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현재, 우리학교에서 가장 낡은 건물은 무엇일까?외대생 중 십중팔구는 아마 도서관을 꼽을 것이다.마침내 지난해 스마트 도서관 건립을 위한 모금이 시작됐다.그런데,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새 도서관의 행방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우리학교 도서관,대체 어디까지 온 걸까?
기존 도서관에 대한 불만은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대생 커뮤니티 ‘훕스라이프’에 올라온 도서관 관련 불만들.
먼저현재 도서관에서 수용할 수 있는장서 수가 이미 한계를 넘어서서 책꽂이가 부족한 정도의 실정이다. 실제로 도서관 2~3층에 가보면 책이 꽂힌 북 카트 위에‘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은 이 책을 서가에 꽂지 마세요’라고 쓰인 종이가 한 장 놓여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책꽂이가 부족해 도서를 더 이상 꽂을 수 없어 북 카트에 진열해놓는 것이다. 1950~60년대, 심지어는 그 이전에 출간된 낡은 도서들이 책꽂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장서의 보관도 문제다.책들을오랫동안 깨끗하게 보관하려면 온도와 습도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도서관의 환기 시설과 온도 조절 시스템은 도서의 품질을 유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열람실의 상황도 매우 열악하다.목재 책상이심하게 낡아서 나무가 갈라진 부분에피부를 다치거나 옷에 손상이 가기 일쑤인데다 의자도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이 많아서 앉을 때마다 삐걱거려 소음을 내는 경우가 많다. 노후한 에어컨도 소음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원인이고, 환기가 잘 안 돼서 저녁 시간이 되면 공기가 눅눅해진다는 불만도 수없이 제기됐다.
새로운 총학생회가 출범할 때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도서관 1층을 일부 리모델링하는 데 그쳤을 뿐,근본적인 대책은 여전히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2014년,도서관 증축을 공약으로 내건 김인철 총장이 부임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학교는 2015년 9월부터 ‘스마트 도서관 건립 캠페인’을 내걸고 기업,동문 등을 대상으로 모금을 시작했다.모금 시작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이번 달까지 모인 금액은 개인 28억,단체 91억 원으로 총 120억에 달한다.
모금을 담당하고 있는 발전협력팀의 관계자는 “현재 총 금액의 80~90%가 모금됐다”며 공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기부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대부분의 약정이 장기간에 걸쳐서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기부금이 완전히 납부된 후에는 학교 예산을 별도로 사용하지 않고 모금액만으로 공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도대체 언제부터 할건데?
건설기획팀과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Q1. 새 도서관에 대한 자세한 일정을 알고 싶다.
먼저,올해 11월쯤에는 실제 설계가 반영된 조감도를 볼 수 있다. (현재 알려져 있는 조감도는 상상도다.) 이후 건축을 하기 위한 실시설계를 내년 4월까지,서울시의 인,허가 과정과 공사업체 선정을 5~6월까지완료할 계획이다.그러면 2017년 7월에 공사를 시작해서,약 1년 동안 공사를 진행해 2018년 6월 말에 준공될 예정이다.늦어도 2018년도 2학기에는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2. 정확히 뭘,어떻게 고치는 건가?
증축과 리모델링을 동시에 진행한다.현재 8,900제곱미터 (약 2700평) 정도인 도서관을 위로,옆으로 확장해서 14,000제곱미터 (약 4500평)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Q3. 공사 중 열람실과 도서 대출, 반납은 어떻게?
열람실의 경우에는 강의실을 개방하는 방법이 있지만,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공사의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이 나온 후,아마 올해 10월까지는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본다.도서대출,반납은 책들을 어디에 옮겨 놓느냐에 따라 개가식,폐가식을 선택해야 한다.아직 보관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개가식 : 도서관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책을 자유로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운영 제도. 서가와 서가 사이의 간격이 넓다.
*폐가식: 이용자가 사전에 목록을 검색하여 필요한 책을 찾은 후 대출을 신청하여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대출받는 방식이다. 서가와 서가 사이의 간격이 좁다.
Q4.소음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이다.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가장 가까운 건물이 사회과학관인데,수업 때문에 공사를 늦추면 공사 비용과 기간이 늘어나서 결국 학교 전체의 학생이 피해를 보게 된다.최대한 빨리 진행해서 빨리 끝내는 것이 낫다고 본다.불편이 없진 않겠지만,더 나은 도서관을 위해선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밖에 없다.
Q5. 새 도서관의 장점은?
자금과 공간이 허락하는 한 최첨단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엘리베이터는 물론이고,자동도서입출시스템,독서 통계, 독서 추천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서 학생들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할 생각이다.또,10~15명 규모의 스터디 룸을 2~30개도 도입될 예정이다.
스마트 도서관 프로젝트,그 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샅샅이 들여다 볼 순 없었지만,결코 사소한 사업이 아닌 만큼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알 수 있었다.다만 도서관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는 대로,또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