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어답터는] ‘외대알리’와 ‘얼리어답터’의 합성어로, 외대알리의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많은 외대생들이 궁금해 했지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인터뷰이의 진솔한 목소리를 왜곡없이 전하겠습니다.
지구 반대편, 벨기에 플란더스의 어느 교실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내 머리부터 뿜뿜, 내 발끝까지 뿜뿜”
2018년에 발매된 모모랜드의 <뿜뿜>의 가사 중 일부다.
K-pop 그룹 중에서도 최상위급 인기를 누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모모랜드.
그녀들의 히트곡 <뿜뿜>을 벨기에에서 듣게 된 이유를 Katholieke Universiteit te Leuven(이하 KU Leuven) Center for Korean Studies(이하 한국학 연구소) 소속 Adrien Carbonnet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인터뷰의 모든 내용은 기자의 자의적 번역을 포함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KU Leuven 한국학 연구소 소속 Adrien Carbonnet입니다. 저는 프랑스인이며 현재는 벨기에에 거주 중입니다.
파리 대학교(Université de Paris)에서 국제관계학과 일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이곳 KU Leuvven에서 2014년부터 근무 중입니다.
한국학뿐만 아니라 한국어 또한 함께 가르치며 학생들과 교감하고 있습니다.
Q. KU Leuven 한국학 연구소는 무엇을 연구하는 기관인가요?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한국학 수업은 매우 적은 수의 수업이 일본학 세부 트랙에 포함된 상태였습니다. 해당 수업들은 1987년에 개설됐지만 정작 잘못된 편제로 인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 동료 교수들과 함께 2016년에 한국학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비록 정식 한국학 세부 트랙 편제를 구현하지는 못했지만, 특별 연구소 설치를 통해 한국의 존재감을 알림과 동시에 한국학 세부 트랙 편제의 필요성을 어필하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학 연구소의 목적은 바로 이 지점, ‘동아시아에서의 한국의 존재감 알리기’입니다.
21세기 이후, K-pop을 비롯한 K-문화의 발전 덕에 한국은 독립적 존재로서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의 한국의 인식은 일본과 중국 사이의 작은 반도 국가 혹은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라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대한민국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 또한 다수였습니다. 저는 이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이 일환으로, 현재 KU Leuven 도서관 동아시아관에 한국 도서 특별실을 구축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과의 협력 덕에 이뤄진 사업입니다. 이 곳에서 누구든지 한국에 대한 고문서들을 자유로이 열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문화 수업의 틀에서 벗어나 언어, 정치, 한국을 둘러싼 국제관계 위주의 심화 과정을 개설했습니다. ‘Introduction to Korean Culture, Society, Politics’ 과목 외에, ‘Korean Grammar and Reading’, ‘Basic Korean Conversation’ 등 언어학 수업을 추가 편성했습니다.
언젠가는 정식 한국학 세부트랙이 구현되어 더 다채로운 수업들이 개설되길 바라고, 제가 그 선봉에서 노력하고자 합니다.
Q.한국을 접하시게 된 계기와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합니다.
재일 교포 출신이신 노부부께서 제게 도쿄 내 한의원, 한식당 등 한국적 생활 요소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덕분에 저는 자연스레 한국과 친해질 수 있었고 동해를 건너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어린 시절 저와 한국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2005년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당시 한국인 여자친구를 사귀던 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제 첫 한국 여행은 서울도, 부산도 아닌 전 여자친구의 고향인 일산이었습니다. 참 독특한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도 20년 전 일산 신도시의 아파트들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일산 외 인상 깊은 도시는 바로 서울입니다. 서울은 전 세계적으로 시야를 넓혀도 굉장히 독특한 도시입니다. 역사와 현재, 자연과 인문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도시입니다.
부산, 대전 등 많은 지역이 각자의 색채를 지니지만 저는 외국인들에게 서울 관광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Q. 한국학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A. 학생들이. K-pop 이상의 한국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어린 학생들이 한국을 생각한다면 BTS, 블랙핑크를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이 현상이 결코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제겐 한국학 교수로서 그 이상의 한국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중국 대륙과 일본 열도 사이에 작지만 융성한 반도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문화적 내구성이 이웃 강대국에 충분히 견줄만 하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Q. 매 수업을 한국 신문 강독으로 시작하십니다. 이 방식을 도입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옛날 사람이기에 느끼는 점 같습니다만, 우선 요즘 학생들은 신문을 거의 읽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인터넷 기사는 보다 자극적이고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습니다. 진정한 학습을 위해선 본인 관심 외 주제의 글도 체화할 줄 알아야 합니다.
즉,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방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저는 학생들로 하여금 공적 말하기 연습을 시키고 싶었습니다. 학생은 그저 교수의 판서를 받아 적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 수업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인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기자들의 복합적인 편집 과정을 거친 신문 기사는 SNS 상의 정보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신문 강독을 통해 더욱 현실적인 한국을 알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이 꽤나 잘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Q. 지난 학기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 네덜란드어과와 교환학생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러한 교류 속에서 기대하시는 점이 있으실까요?
이미 두 번의 방문을 통해 한국외대 교수님들의 열정을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외대 학생들 또한 모두 우수한 학생이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기자님까지 포함해서요.
네덜란드어과의 예시를 들자면, 네덜란드어과는 표준 네덜란드어뿐 아니라 *플레미쉬를 비롯한 벨기에 문화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는 문화적 다양성을 중시하는 모범적 사례이며 교육의 양·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교수님들의 열정과 학생들의 학구열 덕입니다.
세계는 다각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학생들은 영미권 유학을 중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외대 이외에도 더 많은 한국 학생들이 유럽 또한 세계의 또 다른 중심 축임을 알아줬음 합니다. KU Leuven에서 유럽을 체화한 네덜란드어과 학생들이 이러한 진보를 이끌어주리라 생각합니다.
*Flemish. 벨기에 북부 플란더런(Vlaanderen, 영어식 표현으로 Flanders)지역에서 통용되는 네덜란드어 방언.
오세권 기자(dhwlddj051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