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대구가톨릭대학 신문사에 일방적인 지면 폐지 통보가 내려졌다. 그러자 본 기자는 질문했다. "신문을 만드는 것은 우리(기자)들인데, 왜 기자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가" 이에 대해 담당 교직원은 단정했다. "너희는 준 직원이니까 학교에 맞춰야 한다. 우리 학보사는 언론사가 아니라 홍보실이다" 신문사 스스로가 신문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잃어버린 정체성 현 학보의 전신인 <대학정론> 시절 우리는 탄압을 당했다. 당시 <대학정론>은 학교 비판 기사, 교수 임용 문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기사 등의 게재 여부를 두고 주간 교수와 마찰을 빚었다. 이후 1999년 6월 8일 주간 교수로부터 일방적인 기자 전원 해임과 신문사 폐쇄를 통보받았다. 같은 해 8월 9일, 대학 본관의 남자 직원 30명이 들어와 신문사의 집기와 기자들의 개인용품까지 모두 강제 철거했다. <대학정론> 탄압 사태 이후 <대학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하면서 신문사는 명목상 ‘신문’이지만 실질적으로 홍보실 산하로 편입되었다. 편집의 자율성보다 학교 방침이 우선되는 구조가 고착된 것이다. 과거 공지 사항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정책의 맹점
“희망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다”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친구는 취업을 위해 서울로 갔고, 친구의 동생은 졸업 직후 수도권에 원룸을 구했다. 이유를 물으면 답은 비슷하다. “고향이 싫은 건 아닌데, 여기서는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장면이 반복될수록 분명해진다. 지방 청년의 이동은 애정의 문제가 아니라 전망의 문제에 가깝다. 남고 싶어도 남기 어려운 조건이 이어지면, 떠남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이 된다. 지방 청년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일자리 숫자부터 본다. 물론 일자리는 핵심이다. 그러나 현실의 선택은 더 복합적이다. 청년은 직장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주거비, 이동 시간, 안전, 배움의 기회, 관계망의 밀도까지 함께 따진다. 월세 부담은 큰데 통근 시간은 길고, 퇴근 뒤 역량을 키우거나 교류할 공간이 부족하며, 늦은 귀갓길까지 불안하다면 정착은 의지보다 구조적 비용의 문제가 된다. 특히 사회초년생 시기에는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온다. 첫 취업, 첫 독립, 첫 실패와 재도전이 한꺼번에 겹치기 때문이다. 이때 지역이 최소한의 버팀목을 제공하지 못하면 청년은 더 큰 시장, 더 많은 기회, 더 촘촘한 네트워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이를 개인
극장 산업 위기론에 무색하게, 주말의 영화관 로비는 여전히 혼잡하다. 매점 창구마다 길게 늘어선 관객들의 줄 끝에는 단순히 영화 한 편을 보는 행위를 넘어, 그날만 손에 넣을 수 있는 한정판 굿즈나 특수관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기다리는 이들이 서 있다. 전반적인 침체 국면 속에서도 특정 소비 지점만이 활기를 띠는 이 풍경은, 극장을 찾는 목적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더 이상 스크린 속 이야기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한정판 굿즈, 특수관 상영, 현장 체험처럼 오직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관람의 주요 동기가 되고 있다. 영화라는 콘텐츠 자체보다 '극장 안에서의 경험'에 주목하는 이 변화는 영화 산업의 흥행 공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숫자가 증명한 흥행 공식의 변화 올해 한국 영화산업의 주요 지표는 앞서 언급한 관람 경험 중심 소비 구조의 전환을 수치로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영화진흥위원회의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한국 영화의 매출 점유율은 12.0%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면 2005년 이후 12월 관측치 중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연간 누적 매출액 또한 전년 대비 39.4% 감소한 것으로 나타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이라지만, 현실은 학점 잘 주고 '팀플(팀 프로젝트)' 없는 수업을 찾아 헤매는 곳이 됐습니다. 대학생의 64.6%가 무기력증인 '대2병'을 앓는다고 해요. 침묵의 공간이 된 대학을 다시 비판적인 대화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소현 UFLA 기획단장) 취업 사관학교로 변해버린 대학, 익명성에 기대 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친 대학생들이 '진짜 대화'를 찾아 오프라인으로 모였다. 11일 대학문화유니온은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나를 위한 첫 대학 수업'이라는 슬로건의 '2026 새내기 교양대학(UFLA)'을 개최했다. 입학식에서 26학번 새내기 참가자는 자신을 정치외교학과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심사에 맞춰 정외과에 진학했지만, 정작 과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가 힘들다. 누군가 정치 이야기를 꺼내면 '진지충' 취급을 받거나, 서로 얼굴 붉히는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익명 뒤에 숨어서 온갖 혐오 표현과 비방이 난무한다. 진짜 내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안전한 공론장'이 너무나 고팠다"고 전했다. 사이버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은 예외가 아니라 흐름이 되었다. 서울 주요 사립대 다수가 2%대 후반에서 3%에 가까운 인상률을 확정했고,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가에서도 2년 연속 등록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을 이유로 들지만, 체감은 단순하지 않다. 이미 식비·주거비·교통비 등 생활물가 전반이 오르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은 학생과 가계에 ‘추가 부담’이 아니라 이중의 압박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금액의 크기만이 아니다. 등록금 인상은 학기 초 목돈 지출을 통해 즉각적인 부담을 주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로 비용을 미룬다. 그 결과 등록금 문제는 재학 중의 고충을 넘어 졸업 이후의 부채 문제로 전이된다. 교육비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미래를 갉아먹는 부담’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흔히 “재정이 어렵다”, “물가 상승으로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학령인구 감소, 국고 지원의 한계, 인건비 상승 속에서 대학 재정이 녹록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피할 수 없다. 대학 재정의 어려움은 왜 늘 학생과 가계의 부담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최근 학생들 사회에서 “학생은 학교
지방자치단체의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정책이 매년 더 많은 곳에서 확대되고 있다. 올해도 서울, 경기, 대구에서 여러 광역 지자체에서 지원 대상 모집을 시작했고, 진주·보령·안성 등 기초 지자체도 지원 정책을 발표하며 지역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해 더 많은 지자체가 지역 청년의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청년을 지역의 미래로 보고 정책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을 환영한다. 다만, 더 중요한 질문이 남아있다. ‘왜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애초에 대출을 받아야 하는가’. 2026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190개교 중 115개교(약 60.5%)가 등록금 인상을 확정했고, 특히 사립대는 74.2%나 등록금을 인상했다. 2.5%에서 법정 상한인 3.19%에 달하는 인상율은 이미 수백만 원에 이르는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는 대학생에게 결코 가볍지 않다. 이미 대학생의 학자금대출 의존도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해, 2025년 2학기에만 학자금 대출액이 1조 337억원에 달했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기 중 내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현실 속에서, 대학생들은 정작 배우고 싶었던 공부와 도전의 시간을 빼앗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