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도서관 좀 지어주라

인문학 역량을 강화하려면 코어사업이든 뭐든 결국은 학문적 토양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학의 역량은 교수의 수준, 학생의 자질, 인프라 등이 결정짓는다. 도서관은 대학의 근본적인 인프라로써 학문적 토양의 주축을 맡는다. 도서관은 대학의 배꼽, 심장, 얼굴로 불리지 않는가. 이쯤에서 고개를 돌려 우리학교 도서관을 봐보자. 외대의 배꼽, 심장, 얼굴의 상태는 어떠한가?

 

 1. 항상 회자되는 도서관 시설 문제 "서울캠퍼스 도서관 정밀안정등급 C" 

  서울캠퍼스 도서관 안정등급 문제는 매년 회자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외대 에브리타임에 서울캠퍼스 도서관 안전도가 D등급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학생들의 불안이 커져갔다. 지난 6일 외대알리가 서울캠퍼스 시설관리팀과 건설기획팀에 문의한 결과, 도서관이 정밀안전등급에서 C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서관 냄새 실화?

  악취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캠퍼스 시설관리팀은 도서관 화장실의 악취는 사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시설관리팀은 악취가 심할 때 민원을 넣으면 즉시 환경미화원에게 전달해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도서관인 만큼 악취가 더 심한 것도 있다.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노후화된 시설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인문과학관,교수학습개발원의 화장실은 도서관 화장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악취가 덜 난다.

   학교 측은 현재 도서관 화장실에 대한 보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진행할 도서관 리모델링 과정에서 어차피 화장실 공사를 하기 때문이다.

  백유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학교 측과의 면담에서 학교 도서관이 하중 때문에 안전문제가 있어 현재 보수가 시급한 상황임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학교는 보수와 리모델링을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으나 이사회에서는 자금부족을 이유로 반대하는 상황이다. 학교 측은 이사회가 거듭해서 리모델링을 거부할 경우 보수공사를 할 계획인 상황임을 전달받았다고 백유진 비대위원장은 말했다.

2. 이번 1월 이사회에서도 안건 상정 불발!

  학교의 큼직한 사업들의 진행 여부는 법인 이사회가 결정한다. 스마트도서관건립 역시 법인 이사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후에 승인을 거쳐야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도서관건립안은 빈번히 이사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작년 12, 도서관 리모델링 간담회에서 이승용 행정지원처장은 해당 안건을 올해 1월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5, 행정지원처 건설기획팀은 외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재정문제로 도서관 증축 및 리모델링 안건이 1월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설기획팀 관계자는 "발전협력팀, 외대동문팀 등의 모금으로 해당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예상만큼 모금이 진행되지 않은 결과, 예산 부분이 확실치 않아 이사회 안건 상정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건설기획팀은 지난 2016년 외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20182학기까지 완공을 예정한 바 있다. 학교 측은 현재 도서관 화장실에 대한 보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진행할 도서관 리모델링 과정에서 어차피 화장실 공사를 하기 때문이다.

 

3. 도서관은 어떤 돈으로 짓길래 돈이 모자르다는 건가?

  도서관 리모델링 간담회에서 이 행정처장은 도서관 증축은 최대한 스마트 도서관 건립 기금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는 20159월부터 스마트도서관 건립기금 기부 캠페인을 벌였다. 당시 모금을 담당한 발전협력팀 관계자는 현재 총 금액의 80-90%가 모금됐다며기부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총 금액의 80-90%가 모금됐다는 말은 다소 모호한 표현이다.

  26일 기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마트도서관건립 캠페인 홈페이지에 명시된 기부약정금액은 총 1253091647원이다. 하지만 위 금액은 기부 약정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약정이란 약속한 날짜에 약속한 돈을 지불하겠다는 합의다. 때문에 이 125억원가량의 돈이 완전히 모인 것은 아니다. 또한 학생들이 해당 기부금의 완납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교내에서 기부/모금을 담당하는 발전협력팀은 약정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약정 예정일 등의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주지 않는다.

 

 

4. 외대생의 백일몽, 스마트도서관. 꿈이라도 꿔보자

도서관이 새로 지어진다고 했을 때, 우리는 어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게 될까?

작년 도서관리모델링 간담회에서 이승용 행정처장이 설명한 각층의 용도는 다음과 같다

 

 

 

 

 

 

서울캠퍼스 도서관 증축 및 리모델링 예상 조감도

#통유리건물 #석면프리 #스터디카페 #엘리베이터

 

 

 

 

5.김인철 총장은 이렇게 생각한다.

 19일에 있었던 총장과 서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의 면담에서 도서관 관련 이야기가 오갔다.

“도서관을 지으면 순위가 안 올라갑니다.”

     -사진출처:한국경제-

  “교수를 150명 뽑으면 한 분당 거의 1년에 1억씩 듭니다. 누적적으로 보면 첫해 40, 둘째 해 80, 셋째 해 120, 넷째 해에 160억 이렇게 돈이 들어갔는데 그 돈을 다 합치면 도서관을 두 개 짓고도 남습니다. 내가 교수를 안 뽑았으면. 근데 내가 교수를 왜 뽑았느냐. 교수를 10분을 뽑으면 우리학교 순위가 2,3단계 올라갑니다. 도서관을 지으면 순위가 안 올라갑니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만족도의 수준이지 장서가 더 많냐 아니냐로 따지는 것이지 도서관이 더 현대적이냐 덜 현대적이냐 그냥 총장은 없는 비용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교수를 뽑아서 우리 한국외대가 종합대학 8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내가 저 도서관은 반드시 짓습니다.”

 

 “우리 학교 도서관 40년 된 도서관입니다. 내가 한국외국어대학교 학부생일 때 지은 도서관입니다. 내가 저 도서관은 반드시 짓습니다. 글캠 서울캠 도서관은요 내가 앞으로 4년 동안 총장하면서 지을 겁니다. 내가 그 말고는 인프라 개척해야 할 것이 없습니다. 이사회 내에서 재정분석을 해보니 발전기금을 더 거둬가지고 전체예산이 180억이면 100억은 넘어야 시작하지 100억도 안되는데 어떻게 하느냐해서 늦춰졌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00억도 안되는 돈으로 시작해서 모자란 돈을 여기 찢어 빌리고 저기 찢어 빌려서 나중에 우리가 기대하는 현대화된 도서관이 아닌, 기대하지 못한 도서관을 만들 것이냐,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돈을 거둬가지고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도서관을 만들 것이냐 그 선택이 남아있습니다. 저는 총장이기 때문에 반드시 도서관을 지을 겁니다.”

  김인철 총장이 그토록 강조하는 대학순위는, 한국사회에서 대학의 서열을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다. 각 대학은 학교 홍보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대학순위 올리기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순위 올리기에 치중하는 대학은 학생을 등한시하기 쉽다. 왜냐하면 대학평가지표에는 재학생의 만족도나 학업 성취 정도 등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QS 세계 대학 평가지표는 학계평가(40%), 논문당 피인용수(20%), 교수 1인당 학생수(20%), 졸업생 평판(10%), 외국인 교수 비율(5%), 외국인 학생 비율(5%)로 구성된다. “도서관을 지으면 순위가 안 올라갑니다.” 한국외대 재학생들의 학문적 토양을 마련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것보다 교수를 많이 뽑아서 학교 순위를 올리는데 급급한 김인철 총장의 생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우리대학은 학교 안으로 눈을 돌려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소욱 기자 faithery09@gmail.com

인보근 기자 thinkerbell09@gmail.com

이호준 기자 leehojun4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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