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2 (화)

대학알리

서강대학교

재즈바에서 술 마시는 수업이 있다?

서강대학교의 '재즈와 현대사회'

우리나라의 대학 수업은 보통 교수가 일방적으로 전달한 정보를 학생들이 받아들이기만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배우는 내용이 전문적이고 깊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고등학교 수업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서강대학교의 ‘탐구공동체’ 강의는 다르다.

 

탐구공동체는 교수와 학생 공동체가 강의실 내외에서 자유롭게 상호작용하는 ‘경험’ 중심의 학습 모델이다. 이를 통해 기술혁신으로 정보와 지식의 생성이 자동화되는 시대에 대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창의적 사고력 및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게 돕는다. 탐구공동체는 총 8주의 과정으로 1.5학점을 이수하게 되며, 다른 강의와 다르게 절대평가로 성적을 매긴다. 또한 팀 활동보고서(최소 6회), 최종보고서, 최종산출물, 최종발표영상, 개인성찰일지를 모두 제출하면 활동비(10만  원)와 활동증명서를 지급한다.

 

 

탐구공동체 강의 중 하나인 ‘재즈와 현대사회’ 는 재즈와 사회문제를 함께 공부하는 특이한 강의다. 이 강의는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강의를 이끄는 대신, 질문을 던짐으로써 학생들의 사고와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자유롭게 음악과 사회의 다양한 분야(기술, 문학, 영상, 노동 등)에 대해 토론한다. 이후 자신만의 관심 주제를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팀을 구성한다.

 

3주 간의 토론과 팀 구성을 마친 뒤에는 본격적인 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4주 차부터 8주 차까지 5주 간 이어지는 프로젝트 기간에는 교수자가 팀별 미팅을 통해 학생들과 토론한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학생들의 주도성과 창의성을 키우고, 정보의 일방적 전달이 아닌 ‘질문과 탐색’이라는 학습 과정을 통해 자기 성찰과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끌어낼 수 있게 한다.

 

각 팀은 재즈바를 다니기도 하고, 사회문제를 토론하기도 한다. 이후 각 팀의 문제의식이 담긴 주제를 최종 발표한다. 지난 학기의 주제는 <재즈바 탐방기>, <재즈와 영화>, <재즈와 야구>, <재즈로 게임 만들기> 등 다양했다. 교수자는 학생들의 최종 발표를 평가하며 8주의 과정을 마무리한다.

 

 

해당 강의를 수강했던 대만 유학생(25학번 영어영문학과)은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아 재즈의 종류, 배경 등에 대해 알고 싶어 수강신청을 했다. 해당 강의를 통해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재즈 음악에 대해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고, 한국어 실력도 빠르게 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즈와 현대사회’ 강의를 맡은 김효경 교수는 “탐구공동체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교수와 학생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대학 강의와는 다르며, 매 학기 토론 주제를 구체화한다”고 말했다. 특히 “진로 때문에 방황하던 학생이 이 수업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았다고 기뻐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낯설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감을 잡아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효경 교수는 아직 보완할 점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에게 강의 방식이 낯설다 보니 음악과 본인의 감정을 연결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끄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이 더욱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며 학생 주도 학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재즈와 현대사회’ 이외에도 탐구공동체 강의에서는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음악, 3D 디자인 등의 예체능 계열 뿐 아니라 양자 이론, 인공지능 등의 이공계 계열부터 ‘주의 인문학’, ‘해외 진출 한국 기업의 현지화 전략’ 등 인문 계열 강의까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매우 넓다. 새롭고 특이한 강의를 경험하고 싶다면 탐구공동체 강의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김민제 기자 (matt030917@gmail.com)

한주성 기자 (mrjoo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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