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0일 울산시의회는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 1월에 일본 니가타시의회와 교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으로 출장을 준비한 게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울산공업축제 기간 시를 찾아준 자매도시를 방문하는 답방 형식이라고는 했지만, 출장 근거도 없어 관련 조례를 급히 만드는가 하면, 초청 공문을 보여달라는 언론사의 질의에 구두 초청을 받았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시에서 만든 공무 국외출장조례를 보면 선거를 시행하는 해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출장을 제한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사실상 외유성 출장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이유다. 지방의회의 이러한 행태는 비단 울산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외유성 출장 문제는 지역을 막론하고 항상 지적된 문제이고, 이외에도 지자체 의원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가 자치단체의 사업을 따내는가 하면, 공직자가 각종 비리를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지방자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들이 심심찮게 보도되곤 한다. 오죽하면 지방의회를 폐지하자는 ‘지방의회 무용론’마저 나오는 현실이다. 사실 지방의회가 처음부터 지금 같은 불신으로 시작되지는 않았다. 1995년 6월 27일, 국민의 손으로 직접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처음 시행
매년 11월이면 대학가는 학생회 선거 시즌을 맞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총학생회 선거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거나 투표율이 기준에 미달해 당선자가 무효가 되는 ‘공백 상태’가 반복돼 왔다. 이 공백을 틈타 특정 정치 성향을 표방하는 대학생들이 조직적으로 총학생회에 출마하여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학생자치가 약화된 자리를 누군가가 반드시 채우게 마련인데, 지금 그 자리를 가장 민첩하게 점령하고 있는 세력이 바로 정치 대학생 그룹들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인천대학교다.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섰던 A씨는 과거 국민의힘 대학생위원장을 지냈고 인천 지역에서 대통령 탄핵 반대 활동을 주도해온 인물이었다. A씨는 선거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가 누적되며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후 실시된 총학생회 투표는 결국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 학생자치가 약화된 대학에서 특정 정치적 성향의 후보가 선거관리 규정을 위반하며 선거를 밀어붙이려 했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충북대학교의 사례는 더 심각하다. 학내 극우 폭력 사태에 연루됐던 B씨가 오히려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는 일이 벌어졌다. 학생사회가 오랫동안 공백을 겪은 사이, 극우적 행동을 주도한 인물이 선거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던 시절, 나만큼이나 부지런히 그 일대를 오가던 이들이 있었다. 나는 인턴기자였고, 그들은 ‘여사님’의 석방을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이었다. 정권 교체 목소리와 애국가 사이로 늘 한 노래가 반복됐다. “짱X, 북X, 짱X, 북X, 빨갱이는 대한민국에서 빨리 꺼져라.” 일명 '짱북송'으로 불리는 귀에 박힌 그 구호는 퇴근길에도, 샤워 중에도 머릿속에서 재생됐다. 자극적인 리듬보다 더 선명하게 남은 건, 그 안에서 엉겨진 얼굴들이었다. 공산당과 중국인 관광객, 권위주의와 중국인 유학생, 체제와 개인이 몇 음절 안에 뭉그러졌다. 언어는 세상을 정리하는 힘을 가진다. 현실은 복잡하고, 감정은 쌓이기 쉽다. 그럴 때 하나의 말 혹은 하나의 개념은 문제의 전모를 요약해주는 듯한 착각을 준다. 그것은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의 또 다른 형태일지도 모른다. 이상적 실체가 아니라, 현실 위에 덧씌워진 굳은 관념. 그 틀은 이해를 돕기보다는 판단을 앞세우고 구분을 흐리게 만든다. 지금 한국 사회에 떠오른 ‘혐중’은 그런 이데아에 가깝다. 반중과 혐중은 분명 다르다. 반중은 공산당 체제나 그 정책에 대한 비판이다. 정치적 견해이며, 정당한 저항의 표현이다. 그러나
“이OO가 부모님을 찾아가 죽일까봐 두렵고 제게도 찾아올 것이 두렵습니다. 그리고 처벌 의사가 있습니다. (고(故) 김은진, 지난 3월 경찰서에서 쓴 피해자 진술조서 중)” 지난 5월,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전 연인에게 스토킹당하다 피살된 30대 여성 고(故) 김은진씨가 경찰에 제출한 100쪽짜리 진술서다. 4년 넘게 이어진 데이트 폭력, 9차례의 신고, 600쪽의 고소장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다. 7월에는 인천 부평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이 남편에 의해 살해당했다. 1년 전부터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말은 “남편에게 원하는 돈을 주고 이혼할 때까지 기다리라”였다. 결국 접근금지 처분이 해제된 직후,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다. 8월, 울산에서 2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에 시달리다 흉기로 피습을 당했다.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잠정조치 4호를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의 큰 수술을 받고 회복중에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88,394건의 교제폭력 신고가 접수되고 13,075명이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스토킹 피해접수는 13,269건으로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70% 이상 증가했다. 2023년 발생한 전
2025년 11월 4일 이민자, 무슬림, 사회주의자인 34세의 젊은 정치인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1892년 이후 최연소 뉴욕 시장에 당선되었다. 맘다니의 승리는 무엇 덕분일까. 선명한 민주사회주의 이념 덕분일까, 아니면 고물가에 지친 뉴욕 시민에게 생활 밀착형 민생 공약이 먹혀들었기 덕분일까. 둘 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일 수 있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철저하게 현실적인 공약을 통해 확보한 청년층 중심의 자원봉사자와 유권자들이었다. 맘다니의 주요 공약 가운데 ‘비현실적’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없었다. 임대료 동결, 버스 요금 폐지, 소상공인 부담 완화 같은 공약은 언뜻 보면 거대한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급진적 정책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런 공약들의 실제 설계는 철저히 뉴욕 시장이 행사할 수 있는 법적, 행정적 권한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무상 아이돌봄, 최저임금 인상처럼 뉴욕 주지사와 주 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것들도 있다. (현재 뉴욕 주지사와 주 의회 다수당은 민주당이다.) 그럼에도 맘다니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불리는 뉴욕 시장의 권한이 정확히 어디까지 미치는지 세밀하게 짚은 뒤, 그 안에서 ‘시장이 당선
지난 2021년, 외동아들인 A씨(당시 22세)는 대학을 휴학한 후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8개월간 홀로 간병했다. 약 8개월간 입원치료로 청구된 병원비만 1,500만 원, 결국 월세가 밀리고 전화와 가스, 인터넷이 차례차례 끊겼다. 더 이상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는 ‘필요한 게 있으면 부를 테니, 그전에는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다. 힘겨운 간병과 경제적 어려움에 지칠 대로 지친 A씨는 결국 아버지를 방 안에 방치했고, 아버지는 끝내 숨졌다. 2021년 영케어러(Young Carer) 문제로 국가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간병청년 강도영(가명) 사건'이다. 현재 강도영 씨와 같은 영케어러는 정부 추산 약 18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기준 1일 평균 간병비는 12만7천원, 한 달이면 381만원. 연봉 5,4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의 실수령액 전액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무려 18만 명의 청년들이 홀로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설령 운 좋게 돌봄을 함께할 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족들은 24시간 계속되는 돌봄에 지쳐가고, 그로 인해 학교, 직장 등의 일상 곳곳에서 문제가 생긴다. 언제 끝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만 7세에서 2026년 만 8세 이하까지 확대하여 임기 내 12세 이하까지 늘려 나가고, 저소득층 청년을 위해 청년미래적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생애주기별로 촘촘하게 지원하는 기본사회 정책을 환영한다. 그러나 진정한 ‘기본사회’를 달성하기까지 갈 길은 멀다. 기본 중에 기본은 바로 기본소득이다. 특히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매월 3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기본소득과 조건없이 모든 청년이 미래를 안정적으로 설계할 기반이 되어줄 청년기본소득이 도입되어야 한다. 소득불평등이 출생불평등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혼 및 출산을 희망하는 청년에게는 돌봄을 분담해줄 ‘아이를 같이 키워주는 국가’가 필요하다. 영유아 집중 지원에 머무는 아동수당만으로는 지대한 양육비를 감당할 수 없다. 더욱이 학령기 아동의 막대한 교육비 지출을 보완하기 위해 아동의 생애 전 시기를 촘촘하게 보장하는 아동기본소득이 확대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동기본소득은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족공동체를 꾸리고자 하는 청년에게 이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출산과 양육의
요즘 기업들은 앞다투어 ‘ESG 경영’을 외친다. 환경을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투명하게 경영하겠다는 약속이다. 하지만 ESG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우리가 아는 재무제표보다 훨씬 불확실한 숫자들이 들어 있다. 이제 ESG는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기업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회계장부가 되고 있다. ESG 보고서의 중심에는 ‘스코프(Scope)’라는 개념이 있다. Scope 1은 기업이 직접적으로 배출, Scope 2는 기업에서 온실가스를 직접 배출하지는 않지만 전기나 스팀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간접 배출, 그리고 Scope 3은 협력사와 소비자까지 포함한 전체 공급망 배출이다. 이 중 Scope 3은 측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문제는 이 연결회계가 감사되지 않은 추정치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협력업체 데이터를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평균값이나 모델링으로 Scope 3을 계산한다. 결국 ESG 보고서는 ‘감사받지 않은 회계장부’가 되고, 기업은 그 불확실한 숫자 속에서 “탄소를 줄였다”고 주장한다. ESG의 평가는 실제 감축 노력보다 보고 방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제는 ‘성과가 보고서를 만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특히 일각에서는 15억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한 10.15 대책을 두고 '청년들의 사다리를 걷어찬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청년들이 더 좋은 주택을 살 기회를 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청년들이 과연 누구인가.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 중 자기들의 힘으로 15억 원짜리 주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출 규제가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주장은, 애초에 부모의 도움으로 그 사다리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소수 상위층의 이야기다. 아직까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금융 규제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적어도 고가 주택의 투기성 투자를 막겠다는 의지만큼은 도리어 청년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한다. 어떤 이들에게 부동산은 자산 투자지만, 대다수 청년들에게 부동산은 ‘주거 안정’ 그 자체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올라온 수많은 전국의 청년들이 하는 말은 ‘이토록 집이 많은데, 왜 내가 살 집은 없는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의 주택 수는 늘어도 소유율은 역비례해 줄어들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수십억 원 상당의 집을 보유해도
요즘 청년층을 설명하는 통계 속 단어 하나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냥 쉼.”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활동도, 학업도, 직장생활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는 청년‘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방향을 잃은 멈춤이다. 사회는 이를 “청년의 무기력”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것이 청년 개인의 나태가 아니라 구조의 피로가 만든 멈춤이라고 본다. “그냥 쉰다”는 말에는 체념이 있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지만 돌아오는 건 불합격 통보, 끝없는 경쟁, 불안정한 미래다. 대기업의 공개채용은 사라졌고, 남은 자리는 대부분 단기계약직과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이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쉰다”고 응답한 비율은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충격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0% 안팎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 청년들은 이제 “노력하면 된다”는 말에 웃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도 사회는 그 열심을 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불안정 노동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청년의 ’쉼‘은 게으름이 아니라 생존 본능의 신호다. 그러나 이 멈춤이 개인 차원에서만 머문다면
‘Being yourself, not being someone' “당신 자신이 되세요, 다른 누군가가 되지 마세요.” <료의 생각없는 생각> 표지에 적힌 이 문장은 런던베이글뮤지엄 창립자 이효정의 필명 ‘료’가 던진 인생철학이다. 자기 자신으로 살라는 말은 근사하게 보인다. 정말 ‘나 자신’만 그는 생각했을까. 최근 7월 16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일하던 26세 근로자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유족은 고인이 주당 58시간에서 80시간을 일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따른 과로사라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인 엘비엠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 반박하고, 유족에게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라”라는 문자를 보냈다. 심지어 내부에서 직원들에게 관련 사건에 대해 ‘입단속’을 시킨 정황까지 밝혀졌다.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자 29일 “유족분들께 사과드린다”라며 뒤늦게 사과문을 게시했다. 무엇보다 논란인 것은 ‘료’의 태도다. 그는 사건 논란이 발생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단 한마디의 사과나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7월에 JKL파트너스에 매각되기 전까지 엄연히 경영책임에 관여하고 있던 인물임에도, 청년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그는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기리며 이태원 참사 이후 세 째 10월 29일이 되었다. 별이 된 159명의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3년의 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온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 참사 3년 만에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인파 관리 소홀로 지목됐다. 23일 발표된 정부 합동감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이태원에 인파가 몰려들 것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경찰과 용산구청은 이태원이 아닌 대통령실 주변 집회 관리에만 집중했다.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대통령실 이전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놀러 온 2·30대 청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늦었지만 조금이나마 드러나고 있는 진실을 환영한다. 명확한 진상규명만이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삶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반복되는 참사의 경험은 청년 세대에게 상흔을 남겼다. 지금의 20대 청년들은 10대에는 세월호에서, 20대에는 이태원에서 또래 청년을 잃었다. 2022년 뉴시스 조사에 따르면 1995~1999년생 응답자의 97.3%가 본인이 참사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세월호
존 스튜어트 밀이 강조했듯 기회 균등은 사회 정의의 근간이다. 그러나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통계'는 우리 사회 청년층의 노력에 대한 보상 체계가 위기에 놓였음을 시사하며, 이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심각한 정치·사회적 불안정 요인이 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15~39세 청년층은 2023년 기준 23%가 소득 상향 이동을 경험해 중장년층보다 높은 역동성을 보였으나,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청년층의 소득 하향 이동 비율이 17.4%로 중장년층 대비 높아 청년 10명 중 2명 가까이가 경제적 불안정성을 경험하고 있으며, 가장 큰 문제는 소득 하위 20%(1분위) 청년의 '탈출률'이 38.4%로 전년 대비 1.7%p 감소했다는 점이다. 반면 2~4분위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상향 이동을 더 많이 경험했는데, 이는 소득 하위층이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청년층 내부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노력의 배신은 청년들의 정책적 효능감과 사회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소득 하위 청년의 고착화를 막고 하향 이동 위험에 노출된 청년들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죄를 씻는 희생." 키릴 러시아 정교회 대주교의 지난해 9월 발언입니다. 한 종교의 수장의 이 충격적인 발언은 러시아 군인들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종교적으로 정당화 했습니다. 어쩌다가 키릴 대주교는 이런 발언을 하게 된 것일까요? 그와 푸틴의 동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졌습니다. 이들의 동행 역사는 2022년 이전부터 지속됐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부터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러시아 정교회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육체적인 것이 아닌 성스러운 투쟁, 전쟁에서 전사하면 모든 죄가 씻긴다”라는 입장을 내며 러시아 정부를 지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 정부 또한 2023년 러시아의 대통령인 푸틴의 성탄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 러시아정교회를 향해 직접 감사를 표명했습니다.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 정교회가 잘못된 동행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 정교회가 밀접한 관계를 맺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러시아 정교회는 러시아의 국교입니다. 푸틴 역시 러시아 정교회의 신자입니다. 여기서 키릴 대주교는 푸틴의 열렬한 지지자입니다. 둘의 관계는 신자와 사제를 넘어 정치지도와 지지자이기도 합니다. 즉,
“한국 화장품 쓰고, 한국 드라마 본다.” 신임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시나에(高市 早苗)의 발언이다. 그러나 이런 발언이 무색하게 그는 대표적인 ‘반한(反韓)’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그가 한 대표적 발언으로는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한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발표에 대해 “마음대로 (일본을) 대표해 사과하면 곤란하다”라든지 “침략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이 있다. 더해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 전쟁 당시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정기적으로 참배해온 인물로 ‘여자 아베’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런 발언 때문에 한일 관계가 다시 냉랭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파다하다. 대표적으로 친한파라 불리던 이시바 전 총리와 비교해 다카이치가 다시 과거사 문제나 독도에 대한 발언 등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의 과거 이력으로 이시바 전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복원한 ‘한일 셔틀외교’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다카이치의 발언과 달리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이 없다. 만일 과거사나 독도 등에 관한 발언으로 다시 한일 관계가 얼어붙는다면 그것은 일본에게 큰 손해기 때문이다.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