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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학교 어때? 학우 분들께 물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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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학교 어때? 학우 분들께 물어 보았습니다

학교가 겉과 속이 다르냐고요? 설문조사가 그러는데요..

 

새 학기마다 질리도록 듣는 질문, “너희 학교 어때?” 부모님, 고등학교 같이 다녔던 친구, 명절 날 보게 되는 먼 친척까지 안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 한두 번은 그렇다 쳐도, 계속 물어보니 일일이 답해주기도 힘들 노릇. 그래서 저항하듯 한 마디 한다.

 

“아니 취재 나오셨어요..? 왜 그런 걸 계속 물어보세요?”

 

우리는 취재 나온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 물어보았습니다.

 

[설문조사를 다루기 앞서]

1. 이 기사는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8일간 구글 독스를 통해 진행한 ‘성공회대 학우들의 입학 전후 인식 변화 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총 인원 67명의 학생 분들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참여해주신 학생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 오프라인 인터뷰 또한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 3명,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학생 1명, 인문융합자율학부 학생 2분께서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3. 해당 기사는 학생 분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모든 답변은 회대알리 및 기자 본인의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1. 현재 본인의 입학년도가 어떻게 되시나요?

 설문에 앞서 입학년도를 물어보았다. 39명의 18학번 학생들, 16명의 17학번 학생들, 6명의 16학번 학생들, 4명의 15학번 학생들, 14학번, 13학번 학생들이 각각 한 명씩 설문에 참여했다.

 

2. 입학 전 학교에 어떠한 것들을 기대 하셨나요? (중복 가능)

 일찍이 이정구 성공회대 총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공회대가 진보 대학 역할을 잘해왔다” 말한 바 있다. 성공회대는 ‘진보’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따라다닌다. 학생들 또한 진보적 성향을 인식하고 있었다.(전체 응답 중 35명, 52.2%) 사회융합자율학부 새내기 A씨(20세)는 “평소 고등학교 선생님과 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선생님께서 나의 정치적 성향이 성공회대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을 하셔서 진학을 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성공회대의 진보적 성향이 입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열린 학풍(27명, 40.3%)과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29명, 43.3%)도 큰 요인으로 꼽혔다. 성공회대는 학생들 개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강의에서도 소수자 담론, 젠더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이를 가르치는 교수들도 적지 않다. A씨와 사회융합자율학부 새내기 B씨(20세)는 “소수자 문제가 배제된 채로 사회 문제를 다루는 학교들도 있다. 성공회대에서는 모두와 더불어 사는 가치관을 가르친다는 점이 기대되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역적 메리트(26명, 38.8%)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오프라인 인터뷰에 참여해준 대부분의 학생들도 ‘인서울’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인문융합자율학부 학생 ㄱ씨(20세)는 “인서울이라는 걸 제외하곤 딱히 기대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기타 의견 중에서는 학부제 개편에 대한 긍정적 의견(2명)이 있었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학부의 과목 또한 전공할 수 있다는 점, 이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기대가 없었다는 답변(19명, 28.4%)도 있었다. 재수를 통해 들어왔다는 사회융합자율학부 새내기 C씨(21세)는 “나는 수능 점수에 맞춰 학교에 들어왔을 뿐.”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3. 기대하셨던 것들에 충분히 만족하셨나요?

 매우 만족한다는 학생은 4명, 만족한다는 학생은 15명이었다. 보통이라는 학생은 28명, 불만족은 12명, 매우 불만족은 8명이었다. 부정적 대답을 한 20명과 기대가 없었다는 학생 19명과의 숫자가 유사하다. 학생들의 의견이 비슷하다 추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한 이유를 보면 기존에 만족하던 학생들이 불만족으로, 불만족 하던 학생들이 만족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4.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요?

 학교의 열악한 재정(40명, 78.4%)이 압도적이었다. 성공회대는 2013년 3월 깐투치오와 자연드림을 인수하여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 했으나 두 달 뒤 철회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어 2014년 한 해 동안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 또한 카프 병원의 운영권을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를 이루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주류협회에서 지급하기로 했던 1년치 운영지원금 50억원, 병원의 부동산 가치까지 모두 놓쳐버렸다.

 앞서 기대 요인이었던 ‘인서울’ 대학교라는 점(24명/ 47.1%)이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서울에 위치해있으나 여타 서울권 사립대학교와 달리 인지도가 낮다.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 D씨(20세)는 “후배들이 어느 대학에 들어갔냐 물어봐서 대답해주면 한 번에 알아듣는 사람이 없다. 성공‘외대’, ‘상공회’대... 다양한 이름이 나온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학교의 전반적인 성향, 분위기가 자신과 맞지 않다는 점(14명, 27.5%), 학교에서 논의되는 문제들과 자신의 관심사가 다르다는 점(13명, 25.5%)은 객관식, 주관식 답변에서 고루 선택을 받았다.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에 재학 중인 ㄴ씨(19세)는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고 했는데 아직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세간의 인식과 본인의 체감이 다르다고 밝혔다. 진보적 성향, 학생들의 담론 형성이 생각보다 잘 와닿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반면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전혀 고려치 않고 원하는 학과의 공부를 하고 싶어 지원했다.”며 크게 관심 없다는 대답, “처음에는 진보적 학풍이 좋았으나 학교에서 이슈가 되는 일부 사안들에 대해서는 이견이 허용되지 않는 듯하다.”며 담론 형성이 어렵다고 밝힌 학생들도 있었다. 오히려 이 문제들에 대해 “학생들이 소모적 논쟁에 빠져있다.”며 단념한 듯한 의견도 눈에 띄었다.

 기타 의견(12명)에서는 열악한 시설이 공통적으로 언급되었다. 학교 내부 시설에 대해 ㄴ씨는 “교실에 학생 밀도가 너무 높다. 강의실에 따라 롤스크린이 구비되지 않은 곳도 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하였다. 학교 측에서는 단계적으로 강의실 개선을 진행하고 있으나 불편을 겪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는 셈이다.

 앞서 얘기한 학부제에 대한 이견도 있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학부제 혁신성이 강조되고 자부심을 느껴야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새내기들의 만족도나 생각을 파악하려는 시도가 적다.”며 현 학부제에 만족치 못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5. 입학 후 학교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요?

 긍정적 답변으로는 “인권에 대해 많이 배우고 느낀다.”, “개강 파티 때 술 강요가 전혀 없었다.”와 같이 학교의 인권 의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이전에 다른 대학교에 잠시 다녔다는 사회융합자율학부 신입생 E씨는 “다른 학교와 달리 술 강요가 없다. 처음에는 말로만 하는 건줄 알았으나 실제로도 다들 자제하는 분위기라 신기하다.” 답했다.

 부정적 답변은 학교의 행보에 실망하여 나온 것들이 주를 이뤘다. “청소노동자 부당해고 문제에 대해 '노동대학이니 연구소니 하지만 그냥 말 뿐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는 점이 적잖게 언급되었다.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학부제로의 변경이 진행되었다.”며 학부제 변경 당시 학생들과의 의견 교류가 적은 점을 지적하는 답변, 학생들을 위한 시설 및 복지가 부족하다는 점 또한 답변으로 나왔다. “학교 근처에 대형마트가 없어 역곡 근처 대형마트까지 가서 살림거리를 사와야 한다.”며 학교 주변 편의시설이 적다는 기숙사생들의 의견 또한 있었다.

 학생들 간, 학교와 학생 간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학생들도 있었다. “학교와 학생의 소통이 부족하다. 학생자치기구가 제대로 설립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근본적인 원인이라 생각한다.”며 학교와 학생 간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하였으며, 여타 학교에 비해 언행에 신중해야 하는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아 “괜히 지레 겁먹어서 뭐 하나 자신 있게 해나 갈 용기가 나지 않아요. 고등학교까지 경험해 본 사회랑 차이가 커요. 신입생으로서의 적응 기간, 일종의 인턴 기간도 없이 바로 실무로 투입된 직원이 된 것 같아요.”라는 신입생의 의견도 있었다.

 

6. 학교의 발전 방향, 혹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중복 가능)

앞서 언급했던 열악한 재정 충원, 다양한 수업(이공계, 예체능) 개설, 부족한 학교 주변 시설 보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 모두 과반수 이상 선택을 받았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인식할 정도로 문제가 고착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학풍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절반에 가까운 선택을 받았다. “나와 다른 의견도 존중할 수 있는 회대가 되길 :)”이라는 온라인 질의 답변이 가볍게만 여겨지지 않는 이유다. 학교의 특성(진보적 색채, 열린 학풍) 강화는 앞서 이야기한 진보적 색채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는 의견과 맞물려 있다. 기타 의견에는 “인문학부의 학생회단 구성과 비상대책위원장 모집 실행”이 있었다. 인문융합자율학부는 현재 다른 학부와 달리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모두 부재중이다. 회대알리에서는 현재 인문융합자율학부의 비대위 부재 사태에 대해 취재 중에 있다.

 

결국은 본질로, 학교를 학교답게

 조사 결과를 정리하다 눈에 띄었던 것은 학생들의 의견이 대개 비슷하다는 것이다. 통학하며 만난 친구들과 하는 학교 이야기, 학생총회에서 털어놓았던 학교에 대한 불만들까지.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가는 학교에 대한 생각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긍정적인 것이라면, 우리 학교의 문화라면 장려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부정적인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 사람의 학생만 느끼는 것이라면 "네가 예민해서 그래."라고 얼버무릴 수 있다. 하지만 여러 학생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정말 문제가 되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열악한 시설, 미화/경비노동자 부당해고는 이미 공론화 되어 여러 학생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학교의 열악한 재정, 학생들의 다양한 흥미를 반영하지 못한 과목 개설은 현재진행형의 문제다.

 흔히 말하길 대학은 '배움의 상아탑'이다. 우리는 두 가지 의미의 상아탑에 재학 중일지도 모른다. 생트 뵈브가 이야기 하고자 했던 현실과 동떨어진 장소일 수도 있으며, 흔히 말하는 배움의 장소일 수도 있다. 그 둘 사이에서 갈피를 잡아야 한다. 학생들은 사소한 이유가 아닌 실체가 있는 이유들로 만족하고 실망했다. 만족해서 입시 방향을 성공회대로 틀었던, 실망해서 다른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쌓인, 순수한 의미의 상아탑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