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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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시설인가’ 제주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속도는 빨라졌지만, 안전과 접근성은 어디로 밀폐된 섬식정류장, 화재 대응은 ‘법의 사각지대’ ‘누구나 탈 수 있는 버스’ 교통 혁신인가, 배제인가

​제주 서광로의 도로 한복판, 도로 중앙에 번듯하게 선 유리 정류장 안에는 온열 의자와 대형 전광판, 냉난방 시설이 들어서 있다. 비바람을 막아줄 밀폐형 공간 안에서 시민들은 버스 도착을 기다린다.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오영훈, 이하 제주도)가 추진 중인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의 상징인 ‘섬식정류장’이다. 제주도는 지난 5월부터 서광로 구간에서 BRT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도입된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가 이 사업의 핵심이다. 섬식정류장은 도로 중앙에 설치돼 양방향 모든 노선의 버스가 동시에 정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주가 ‘섬(island)’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섬식정류장으로 이름을 붙였다. 정류장 구조에 맞춰 버스도 변화했다. 기존 버스는 오른쪽 한쪽 문으로만 승하차가 이뤄지지만, 양문형 버스는 좌·우 양쪽에 출입문이 있어 섬식정류장에서는 ‘왼쪽 문’을 이용해 승하차한다. 도로 한 가운데 설치된 섬식정류장에 맞춰 기존 승하차 방식이 뒤바뀐 것이다. 버스로 제주대학교에 통학하는 김용희(24) 씨는 “정류장이 깔끔하고 바람 많은 제주 날씨를 잘 고려한 구조 같다”며 “비나 눈이 와도 비교적 편하게 기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