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는 스물여덟 살이 마지막이었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까마득히 나이 많은 ‘꼰대 언니’라 할지라도 좀 더 귀찮게 할 걸, 좀 더 연락할걸. 그저 후회만 남는구나. 멋있는 커리어우먼이 되겠다던 너는 이제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저앉고 말았구나. 어린 날 종군기자가 되고 싶다던 네가 기자들의 손과 입으로 알려졌구나. 그냥 미안하다. 미안함에 무어라 할 말이 없다. 이제는 제발 편해지거라. 언니가 해줄 말은 이것밖에 없어 미안하구나. 지난 22일(목),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신당역 여성 노동자 스토킹 살해 사건에 분노하며 페미사이드(여성 살해) 추방과 여성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박지현 前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지수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여성 및 소수자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여성노동연대회가 주관한 이날 집회는 민주노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주최 측 한국여성민우회 최진혁 활동가는 개회에 앞서 짧은 인터뷰를 통해 “신당역에서 여성 노동자가 근무 중 동료에 의해 사망했다. 공사 측이 문제 해결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향후 여성을
마약류 식욕억제제 불법 판매·구매 단속 올해 상반기 검거된 마약사범은 5천988명으로 지난해(5천108명) 같은 기간보다 17.2% 증가했다. 경찰청이 8월부터 3개월간 전국 단위 ‘마약류 유통 및 투약사범 집중단속’을 예고한 가운데, 마약류 식욕억제제에 대한 모니터링과 검거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식욕억제제(디에타민)를 불법 판매·구매 사범 59명을 검거했다. 이들 중 10대가 47명으로 대다수였고, 구매자 중 50명은 여성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지난해 11월 ‘마약류 식욕억제제 온라인 판매 집중단속’을 통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누리집 147개를 적발하여 누리집의 접속을 차단했으며, 이중 반복해서 위반한 판매자의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10대 청소년 ‘프아’ 열풍과 디에타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중심으로 ‘개말라(매우 마른 체형)’,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체형)’ 등의 용어와 함께 마른 몸을 동경하는 ‘프로아나 신드롬(pro-ana syndrome)’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프로아나’는 pro(프로)와 anorexia(거식증)의 합성어다. 청소년들은
“더 이상의 죽음은 허락할 수 없다. 스토킹, 불법촬영, 성폭력 가해자 엄벌하고, 법적 대책 마련하라” 지난 9월 19일,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신당역 살해사건의 해결을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본 기자회견은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한 15개 단체 하에 주최됐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출근길 피켓팅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 피켓팅에는 30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했다. 이날 12시,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해사건의 피해자의 추모를 시작으로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화여대 노학연대 ‘바위’ 대표 박서림은, “지난 14일 저녁 9시, 바로 그 시간에 신당역에서 친구와의 약속이 있었다. 일정 조정으로 그 날 장소는 신당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뀌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눈 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다. 매일같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그리고 화장실에서 여성 스토킹 범죄에서 이어진 살해 사건이 일어났다” 며 신당역을 이용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우리는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죽지 않고 학교를 다니고 싶다” 고 대학과 직장에서의 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청년진보당 홍희진 대표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한국체육대학교(이하 한체대) 총장 선거의 투표 비율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8일 한체대 정문 앞에서 열렸다. 한체대 총학생회가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은 교원이 투표 비율을 과점하는 행태를 비판하고 학생들의 실질적인 투표권 보장을 촉구했다. ▲한체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체대 제 44대 총학생회 with:u 한체대는 2018년 총장직선제를 실시한 이후 교수·학생·직원의 총장선거 투표 비율을 다르게 반영해왔다. 총장 선거 시행 세칙에 따르면,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은 5%에 불과하다. 교원이 83.3%, 직원이 11.7%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학 총장 선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9월 교육공무원법 총장 선출 규정(24조 3항)을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서 ‘교원, 직원 및 학생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로 개정했다. 법 개정 이후 지난 6일 한체대는 제3차 대학평의원회 회의를 열어 투표 비율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전체 14명 중 과반이 교원으로 배정돼있는 대학평의원회가 “교원, 직원·조교, 학생·동문의 투표비율을 70:20:10으로 한다”는 안을 의결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전국대학학생회네
“생전에 A가 영어를 참 좋아했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추모 포스트잇)에 to를 붙여 썼어요. 영어를 좋아했으니까...” 14일 신당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범죄 피해자 A씨의 아버지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밤낮으로 울기를 삼 일째, 온몸에 진이 빠졌다. 그럼에도 화장실을 보고 있자니 다시 울분이 터졌다. 신당역 ‘여성이 행복한 화장실' 앞은 그의 절규로 가득 찼다. 지켜보던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사건 현장인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에는 작은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추모 공간에서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하루 사이 책상 위에는 흰 꽃들이 수북이 쌓였고, 그 아래엔 커피와 쿠키가 놓였다. 시민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고, 인사를 하고 떠나기도 했다. 타일 벽을 메운 색색의 포스트잇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귀, 여성 살해를 멈춰 달라는 절박한 요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과들이 빼곡했다. A씨의 아버지도 힘겹게 몇 자를 적어 벽면에 붙였다. 그리곤 화장실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함께 추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편하게 잘 살고 있어. 아빠랑 나중에 꼭 다시 만나” A씨에게 전하는 인사를
대학생 A는 노트북을 켜 둔 채 지역 공익 활동 공간에서 과제 중이다. 문이 열리더니 방금 전 나간 두 여자가 한 남성과 함께 들어온다.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은 이곳에 볼일이 있는 것 같다. ‘인터뷰’라는 단어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여성은 기자, 남성은 취재원인 것 같다. 정적을 깨는 세 사람의 대화에 A는 그들을 응시한다. 그런데 남성의 말씨와 행동은 두 여성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학생 시절 같은 학급의 특별반 친구와 닮아 있었다. 그리고 A는 얼마 전 종방한 화제의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을 떠올린다. 저 남성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청했을까, A는 잠시 타이핑을 멈추고 궁금증에 빠진다. 지난 8월 18일,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의 로펌 일지를 그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가 16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우영우>는 신생 채널 ENA에 편성되었음에도 최고시청률 17.5%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들과 수많은 언론 보도가 <우영우>는 과연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입을 모아 평가했다. 악역과 자극적인 전개 없는 힐링 드라마 <우영우&g
※ 총학뽑기 총학생회는 과연 어떤 일을 할까. 총학생회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일까. 이러한 의구심을 풀기 위해 부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공동취재팀(△대학알리 △동아대학보 △부경대신문 △한국해양대신문)은 2023학년도 부산권 대학 학생회 선거에 대비해 ‘총학뽑기’라는 이름으로 기획을 연말까지 연재한다. 대학생의,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총학생회 건설은 가능할까. 더 알아보기 총학뽑기 인스타그램(@ppopgi_) 총학생회 뭐 하는데? 한국해양대 A 학생(해사법학부 20) “총학생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축제 기획이나 간식 사업을 하는 곳 아닌가?” 동아대 이송학 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22) “총학생회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 총학생회. 학생들의 자치기구다. ‘시민성 관점에 근거한 차세대 대학 학생회·학생자치 모델을 위한 기초연구’(2020, 신민준 외) 보고서는 학생회를 “직접선거를 통한 선출을 바탕으로 정당성을 인정받고 대학 내의 학생들을 대표해 학교와 협의를 진행하며 학생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활동을 하는 등 대의기구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며 “이외에도 오늘날 학생회는 학생 대상 복지사업과 고충·민원 해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거대 양당은 2030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여야 대선 후보 들은 경쟁적으로 청년 인재들을 캠프에 영입했고 2030을 대상으로 한 공약들을 앞다퉈 발표했다. 청년들이 ‘당의 얼굴’인 대변인으로 발탁돼 활발히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렇게 양당 모두 2030의 마음을 얻고자 했던 것은 정치권에서 청년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6.1 지방선거에서 청년 세대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40세 미만 젊은 당선인이 전체의 10%를 넘어서면서 2018년 지방선거의 6%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외대알리는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청년·초선 기초의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정치 도전기와 ‘청년 정치’에 대해 들어봤다. 본 인터뷰는 7월 중순경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김세종 동대문구의원 동대문구에서 초중고, 대학교, 대학원까지 모두 지낸 토박이 청년. 현재 국민의힘 동대문갑 청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직장을 관두고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대변하고자 정치에 입문했다. 만 31세의 나이로 동대문구 다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됐다. 옥동준 양천구의원 국민대학교 국사학과(부전공:정치외교
8월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세미나실에서 ‘젠더 갈등의 원인 해소 및 성평등 실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쿠키뉴스,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대언넷), 대학알리가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시작에 앞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지방 쿠키뉴스 대표, 차종관 대언넷 집행위원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성별 불평등 현실과 젠더 갈등 프레임 극복을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이하 박선영 의원) “젠더 갈등은 각 세대가 각기 다른 젠더 문제를 표현하는 것”이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펜데믹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난 여성 일자리 문제, 디지털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 등, 현재 여성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젠더 갈등 프레임에서 벗어나 확장된 범주의 성평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일곱 명의 패널이 함께했다. 김연웅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활동가(이하 김연웅 활동가)는 “청년이 정치계에서 꾸며낸 현상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짚지 않은 채 ‘젠더 갈등’만을 반복하는 정치계를 비판했
-27일(토) 오늘 모든 동물에 대한 차별과 착취 철폐 외치는 '2022 서울 동물권 행진' 열려 -코로나 19 이후 3년 만의 오프라인 개최…모든 지각 있는 존재에 대한 죽임 아닌 '살림' 실현 촉구 -죽어간 동물의 넋 기리기 위한 진혼춤 퍼포먼스, 브라질리언 퍼커션 앙상블팀 호레이 공연 등 펼쳐져 -"우리 함께 살자" 피켓 든 시민들 이태원 거리 인근 행진 "식탁 위 음식이 아닌, 당신과 함께 눈 맞추고 살아가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8월 27일 오늘(토) 동물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끝낼 것을 외치는 '2022 서울 동물권 행진' 이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서 열렸다. 2018년부터 올해 5회차를 맞은 해당 행사는 코로나 19 발생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됐다. 국내 비거니즘 확산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건클럽' 과 동물해방물결이 함께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종 차별 철폐를 염원하며 모인 시민 300여 명이 동참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성명문 낭독을 통해 '인간이 먹기 위해 도살된 소, 돼지, 닭, 오리 등 축산피해동물의 수가 약 11억 명에 달한다' 며, '동물의 죽음을 담보로 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거부하고 이를 양산하는 모든 행위를 강력히 규
짠, 여기 우연한 계기로 만난 두 남녀가 술잔을 부딪친다. 살짝 붉어진 얼굴로 꽤 즐거워하는 두 사람. 초록색 소주병들이 테이블 구석탱이에 쌓이고, 주인공들은 혀가 꼬인 목소리로 진솔하고 대범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급격히 마음의 벽을 허문다. 계산하고 나와서도 집에 가기 아쉬운지 술집 밖 담벼락에서 갑자기 키스를 시작하고, 키스는 남자주인공(거의!) 집 침대에서 이어진다. 애석하게도 방심위 심의 문제로 중간 과정은 생략. 그리곤 아침에 눈을 뜨는 두 사람. 어제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여자는(혹은 남자도) 너무 쪽팔린 나머지 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남자는 벗고 여자는 꼭 나시를 입고 있다. 대체 왜..?- 집 와서 쪽팔림에 이불킥 한 번 날려주지만, 거짓말처럼 두 주인공은 원나잇을 계기로 가까워진다. 미디어 속 원나잇 연출은 더는 낯설지 않다. 섹스 묘사하는 장면 좀 나왔다고 19금 딱지 붙는 건 옛날이야기다. 원나잇은 보통 주인공 두 명의 서사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면으로써 쓰인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원나잇 이후 드라마 속 여자주인공의 걱정이라곤 ‘아, 앞으로 저 남자 어떻게 보냐’ 뿐이다. 과연, 술김에 원나잇 한 여자들이 부끄러워하며 이
尹정부, 등록금 인상 허용할 가능성 커 ‘지름길’ 등록금 인상만이 대학 재정 위기 해답일까 등록금 고지서 보고 한숨을 내쉰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당신이 '전액 등록금·장학금 면제자'라면 말이다. 올해 4년제 사립대(155개교) 평균 등록금은 752만 3,700원이다. BHC 치킨 뿌링클 한 마리가 1만 8천 원이다. 사립대 1년 치 등록금이 뿌링클 418마리와 맞먹는다. 실감이 가는가? 이렇게나 비싼 등록금은 대학생 혹은 부모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대학이 등록금을 올릴 수 있게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외부 유출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는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연계한 등록금 관련 규제 단계적 개선’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달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2022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참석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역시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데는 정부 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일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물가가 너무 오르기 때문에 우리가 공약을 만들었던 사안이더라도 시행되는 시기는 조금 여유가 있을 수 있다”며 “당장
지난달 15일, 인하대에서 한 대학생이 동급생에 의해 성폭행당한 뒤 학교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대학 내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파장이 컸으나, 그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사회가 이를 다루고 소비하는 방식이었다. 인하대 동급생 성폭행 사망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와 같은 인하대 재학생이었던 ‘김XX’이라는 한 20대 남성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가해자는 그 한 명이 끝이 아니다. 가해자 김XX 그 너머에 언론, 대학, 정부기관이라는 공범‘들’이 있었다. 언론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사건의 본질은커녕 오로지 ‘조회수 경쟁’에 치중한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망인의 마지막 길을 어지럽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발표한 모니터 자료에 의하면, 선정적 표현을 사용한 언론사는 <연합뉴스>, <SBS> 등 60여 곳, 성차별적 표현을 사용한 언론사는 <중앙일보>, <뉴시스> 등 40여 곳에 달한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실청요강 제3조 보도준칙에 따르면, 범죄·폭력·동물학대 등 위법적이거나 비윤리적 행위를 보도할 때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3년 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퀴어퍼레이드, 모두의 행사 되다 지난 7월 16일, 서울광장이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퀴어가 서울광장에 모여 슬로건인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를 외쳤다. 이번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축제다. 그만큼 참가자들의 기대도 컸다. 들뜬 분위기 속, 트렌스젠더 활동가 박에디, 비건 퀴어 페미니스트 연극배우 이리가 사회를 맡은 무대 위에서는 브라질리언 앙상블 퍼커션 '호레이', 국내 유일 LGBTQ+ 보이그룹 '라이오네시스',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등 다양한 퀴어 공연 팀이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한편, ‘혐오 집회’ 도 이날 서울광장 반대편에 자리했다. 혐오 집회는 매년 퀴어퍼레이드가 열릴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혐오 집회자가 부르는 아리랑 소리가 너무 커 귀가 먹먹했다. 그럼에도 퀴어퍼레이드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불쾌한 기색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이 혐오에 맞서는 방법은 ‘웃음’ 이었다. 서울광장 진입 횡단보도 앞, ‘부모님은 여전히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라는 피켓을 든 혐오집회자에게 축제 참가자들은 ‘힘내라’ ‘파이팅이다’ 라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대학알리 다큐멘터리 ‘서울공화국 시대, 지역언론을 말하다.’ 수많은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된 대한민국에서 지역언론 역시 소외당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인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지역에 사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사는 지역의 소식보단 서울의 소식을 더 자연스럽게 접하고, 주의 깊게 본다. 내가 사는 지역보다 더 친숙한 서울. 즉, 서울공화국 속에서 지역언론이 전하는 메시지를 대학알리가 전하고자 한다. 도움 주신 분: 은평시민신문 편집장 박은미 완주신문 편집장 유범수 서귀포신문 편집장 장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