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평등의 나라로!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제정하자! 제정하자! 제정하자! 투쟁!” 국회 앞에서 울려 퍼지는 연대의 목소리. 지난 10일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미류, 종걸 인권활동가의 단식농성 30일차가 되던 날입니다. 평등을 쟁취하기 위해 시민들은 농성장에서 집행된 집중문화제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을 지금 당장 제정해야 한다.”며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무나:]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국적,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병력 또는 건강상태, 사회적신분 등. 차별금지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차별의 이름들입니다. 저는 이 항목들을 처음 읽었을 때 너무 반가웠습니다. 제 인생에서 사소한 불행이라고 여겼던 사건들, 저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사건들이 차별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되었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예정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농성 30일을 맞으면서 시민들뿐만 아니라
최근,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 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1일, 사원 건축주가 북구청장 상대로 냈던 소송에서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주민들의 지속적인 반대로 인해 대치상황이 1년이 넘은 지금, 여전히 건물 공사를 하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아래의 사진은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상황의 전개이다. 과거, 청와대 국민 청원에 ‘거대한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함께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을 가진 글을 통해 이 갈등은 공식화됐으며 주민들은 주변 교회 세력과 손을 잡고 반대단체를 만들어서 저항하고 있다. 현재 동성로와 이슬람 사원 건립이 예정된 지역 부근에는 이슬람 사원 건설에 반대하는 현수막과 이들에 대해 비판하는 현수막이 함께 걸려있는 상태이다. 이슬람과 관련한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8년, 예멘에서 시아파 반군과 수니파 정부군 간의 내전을 피해 500여 명의 난민이 입국했다. 이 당시에도 난민 수용 반대 청원 글이 올라왔으며 서명한 사람의 수가 자그마치 70만 명에 달했다. 또, 최근 탈레반에 점령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난민들이 입국한 상태다. 역시나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 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9일 자교 정문에서 교내 권력형 성폭력과 대학 당국이 구성한 성폭력대책위(이하 대책위)에 대한 대응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회견에는 김민석 공동행동 대표를 비롯한 5명이 함께 했다. 이날 공동행동은 회견 자리에서 학교 관계자들의 2차가해적 발언에 ‘F학점’을 매기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행동 측 손문숙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피해자를 지원하며 파악한 A 교수의 가해 사실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실에 따르면 A 교수는 약 2018년부터 수업 중 피해자들에게 성희롱과 외모 비하를 일삼았고 사근사근하게 굴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너는 내 옆에 묶어놔야 한다'라며 피해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또한 A 교수는 자신에게 잘못 보이면 미술계에서 매장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손문숙 활동가는 "A 교수가 피해자들을 사적으로 불러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과 A 교수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여 이를 성폭력으로 연결되게 한 패턴이 피해자들의 증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공동행동 측 이시온 미대의외침 회원은 "사건 조사 과정에서 학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학에서는 온라인 수업이 일상이 되었다. 몇몇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오히려 비대면 수업을 환영하기도 하지만, 비대면 수업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바로 시청각 장애인들이다. 이들을 위한 보조기능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 수업이 시행된 것이다. 장애학생들은 어떻게든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대학에서의 지원 없이 스스로 보조 프로그램을 찾아 이용하거나, 불편을 학교에 건의하고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강의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대학 현장에서 장애학생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목소리는 존재해왔다. 캠퍼스 내 가파른 경사, 턱이 높은 계단, 뚝 끊긴 점자유도블록 등 비장애인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풍경이 장애 학생들에게는 장벽으로 다가온다. 대학생들에게 캠퍼스는 교육의 장,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대학생들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 외에도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취업정보를 찾는 등 캠퍼스를 톡톡히 활용한다. 기숙사생에게 대학은 주거 공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캠퍼스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교육권뿐만 아니라 대학 내 생활
2021년 1월 1일, 낙태죄는 폐지됐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다른 입법 없이 2020년을 지나면서, 더 이상 임신중지로 인해 처벌받지 않게 되었다. 낙태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지난한 투쟁에서 ‘임신중지 비범죄화’ 요구와 함께 가장 많이 들렸던 단어는 ‘재생산권’이다. 여러 시민단체는 ‘낙태죄 폐지가 끝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재생산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생산권이란 무엇일까? 임신 중지 비범죄화가 재생산권의 핵심이 된 이유는 뭘까? 국제 사회에 재생산권이 본격적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한 건 1994년 카이로 ‘인구 및 개발에 관한 국제회의’의 행동 강령에서다. 재생산권을 “모든 부부와 개인이 자녀의 수와 이에 관한 시간적, 공간적인 환경을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결정하고 이를 위한 정보와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 그리고 그들에게 최고 수준의 성적, 재생산적 건강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차별, 강압,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재생산에 관한 결정을 내릴” 권리를 포함하는 것이라 정의한 이 강령은, 재생산권을 인권의 틀 안에서 모든 개개인이 보장받아야 할 권리로 인정했다. 재생산권이 개인의 권리라면, 이 권
1. 나는 내 몸에 갇혀있다 2020년 10월 14일, 서울시NPO지원센터 비영리스타트업 5차 온택트 네트워킹 포럼 취재가 있었다. 당시 포럼의 주제는 페미니즘으로 대학, 연대, 교육, 기술, 미디어 등 여러 분야에서 여성주의 담론을 반영하고자 하는 단체의 발표가 있었다. 중요한 문제의식과 의제가 오갔다. 평소처럼 기사를 완성했는데 이상하게도 일을 떠나 계속해서 곱씹고 싶은 대목이 있었다. 취재 후 기사를 출판한 다음에도 유튜브 영상의 딱 한 구간만을 10번 넘게 반복해서 들을 만큼 생생했던 한 문장이 있었다. [말하는 몸_내가 쓰는 헝거]의 발표를 맡은 유지영 기자의 말이었다. “내 몸을 사랑하자(Body-positive)는 말이 아니라 일단 내 몸에 대해 말이라도 꺼내 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이 한마디의 말이 18살부터 지금까지의 내 샤워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대개 화장실 거울을 앞에 두고 정면을 바라보며 샤워를 한다. 하지만 나는 18살 때부터 측면으로 돌아 샤워를 해왔다. 화장실 거울은 상반신에서 하반신으로 조금 내려가는 부분까지 비춘다. 그래서 보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들어와 급격하게 사이즈가 불어난 내 몸은 불편했다. 몸이 무겁다거나 관
(출처 -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다음 카페) "n번방 공론화, 그래서 그 다음은?" 올해 겨울, 한 사건이 터졌다. 2019년 2월에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부르며 성 착취 사진을 올리고 신상정보까지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이 있다는 사실이 디시인사이드의 야구 갤러리 및 수능 갤러리, 일간베스트(일베) 등의 커뮤니티에 알려졌다. 텔레그램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한 N번방은 20대 여성들, 심지어는 미성년자인 중학생까지 성 착취 대상으로 삼고 노예를 부리듯 그들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아오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n번방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큰 충격은 곧 큰 분노로 바뀌었고, 사람들 사이에서 인스타 스토리 태그와 페이스북 공유 등과 같은 공론화 과정이 활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의 분노는 n번방의 가해자들을 하나둘 법 앞에 데려다 놓았다. 여기까지는 n번방 사건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라면 다 알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조주빈 검거, 그 후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은 코로나 19와 같은 일들로 인해 그 전보다 많이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 n번방 사건에 관련된 기사들이 매일 수십
*N번방이 담고 있는 한국사회의 단면 N번방, 박사방 사건을 접한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주변의 반응도 별다르지 않았다. 기사를 접한 뒤 밤잠을 설쳤다는 친구, 그냥 눈물이 났다는 친구들은 어느 때보다 우울한 반응을 내보였다. 미성년자에게 가해진 가혹한 성폭력, oo녀로 호명되며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성 착취 불법 촬영물… 이것을 몇몇 삐뚤어진 성 관념을 가진 이들의 일탈 행위로만 바라볼 수 있는가. 현재 주요 운영자들에 대한 구속, 신상 공개가 연이어 이어지고 있고 ‘N번방 사건 재발 방지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N번방 관련한 법안들, 시민들의 큰 관심은 사회의 변화가 드디어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디어가 사건을 조명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가 성범죄를 다룸에 있어 아직 미숙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박사방의 ‘박사’로 알려진 조주빈의 신상 공개를 시작으로, 그의 평소 성품과 정치적 성향 등을 조명하며 '조주빈 자서전’ 대리작성을 시작했다. 가해자 개인의 서사에 주목하게 됨으로써 피해자의 언어는 소멸했다. 언론은 가해자가 20대 남성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았으며, 그의 이면에는 끔찍한 범죄자의 영혼이 있는 것처럼 프레이밍을 시도했다. 언론은 이중적
한 익명의 목소리로 시작해 세계를 뒤흔들었던 미투(#MeToo)를 기억하시나요?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 및 성범죄가 폭로되면서 미투 운동은 한국 사회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외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묻혀있던 추악한 진실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학교 특성상 소규모 특수 학과가 많고, 관련 학계에서 본교 교수가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입을 열 수 없었던 피해자들이 권력형 성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K 교수, L 교수, S 교수에 대한 고발이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가해 교수 2명에게 각각 정직 3개월, 해임이라는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추후 가해 교수는 학교로 돌아와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습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정직은 해당 기간이 끝나면 바로 복직할 수 있으며, 해임의 경우에는 3년이 지난 뒤 재임용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사건들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한국외대 권력형 성폭력 폭로를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사건 요약 정보 1. 그리스·불가리아어과 K 교수 2018.0
<L교수의 수필. 남자는 교수, 여자는 창녀> ▲L교수가 학생들에게 과제로 부여한 글 '더 벗어요?' 중 일부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L교수의 여성 혐오 글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학생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L교수는 블로그에 여성을 상품화하고 성적 대상화하는 글을 다량 게시했다.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3021 (외대알리 기사: 한국외대 경영대학 L교수, 블로그에 여성혐오 게시글 다량 발견) 또한 그는 자신이 담당하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블로그의 수필을 읽게 한 뒤 감상문을 제출하는 과제를 부여했다. 학생들은 이에 ‘일부 글의 내용이 부적절하다’며 항의했으나 L교수는 “글의 주제는 ‘아내에 대한 사랑’이며 성평등센터를 운운하며 교수를 협박하지 말라”는 공지를 게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L교수는 감상할 수필 목록을 직접 지정했으나 목록에는 여전히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며 불쾌감을 주는 글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어지는 논란에도 학교 측은 소극적 태도로 일관> L교수 논란에 한국외대는 5월 25일, L교수의 강의를 전면 중단하고 해당 안건의 성평등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 하지
한국외대가 학생들에게 성차별적 게시물을 읽게 한 뒤 과제물을 부여한 L교수를 성평등 조사위원회에 회부하고 L교수의 강의를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총장, 서울캠퍼스 부총장, 양캠퍼스 교무처장, 경영대학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L교수의 처분을 결정했다. 학교 측은 강의 중단 및 성평등센터 조사위원회 회부 외에도 L교수의 사과문 게재를 요청했다. 한편, L교수는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여성혐오적, 성차별적 게시글을 다량 게시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읽게 한 뒤 감상문 과제를 부여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학생들이 반발하자 “불쾌했다면 사과한다”며 문제를 일축했다. 정지우 기자 (star_dust_ji@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L교수가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여성 혐오적 게시글을 다량 게시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L교수는 2008년경부터 자신의 다음 블로그에 ‘야한 바이블 – 남자는 교수, 여자는 창녀’, ‘나도 야한 여자가 좋다’, ‘아내와 애인은 다르다’ 등의 수필을 게시했다. 그는 글에서 “내 아내도 비교적 야하다. 내 딸들도 그렇게 (야하게)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딸이) 21세기의 여성답게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우아한 옷차림으로 늘씬한 몸매를 감싸고선 갑자기 ‘아빠 점심사주세요. 네?’하며 내 연구실을 찾아와 애교 떠는 모습도 기대된다.”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이공계 여성들은 애교도 발랄함도 자신감도 없으며 몸매도 그저 그래서 늘 불만”이었다며 전공 분야 여성들을 폄하했다. 이외에도 “자다 나온 듯한 얼굴로 아무 옷이나 걸친 채 시골 아줌마처럼 엉거주춤 걸어다니는 여자는 질색”, “예의바르고 추한 행동도 안보여서 ‘여자도 변소 갈까?’하는 의구심이 치솟게 하는 여자가 흥겹다”,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환상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아내는 아내다움을 유지해야 한다. 순종하는 여자가 아내
한국외대국어대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도중 음란물을 전송받은 교수의 메신저 화면이 노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 수강생의 게시물에 따르면 3월 25일 A교수의 온라인 강의 녹화 영상에 여러 개의 음란물을 전송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창이 그대로 노출됐다. A교수는 메신저 창을 닫고 수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많은 학우들은 이에 당혹감을 표출했다. 논란이 일자 A교수는 “수업 자료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강의 영상을 다시 업로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에서 “오류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음란물 유포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 “문제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출했다. 한편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는 이번 사태에 강경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는 A교수를 규탄한다”며 해당 “성평등센터 또한 이번 사건을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지우 기자 (seol@hufs.ac.kr) (사진출처=에브리타임 게시판)
나는 남자 고등학교를 나왔다. 영어 선생님은 여성이었다. 떠드는 소리가 수업 보다 커지는 때가 종종 있었다. 선생님은 화낼만한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았다. 닦달과 훈계의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그 때 뿐이었다. 그는 체념한 듯 보였다. 우리는 그를 만만한 부류로 간주했다. <보스를 지켜라>란 드라마가 방영됐던 때였다. 줄이면 ‘보지’가 됐다. A는 수업 종이 치고 영어 선생님이 들어올 무렵에 굳이 그 드라마의 줄임말을 말했다. 그러면서 영어 선생님의 반응을 살피며 킬킬거렸다. 희롱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을 받겠다 싶으면 그저 드라마 제목을 말한 것뿐이라는 변명을 쏟아낼 거였다. 영어선생님은 아무 말도 안했다. 내가 처음 보는 종류의 표정을 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모멸에 익숙해진 이가 짓는 냉소의 표정인 듯싶다. A는 그런 종류의 희롱을 만만하다고 간주되는 여자선생님 앞에서만 구사했다. 수업이 끝나면 모두가 A주변을 에워싸서 이번 농담의 수위를 평가했다. 그들에겐 농담이었고 평가대상이었다. 폭력이라는 자각이 없었다. 한 학기 지나고 영어 선생님을 볼 수 없었다. 계약을 온전히 채우지 않고 학교를 그만뒀다는 소식을 들었다. 군대에서 B선임병은
불행한 인간은 스스로의 불행을 말할 자격 없다. 불행은 자기 의도와 무관하게 어쩌다보니 발언되거나 일각부터 조심스럽게 드러날 때 가치를 획득한다. 불행한 인간은 사람들에게 동정의 대상으로 회자될 때 비로소 ‘불행한 인간’이 된다. 동시에 불행한 인간은 표정과 동작으로 스스로의 불행함을 전시해야 한다. 그것들로 불행함의 정도가 가름된다. 불행한 인간의 명랑한 표정은 자기 처지에 맞지 않다. 사법부는 1심 판결을 뒤엎고 안희정 전 도지사의 유죄를 판명했다. 사법부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위계가 있다고 해석했다. 가해자는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이다. 피해자는 그의 업무에 관여하는 수행비서다. 이 구도에서 누가 권력을 갖고 있는지는 자명하다. 권력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할 만큼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기 의지와 다른 행위를 하도록 종용할 수 있었다. 그만큼의 권위가 그에게 분명 있었다. 폭력 이후에 피해자가 가해자와 웃고 메신저를 주고받고 수행비서의 임무를 지속한 건 위계에 굴종해서다. 위계를 거부할 때 수반될 상황이 두려워서다. 피해자는 피해를 신고 했다. 더 이상 권력에 굴복할 수 없어 그랬다고 말했다. 거기에 어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