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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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다양한 종교와 대학] 믿음의 차이를 넘어... "천도교"를 만나다

사람이 곧 하늘임을 믿는 “천도교”
동학에서 천도교로

[기자의 말] 다양한 종교와 대학&코너는 다양한 종교와 신앙의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공간입니다. 각 종교의 역사, 가치관, 현대적 의미를 살펴보며 서로의 이해를 넓히고자 합니다. 신앙의 본질을 탐색하고,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는 장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종교란 초월적, 선험적 또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는 이들로 이루어진 신앙 공동체와 그들이 가진 신앙 체계나 문화적 체계를 말한다. 종교는 공동체와 사회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며 마음의 평화와 내세의 행복을 추구하고 나아가서는 구원적 삶의 문제에 대해서 궁극적인 의미를 찾고자 종교를 믿기도 한다. 인간이 종교를 믿는 건 신석기시대 때부터 현재까지 이루어져 온 하나의 문화이며 현재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


코너의 여섯 번째로 소개할 종교는 “천도교”다. 천도교는 한국 독립운동과 함께한 민족종교로 후천개벽(선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과 인내천(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천도교의 핵심 교리) 사상을 지켜 나가는 종교이다. 천도교를 자세히 알아보고자 천도교 청년회 임원진인 회장 이상미, 부회장 박대현, 사무국장 조영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천도교는 어떤 종교이고 무엇을 지향하는 종교인가요?

 

천도교(天道敎)는 1860년 수운 최제우 대신사께서 한울님으로부터 “사람 안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侍天主)진리를 받은 한국의 민족 종교로, 창도 초기에는 우리나라’동국(東國)에서 시작된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동학(東學)'이라고 불리다가 1905년 3세 교조 의암 손병희 성사께서 '천도교'로 선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종교입니다.


천도교가 지향하는 것은 '인내천(人乃天)-사람이 곧 한울님(하늘)'으로, 한울님의 조화로 이루어진 이 세상은 한울님이 살아가는 천국으로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이에 천도교는 인간과 자연(우주 만물)과 신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우주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며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는 평등사상을 지향하는 종교입니다.


천도교의 역사와 주요 교리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천도교는 한울님이 천당에 계신 것이 아니고 사람 안에 모셔져 있으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우주만물은 한울님의 조화가 이루어진 것이기에 이 세상이 천국으로 모든 우주만물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런 시천주 사상을 믿기 때문에 천도교는 사람 안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모든 사람은 신성과 존엄을 지닌 존재이며, 사람을 한울님(천주)같이 공경하며 살아야 사인여천(事人如天, 천도교에서 한울님을 공경하듯이 사람도 그와 똑같이 공경하고 존경하여야 한다는 윤리 행위)한다고 믿습니다.


나아가 저희는 한울님을 공경하고(경천(敬天, 하늘을 공경해야 한다는 뜻), 사람을 공경하며 경인(敬人, 사람을 공경해야 함), 우주만물을 공경하는(경물(敬物), 삼경(三敬, 사람이 공경해야 할 세 가지로 하늘, 사람, 만물을 제시한 천도교 교리)사상을 실천하여 이 세상을 지상천국으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신앙하고 실천합니다.


중요 사상으로는 ‘후천개벽(後天開闢)’ 사상이 있습니다. 보통 개벽이란 세상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뜻합니다. 천도교는 새로운 세상이 되는 ‘후천개벽’ 사상을 이야기하는데 이를 ‘다시개벽’이라고도 합니다. 한울님이 이룩한 세상은 언제나 같았으나 과거 선천의 시대는 사람의 이기심에 신분이 나뉘고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복잡한 규율을 만들고 타인을 억압하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울님이 원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시천주 진리를 깨달아 부패한 것을 맑고 새롭게, 복잡한 것을 간단하고 깨끗하게 하여 온 세상이 한울님인 지상천국을 만드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에 물질적으로 발전하여 인간을 편안하게 하는 것을 넘어 우주만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이기심을 버리고 한울님 마음을 되찾는 것이 천도교에서 말하는 개벽의 시작입니다.


또한 천도교에 입교하게 된다면 여러 규율에 따라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5가지의 신앙규율을 ‘오관(五款)’이라고 하는데, 천도교에서는 오관을 지키는 것이 의무입니다. 여기서 오관은 ‘주문(呪文)’, ‘청수(淸水)’, ‘시일(侍日)’ ‘성미(誠米)’, ‘기도(祈禱)’의 다섯 가지를 말하며, 천도교인이 행해야 할 종교적 의식(儀式)과 수행의 방법들로 제시합니다.


‘주문’은 곧 천도교의 주문을 읽으며 수련에 임하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또 ‘청수’는 모든 의식에 맑고 깨끗한 물 한 그릇을 정선된 마음을 담아 봉전하고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도’란 매일 저녁 9시에 행하는 매일기도와 일정한 날과 기간을 정하여 놓고 행하는 특별기도를 말하고, ‘시일’은 일요일 오전 11시에 봉행(奉行)하는 종교적인 집회의례를 말합니다. 끝으로 ‘성미’는 매일 밥을 지을 때 한 식구당 한 숟갈씩 정성으로 떠놓은 쌀을 모았다가 한 달에 한 번씩 교회에 헌납하는 것을 말하며 현대에 와서는 이에 준하는 현금을 헌납합니다.


천도교의 역사는 1860년 1세 교조 수운대신사께서 한울님으로부터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사람과 한울님이 같은 마음)의 말씀을 통해 시천주 진리를 받으시고 동학을 창도하시며 인간 존엄과 평등을 강조하며 탄생했습니다.. 이 같은 가르침은 신분사회였던 조선사회에 큰 위협으로 받아들여져 조선의 조정은 수운대신사를 좌도난정률(그릇된 가르침으로 세상을 어지럽힌 죄)로 처형하게 됩니다.


2세 교조 해월 최시형 신사는 남존여비와 장유유서의 폐해로 업신여겨지던 여성과 어린이도 ‘한울님’이라는 가르침을 통해 세상에 모든 사람이 존귀함을 널리 알리었습니다. 특히 1894년 부패한 권력과 외세 침탈에 맞서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 일본과 서양의 침탈에 맞서며 정의로움을 드높임)와 보국안민(輔國安民, 나라를 도와 백성을 편안케 함)의 기치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동학혁명으로 백성은 스스로 자치하는 집강소를 운영하고 신분철폐와 부조리한 제도개선에 앞장섰습니다. 그러나 동학군들이 일본군의 신식무기에 학살당하며 혁명은 실패로 돌아갔으나 민중의 자각과 항거 의식을 크게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05년, 3세교조 의암 손병희 성사는 동학혁명의 실패를 거울삼아 동학을 천도교로 개칭하고, 종교적·사회적 조직을 정비하여 교육과 출판, 계몽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습니다. 더불어 천도교중앙대교당을 짓고자 교인들의 성금을 모아 이 돈의 대부분을 3·1독립선언 자금으로 사용하였고, 일제의 훼방 속에서도 자금의 일부를 사용하여 1921년 2월 대교당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나라를 잃고 10년 안에 나라를 되찾고자 한 의암 성사는 1919년 천도교, 기독교, 불교 지도자들과 함께 3·1독립선언을 통해 만세운동을 전개하여 그 영향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될 수 있었습니다.


1919년 3·1독립선언으로 의암 성사와 4세 대도주 춘암 박인호 상사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투옥된 후, 천도교 청년들이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자 천도교청년회를 조직하였습니다. 천도교청년회는 민족종합잡지 “개벽”이라는 잡지를 발행하고, “소년, 학생, 청년, 여성, 상민, 농민, 노동” 7개 부문운동을 통해 사회 계몽에 앞장서며 독립운동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해월신사의 어린이도 ‘한울님’이라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방정환, 김기전 선생 등이 중심이 되어 새 생명이 샘솟는 5월의 첫날 “어린이날”을 만들었습니다. 1923년 어린이날 발표된 어린이해방(인권)선언은 제네바협약의 어린이권리선언보다 1년 앞선 것입니다.


2023년 한 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이유 중 하나는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리스도교를 믿는 이들은 천국과 지옥이라는 명확한 사후세계가 존재하는데, 천도교에서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으며 “내 생명의 근원인 지기” 라는 커다란 생명으로 다시 돌아가 성령과 융합하여 영원히 살아간다고 가르치는데 천도교의 사후관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모든 생명은 우주에 가득 찬 지기(至氣, 우주는 큰 한울님이고 개인이나 만물이 한울안의 또 다른 한울님이라는는 천도교의 교리)라는 거대한 생명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죽는다’는 것을 천도교에서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라는 의미인 ‘환원(還元)’이라는 용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한울님의 표현된 것으로 우주 만물은 한울님이 객체화된 것으로 죽음은 본래의 한울님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이는 죽어서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어진 별도의 공간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한울님 자리로 돌아가 죽은 이의 성령은 후학과 후손의 성령과 융합하여 영원히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천도교인은 제사(祭祀)를 지낼 때에 조상의 성령이 모셔진 신위(神位)를 ‘벽(壁)’에다 세워놓고 제(祭)를 지내는 기존의 방법으로 하지 않고, 조상의 성령이 나에게 모셔져 있으므로 신위가 없이 내 마음을 향해서 제사를 지내는 ‘향아설위(向我設位)’의 방법으로 제사를 지냅니다. 이렇게 나(사람)와 세상(우주 만물)이 한울님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을 행복한 지상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신앙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천도교에서 진행되는 “시일식”의 진행 과정과 특징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천도교는 일요일을 한울님을 모시는 날 즉, 시일(侍日)이라고 부르며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천도교의 각 교당에서 종교의례인 시일식을 봉행합니다. 통상적인 시일식 진행 과정으로는 ‘개식- 청수봉전- 심고 – 주문3회 병송 – 경전 봉독 – 천덕송 합창 – 설교 – 천덕송 합창 – 심고 – 폐식’ 순서로 진행됩니다.


시일식의 순서는 이웃종교들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집니다. 먼저 의례를 집전하는 이는 별도의 성직자가 없이 모든 천도교인들이 돌아가며 시일식에 참여자로서 함께 봉행합니다. 천도교는 사람안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의 진리에 따라 한울님을 대신하는 성직자를 두지 않는 ‘만인평등종교’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종교의식에 앞서 청수(淸水, 깨끗한 물 한 그릇)에 지극한 정성의 마음을 담아 봉전하고, 내 안에 모신 한울님께 말씀을 올립니다. 심고는 이웃종교의 기도와 비슷하나, 무언가 바라는 것을 요청하는 기복(祈福)이 아닌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듯 한울님께 말씀드리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주문은 지극히 한울님을 위하는 글로서 “한울님을 모시고 있음을 잊지 않고 한울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도교의 시일식은 시천주 진리에 따라, 자신 안의 천주(한울님)를 모시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다지는 데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입교식을 비롯한 천도교의 종교의례는 허례허식을 없애고 지극히 정성된 마음을 청신간결(淸新簡潔)하게 치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복잡하거나 불필요한 예절을 배제하고 사람과 한울님과 우주만물에 정성된 마음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에 그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 연구에 따르면 천도교는 개신교를 제외하고 신도 수가 성장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천도교의 신도 수가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동학농민혁명과 3·1독립선언, 어린이날 등 천도교의 역사와 그 바탕이 된 교리와 진리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습니다. 일제강점기 제일 많은 교인 수를 자랑했던 천도교였으나 우리나라를 위해 노력하다 탄압받는 과정에서 교인들이 급감했던 역사에 대해 많은 분들이 호감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에는 신께 소망을 비는 기복적인 신앙이 아닌 현실에서 내가 한울님임을 깨달아 세상을 위해 바르게 행동한다는 점도 큰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학생 또는 청년 포교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또는 단체, 또는 천도교의 정책이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우선 천도교에서는 천도교 청년회와 그 산하에 천도교 대학생단이 존재합니다. 천도교 청년회는 1919년 3·1독립선언으로 교단이 위기에 처하자 의암성사의 뜻을 받은 청년들이 1919년 9월 2일 천도교청년교리강연부를 창립하고 이듬해 천도교청년회라 개칭했습니다. 개벽사를 설립하여 민족종합잡지 『개벽』을 비롯하여 『신여성』, 『어린이』, 『조선농민』 등 전문잡지를 발간하며 민족문화운동을 전개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도교 청년회는 천도교의 청년들을 위해 존재하며 청년회 산하로 대학생 동덕(同德, 천도교인 사이에 서로를 존칭하는 호칭)들을 위한 천도교 청년회 대학생단이 있습니다. 천도교 청년회는 천도교 내에서 어린이들과 청년들을 위해 어린이날 행사나 청소년 대상 교육과 캠프, 더 나아가서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복지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참여와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 참가 등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대 한국 종교들의 공통적인 과제인 종교의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 집행부는 어린이와 청년들을 위한 서포트를 많이 하려고 노력중이며, 펜데믹 시대와 변화하는 IT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시일식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천도교에 처음 방문하게 된다면 주의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우선 천도교의 교리와 역사를 조금은 알고 오면 좋겠습니다.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고 천주교나 천리교 등으로 이해하고 오시는 경우도 있는데 대다수 천도교인들은 조금 곤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특히 천도교는 평등종교로서 성직자가 없기에 천도교인은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면서 세상과 서로를 위해 모두 봉사하는 분들이므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가오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천도교를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선정하신 문장과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사람이 곧 한울님(하늘)이다"


천도교는 인내천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강조한 한국 고유의 민족 종교입니다.
천도교의 핵심 가르침이 바로 인내천(人乃天)이고, 이 사상이 천도교의 종교적, 사회적 활동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한 문장 안에 천도교의 철학인 인내천과 정체성인 한국 고유의 민족 종교, 그리고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가 함축되어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동현 기자 (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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