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살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오늘 아침 7시 35분, 로마의 주교 프란치스코가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의 전 생애는 주님과 그의 교회를 섬기기 위해 바쳐졌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새로운 교황을 뽑는 선출인 ‘콘클라베(Conclave)’가 열리게 된다. 콘클라베는 ‘열쇠로 잠그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9세기 황제나 다른 귀족들의 교황권 개입을 막아 교회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니콜라오 2세 교황이 ‘교황선거법’을 제정하며 시작됐다.
교황선거법 제정 후, 1179년 라테란 공의회와 클레멘스 4세의 선종 이후 ‘비테르보(viterbo)’ 선거를 통해 콘클라베의 방식이 정형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비테르보 선거에서는 추기경단의 교황 선출이 지속해서 늦어지자, 비테르보 시민들이 조속한 선출을 위해 추기경단을 가두고 빵과 물만을 공급했다. 이후 1274년 그레그리오 10세가 이 방법을 인정하고 제도화하면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콘클라베는 전세계에서 80세 이하의 추기경들이 바티칸으로 모여 선거인 추기경단을 구성하면서 시작된다. 올해 치러질 콘클라베에 참가 자격이 있는 추기경은 총 138명이다. 선거는 비밀서면투표로 진행되며 선거인 추기경들은 후보자가 없는 상태에서 투표용지에 한 사람을 쓰게 된다. 이후 3분의 2 이상의 과반수를 득표한 인물이 나올 때까지 지속해서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의 진행 상황은 철저히 비밀이며,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된다. 선거인 추기경들은 바티칸 내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에서 지내게 된다. 이때 추기경들은 비밀서약을 작성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다.
투표의 결과는 연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새 교황이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어 선출되면 흰 연기가 굴뚝에서 피어오르고, 선출되지 않았다면 젖은 짚이나 화학물질을 태워 검은 연기를 피어오르게 한다. 이후 교황이 선출됐음을 바티칸 광장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콘클라베에서는 다양한 인물이 다음 교황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非) 유럽 교황이었던 만큼 백인이 아닌 추기경들이 물망에 올랐다. 콩고의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추기경이나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거론된다. 두 추기경 모두 진보개혁적인 성향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 역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계 출신으로는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거론된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악화할 때마다 후임자로 거론됐다. 이탈리아 출신으로서 그의 성향은 교회 온건파로 알려졌다.
차기 교황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시노드(교회 회의체) 권한 강화 문제, 동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가톨릭 세속화 문제, 교회 내 성직자들의 성추문 사건, 중국 선교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놓여 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애 신자 커플의 축복과 관련해 가톨릭 교회 내 보수파들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던 만큼 차기 교황이 앞으로 이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역시 주목된다.
조우진 기자(nicecwj1129@gmail.com)
편집인: 권민제 대표 (특수교육 24), 김단비 PD (국문 21)
담당 기자: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