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2 (금)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청춘들을 기다린 외대 앞 상권

"시험 못 봤다고 학교를 그만두지는 않잖아요."

“70% 정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매출 회복 정도를 묻는 질문에 한 점주가 답했다.

 

한창 시끌벅적해야 할 외대 앞 거리에는 지난 2년여간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가득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오지 않았고 이문동과 모현의 상권은 멈췄다. 코로나 유행과 함께 찾아온 영업제한은 점주들의 숨통을 더욱 조였다.

 

지난봄, 드디어 외대생들이 캠퍼스에 돌아왔다. 대면 수업의 전면 재개는 아니었지만, 새내기는 선배와 밥약을 잡았고 동아리는 엠티를 떠났다. 학생들의 등교와 함께 주변 상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밤 9시만 되면 문을 닫아야 했던 술집은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새벽까지 손님을 맞이했다. 집합금지 명령이 풀린 카페에는 조별과제를 위해 모인 학생들이 보였다. 2년 간 이어진 칠흑 같은 어둠의 시간을 뒤로한 채, 점주들은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기대했다.

 

대면 수업 후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 앞 상권을 찾아갔다. 숨통이 트였다는 말부터 아직은 멀었다는 말까지, 청춘들을 기다려온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주변 6개 점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울캠]

<크레이저커피>

가장 먼저 서울캠퍼스 후문 근처에 위치한 크레이저커피를 찾았다. 점주는 대면 이후 비교적 나아진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나 후문 상권이 처한 상황을 덧붙이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Q. 대면 이전과 비교해보면 매출이 어떠신가요?

코로나 이전 매출의 70% 가량 회복했어요. 비대면 시기에는 기존 매출의 20% 수준이었죠. 20%면 말도 못 해요. 하루에 50잔도 못 판 적이 많았어요. 특히 후문은 정문보다 상황이 심각해요. 주변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지역 주민도 떠났고 자취하는 학생들도 줄었어요. 유동 인구 자체가 없어진 거죠. 이제 딱 여기만 남았어요.

 

후문 상권은 이미 재개발로 인해 악영향을 받고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이중고로 다가왔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서 매출을 회복하는듯 했지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치솟는 물가가 발목을 잡았다.

 

Q.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드셨겠어요.

일단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컸죠. 공포감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아요. 요즘엔 생두 가격이 30% 나 오를 정도로 물가상승이 심각해요. 그런데도 메뉴 가격을 못 올리고 있어요. 왜? 손님 떨어질까봐. 우울감이나 공포감, 이게 다 코로나 블루 같아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거예요. 코로나 시기에 재개발부터 물가상승까지. 다들 이중고도 아니고 삼중고였죠. 저희끼리도 얘기해요. 버틴 게 다행이라고.

 

Q. 카페라서 더 힘드셨던 점이 있었을까요?

코로나 초기였던 2020년 즈음이 정말 심했죠. 당시 스타벅스에서 집단감염이 터졌잖아요. 이때를 기점으로 커피 전문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죠. 당시 “식당은 어쩔 수 없지만 카페에서 마스크 벗고 떠드는 건 뭐냐”는 여론도 있었어요.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여론은 싸늘해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는 없었을까.

 

Q.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한 방안이 있었나요?

특별한 방안이라기보다는 저희가 항상 이벤트를 해요. 그런데 이마저도 코로나 전후의 차이가 크더라고요. 예를 들면 저희 카페를 인스타그램에서 태그하시는 분들께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드렸어요. 그런데 그 상품권이 쓰이지 않는 경우가 늘었어요. 상품권을 받아도 못 오는 거죠. 커피 관련 세미나도 해왔는데, 눈치가 보여서 그것조차 못했어요. 뭘 해도 욕 먹는 상황이었어요. 만약 확진자라도 나오면 진짜 문 닫는 거죠. 특히 학교 주변 상권은 항상 조심해야 하거든요.

 

매출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그의 한숨은 여전했다. 마지막으로 주 고객층이자 후배인 외대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많이 찾아와주세요. 저희는 항상 노력하고 있을게요.”

 

<딱이야 2>

크레이저커피를 뒤로하고 캠퍼스를 가로질러 정문 앞으로 향했다. 술집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며 이곳의 상황이 궁금해졌다. 골목을 걷다가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하는 딱이야2 점주를 만났다.

 

Q. 술집이라 그동안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영업시간 제한이 가장 컸어요. 제가 중국집에 식자재 납품도 병행하는데, 거기는 크게 지장없어 보이더라고요. 오히려 배달이 늘었대요. 하지만 우리는 아니었죠. 고작 3-4시간 문을 열어야 할지도 의문이었고, 막상 열어도 몇 테이블 받고 다시 닫아야 하니까 진이 빠졌죠. 영업 종료까지 1시간 남겨 놓고 “사장님 빨리 주세요!” 하고 막 서너 명씩 와서 들이붓고 가는 그런 친구도 많았어요. 물론 인원제한도 문제였죠. 단체 손님을 못 받았으니까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 술집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영업시간 제한이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손님들이 술잔을 기울이기는커녕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러던 중 대면 수업이 찾아왔다.

 

Q. 대면 수업 재개 이후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엄청난 차이가 있었죠. 이번 학기 초에 영업제한이 해제됐어요. 이전까지는 답이 없어서 월세도 못내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규제가 풀려 새벽까지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여기에 대면 수업도 재개되면서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했잖아요. 덕분에 매출이 3배 이상 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손님이 늘어나니까 숨통이 트였죠.

 

Q. 이전에 기대하던 수준으로 회복한 건가요?

완전히는 아니죠. 애초에 코로나를 감안했지만, 지금까지 예상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어요. 앞으로 시간이 좀 지나고 자리가 잡히기를 바라고 있죠.

 

그는 이전보다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을 기다리는 말을 덧붙이며 이야기를 마쳤다.

 

“학교 주변에서 장사하려면 봉사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청 남기겠다’ 생각하고 장사하는 건 솔직히 힘들어요. 학생들이 다 자식 같잖아요. 자주 찾아주면 좋겠어요”

 

<샤로스톤>

딱이야2를 나와 식당으로 향했다. 이문동에서 쉽사리 찾기 힘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샤로스톤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감을 앞둔 직원이 맞이해줬다.

 

Q.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언제였나요?

2021년 여름이 엄청 힘들었어요. 그때가 방학이라 학교에 사람도 없었고 한창 코로나 대유행이 겹쳐 집합 가능 인원도 두 명밖에 안 되던 시기였죠. 인원 제한에 걸리는 손님들은 아예 들어오지도 못했어요. 코로나 이전에 3시간이면 나오는 매출이 그때는 하루 전체 매출이었어요. 방학인 점을 감안해도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저도 고용 불안을 살짝 느꼈죠.

 

매출 하락은 직원까지도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했다. 그러나 대면 수업 재개 이후, 여느 점포처럼 매출이 증가했다.

 

Q. 대면 이후 단체주문도 늘었나요?

전체적으로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두세 명씩 올 때보다 통 크게 시키니까, 매출에도 확실히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죠.

 

Q. 기대했던 수준까지 회복했나요?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아직은 못 미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2학기를 기대하고 계시죠.

 

외대 출신의 직원은 후배들을 향해 애정어린 한마디를 남겼다.

 

“제가 다닐 때보다 학교 근처 식당이 줄었다고 느껴요. 후배님들이 밥약이나 썸타는 단계에서 올 만한 곳이 없어진 거죠. 그래도 저희는 남아있으니 많이 와주시면 좋겠어요!”

 

[글로벌캠]

<샤브향>

이문동을 떠나 모현으로 향했다. 기존에도 방학이 오면 침체를 겪었던 글로벌캠퍼스 주변은 코로나 시기 어려움을 더 크게 겪었다. 이른바 ‘모사’ 주변의 상권을 가장 먼저 찾았다. 샤브향이 그 주인공이다.

 

Q. 코로나 시기 중 가장 고비는 언제였나요?

2020년 3월, 비대면 수업 방식으로 결정된 후에 학생 숫자가 완전히 곤두박질쳤어요. 원래 같으면 3월 초반 매출이 굉장히 올라가는데 말이죠. 학기 초라 모임도 많고, 주변에 용인외고 학부모들도 있어야 하는데 모두 없어진 거죠. 그러다 보니 다른 달에 비해 두 배였던 매출이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하루 남는 것도 없었죠.

 

샤브향은 개강 시즌에 가족 단위 손님이나 밥약을 잡는 새내기들로 붐빈다. 그러나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서, 식당은 하루종일 한산했다. 대면 수업이 재개된 후에는 어땠을까.

 

Q. 대면 수업 재개 이후 변화가 있었을까요?

코로나 시기에 문 닫는 곳들이 꽤 있었을 정도로 어려워서, 저희도 매출이 반토막 났어요. 그래도 지난 학기를 거치며 매출이 괜찮아졌죠. 이제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어요.

 

Q. 단체 손님도 많이 늘었나요?

교수님끼리도 많이 오시고 학생들과 함께 찾으시는 교수님들도 늘었어요. 지난 학기에는 한 학과에서 4-50명이 와서 고기를 엄청 먹고 가기도 했죠.

 

샤브향의 경우 지난 학기부터 매출이 코로나 이전 수준에 가까워졌다. 점주는 주변 상권에 대한 얘기를 덧붙이며 대면 수업의 전면 재개를 기대했다.

 

Q. 다음 학기를 기대하시겠어요.

기대하고 있어요. 주변에 물어보면 여전히 힘든 곳이 많더라고요. 글로벌캠퍼스 근처는 다 비슷해요. 학생들이 나와야 장사가 되니까요. 아마 9월부터는 다르겠죠?

 

“이제 완전 대면이잖아요. 더 많은 학생들을 위해 준비를 잘해야겠어요.”

 

<리오브리또>

글로벌캠퍼스 학생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맛집을 꼽으라면 꼭 나오는 집이 있다. 바로 리오브리또다. 점포 내부는 좁지만 브리또 속은 꽉차게 채워주는 점주를 만났다.

 

Q. 코로나 시기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아뇨. 저희는 그렇지 않았어요. 우선 코로나 초기부터 예상 매출을 확 낮췄죠. 또 친구들도 꽤 찾아와줬고요. 덕분에 매출을 어느 정도 유지했으니 너무 고맙죠.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 예상보다 괜찮아졌어요.

 

Q. 폐업을 고려하지는 않으셨나요?

폐업이나 업종변경은 생각할 필요를 못 느꼈죠. 매출이 낮다고 해서 그런 생각할 이유가 없어요. 시험 못 봤다고 학교를 그만두지는 않잖아요.

 

마치 준비했다는 듯이 나온 그의 말은 외대생들을 대하는 진심이었다. 한편 돌아온 대면 수업은 매출 회복을 가져왔을까.

 

Q. 코로나 이전을 기준으로 지난 학기 매출은 어느 정도 회복했나요?

70% 정도?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는 안 되죠. 곧 100% 넘으면 좋겠네요. (웃음)

 

학생들을 기다려온 그였지만, 매출 앞에서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리오브리또를 꾸준히 찾아주는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매번 오는 친구들에게 특히 고마워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친절, 서비스, 그리고 맛뿐이죠. 그것 밖에 없어요.”

 

<커피에반하다>

모사를 가로질러 캠퍼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문에서 용인외고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조용히 공부하기 좋은 카페, 커피에반하다가 있다.

 

Q. 코로나 시기 어떠셨어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죠. 상황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이러다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2020년 1월에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 ‘그해 여름쯤에는 끝나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Q. 어려웠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있으셨나요?

메뉴를 늘려보려고 했어요. 그래서 손이 많이 가는데도 쿠키를 굽고 있어요. 2학기에는 아인슈페너 같이 새로운 것들도 생각 중이에요. 이외에도 리모델링을 생각해봤죠.

 

코로나 시기가 이토록 길어질 줄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규제가 풀리고 대면 수업도 함께 이뤄진 후에는 어떨까.

 

Q. 영업제한과 같은 규제가 풀리고 변화가 있었을까요?

단체 손님이 좀 오시긴 하죠. 주말에는 가족 단위나 많은 인원이 한 번에 오시는 것 같아요. ‘이제 드디어 떼거지로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드네요. (웃음)

 

Q. 대면 수업 재개도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됐었나요?

아직 매출이 많이 오르지 않은 것 같아요. 학생들이 중간고사까지는 꽤 오더니, 기말에는 공부를 안 했는지 확 줄었어요. 저희가 오픈하고 7년째인데, 이번처럼 공부를 안하는 기말은 처음인 것 같아요. (웃음) 전체 매출은 코로나 이전의 60% 수준으로 회복했어요. 코로나 시기에 학생들이 못 나오는 바람에 매출이 엄청 낮았죠.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대면 수업은 수강 정원이 40명 이하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대면 수업이 전면 확정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2학기는 기대해야겠네요. 더 많은 메뉴를 준비해야겠어요!”

 

점주들은 코로나 초기부터 전면 대면 수업을 앞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다수의 점포가 비대면 시기보다 상황이 나아졌지만, 코로나 이전의 수준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양 캠퍼스는 2020년 초부터 ‘잃어버린 2년’을 보냈다. 코로나가 많은 이들의 일상을 앗아간 가운데, 특히 대학가라는 특수성을 가진 외대 주변 점포들은 직격타를 입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악착같이 버티며 청춘들을 기다렸다.

 

이제 점주들은 전면 대면 수업이 확정된 2학기에 학생들로 북적일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준 소상공인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말을 전하며, 외대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학교 앞 상권이 이전의 활력을 되찾기 바란다.

 

 

김지윤 기자(kate7443@naver.com)

오기영 기자(oky98@daum.net)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7호 : '청춘, 되찾다'에 실린 기사로, 2022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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