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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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의 에큐메니칼]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역사와 특징

[편집자의 말] ‘에큐메니칼(Ecumenical)’은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뜻하는 말로 그리스어의 ‘오이케 오(οκω)’, 곧 ‘살다’라는 뜻의 단어에서 파생된 ‘오이코스’(집, 가정, 세상)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단어의 시작은 동서방 교회의 일치를 상징하는 것으로 주로 개신교 교회에서 사용합니다. 코너를 통해 종교 화합과 진정한 종교가 무엇인지 신학 전공인 기자의 눈으로 살펴봅니다.


 

 

에큐메니칼(ecumenical)이란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간에 일치를 추구하는 운동이다.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는 그리스도교 종파는 개신교와 가톨릭, 정교회와 오리엔트 정교회(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결의된 교리에 대하여 반대하는 정교회) 등이며 일치를 위하여 과거부터 다양한 형태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의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해 알아본다.


20세기 초부터 세계적으로 종파 간 화합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일제강점기 시기부터 개신교 교단 간 협력에 대한 이해와 움직임이 있었다. 이는 광복을 맞은 1945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분열된 한국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강조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전개됐다.


대표적인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의 시발점은 1947년 설립된 ‘대한기독교교회협의회(약칭 NCCK)이다. 현재까지도 NCCK는 한국의 에큐메니컬 운동을 대표하는 진보적 성향의 기관으로 개신교의 교단인 장로교, 감리교와 성공회, 한국 정교회가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시기별로 지향점이 다르다. 6.25전쟁 이후부터 60년대까지는 한국 사회의 재건과 사회 봉사를 초점으로 운동을 전개했고, 군사정권 시기인 70년대와 80년대는 민주화운동과 인권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독재정권에 맞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고자 노력했다. 이후 문민정부 시기인 1990년대 이후에는 남북한 통일 운동을 전개했으며, 현재의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은 단순히 교회의 일치만이 아닌 다양한 사회적 문제(기후 위기, 성평등 등)를 다루고 있다.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특징으로는 다양한 교파가 서로 협력하여 ‘하나의 교회’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다만 여기서 하나의 교회를 지향한다는 것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한계인 교파별 신학적 입장과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기에 완전한 일치보단 ‘공동의 입장’을 표명한다 볼 수 있다. 더하여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는 그리스도교 종파들은 주로 진보적인 신학관을 가지고 있기에 사회 참여를 지향한다. 단순한 선교와 봉사가 아닌 인권, 민주주의와 정의 실현 등이 기독교 신앙의 올바른 실천 중 하나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이후부터는 통일 운동에 대해서 강조하는 풍조가 생겼는데, 여기서 한국의 에큐메니컬 운동은 통일 운동을 기독교 신앙의 올바른 실천으로 본다. 이에 따라 남북 교회 간 교류, 평화선언을 활동을 전개했으며 1989년에 있었던 문익환 목사의 방북 사건 또한 이와 관련된 활동임을 볼 수 있다.


신학적 입장은 주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한국판 해방신학(신앙은 개인의 구원이 아닌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키는 실천이라 주장하는 진보적 신학관)이라 불리는 ‘민중신학’을 지지하기도 한다.


민중신학이란 한국 사회의 억압받고 고통받는 ‘민중’을 신학의 주체로 삼아 신앙과 구원이 ‘민중의 해방’과 ‘역사적 현실 변화’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신학관으로 1970년대 군부독재와 산업화에 따른 노동자, 빈민 문제에 대해 다루며 등장했다. 주요 신학적 입장으로는 ‘민중’이 신학의 주체이며 예수 그리스도는 민중의 해방자로 해석하며 신앙은 이들의 억울한 입장을 해소해 주는 과정이라 인식한다.


하지만 이러한 신학적 입장은 경계할 필요성도 있다. 실제로 해방신학, 민중신학과 같은 사회문제와 신학이 합쳐진 진보적인 신학관의 경우 그리스도교의 중심인 예수의 구원사업이 민중의 해방과 동일시 될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더 나아가서 성경 해석 방향 또한 사회적인 현실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 본래 해석과 무관하게 해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민중신학은 그리스도교의 정신인 교회의 보편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통 신학의 내용과 성경을 자세히 살펴보며 받아들여야 한다.


글을 마치며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3장 28절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그래서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입니다.”

 

+ 주님과 함께

 

김동현 기자 (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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