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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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권리] 2018 와일드 카드 결정전 프리뷰

길고 긴 2018년 페넌트레이스가 끝났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예년보다 늦게 막을 내린 프로야구 시즌. 이제 남은 것은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가을 무대만이 남았다. 1위부터 5위까지 차례대로 두산, SK, 한화, 넥센, 기아가 가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무대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이 무대를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시리즈 기사로 함께 하고자 한다.

-2018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1. 두 팀 총평 - 상반된 예상, 의외의 결과

4위 넥센과 5위 기아의 맞대결. 하지만 두 팀의 시즌 전 전망은 서로 반대되는 분위기였다. 넥센은 2017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초보감독인 장정석 감독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였다. 특히 전임 감독인 염경엽 현 SK 단장이 4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성공하여 그 한계는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기아는 반대로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성공하며 팀의 새로운 전성기를 여는 듯 해보였다. 최형우, 나지완, 양현종을 모두 잡는 데 성공한 구단의 과감한 투자와, 3년 동안 재임한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이 조화를 이루어 성과를 이루어냈다. 당연히 2018년에도 기아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후 한 팀은 기대 이상의, 한 팀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다. 넥센은 시즌 중에도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이 중간에 팀을 떠났다. 토종 선수들도 부상으로 인해 자리를 비운 날이 많았다. 특히 핵심 포수인 박동원과 불펜 투수 조상우의 불미스러운 사생활 파문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김혜성, 김규민, 임병욱등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최대한 정석적인 운영을 추구하며 결국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작년 시즌 선발투수들을 혹사시키며 자멸했던 것을 생각하면 장정석 감독의 능력이 한 단계 성장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아는 기대 이하였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시즌 끝까지 5강 싸움을 한 끝에 겨우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도마 위에 오른 것은 김기태 감독의 팀 운영 방식이었다. 강력한 타선을 가졌음에도 작전 지시가 잦고 이미 검증된 자원을 선호하며 혹사시킨다는 논란도 있었다. 특히 선발진의 축인 양현종과 임기영이 그 동안 쌓인 피로로 인해 기복이 심해지기 시작하고 외국인 투수들도 전년도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2017년의 최강 선발진의 위용을 보이는데 실패한 것이 큰 타격이었다. 타선 역시 강력하긴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와 부진으로 인해 기복이 심해진 것 역시 접전 상황에서 약점을 노출시키는 요소가 되었다.

2. 경기 전망 - 빨리 끝내고 싶은 팀 VS 한 경기 더하고 싶은 팀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경우, 4위 팀이 1승 혹은 1무를 거두면 곧바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방법은 오직 2연승 뿐 이다. 매 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차전이 가장 중요하고 부담이 큰 경기로 꼽혔다. 패하면 내일이 없는 5위 팀은 당연히 총력전을 펼칠 것이 자명하며, 4위 팀 역시 2차전까지 몰린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팀은 1차전에서 총력전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넥센의 입장 - 여유부릴 때는 아니다

브리검의 선발 등판이 예상된다. 1차전을 지면 정말 삐끗하면 떨어지는 단두대매치가 성사되는 것이므로 넥센 입장에서는 1차전에서 시리즈를 매듭짓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1차전을 승리하게 되면 이틀의 휴식기간을 얻게 됨과 동시에 또 다른 선발 투수인 해커 카드를 아낄 수 있다. 넥센은 최원태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 상황. 선발 자원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한 만큼 2차전에서 선발카드 하나를 더 소진하는 것은 넥센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다만 브리검의 기아전 성적이 3패인 것은 넥센 입장에서 걱정스러운 요소다. 기아전 평균자책점도 5점대로 그다지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타선의 폭발이 필요해 보인다.

장정석 감독의 포스트시즌 경험이 첫 번째 라는 것 역시 불안요소이다. 장기전인 페넌트레이스보다 단기전 포스트시즌은 훨씬 변수가 많다. 장정석 감독의 정석적인 운영이 페넌트레이스에서는 효과를 봤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선수들 역시 임병욱, 김혜성, 김규민 등 올해 좋은 활약을 선보인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다는 것 역시 약점으로 꼽힐 수 있다. 포스트시즌을 많이 경험해 본 서건창, 박병호 등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4. 기아의 입장 - 물러설 곳이 없다

기아는 모든 것을 총동원할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무조건 이겨야하는 경기에는 당연히 최고의 선수를 선발 등판 시켜야한다. 따라서 양현종 혹은 헥터의 선발 등판이 예상된다. 다만 헥터는 작년의 그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고 양현종은 최근 부상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1차전을 잡는다면 넥센은 최원태가 빠지고 해커도 마지막 등판에서 난조를 보인 상태. 넥센의 빈약한 선발 로테이션을 공략할 수 있다면 기아 역시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1차전을 지면 내일이 없다. 1차전 승리는 필수다.

포스트시즌 경험은 넥센보다 우위에 있다. 이미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멤버들이 거의 변동이 없다. 넥센에 비해 주 전력들의 평균 연령은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큰 무대에서의 경험이 많다는 것은 단기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장정석 감독보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다. 페넌트레이스 에서는 비판받았던 변칙적인 경기 운영이 단기전에서는 통할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5. 총평


가장 믿음직스러운 투수들을 내보낼 것이 확정적이다. 하지만 두 투수들이 한 가지씩 걱정거리를 안고 있는 만큼 오히려 승부는 타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강력한 타선을 가진 팀이니 만큼 타선의 폭발도 기대해 볼 만하다. 결국 당연한 말이지만 상대보다 잘 막고 잘 치는 팀이 이길 것이다. 양 팀의 모든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을 1차전이 고척에서 기다리고 있다. ‘끝내야 하는 자’ 넥센과 ‘끝낼 수 없는 자’ 기아의 깊어가는 가을의 첫 문을 열 시간이다.

| 글 : 홍승완 기자 h2004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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