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주인은 그 나라의 국민이다. 마찬가지로 학교의 주인은 그 학교의 학생이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기에, 나라의 예산을 짜고 쓰는 일을 국민들이, 그중에서도 국민의 대표자들이 한다. 학생들에게도 학생의 대표자는 있다. '학생회'라는 조직이 그것이다. 그러나 학생회는 학생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예산을 짜고 쓰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제도가 '학생참여예산제'이다. 학생참여예산제는 학생이 직접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에 참여하여 학생회 공약이나 제안 사업에 대한 예산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제도이다. 필자는 중학교 때부터 학생회 임원을 해왔고, 현재 공주생명과학고 학생회 홍보부 차장을 맡고 있다. 3년째 학생회 임원을 해오며 학생을 대표해 무언가 해볼 수 있다는 자긍심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남아있었다.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생회 임원들이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학생을 대표해서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대부분 학교 측에서 주도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짜동아리 배후기업] 시리즈 ① [단독] 억대 활동비, 깜깜이 회계…'가짜동아리 배후기업' 있었다 ② [단독] '고용된 배우'와 '배후기업 직원'까지…가짜 동아리 회장으로 서울시 보조금 노렸나 ③ [단독] 가짜동아리 배후기업 O사 "우리는 적자 구조, 회계 장부는 없다" ④ 취업난에 우는 대학생들…'가짜동아리'에 두 번 울지 않으려면 "실제로 들어오셔서 어떻게 1~2주가 돌아가는지 '직접' 보시면 더 이해가 되실 듯 합니다." 취재 과정 중 만난 (주)O사 대표 ㄱ씨는 기자에게 연합동아리 체험을 권했다. 우리 커리큘럼은 ‘진짜’라고, 직접 와서 보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는 취지였다. 그의 항변에 일리가 없지는 않다. 연합동아리가 제공하는 커리큘럼 덕분에 좋은 스펙을 쌓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가 이 구조를 운영하는 데 쏟아온 노고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커리큘럼이 '좋다', '나쁘다'와는 별개로, O사와 3개 연합동아리가 대학생들의 눈을 가렸던 기망적인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던 대학생들은 O사의 존재도 몰랐을뿐더러, 활동비가 O사에 귀속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연합동아리 구성원들이 따랐던 리더
2026년 CES의 화려한 조명 아래 공개된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기술적 경이로움을 넘어 우리 사회에 서늘한 선전포고를 던졌다. 회사는 효율과 혁신을 앞세워 미국 공장부터 로봇을 투입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 이면에는 숙련 노동자의 삶을 지워내고 청년의 진입로를 메우겠다는 자본의 비정한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노사 간의 불협화음은 단순히 일자리 개수의 문제를 넘어, 인류 공통의 자산인 기술의 과실을 누가 독점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투쟁이다. 오늘날 노동자와 청년들에게 기술 발전은 더 이상 장밋빛 미래가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기술 혁신은 자본과 기술을 소유한 기득권에게는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된 노동의 가치는 속절없이 추락한다. 로봇이 인간 100명의 몫을 해낼 때 그 수익이 사회 전체로 흐르지 않고 사유화되는 구조, 이것이 바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혁신의 민영화’이자 공공의 자산에 대한 대약탈이다. 아틀라스의 관절 하나, 알고리즘 한 줄에 깃든 지식은 결코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수 세대에 걸친 노동자들의 현장 데이터와 국가의 공적 인프라 투자가 응집된 인류 공동의 유산이기
정치는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할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다. 우리는 과연 청소년을 민주주의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는가. 만 16세부터 정당 가입은 허용하면서도, 정작 선거운동과 투개표 과정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에는 참여할 수 없도록 막아두는 현재의 제도는 스스로 모순을 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다. 청소년의 선거운동과 투개표참관인 참여 연령을 하향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닌 살아 있는 경험으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이미 세계는 청소년을 민주주의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2007년 세계 최초로 전국 단위 선거에서 투표 연령을 만 16세로 하향했다. 이후 연방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청소년 유권자의 투표율은 성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정치 참여에 대한 책임의식과 시민의식 역시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선거 연령 하향과 함께 학교 시민교육 과정을 강화
대학생 3명 중 1명은 캠퍼스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 유포를 경험하고 있다. 전국 대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5.0%가 ‘대학 내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례를 직접 보거나 들었다’고 답했고, 실제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6.9%에 달했다. 제작 경험이 있는 대학생 중 일부는 ‘성적 욕구 충족’(9.6%)과 ‘상대방 괴롭힘 목적’(6.4%)을 제작 목적으로 꼽았다. 또, 응답자의 97.2%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을 인지하고 있고, 대부분 분노와 충격, 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대학 캠퍼스는 이미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러나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학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3명 중 1명은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고, 5명 중 4명은 디지털 성범죄 대응 기관인 대학 인권센터를 모른다고 응답했다. 반면, 응답자들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대학의 대응 방안으로 실효성 있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명확한 징계 기준 마련, 피해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요구했다. 대학생들은 딥페이크 성범죄를 심각하게 경험하고 인식하는만큼, 대학 안팎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딥페이크 성범
지난 12·3 계엄의 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를 지켜낸 힘은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서로를 향해 보낸 배려와 연대였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민주주의'라는 가치 아래 하나가 되었을 때, 우리는 거대한 불의를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 곁엔 여전히 혐오와 차별이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주민에 대한 조롱, 특정 집단을 향한 근거 없는 가짜뉴스, 그리고 정치권에서 시작된 '위로부터의 혐오'는 이제 우리 공동체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적 차별과 소외의 문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당시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히 치료비를 깎아주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탈모로 인해 겪는 일상의 위축, 취업 시장에서의 불이익 등 개인이 감당해온 사회적 편견과 고통을 국가가 '공적 영역'으로 끌어올려 응답했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광장에서 지켜낸 민주주의가 누군가에게는 외모로, 누군가에게는 나이와 정체성으로 인해 일상에서 부정당하지 않도록 국가가 최소한의 방어선을 치는 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
니체의 ‘위버멘쉬(Übermensch, 독일어로 초인을 뜻한다)’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성숙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세 단계를 거친다. 인간의 내면이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아이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사막 위를 묵묵히 걷는 낙타는 인내하는 사람이다. 뜨거운 모래바람이 따가워도 불평불만을 삼킨 채 나아간다. 낙타가 자라면 사자가 된다. 사자는 포효할 줄 안다. 부조리에 이빨과 발톱을 감추지 않고 핍박에 분노한 적 있다면 당신은 사자다. 마지막은 아이다. 아이는 넘어져 생채기가 나도 금세 놀이에 몰두할 줄 안다. 이러한 아이의 태도는 ‘초인’이 갖춰야 할 궁극의 자격이다. 청년들은 현세에 ‘아이의 놀이’를 소환했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해 질 때까지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옛 풍경은 2026년에 고스란히 재생된다. 당근마켓 앱을 켜면, 맨 위에 걸린 ‘경도(경찰과 도둑)하실분’ 모임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2025년 12월 23일 개설, 멤버 652명. 어제 막 ‘달리고 온’ 참가자의 따끈한 후기들이 줄지어 달려 있다. “진짜 재밌게 잘 뛰고 갑니다”, “다 큰 성인끼리 토할 정도로 뛰어다닌 게 낭만 그 잡채”, “경도에 진심인 분들만 있더라고요”. 명분이 ‘경도
대학은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강의실에서 토론하고, 손을 들고 발언하고, 학내 자치 활동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법을 배운다. 민주주의는 단지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태도이자 원리로 설명된다. 그러나 강의실 문을 나서는 순간, 이 민주주의는 이상하리만큼 멈춰 선다. 등록금이 인상될 때 학생은 어떤 위치에 놓이는가. 대부분의 경우 학생은 논의의 주체가 아니라 결과를 통보받는 대상이다. 인상률은 ‘법정 한도 내’라는 말로 정당화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의 동의나 실질적인 참여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칙 개정, 예산 사용, 시설 운영 역시 마찬가지다. 공지는 있지만 토론은 없고, 설명은 있지만 선택지는 없다. 물론 대학에는 학생대표가 참여하는 위원회와 기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참여는 형식에 그친다. 결정권은 제한적이고, 의견은 참고사항으로만 남는다. 학생은 회의에 참석하지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다. 이는 참여의 문제라기보다 권한의 문제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자리에 앉아 있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생은 대학 공동체의 시민이 아니라, 서비스의 이용자로 취급된다. 등록금은 납부해야
지난 5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월경용품을 포함한 주요 생활용품의 불공정한 가격 구조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는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회와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비싼 생리대 가격을 지적하며 관계 부처에 내린 생리대 가격 담합에 대한 지적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2023년 여성환경연대가 발간한 가격 모니터링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생리대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확인된다. 라이너, 탐폰 등을 포함한 월경용품 513종과 일본・싱가포르・영국・프랑스・독일 등 11개국의 월경용품 69종을 조사한 결과, 국내 월경용품 1개당 평균 가격은 해외보다 39.55%(195.56원) 비싸다. 생리대는 가격뿐 아니라 안전성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지난 2017년에는 이른바 '발암 생리대' 논란으로 생리대에 포함된 유해물질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일었지만 식약처는 불충분한 조사만으로 논란을 종식시키려 했다. 몇 년에 거친 투쟁과 연구 끝에, 지난 22년 환경부는 일회용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생리통과 생리혈색변화, 외음부 트러블 등의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를 제기했던 여성환경연대에 대한 생리대 제조사의 소송 또한 여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작전에 능한 자의 조건을 이렇게 정리한다. 싸우기 전에 먼저 패하지 않는 형세를 만들라는 것이다. 승리는 전장에서의 우연이 아니라 주도권을 쥔 상태에서 상대의 허점이 드러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봤다. 다시 말해, 이기는 전쟁은 이미 시작되기 전에 절반이 결정돼 있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손자의 조언과 달리 오늘날 우리 대북정책에서 주도권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 지난 2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어떠한 의제라도 (북한과)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더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제 존중"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북한과의 대화 참여 자체를 성과로 만들려는 태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북한은 쉽사리 테이블에 나오려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런 제안을 비웃기라도 하듯 새해부터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햇볕정책 시기에도,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에도 북한은 대화를 병행하며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 했다. 최근 김정은은 이에 한술 더 떠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아예 남북관계 단절을 선포했다. 최근 북한이 기존의 표현인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라며 거리감을 드러내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북한 체제 내부로 확산되는 남한 문화를
쿠팡에게 '패가망신'의 선례를 남겨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인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이름과 전화번호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우리 가족의 안전과 직결된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누군가의 손에 넘어갔다. 정보가 곧 자산인 시대에 국민 개개인의 일상이 통째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셈이다. 그럼에도 쿠팡의 대응은 여전히 안일하기 짝이 없다. 실질적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고, 국가의 행정 절차를 무시하며 독단적인 발표를 이어갔다. 3,370만 명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신뢰하고 자신의 사생활을 맡긴 국민들의 믿음 그 자체였다. 이 믿음의 파괴가 청년 세대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는 이들이 처한 객관적인 사회적 고립 지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대인신뢰도(14년도 대비 24년 : 19~29세 -21.5%, 30~39세 -20%)는 10년 전보다 현저히 하락했으며,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비율(15년도 대비 23년19~29세 +3.2%, 30~39세 +3.7%) 역시 과거에 비해 증가하여 심리적 완충재가
2025년 청년의 삶을 지배하는 정서는 ‘분노’를 넘어 ‘무기력’이다.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높은 생활비와 불확실한 미래는 일상의 전제가 되었고,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계층 이동은커녕 현상 유지조차 버겁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청년들의 어려움은 이제 극복의 대상을 넘어 무기력을 유발하는 한계로 인식된다. 각종 통계는 이러한 현상을 명징하게 증명하고 있다. 구직 단념자와 취업 준비생을 포함한 확 장실업률은 여전히 20% 안팎으로 추정되며,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의 비중은 2003년 통 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 니다. 살인적인 주거비와 생활비, 학자금 상환이라는 삼중고 앞에서 청년들에게 주어진 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러한 어려움의 근간에는 견고한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청년들이 마주한 높은 경제 적 장벽은 자립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결국 부모의 경제력이 청년의 미래를 좌우하는 '세습된 불평등'을 낳는다. 여기에 실업이나 소득 공백의 위험이 여전히 개인에게 전가되는 구조 속에 서, 청년들의 선택은 '도전'이 아닌 '회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현 정부의 청년 정
2025년, 청년들은 삶에 대한 만족과 사회에 대한 관용은 낮았고, 불안은 높았다. 지난 16일 국가데이터처는 ‘2025 청년 삶의 질 보고서’를 발간해 처음으로 청년의 삶을 다양한 면면에서, 특히 숫자로 포착하기 어려운 삶의 주관적이고 질적인 부분을 조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청년들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거나 사회적으로 연결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들은 자신의 현재의 삶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5점으로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바라는 미래에 대해 ‘전혀 실현할 수 없다’고 느낀다는 응답은 2022년 5.2%에서 2024년 7.6%로 증가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이 지금의 삶에 대한 불만족으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청년들은 사회적 관계망의 형성에도 점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 세대는 지역기반 공동체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더 큰 소속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한편, 기부나 자원봉사 등 상호 호혜적인 시민 참여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특히 가치관이 다른 타인을 포용하는 ‘타인수용성’은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더욱 감소하는 경향을 보
필자는 평일에는 서울에서 출근하고, 주말에는 충북에서 생활하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덕분에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이동 편의성 차이를 극명하게 느끼게 된다. 서울에서는 구간에 따라 택시보다 지하철이 빠를 정도로 대중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으며, 늦은 막차 시각 덕분에 밤늦게까지도 이동에 대한 걱정이 없다. 그러나 주말 중 충북에서의 이동은 지역 대중교통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옥천에서 청주, 음성에서 청주 등 충북 내 도시 간 이동 시 시외버스 배차가 너무 길어, 때로는 5만 원에서 10만 원에 달하는 택시 요금을 감수하며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처럼 비수도권의 이동 제약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삶의 범위와 기회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다가온다. 농산어촌의 이른 막차 시각과 긴 배차 간격은 청년들이 수도권에 비해 외부 활동에 제약을 받는 주요 원인이 된다. 결국 비수도권 청년에게 이동권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주로 거론되는 것은 자가용 또는 기존 대중교통인 고속/시외버스인데, 이 두 가지 방안은 각각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먼저, 자가용을 통한 이동은 청년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속에서 차량 구매와 유지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최근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익명성을 보장받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혐오 담론은 더욱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혐오 담론의 공격에 무방비하게 노출됐고,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은 정부도 인식한 듯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월 11일 국무회의를 통해 “특히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혐오 표현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라며 이를 “표현의 자유 넘어서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고,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 장치를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에브리타임은 이 비판에서 절대 피해 갈 수 없는 혐오·극우 발화의 온상이다. 에브리타임이 생산하는 무분별한 혐오 담론에 대한 비판은 이미 수년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대응은 미미한 수준이다. 에브리타임 속 목소리는 스스로 “대학생” 대표를 자처하지만, 그들의 언어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만을 재생산했다. 특히, 여성과 장애인, 노동자가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진일보적인 목소리를 낼 때마다 에브리타임에서 그들에 대한 혐오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지난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