. ‘학교의 새로운 소식이나 변경되는 점을 학우들에게 전파하여 궁금증 해소와 더불어 학우들의 목소리를 전파할 수 있는 공청회 같은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는 취지라고 전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학과는 사회과학대를 빠져나와 미디어스쿨이라는 이름으로 개편되었다.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와 같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같이 배우던 학과들은 공대 통폐합의 희생양으로 소프트웨어융합대학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생들은 다시 한 번 같은 혼란에 빠지게 되었고, 하드웨어 자격증 혹은 그와 관련된 학문을 배우기 위해 입학한 공대생들은 갈 길을 잃게 되었다.

변화하는 사회에 들어맞는 교육, 더 나은 교육을 가르치겠다는 학교 측의 의견은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학교 측의 독단적 진행이긴 했으나 학생을 대표하는 집단인 만큼 학교의 속내를 알고 있었어야 했고, 학교에 대항하여 좀 더 강력하게 규탄했어야 했다. 그러나 ‘SIGNAL’은 결국 학교의 입장을 수긍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오히려 학과 구조조정 대책위원회의 활동이 더 뚜렷했다. 시위도 그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총학생회의 역할을 그들이 대신한 듯한 느낌이 적잖게 들었다. 규탄피켓시위를 취재한 한림알리 기자는 시위에 참가한 총학생회가 전혀 적극적이어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질 높은 학문을 배우기 위해 진학한 대학교인만큼 교육 문제도 대두되었다. ‘서양소설 속 사랑‘을 강의하는 K교수는 수업 중 동성애 혐오 발언, 수업과 연관되지 않은 정치적 발언으로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불만이 확산되자 K교수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사과 후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교수의 입장표명은 학생들의 공분을 풀 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K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SIGNAL’은 해당 논란과 관련한 한림알리와의 인터뷰에서 강의 평가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을 뿐 학생들이 원하는 즉각적 대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대화채널이 이런 곳에서 빛을 발했다면 학생들이 원하는 끝맺음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병원 쪽 출입구 주차장 공사 역시 말이 많았다. 공사장과 인접한 기숙사 사생들은 (1관, 금병재와 2관 의암재)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이른 아침부터 공사가 진행되며 사생들의 숙면을 방해했고, 공사로 인해 통행이 통제되었다. 공사 진행으로 인한 불편함을 사전에 알렸다면 학생들의 입사 결정 여부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안 역시 입사 결정 여부를 고민하던 학생들은 당연하거니와 입사가 완료된 이후에도 들을 수 없었다. 그저 아침부터 들어야 했던 시끄러운 소음과 통행 통제 푯말을 통해 알 수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이 공약을 세운 이유와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사례다. ‘대화채널’의 형태는 보기 힘들었다.

 

가장 HOT 했던 사업, 아침사업 및 야식마차

학생들의 반응이 좋은 반면 많은 비판을 받는 공약이기도 하다. 학생회비를 낸 학생들은 맛있는 간식거리와 더 나은 아침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의아한 점은 이 사업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은 의문을 표했다. 학교 발전과 학생들을 위한 사업, 질 높은 학교생활을 조성하는 사업을 기대하며 학생회비를 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간식사업이었다. ‘총학생회의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일회성 행사를 부각시킨다’라는 의견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간식과 야식은 우리 돈을 주고도 충분히 사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학생회비를 내는 이유가 간식을 먹기 위함은 아니다. 이벤트성의 행사는 좋지만 학생들의 회비로 사용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비판점도 존재한다. 학생회비만 충분히 있다면 가능한 간식 나눠주기. 학생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좋은 공약은 왜 생각해보지 못하는 것일까. 학생들도 분명 비판할만한 부분이다.

 

교내 스포츠 리그 운영

총학생회 측에서 꽤나 공을 들인 사업이다. 페이스북 한림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지를 통해 주기적으로 일정을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였다. 경기 결과 정리를 통해 순위표를 작성해 리그에 참여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학우들이 한눈에 리그 판도를 알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한 해를 보낸 것 같으나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춘천이라는 도시의 특성상 다른 도시보다 겨울이 빨리 찾아온다. 특히 한림대학교의 지리적 위치상 산을 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추위가 체감된다. 리그 일정이 늦춰질수록 경기를 관전하는 학우들은 추위에 떨 것이고 선수들은 더 높은 부상 위험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했을 때 리그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월요일마다 축제, 시험기간, 공휴일 등으로 경기가 취소됨에 따라 일정이 지연되었다. 일정 조절에 실패하자 급하게 일주일 앞당겼으나 일정을 안정화하기엔 일주일이란 시간은 턱 없이 부족했다. 3년 전, 교직원 팀인 ‘엉클스’의 리그 합류로 경기 수가 늘어난 것까지 생각한다면 야구 리그는 일정 조정에 있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다른 종목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축구 리그에선 순위 집계에서의 약간의 오류가 있었다. 두 코트 중에서 어느 코트에서 경기가 진행되는지 사전 공지가 없어 선수들이 혼란을 겪기도 하였다. 농구 리그에선 교직원 팀을 위한 페널티가 사전에 상대편 선수들에게 공지하지 않아 비정상적인 점수에 의문을 표하기도 하였다. (일정 나이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하였을 시 1점을 더 부여하는 페널티를 부여하였다. 3점 슛이 성공할 경우 4점 슛이 되는 격.)
  
학업이 가지지 못하는 스포츠만의 장점, 이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것이 교내 스포츠 리그이다. 운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도 나와 응원을 하며 스포츠를 즐기고 경기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자신의 실력을 뽐내며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를 즐기곤 한다. 건강함은 보너스로 얻어 간다. 리그가 끝난 이후 각 팀 감독들도 총학, 동아리 연합진이 모여 회의를 열곤 한다. 이 회의를 통해 1년을 되돌아보고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교내 스포츠 리그는 우리 학교가 가지는 매력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마치며

잘한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던 이번 총학생회 SIGNAL. 비판할 것들은 물론 더 많다. 위에서 언급된 문제들뿐만 아니라 지켜지지 않았거나 부족했던 공약들이 더러 있다.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포퓰리즘성 공약의 폐해이다. 다음 총학생회 'SUM'은 전 총학생회의 장점 흡수는 물론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학생들이 정말로 원하는, 학생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는 총학생회의 역할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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