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5 (월)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다채로운 동아리를 찾아서

"취미는 영혼의 문학적 양심이다."
- 프랑스 모럴리스트, 주베르 -


'해야만 하는 일'이 많은 세상이다. 그 속에서도 '좋아하는 일'을 위해 모인 청년들이 있다. 똑같은 색으로 덮인 세상 속에서 색다른 기쁨을 찾는 네 동아리를 만나보았다. 한국항공대 열기구 동아리 라퓨타, 한국외대 한복동아리 아람, 서울여대 국궁동아리 설화, 국민대 고양이 보호 동아리 추어오 이들과 함께 다채로운 여정을 떠나보자 .

 

'바람이 흐르는 길을 따라 구름 위 산책'
<항공대 라퓨타>

 

열기구 동아리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데요. 동아리에서 하는 활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저희 라퓨타는 열기구 비행이 가장 중요한 활동이에요! 학기 중에는 캠퍼스 내에서 기구에 줄을 묶어 놓고 비행하는 계류 비행을 주로 해요. 간혹 줄을 묶지 않고 비행하는 자유비행도 병행해서 하고
있어요. 자유비행은 비행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열기구 파일럿을양성하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이외에도 매 학기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이론교육을 진행하고, 소풍과 MT도 가고 있어요.


동아리가 시작된 계기가 궁금해요!
 열기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었던 선배님들 덕분이에요. 라퓨타를 시작하기 위해 선배님들이 사비를 들여 장비들을 구매하셨다고 해요. 그 덕분에 저희도 열기구 비행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진 출처: 티웨이 항공


국내 최초의 열기구 동아리로, 1991년에 창립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오랜 시간 동아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연 팀워크라고 생각해요. 열기구 활동은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기 때문에, 고생한 만큼 팀원들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다들 활동에 참여를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졸업하신 선
배님들도 많이 도움을 주세요. 그리고 저희가 전국에서 유일한 열기구 동아리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비결이에요. 한국 열기구협회나 교관님께서 신경 써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도 항상 큰 힘이 됩니다.


티웨이 항공과 함께 항공대 축제에서 체험행사를 진행했다는 기사를 접했는데요. 어떤 체험행사를 진행하셨나요?
 매년 축제 때 계류 비행 체험행사를 진행해요. 2016년도에는 다른 해들과 다르게 티웨이 항공과 함께 진행했었죠. 이 행사는 학생들에게 열기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열기구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어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항공캠프에 라퓨타가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활동을 진행하셨나요?
 항공대학교에서는 매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항공 우주캠프’라는 캠프를 진행해요. 이 캠프에서는 조종 및 관제 체험, 드론체험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해요. 이러한 체험의 일환으로 저
희 동아리도 계류 비행을 진행했었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진행하고 있지 않아요.


열기구 동아리를 운영하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열기구를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금전적인 문제가 커요. 비행할 때들어가는 가스비, 열기구를 옮기기 위해 이용하는 차량 유류비 그리고 보험료, 수리비들도 필요해요. 또 열기구 장비들은 법적으로 일정한 주기마다 검사를 받아야 해서, 이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요. 그렇다고 다른 동아리들에 비해 회비를 많이 걷는 편은 아니라서 재정적 어려움이 늘 따르는 것 같아요.


열기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라퓨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사실 하늘은 비행기만 타도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어요. 하지만 열기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답니다. 비행기를 타면 기내에서 밖을 바라보게 되지만, 열기구에서는 상쾌한 바깥공기를 즐기며비행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열기구는 따로 방향을 조절하는 장치가없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을 따라 자유롭게 비행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죠. 무엇보다 라퓨타를 통해 희소한 열기구 비행을 일상처럼 즐길수 있다는 점이에요.


'알록달록 한복 색에 맞춰 일상을 물들이다'
<한국외대 아람>

 

<아람>은 어떤 동아리인가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아람은 한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복을 입고 즐기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술 응용 분과 소속 중앙 동아리예요!


<아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한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인 만큼, 아람에서는 한복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매달 7일은 아람의 ‘한복 입는 날’인데요, 이날에는 특별히 부원들이 각자 한복을 입고등교해요. 또 날이 좋으면 부원들이 다 같이 한복을 입고 나들이를 하기도 하고요, 함께 한복 관련 전시나 행사를 찾아다니기도해요.학교 행사에도 지속해서 참여하고 있어요. 매 학기 초 동아리 박람회에서 한복 입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행사는 한국인 학생은 물론 외국인 교환학생들에게도 매우 인기가 높아요.저희는 매년 축제 때 부스를 운영하여 재학생들과 소통하고 있고, 교내의 외국인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K-zone 내 행사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체험 행사를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저번 학기엔 마음이 맞는 학우들이 모여 ‘다함 한복’ 디자이너님께 생활 한복 허리 치마를 만드는 수업을 듣기도 했어요. 다음 학기부터는 부원들과 함께 나만의 허리 치마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어요.


사진 출처: <아람>페이스북 페이지

 

활동 내용이 굉장히 다채로운 만큼 한복에 대한 애정이 많아 보여요. 동아리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외국어 대학이라는 특성상 학교에 외국인이 많아요. 학교에 한국 고유의 것을 공부하는 한국학과가 있지만, 한복 동아리는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이웃 나라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한복을 특정한 상황에 입는 전통의상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아쉬웠어요. 그래서 우리가 먼저 새로운 한복의 멋을 알리고, 한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러한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아람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2019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에서 지난해 수상자들이 입고 나온 퓨전 한복이 논란이 되었어요. 이에 대한 의견과 생활 한복에 대한 의견이 듣고 싶어요.
 이번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전통성 논란과 별개로 성 상품화논란이 더해져 더욱 반발이 거셌던 것 같아요. 한민족의 전통이담긴 옷인 만큼, 한복의 변형이 혹여 전통의 훼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입장이 이해돼요. 하지만 한복이 계승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너그러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전통 옷을 계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일상복으로서 옷을 입으며 즐기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러나 현대인들이 일상복으로 전통 방식 그대로를 갖춰 입는 데는 무리가 있어요. 이러한 연유에서 현대인의 생활에 적합하도록 변형이 가해진 생활 한복이 나온것인데요, 생활한복까지도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전통이 계승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요. 사실 한복에도 무수히 많은 변형과 유행이 있었어요. 현대인들이 흔히 전통으로 알고 있는 한복의 모습이 사실은 조선 시대 후기의 양식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따라서 생활한복을 우리 시대의 한복으로 인정해주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한복만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알록달록하고 예쁜 색감이 한복만의 매력이 아닐까생각해요. 전통한복에서뿐만 아니라, 생활 한복에서도 화려하고 강렬한 색이 쓰이게 되면 한복 특유의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체형의 단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한복의 매력이 아닐까요? 한복은 입는 사람의 몸에 맞게 여며 입을 수 있어서 체형이 변하더라도 고쳐 입을 수 있어요. 한복은 넉넉함이 주는 매력이 있는 옷이에요.

 

한복 가격이 상당한데, 부원들이 한복을 각자 대여해서 입나요? 아니면 동아리 소유 한복이 있나요?
 개인 한복을 입으시는 분들도 있고 동아리 내 지원금으로 마련해 둔 공동 한복을 입으시는 분들도 있어요. 동아리 연합회에 지원금을 신청하여 부원들이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공용 한복을 하나둘씩 늘려나가고 있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즐거웠거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작년 교내 외국인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K-Zone 행사에서 한국의 전통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저희 아람이 맡아 진행한 적이 있어요. 6월에 프로그램을 진행했기에 다가오는 칠월 칠석과 관련이 있는 견우와 직녀 설화의 유래 및 내용을 소개했고 이후 학생들과 역할극을 했어요. 앞부분의 설명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다들 경청해주시고 반응을 해주신덕분에 소개를 잘 마칠 수 있었어요. 특히 준비한 역할극은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진행에 어려움이 생겼을 텐데, 각자 역할에 맞는 목소리로 참여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이어서 체험 행사로는 우리나라의 전통인 봉숭아 물들이기와 복주머니 만들기를 했는데, 거창하게 준비된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모두 소소한 행사에 즐기며 참여해주셔서 뿌듯했어요. 한국에 관심을 두고 오신 외국인 학생분들이 재미있는 경험을 하나 더 갖고 가셨을 거로 생각해요. 다음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더 즐거운 시간, 아람이 함께하고 싶어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람’이라는 단어의 뜻을 아시나요? ‘아람’은 순우리말로 ‘밤이나 열매의 속이 꽉 찬 상태’를 뜻합니다. 한복에 대한 열정이 꽉 찬 저희 아람은 한복을 사랑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만 하면 누구나 가입 가능합니다. 부원은 상시 모집 중이고 다음 학기에 동아리를 활발히 운영할 예정이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나 들어오세요!

 

'급류처럼 변하는 현대 사회 속 우리 고유의 것을 찾아서'
<서울여대 설화>


<설화>는 어떤 동아리인가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서울여대 국궁 동아리 설화입니다! 설화라는 이름은 날아갈 설에 빛날 화를 써서 화살이 날아가 빛난다는 뜻입니다. 설화는 우리나라의 전통무예인 국궁을 배움으로써 몸과 마음을 단련
하고, 예를 갖추어 배우며, 무엇보다 모두가 즐겁게 활을 쏘는 것을 목표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설화>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학기 중에는 육군사관학교 내 화랑정이라는 활터의 국궁 아카데미에서 국궁을 배우고 있어요. 또한 서울권대학국궁동아리연합(이하 서궁연)에 속해 있어 서궁연에서 열리는 교류·경쟁전과 지자체에서 열리는 여러 대회에 참가하고 있어요.

 

국궁 동아리라니 다소 생소한데, 동아리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김기훈 교수님이라고, 육군사관학교에서 화랑정의 사두*로서 국궁부를 교육하시는 분이 계세요. 그분이 2015년에 서울여대 체육학과 장혁기 교수님을 찾아오셔서 체육학과 학생들이 화랑정에서국궁을 배우길 권유하신 게 시초예요. 그리고 그해 4월에 체육학과소학회로 <설화>가 설립됐어요. 지금은 전공이나 학번과 관계없이모든 학우가 가입할 수 있는 중앙 동아리로 운영되고 있어요.

* 국궁장의 대표를 일컫는 말.유사어: 사범)


양궁과 달리 국궁은 조금 생소한데요, 국궁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국궁은 양궁과는 다르게 조준기 등의 보조 장비 없이 눈으로만 과녁을 조준하여 발사하는데요. 내가 활을 평소와 같은 상태로 쐈는가(현이 꼬인 정도 등), 심리상태가 어떤가 등에 따라 관중(貫中)의유무가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이런 이유에서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함께 수련할 수 있는 스포츠예요. 또한 날아간 화살이 과녁에 맞아 소리가 울릴 때는 정말 짜릿해요.

 

국궁 경기의 규칙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보통의 국궁 경기는 승패가 나뉘지 않아요. 누가 많이 맞혔는가, 즉 최다 시수*로 시상해요. 국궁경기는 ‘정규사’라고 하여 145m거리의 과녁을 맞히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양궁과는 다르게 과녁의 어디든 맞기만 하면 관중이에요. 또 대부분 3순 경기를 하는데 한순(巡)은 화살 5발로, 사대에 나와 차례로 한 발씩 한 순을 쏘고, 이걸 총 3번 반복하여 과녁에 맞은 화살 숫자의 합으로 점수를 계산해요.

* 과녁에 맞은 화살의 수효.


국궁의 연습 방법이 궁금해요.
 빈 활 당기기라고, 화살을 메기지 않고 활을 당기며 궁력을 키우고 자세 연습을 해요. 무엇보다 활터에 나가 습사**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활쏘기를 연습함.


활동하시면서 겪으신 어려움이 있나요?
 화살촉이 둥글지만 시속 200km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해요. 그래서 습사는 반드시 활터에서 해야 하는데 저희가 배우고 있는 곳인 화랑정은 육군사관학교 안에 있기 때문에 정해진 요일과 시간 외에는 이용할 수 없어서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대학생들이 다른 (활터)에서 자유롭게 습사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주셔서 집궁례를 받은 사람들이 습사할 수 있는
활터가 많아지는 추세에요.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뉘던데,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처음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면 한 학기 동안 초급반에서 국궁에 대한 이론과 자세 등을 배우고, 근사를 연습해요. 그리고 초급반을 수료하면 중급반에서 원사(정규사) 연습을 하고, 집궁테스트를 치러요. 테스트에 통과하면 집궁례를 받게 돼요. 집궁은 활을 손에 잡는다는 뜻으로, 집궁례는 궁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회에도 나가시나요? 수상 경력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시장기 대회, 구청장기대회 등 다양한 국궁대회에 참가하여 실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특히 작년 육군사관학교 전국 대학생 국궁대회에서는 정규사 개인전 1, 3위, 근사 1, 3위 등 많은 상을 받았어요. 아직 단체전에서 상을 받은 적은 없어서 올해 육사 대회에서 단체전 순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예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국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궁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국궁은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우리나라 전통 무예자 문화입니다.국궁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국궁에 대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간과 고양이가 공생하는 세상을 꿈꾸며'
<국민대 추어오>

 

고양이 <추어오>라는 이름을 들으면 무슨 동아리인지 쉽게 연상이 되지 않는데요. 구체적으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저희 추어오는 국민대학교 내 길고양이(국냥이)들과 교내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위해, ‘공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동아리에요. 저희 동아리에서는 급식소 관리, 겨울 집 설치, TNR(중성화 후 방사), 아픈 고양이의 병원 이동,예방접종 등 교내 고양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간식 금지 유기 금지' 등의 각종 캠페인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인스타그램


길고양이들을 보호해 주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실제로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로 생각해요.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4년 전 국민대학교는 길고양이들의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추운 길고양이들이 교내 건물을 들어오고 배가 고파 쓰레기를 뒤지는 등 길고양이들로 인한 문제가 많았죠.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커뮤니티에 건물 사이로 아기 고양이가 추락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몇몇 학생들은 구조하고자 했어요. 개개인의 목소리는 점차 하나로 뭉쳐졌고, 그때 추어오가 결성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지 않은 시선들이 많았지만,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 주자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일이 줄어들었어요. 또한 겨울 집을 제공함으로써 건물 안에 출입하는 일이 줄어들었고 점차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현재 국민대학교에는 고양이로 인한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어요.


현재 보호하고 있는 고양이들은 몇 마리 정도 되나요? 국민대 고양이들의 모습과 이름, 성격 등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교내에 영역을 잡은 아이들은 10마리 정도에요. 두부, 살구, 리코타, 치즈, 샐러드, 모짜, 꼬비, 랜치 등이 있죠. 그중에 두부라는 친구는 성격도 온순하고 애교도 많아서 학우분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얼마 전 별이 되어 떠난 유자의 딸이기도 해요. 살구는 마르던 시절을 청산하고 중성화 이후 사료배를 빵빵하게 채워 건강한 고양이가 되었어요. 리코타, 치즈, 샐러드는 사이가 좋으면서도 티격태격하는 형제 고양이에요. 모짜는 교내 위험한 곳에서 구조되어 방사한 고양이입니다. 치즈를 좋아해 매번 장난을 걸고 같이 다니곤 해요. 랜치는 특유의 억울한 표정으로 많은 학우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어요.

사진 출처: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인스타그램

 

고양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을 거 같아요. 그동안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작년 11월쯤 교내에 4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낳고 기르던 ‘마유’라는 고양이가 로드킬로 갑작스럽게 떠난 일이 있었습니다. 즉시 병원으로 데려가 장례 준비를 했고, 아직 너무 어린 새끼 고양이들끼리 교내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4마리를한 번에 잡기 어렵다 생각하여 긴 기간 동안 포획을 시도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정말 다행히 저희 팀원이 그날 밤에 4마리를 모두 포획했어요. 그 소식을 듣고 기뻐했던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고양이들이 사람을 잘 따르나요? 길고양이는 집고양이와 차이가있을 거 같아요. 길고양이들을 대할 때 유의할 점이 있나요?
 길고양이들은 치아를 관리해줄 수 없고, 병이 생겨도 곧장 눈치채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 추어오에서는 간식 금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 사람만 간식을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수십 번씩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곧잘 비만 판정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치아를 관리해줄 수 없는 길고양이들에겐 구내염의 위험이 아주 크죠. 현재 레이*로 입양 간 깨비의 경우에도 간식으로 인해 구내염이 너무 심해서 송곳니를 제외한 모든 이를 뽑았어요.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간식을 주고, 고양이를 만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고양이들은 오늘도 아파하고 있어요. 굶고 있는 고양이들에게 간식은 좋은 영양분이 되겠지만, 국냥이들처럼 일정하게 사료 급여를 받는 고양이들에게 간식은 치명적이에요. 사랑하는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간식 급여는 자제 부탁드리고 싶어요.

*동물권시민연대RAY에서 운영하는 입양센터

사진 출처: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인스타그램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길고양이 학대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데요. 인식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추어오의 목표는 ‘공생’ 입니다. 저희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이해해 달라고 하지 않아요. 우리와 생각이 다른 이들까지 모두 공존하며 길고양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길고양이들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TNR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쓰레기봉투를 뒤지지 않도록 밥을 챙겨주고, 건물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아이들의 겨울 집을 설치하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이 길고양이들도 길 위의 생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더욱 더 따뜻한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봐 주길 바라요.


고양이 관련 굿즈들은 동아리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판매까지 담당하나요? 다양한 굿즈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네 저희 추어오의 굿즈는 모두 디자인팀에서 제작해요. 스티커, 메모지, 물병, 마우스패드, 안경 닦이, 부채, 포스터 등 매년 새롭고 귀여운 굿즈들을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어요. 더 많은 정보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사진 출처: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인스타그램

 

김여원 기자(gch05532@naver.com)
지현희 기자(gusgml_124@naver.com)
박원희 기자(bagooooni@gmail.com)
진다혜 기자(cleste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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