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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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한국 교회 망한다”....한국 개신교의 정교유착 참회와 신앙의 발돋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려

“12.3 계엄령과 극우 개신교 세력의 동조, 신천지와 통일교의 정교유착으로 사회의 혼란을 야기”
개신교 목사들과 개신교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해

 

최근 전광훈 씨가 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됐다. 더해 지난 10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전씨는 “교회는 목사가 가스라이팅 하러 오는 곳이다”라고 밝히는 등 극우 개신교 인물들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극우 개신교의 노골적인 정치 참여에 대해 교회 내에서 자정작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11일에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건강한교회와사회포럼, 한국복음주의연합 등 55개의 연대 단체와 개인 522명이 참여한 가운데 김승무, 김정태, 김종환 목사와 이병주 변호사가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의 내용으로는 작년 12.3 계엄령 사태 이후 신천지, 통일교의 개입과 극우 개신교 세력의 정교유착을 비판하며 한국 개신교가 참회의 태도로 정의와 공공선을 추구하자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사회를 맡은 구교형 한국복음주의연합 공동대표는 “한국 개신교의 정교유착과 사회 혼란에 관해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준비했다”며 “내란 세력과 동조한 사람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개신교에서 탄압받고 있어 기자회견의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 교회의 현상을 보며 한국 교회가 죽었다는 깊은 탄식을 하게 된다” 며 동시에 “이러한 현상에 목소리를 내는 젊은 개신교 지성인들을 보며 한국 개신교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병주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한국의 개신교는 극우 개신교 세력들에 의해 규탄받고 있다”며 “자정해야 할 한국 개신교는 돈과 권력에 심하게 취해있다”라고 개신교의 원로인 김장환 극동방송 목사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언급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최근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이었던 임성근 사단장의 배우자로부터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달 18일 채상병 특검팀은 극동방송과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김종환 부천이음교회 목사, 김정태 사랑누리교회 목사 역시 발언을 통해 “한국 교회는 망교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망교의 길을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하며 “교회에 다니는 신도 중 하나는 ‘저 교회 다니고 있습니다’ 하니 ‘너 이런 곳 다니냐?’와 같은 말을 듣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신교는 신천지와 통일교가 행하고 있는 악의 길을 걷고 있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종교를 가장한 채 거대한 정치 세력이 됐다”며 “내란에 깊이 관여하고 기도를 이용해 면죄부를 주려는 모습은 부끄럽게도 한국 개신교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줬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시민의 눈에서 교회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며교회 내 자정을 촉구했다.


극우 개신교의 대표 인물로 활동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에 관해서도 “처음에는 손현보 목사에게 정치적인 이야기를 자제하라는 통보도 보냈으나 현재는 ‘그러다 고신 쪼개진다는’ 말을 하면서 고신 교단 자체가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태는 예수를 한국 교회가 잡아 죽이는 상황이다”라고 발언하면서 교회 내 반성 촉구했다.

 

 

이후 주최측은 공동으로 성명서 낭독을 통해 “진실을 이야기하고 교회는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공공신앙의 자리다. 한국 교회는 공개적으로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고, 계엄 및 채상병 사건의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를 강조한 뒤 이번 기자회견 내용을 개신교 교단에 발송할 예정임을 밝히면서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구교형 목사는 가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한계상황에 관해 믿음의 힘으로 이겨내려는 힘이 있다. 하지만 작금의 종교는 문제를 꼬이게 하고 있다”며 “내란 세력의 정치적 청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종교계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가 주류의 목소리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답답한 흐름에 작은 구멍을 내고자 하는 심정으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라고 개최 이유를 말했다.


또한 “요즘 젊은 세대는 기성화됐다, 이해관계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그것을 규정해버리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 어려워진다”며 “기성 세대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젊은 세대로 돌아가서 우리의 젊은 세대 당시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 지 생각 해 봤으면 좋겠다. 종교적으로도 청년들의 신앙을 돌아보고 신천지에 전도 당하는 청년들을 무기력하게 뺏기지 않게 하자는 마음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 지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젊은 세대와의 교회 간 관계의 소신을 밝혔다.


한편 개신교 극우 세력과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A 씨는 “극우 기독교 세력이 ‘종교’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라며 “종교와 정치가 결합하면 정치에 관해 자기 생각이 아닌 종교 지도자의 권력과 힘으로 인해 가치판단이 저해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생 B씨 또한 같은 견해를 밝히며 “역사적으로도 종교와 정치가 결합하면 좋은 선례가 없었고 무엇보다 극우 개신교 세력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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