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대공원역 6번 출구를 올라오자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친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 가지 않은 2월이지만 캠퍼스에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가득 찼다. 학생들은 옹기종기 모여 들뜬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입학식에 참석한다. 아직 그 기운이 가시지 않은 공간에서 어떤 신입생보다도 다가올 2016년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한 남자를 처음 만났다. “여러 가지를 많이 해보고 싶기는 한데…” 사람은 누구나 시작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을 갖는다. 서툴게 창간하는 매체의 표지모델에도 지원하고 더 나아가 ‘세종알리’ 기자로도 지원한 그에게 어떤 두려움은 없는지 궁금함이 앞섰다. “시작하는 데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거 같아요. 여러 가지를 많이 해보고 싶기는 한데 제가 너무 게을러서…” 그래서 작년 학점이 너무 낮게 나왔다고 더 솔직하게 말하며 웃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혼난다고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이제 막 1학년을 마친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현수씨는 다른 대학교에서 1학년 생활을 반쯤 경험하고 수능을 다시 봐서 세종대에 입학한 학생
열심히 일한 끝에 무사히 발간된 6월호를 읽던 기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독자들이 알리의 암흑요리사 갱생기만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면 정말 암흑요리사를 탈출할 수 있을까?” 사실 기자도 자타공인의 심한 암흑요리사이기에(...) 암흑요리사 갱생기만 보고 스스로 갱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준비해 봤다. 과연 암흑요리사가 암흑요리사 갱생기만 보고 혼자서 갱생할 수 있을 것인가!? 독자 입장에서 요리해본다, 암흑요리사 “자진” 갱생기!!! 메뉴는 마침 읽고 있던 6월호의 크림 파스타, 너로 정했다! 일단 재료부터 준비를 해봤다. 페투치니 파스타면, 버터, 밀가루, 우유, 베이컨, 마늘, 양송이, 올리브유, 소금, 후추. #1 먼저 달군 팬에 버터 2숟갈을 녹이고 밀가루 2숟갈을 넣었다. 나는 2인분을 만들 예정이다. 여기까지는 아주 쉽군. 느낌이 좋다. #2 버터와 밀가루의 혼합물에 우유를 600ml쯤 넣고 소금을 3/4큰술쯤 넣어 간을 맞췄다. 1인분에 작은 우유팩 하나 정도가 적당하다고 적혀있는데, 혼란스러웠다. 작은 우유팩이 몇 mL지...? #3 다음은 파스타의 생명, 면을 준비할
회대알리를 발행하며 매번 고정적으로 사진 이야기를 했는데, 방학 중 컨텐츠로 사진 이야기를 또 하려니 새삼스럽다. 이번에는 학기 중 지면에서 미처 하지 못했거나, 혹은 일부러 하지 않기도 했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하려고 한다. 바로 ‘포토 다큐멘터리’, 혹은 포토 저널리즘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름은 수전 손택이 지은 동명의 책에서 빌려 왔다. 2015년 4월 11일, 광화문 광장 이 사진으로 공모전에서 상까지 받았건만 쉽게 꺼내 보기 힘든 사진이다. 이런 일에 대한 사진을 찍고 기억한다는 것은 퍽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저 단순히 돈이나 커리어 때문이었으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을 일이다. 포토 다큐멘터리, 혹은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자면, 다큐멘터리란 것은 생각보다 방대하고 그 때문인지 생각보다 모호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불과 일이 년 전까지 사진계에서는 다시 다큐멘터리가 인기 있는 장르로 부각되곤 했지만, 다큐멘터리를 한다는 사람들은(심지어 국내에서 제일 ‘잘 나가는’ 상업사진가인 김중만까지도 다큐멘터리를 시도한다고 했을 정도니 말이다.) 대부분 각기 다른 것들을 다큐멘터리라고 불
한국외대 학생독립언론 외대알리가 2학기에 활동할 신입 기자를 모집합니다! 글쓰기 능력, 이력 그닥 상관 없습니다. 처음 해보시는 일이어도 괜찮습니다. 더 나은 외대를 위한 생각들, 그리고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시면(이게 제일 중요!) 당신도 기자입니다. 지원자격: 외대 재학생(학번 나이 상관없음) 누구나 8월 1일부터 5일까지 매일 진행되는 기자 교육에 참여하실 수 있으신 분 모집부문(자세한 설명은 이미지를 참고하세요) : 취재기자- 디자인팀/온라인팀/경영팀 (기사는 모든 기자들이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지원서 다운로드 받기(클릭) 사진 기자 지원서 다운로드 받기(클릭) 알리 기자가 되는 방법 본인의 지원 부문에 맞는 지원서를 다운받아 작성하고, 7월 22일 금요일 자정까지 알리 메일로 지원서를 제출합니다. 토요일이 오기 전까지..! 알리 메일 : hufsalli@gmail.com 따로 만나는 면접은 없고, 편집장이 지원자분들 편하신 시간에 맞춰 전화를 겁니다.(전화면접) 8월 초 교육기간에 얼굴 보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봐요! 문의 : 편집장 김종혁 01050184291 외대알리 페이스북 메시지 이메일 hufsalli@g
외대알리 2015년 5월호에는 외국인 학생들의 고충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그 후, 약 1년이 지난 지금, 학교에는 어떠한 변화가 생겼을까? 다시 한번 외국인 학생을 둘러싼 교육환경을 점검해보았다. ① 학교에서 공지사항을 한국어로만 전달한다. (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달된 공지사항) ( 메일로 전달된 공지사항) 외국인 학생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여전히 학교에서 전달되는 공지사항 메시지나 메일은 한국어로만 적혀있었다. 학교측에 공지사항을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전달할 수는 없는지 문의 해 보았다. 학교 측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 공지사항의 경우에는 각 부서에서 내용을 전달받아 웹을 통해 일괄적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영어로 일일이 바꾸기에는 시간적인 문제 라든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추후 고려는 해보겠다. “ 학교의 입장은 1년 전과 다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지금 당장 변화하기 힘든 문제일지라도 계속해서 논의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편 학생들은 공지사항 전달에 있어서, 외국인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있다. 국제학부의 학생회는 다수의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공지사항을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로
이곳은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자취방. 침대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아, 오늘의 주인공 김잉여씨다. 외대의 방학이 시작 된지 벌써 일주일이나 되었지만 김잉여씨는 딱히 하는 일 없이 5평의 좁은 방 안에서 먹고/자고/싸고를 반복하고 있다. 12:00 PM. 드디어 김잉여씨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그/그녀의 눈에는 구석에 일주일째 짜게 식어 있는 책가방, 그리고 가방에서 삐죽 튀어나온 외대 알리 6월호가 비친다. 할 것도 없는데 저거나 읽어야겠다며 외대 알리를 펼치자 ‘잉여들의 방학을 위하여’라는 기사제목이 보인다. ‘잉여’라는 글자를 보자 지난 일주일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 스쳐갈 게 없다. 생각에 잠기는 그/그녀. 그리고 결심한다, 오늘은 문화생활을 좀 즐겨볼까? 굿 다운로드 사이트에 접속한다. . . . 이윽고 펼쳐지는 영화 속 세계 . . . 영화#1. 잉투기: 잉여+격투기가 아니라구요! 감독: 엄태화 주연: 엄태구(태식/칡콩팥), 류혜영(영자), 권율(희준) 장르: 액션, 드라마 러닝 타임: 98분 주인공들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만난다. 그들이 사용하는 닉네임도 참 별로다. &l
아이 해브 어 드림 머글들은 필기구 덕후들에게 모욕감을 준다. 뭐 그런걸 덕질하냐는, 그렇게 쓸모 없는 데 쓸 돈 있으면 자기 달라는 핀잔을 주며 필덕들의 깊은 믿음을 시험에 들게 한다. 하지만 필덕들에게는 꿈이 있다. 필덕과 필덕이 아닌 사람의 자손들이 언덕 위 조그만 동네 문구점에서 손에 손을 잡고 서로에게 샤프를 골라주는 바로 그 꿈이…… 마이너 덕질. 필덕 코스메틱(화장품) 덕후들이 립스틱의 미묘한 발색샷 색깔 차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머글들에게 하는 질문과 필덕들이 제도 천과 P205의 필기감 차이를 모르는 범인들에게 하는 질문은 같다. “이걸 몰라?” 이마이크로의 제도 1000은 일본의 필기구 제조사인 펜텔 P205의 카피제품이다. 디자인과 부품들의 크기까지 모두 똑같지만 내구도와 필기감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가격도 크게 차이난다. (P205 6000원, 제도 1000은 당연히 1000원)생활밀착형 덕질로서 필덕과 코덕은 공통점이 많다. 다만 범인들이 봤을 때 필덕이 코덕보다 납득이 안 된다. 코덕은 기능과 색이 다른 여러 가지 화장품들을 모으지만 필덕들은 별 차이도 없는 것 같은 필기구
공각기동대 : Ghost in The Shell (1995) ●감독 : 오시이 마모루 시로 마사무네(士郎正宗)의 만화 ‘공각기동대’를 원작으로 오시이 마모루가 감독한 애니메이션이다. <매트릭스> <제 5원소> 등 수 많은 작품이 이 영화를 오마주 하였으며, 2017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기획하고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공각기동대 : Ghost in The Shell’ 실사판이 개봉 예정에 있다. 공각기동대는 사색적 픽션의 뛰어난 작품으로 문학 수준에 이르렀으며 뛰어난 영상을 제공하는 진정한 최초의 성인 애니메이션이다. 그것의 디자인, 영상의 시, 테마의 깊이는 다른 공상과학 영화들과 구별시켜준다. 나는 오시이 감독에게 "매우 중요한 영상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제임스 카메론 1. 공각기동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 알파고가 바둑게임에서 이세돌을 4대1로 이기던 순간,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기계가 특정 분야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것이 우리가 기계를 발명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 당연한 사실에 놀랐던 것일까. 그 이유는
#커뮤니티 춘추전국시대 정문에 가면 후문이 보인다고 했던가, 10분 정도를 할애하면 웬만한 건물은 다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캠퍼스를 자랑하는 외대. 잔디광장에 10명 이상만 모여 있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바람에 학교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훕스라이프, 디시 외대갤, 에브리타임, 대나무숲, 어둠의 대나무숲에 이르기까지 외대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절대강자 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외대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쯤 되면 커뮤니티 춘추전국시대라 불러도 되겠다. 이에, 알리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커뮤니티들을 하나하나씩 파헤쳐 보기로 했다. #1 “아 옛날이여!” 훕스라이프(www.hufslife.com) <고령화현상은 어디서나 문제이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명실상부한 외대의 대표 커뮤니티인 훕스라이프. 하지만 그곳은 생각보다 황량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영광스런 시절을 추억하는 몇몇 고학번들이 남아있을 뿐,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정보들이 유물처럼 널려 있었다. 메인 커뮤니티인
"휴학하고 싶다." "나도." 하루에 한 번은 꼭 동기들과 나누는 대화다. 한 것도 딱히 없는데 너무 빨리 달려온 기분이 들고, 학생의 신분일 수 있는 기간은 또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죽음의 팀플레이와 과제는 폭격처럼 떨어지고 숨을 조금 돌릴만 하니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쉼표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필자의 이야기이고, 휴학이 필요한 사람들의 사연은 제각기 다양하다. 취업의 압박이 슬슬 다가오는데 황량한 이력서와 지원서에 채워넣을 말이 없어 땔감을 찾으러 휴학을 결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새로 찾은 진로와 적성을 더 알아보고자 대학생활에 브레이크를 건 사람, 제대 후 남은 군 휴학 기간을 알차게 보내고자 하는 사람, 돈을 벌고자 휴학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모든 이들을 위해 외대알리가 소소하게나마 휴학 이야기를 가져왔다. 혹시 이거 아니..? · 일반 휴학기간은 1회에 1년간을 원칙으로 하지만 1개 학기 이후 복학 가능이 가능하다. 재학 중 통산하여 3년을 초과할 수 없다. · 수업일수 4분의 1선이 경과한 후에는 4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경우, 공식적인 문서로
외대알리 김종혁 기자 hwaseen@hanmail.net 지난 3월 26일, 우리 학교 독일어과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어과 집행부 MT에서 성적인 질문이 오가는 진실게임이 진행되었고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벌주를 마셔야 했다. 그리고 과 학생회장은 피해 여학생의 남자친구에게 피해자와의 성관계에 대한 질문을 했다. 피해자는 이후 4월 11일에 있었던 독일어과 정기총회 자리에서 게임에 참가한 모든 집행부원들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했다. 외대알리는 사건에 대한 공동체 차원의 대처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학생 사회가 성폭행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공동체적 해결의 실패 사건은 4월 24일 독일어과 집행부 전체의 사퇴로 일단락되었지만, 독일어과라는 공동체 내부에서의 대처는 완전히 실패했다. 그들은 방법을 몰랐다. 가해자는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고, 일부 학생들은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는 발언으로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혔다. 성폭력 사건에 있어 공동체적 해결은 필수적이다. 피해자가 속해 있는 공동체가 문제 해결에 무관심하거나, 피해자를 지지해주지 않으면 피해자는 공동체로부터 또 다른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알리에서는 불편함에 예민한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누군가 자신이 겪었던 불편함을 이야기하면 끄덕끄덕하며 주의깊게 들어주고, 그 불편함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다 같이 진지하게 고민하곤 한다. 이같이 불편함에 대해 자유로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이대알리 공동체의 장점이라고 자랑하고 싶다. 한편 나에게는 불편함에 무뎌지다 못해 체념하여 불편함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기까지 했던 시절이 있었다. ‘포기하면 편해.’ 작년 교내 방송국에 있었을 시절 동기들과 자주 했던 말이었다. 내가 있었던 방송국은 매우 강직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철저한 기수제로 후배는 선배에게 반드시 ‘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했으며 ‘선배’, ‘언니’ 등은 허용되지 않았다. 후배 기수가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할 지라도 선배는 후배에게 이름을 부르고 반말을 썼다. 전화, 문자, 회의 발언 시에는 반드시 "00기 00부 정국원 000입니다."와 같은 자기소개가 선행되어야 했다. 아침 7시 20분 소집되어 혼나는 일은 예삿일이었다. 이 같은 강직된 문화에 더해 과도한 작업량, ‘내
김한누리 기자의 [성추행 이후, 나는 세 번의 상처를 받았다] 기사를 편집하며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여자로서 살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성폭력의 경험은 너무나도 보편적이다. 여성가족부에서 2013년에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생동안 하나 이상의 피해 경험을 한 비율이 각각 가벼운 성추행 9.9%, 심한 성추행 1.1%, 강간미수 0.5%, 강간 0.4%, 성희롱 5.3%, 음란전화 등 51%, 성기 노출 21.3%, 스토킹은 1.7%로 나타난다. 성폭력의 피해자 대다수가 여성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굉장히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여성에게 성폭력이란, 한 다리 건너 한 명씩은 꼭 경험하는 종류의 것이다. 대답하기 껄끄러워 대답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한다면 성폭력 경험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 정도면 여성이라면 일생에 한 번쯤은 성폭력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나에게도 성폭력의 상황이 닥쳐온 적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였는데,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 안에서 혼자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을 때였다. 위 층에서 이상한 남자의 시선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기분 나쁜 날. 수업을 듣다 다급한 진동소리에 힐끗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고는 망연자실해지고 말았다. ‘우리 학교 프라임 사업 선정됐대!’…망했다. 나는 팀원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이내 그 수업의 토론 주제는 학교 본부가 얼마나 모순적이고 거지같은가-가 되고 말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토론은 아니었고 성토대회 정도로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찬반은 나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 몇 군데에 합격하고 어디를 가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던 나에게 담임 선생님은 이화여대 선배 한 명과 통화를 하게 해주셨다. 중앙대 등등에서 학과 구조조정이니 뭐니 하며 한참 시끄러워지고 있었던 때였다. 그 선배님은 이화여대는 인문대 탄압하고 뭐 그런 것도 없다며, 당신의 학교로 입학해서 당신과 밥 한끼 먹자면서 적극 영업하셨고, 그 말에 이끌려 나는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입학해 마주한 현실은 사뭇 달랐다. 다른 학교 이야기일 것이라며 생각하고 들어왔건만, 학과 구조조정은 어느새 이화여대의 이야기가 되어있었다. 총장은 누구처럼 혁신, Innovation을 외쳤고, ‘산업수요’라는 미명으로
Q. 표지모델은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어요? 지은 우리가 일 학년 때부터 항상 하던 말인데, 우린 너무 예뻐, 우린 뭘 해도 될 거야, 알잖아. (웃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여러 잡지들 보면서 대학생활에 한 번쯤 싱그러울 때 사진으로 남기면 좋지 않을까 했었는데 삶이 바빠서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4학년이 되어서 이대알리에서 모집한다는 걸 보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Q. 표지모델 해보시니까 어떠셨어요? 하정 9학기째에 다니고 있는, 학년 수로 치면 5학년인데 졸업하면 이런 것 해보고 싶어도 할 기회가 없잖아요. 인생에 있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꼭 하고 싶었는데 하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핑크 앤 화이트를 저희가 좋아해서 한번 이렇게 찍고 싶었는데 마침 4월호라서, 봄 촬영이라서 어울려서 다행이에요. 지은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알바 끝나고 핸드폰을 보니까 막 “우리야! 우리라고!” (웃음) 이러면서 카톡 창에 난리가 나 있었더라고요.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정말 의미가 깊어요. 독립언론의 첫 독자모델이 되어서 너무 기쁘고, 역시 인터넷을 많이 해야... 엄마는 컴퓨터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것저것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