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2 (금)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노후시설, 그 현황과 개선 가능성은? ➀ 서울캠퍼스 편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0호: 비틀어 보자'에 실린 기사로, 2025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 서울캠퍼스는 1954년 종로구 필동에 개교해 1957년 이문동에 자리 잡았다. 그 후 68년이 지난 지금, 캠퍼스 곳곳에 노후화된 시설이 많이 보이는 실상이다. 외대알리 취재팀은 교내 노후시설 취재를 위해 6월 8일부터 16일까지, 한 주간 한국외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구글 폼의 형식을 빌렸으며 에브리타임, 외대알리 인스타그램(@hufs_alli)에 게시됐다.

 

설문조사 결과, 교내 대표적인 노후시설로 5개를 추릴 수 있었다. 내림차순으로 사이버관 화장실 30%, 교수학습개발원 및 국제학사 화장실 30%, 야외농구 코트 10% , 국제학사 헬스장 10%, 기타 10% 순이었다.

 

해당 시설들의 실태는 다음과 같다.

 


서울캠퍼스 야외 농구코트, 신설 인조잔디 축구장에 비해 심각히 열악해...


서울캠퍼스 농구장은 운동장 옆 정문 방향에 위치해 있다. 시설이 너무 열악해 농구를 즐기는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농구장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구 코트와 배수시설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코트의 우레탄은 벗겨지다 못해 바닥 암석층이 드러난 상태였다. 이로 인해 다수의 학우들이 농구 경기 중 코트의 마찰력을 활용하지 못해 발목 부상을 입었다.

 

 

평소 농구를 즐겨 2025 농구 대잔치에도 출전한 이찬희 학우(네덜란드어∙24)는 “농구 코트의 바닥이 매우 미끄러워 교내 농구장을 이용하기 꺼려진다”며 “시설 개보수가 이뤄져 많은 학우들이 교내에서 농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수 시설 또한 심각했다. 신설된 인조 잔디 축구장의 배수 시설과는 매우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인조 잔디 축구장의 경우, 축구장의 지반을 높여 배수로 방향으로 경사를 조성했다. 그러나 농구장의 경우는 달랐다. 노후된 우레탄이 벗겨지고 암석층이 드러난 탓에 오히려 코트가 배수로보다 낮은 지반에 위치했다. 

 

본 취재팀이 현장 취재를 간 시점은 7월, 장마철이었다. 이 기간 중 농구장에 내린 빗물은 배수로를 통해 흐르지 못하고 농구 코트 위에 고여 다수의 웅덩이를 형성했다. 이 탓에 우레탄이 부식하여 점차 벗겨지는 악의 고리가 구조화된 셈이다.

 

 


인문과학관(이하 인문관) 대강당, "캠퍼스 내 최대 공연시설에 걸맞은 개보수 필요"


서울캠퍼스 내 공연 시설로는 △인문관 대강당, △사이버관 대강당, △사이버관 소강당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최다 객석 보유 시설은 인문관 대강당(460석)이다. 

 

그러나 시설 상태는 ‘대강당’이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았다.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서면 자동으로 원위치로 돌아와야 할 객석이 용수철 고장으로 인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해당 객석 이외에도 다수의 객석이 비슷하거나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야광 객석 안내 등 시설 또한 미비한 상태였다.

 

암전 상황을 자주 겪는 공연장의 특성상 야광 객석 안내 등은 안전을 위해 엄격히 관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문관 대강당의 야광 객석 안내 표시는 그저 ‘야광 별 스티커’에 그쳤다. 이마저도 노후되어 야광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객석 유도등은 암전 시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한 필수 시설인 만큼 개보수에 대한 요구가 적지 않다.

 

지난해 ‘네덜란드어과 홈커밍데이’에 관리자 및 공연자로 참여한 박성민 학우(네덜란드어⬝24)는 

“적합한 야광 유도등의 부재로 인해 관람객 안전 관리에 애를 먹었다”며 “적절한 개보수가 이뤄져 관람객의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된 인문관 대강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꽁꽁 얼어 붙은 사이버관 화장실'... 온수 미비 세면대, 대책 필요해


본 취재팀은 “사이버관 2층 이상의 화장실 세면대에 온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겨울철 손이 시리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를 진행했다.

 

취재 결과 1층 남녀 화장실은 모두 온수 공급이 원활했다. 그러나 2층 이상의 남녀 화장실 세면대 모두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수도꼭지는 고정되지 않은 채 지지대가 돌아간 상태였다.

 

 

2층 여자 화장실의 경우, 세면대 유리가 부분 파손된 상태였다. 이 또한 원활한 화장실 이용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이 분명하다.

 

 


'낯 부끄러운 화장실 문'... 내부 단속 안 되는 문 탓에 서로 민망해


 

교수학습개발원(이하 교개원)의 화장실은 민망함의 대명사다. 전 층 남녀 화장실 문들은 모두 구식 ‘날개형’ 문이기 때문이다. 

 

날개형 문의 보완재로 ‘여닫이’ 문이 존재하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용하는 강의 건물 화장실의 특성 상 해당 문은 상시 개방되어 있다. 

 

사실상 유일한 화장실 내∙외부 차단 방식은 구식 ‘날개형’ 문인 셈이다. 

 

 

국제학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과방, 동아리방, 학생회실과 더불어 기숙사가 위치한 국제학사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1층은 더욱 왕래가 많기에 서로의 불편함은 배가 된다.

 

 

다행히도 여자화장실은 개별 칸이 존재하기에 부가적 차단이 가능하다.

 

문제는 남자화장실이다. 소변기가 다수 배치된 남자화장실의 경우, 현 구조의 문으로는 부가적 차단이 불가하다. 이는 화장실 이용자와 보행자 모두의 편의를 위해 분명히 개보수가 필요한 지점이다.

 

대책으로 인문관 화장실과 같은 ‘반투명 여닫이 문’을 꼽을 수 있다. 해당 형태의 문을 교개원에도 설치한다면 보다 편리한 화장실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거 언제 바꿔줘요?", 국제학사 헬스장 기구에는 '녹'만 가득


본 취재팀은 국제학사 헬스장(이하 헬스장, 국제학사 B1)의 시설이 낙후됐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다수의 바벨과 덤벨의 상태가 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었다.

 

현장 취재를 위해 국제학사 운영팀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현장 방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국제학사 운영팀 관계자는 “8월 중 예정된 국제학사 시설 보수 공사 탓에 내부 공개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상으로 확인한 결과, 녹의 정도가 심해 위생상 문제가 우려되었다.

 

익명의 제보자는 “바벨과 덤벨 모두 녹이 심하게 슬어 이용하기 꺼려진다”며 “다수의 사람들이 야외용 신발을 신은 채 헬스장에 입장하여 바닥이 더럽다. 그 바닥에 바벨과 덤벨들이 나뒹굴어 기구 사용에 큰 결심이 필요하다” 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운동 보조 용도로 사용되는 밴드의 상태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보 사진에 따르면, 강력한 탄력을 이용하여 하중을 보조 지탱해 줘야 하는 밴드가 끊어진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이 탓에 헬스장을 이용하는 헬스 초보자들은 개인 밴드를 지참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복수의 학기 동안 헬스장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노승우(네덜란드어⬝18) 학우는 “헬스장 시설은 코로나 시기 이전부터 아쉬웠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국제학사 헬스장을 비롯한 교내 타 시설의 개선이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의견을 밝혔다.

 

 

위 사항들은 운동 목적 외로 위생상 조치가 필요하다. 헬스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노후 기구 개선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 할 것이다.

 


결국 예산과 시간 문제... "기다리면 최선의 개선이 이뤄질 것"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익명의 서울캠퍼스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제시된 시설 문제들은 이미 윗선까지 보고된 사항들이다. 아마 예산과 시간문제인 것으로 판단된다. 학생들의 불편함 또한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한 각 시설별 개선 방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야외 농구 코트

 

▶ “인조잔디 운동장 건립을 계획할 당시 함께 요청했던 사안이다. 그러나 동대문구 측에서 반려했고, 이후 교내 예산 배정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배수 시설 보수 공사 또한 그 예산과 방식이 복잡하다. 2년 전, 최소 예산은 확보되었기에 착공된다면 최근 건설된 공공 체육 시설을 참고해 시공할 예정이다”

 

인문관 대강당

 

▶ “인문관은 1970년대에 건축된 건물이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조치하고 싶지만 그 당시 사용된 도면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바닥 객석 유도등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인문관 대강당 전체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바닥 객석 유도등 단독 설치는 어려운 셈이다. 천장 유도등과 같은 대안을 충분히 고려하겠다”

 

사이버관 화장실

 

▶ “해당 건물의 온수 공급은 초겨울(10월)부터 늦봄(5월)까지만 이뤄진다. 여름철 온수 미공급은 고장이 아니라 절약을 위한 것이다. 적극적인 수요가 있다면, 온수를 공급하도록 조치하겠다”

 

교개원&국제학사 화장실 구식 ‘날개형’ 문

 

▶ “우리 또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안이다. 국제학사와 교개원 모두 여닫이문을 설치하기엔 복도 공간이 좁다. 현재 ‘날개형’ 문조차 차단 장치가 전무하던 초기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초기 시공이 아쉬울 따름이다. 마땅히 뾰족한 수가 없다. 적절한 대안이 제시된다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

 

국제학사 헬스장

 

▶ “헬스장 시설은 국제학사 운영팀 담당이다. 그러나 우리가 공동으로 파악한 바, 헬스장 이용 수요가 적어 예산 배정이 후순위로 밀렸다. 이 또한 더 큰 수요가 생긴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학생들은 시설을 누릴 자격이 있다. 인터뷰 내용이 변명성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 또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모두를 위한 시설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말하며 인터뷰의 소회를 밝혔다.

 

 

오세권 기자(dhwlddj0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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