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소재 3개 대학 총학생회가 4월 23일 청량리역 광장에서 코로나 19 대학가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한국외국어대학교, 경희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대학생들의 고충을 알리며, 학교와 정부가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것을 요구했다. 3개 대학 총학생회 대표는 “코로나 19로 많은 대학생들이 부실한 원격강의로 인한 교육권 침해 외에도 주거 불안정, 생계 어려움, 취업 불안 등을 겪고 있다”며 “2월부터 학교 측에 대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동안 대학이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워 등록금 인상 당위성을 확보했다면 서비스 하락에 따른 등록금 반환도 응당 이루어져야 한다”며 “등록금 반환에 난색을 표하는 대학은 모순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책임 또한 강조했다. “정부가 대학을 방치하는 동안 등록금 의존율 60%라는 기이한 구조가 탄생해 학생들이 대학 재정을 책임져왔다”며 대학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서 “이번 사태에도 정부는 등록금 반환을 강제할 조항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해왔다”며 “추
작년 9월, 본격적인 가을을 앞두고 태풍 링링, 타파 그리고 미탁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13호 태풍 링링은 수도권과 충청·호남·제주지역, 17호 타파는 영남 및 제주지역, 18호 미탁은 호남·영남·제주지역을 강타했다. 세 태풍 모두 강력했지만, 어쩐 일인지 사람들의 관심은 유독 한 태풍에 쏠려있었다. 각 태풍이 기상청에 의해 한반도가 영향권으로 관측된 시기부터 벗어난 시간까지, N 포털 사이트에 각각 ‘태풍 링링’, ‘태풍 타파’, ‘태풍 미탁’으로 검색하고, 게재된 기사 수를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 링링은 17,669건(9월 2일~8일), 타파는 8,764건(9월 19일~23일), 미탁은 12,130건(9월 28일~10월 3일)이었다. 태풍 규모와 검색 기간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고, 검색어 역시 한 가지기 때문에 이 수치만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제로 타파가 북상했을 때, 링링에 비해 잠잠한 언론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만을 표하여 ‘서울 공화국’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위로 올랐다. 서울 공화국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의 모든 부분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출처 : 우리말 샘) 이런 신조
한국외대국어대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도중 음란물을 전송받은 교수의 메신저 화면이 노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 수강생의 게시물에 따르면 3월 25일 A교수의 온라인 강의 녹화 영상에 여러 개의 음란물을 전송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창이 그대로 노출됐다. A교수는 메신저 창을 닫고 수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많은 학우들은 이에 당혹감을 표출했다. 논란이 일자 A교수는 “수업 자료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강의 영상을 다시 업로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에서 “오류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음란물 유포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 “문제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출했다. 한편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는 이번 사태에 강경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는 A교수를 규탄한다”며 해당 “성평등센터 또한 이번 사건을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지우 기자 (seol@hufs.ac.kr) (사진출처=에브리타임 게시판)
1. 참으면 조금만 더 참으면 K가 직장을 그만뒀다고 말했을 때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K는 고등학생 때부터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내가 용돈이 부족하다며 부모님 지갑을 뒤적거릴 나이일 때 K는 노동하고 돈을 벌며 자신을 돌봤다. 나는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나이인데 그렇게 일하면 서글프지 않느냐고 물었다. 부모에게 의지하는 게 당연한 나이인데, 나였으면 남의 사정과 비교하며 일하는 스스로 박탈감이 들었을 거라 말했다. K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했다. 적어도 K는 나보다 노동의 의미를 잘 알았다. 그에게 노동은 자립에 대한 감각을 키워주는 일이었다. 단지 돈을 벌고 생계를 이어가는 것 이상의 의미였다. K는 노동이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K는 은행에서 2년간 일했다. 특성화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한 곳이었다.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은행이었고 월급이 밀리거나 퇴근을 늦게 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이른 나이부터 자립심을 키워 좋은 곳에 취업한 K를 부러워했다. 이제 K는 초조하게 비탈을 오르는 일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앞을 걸으면 될 거였다. 오랜만에 K를 봤다. 직장을 그만뒀다는 K는 지쳐 보였다. 나는 궁금한 마음
경향신문이 지난해 11월 21일 발간한 신문 1면엔 이름이 나열돼 있다. 1200개 넘는 이름이 지면에 인쇄됐다. 이름은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사망한 노동자들의 목록이다. 이름 옆엔 떨어짐, 끼임, 깔림 등의 문장이 괄호 쳐져 있다. 옆의 괄호는 어떻게 사망했는지를 명시한 기록이다. 유00씨는 철근을 하역하는 작업 도중 추락하며 죽었다. 백00씨는 엘리베이터 수리 도중 2층과 3층 사이 승강로에 끼여 죽었다. 하00씨는 계근대 보수 작업 중 계근대 하부 피트 내부의 페인트 증기가 폭발하여 죽었다. 김00씨는 쿠팡 배송 물건을 나르던 중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죽었다. 하루 평균 2.5명이 산업 재해로 목숨을 잃는다. 이름은 나에게 부여된 특별한 호명이다. 내가 타인들과 구별된 개별적 존재임을 확인 할 수 있는 수단이 이름이다. 이름을 부름으로써 당신이란 존재를 세상에 공표한다. 이름을 부름으로써 당신이 여기 있다는 걸 인식한다. 이름이 불러지는 순간이 누적되며 당신은 성장한다. 이름이 당신의 고유함을 증언한다. 경향신문은 그들의 이름을 일일이 소환했다. 그들이 고유한 인간임을 다시 환기했다. 그동안 산업 재해를 수치와 통계로 접했다. OECD 국가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예슬씨는 2010년 자퇴했다. 그는 대학 학업을 중단함이 아니라 거부한다고 말했다. 대학은 더 이상 배움과 진리를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는 언급이었다. 취업시장으로의 진출을 종용하고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기성품처럼 찍어내는 곳이 대학이다. 학생은 팔릴만한 인재가 되기 위해 스스로의 상품가치를 저울질한다. 졸업장은 자신의 배움을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로 변했다. 그리고 대학은 거기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 오히려 그 흐름을 더 빠르게, 유장하게 만들고 있다. 학생들은 자문할 수 없다. 자문해선 안된다. 편승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그렇게 하고 여기서 목소리를 내는 순간 레이스에서 이탈한다. 김예슬씨는 그 서글픔을 지적한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을 용서받고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만을 키우며 나를 값비싼 상품으로 가공해온 내가, 이 체제를 떠받치고 있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중략)... 그리하여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김예슬, <김예슬 대학거부 선언문>, 2010)” 미디어와 기성세대는 김예슬씨에게 투사의 이미지
6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가 ‘코로나19 대학가 재난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전대넷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시국을 선포했지만, 대학생들을 위한 대책은 전혀 마련된 것이 없다. 수업권 침해, 등록금 부담, 주거불안, 생계 대책까지 중첩된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에는 ▲상반기 등록금 반환 ▲원격 강의 대책 마련 ▲대학생 경제 대책 마련 ▲교육부-대학-학생 3자 협의회 소집을, 각 정당엔 대학가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재난시국선언 발언은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오희아(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 현황), 계원예술대학교 총학생회장 송기영(예술계열 및 지역·전문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대책 미비 규탄),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장 박장원(온라인 강의 실태 및 대학가 경제 대책 마련 촉구), 성신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전다현(학생 요구안 실현을 위한 교육부 – 대학 – 학생 3자 협의회 소집의 필요성),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임지혜(4.15 총선 전, 정당별 대학가 코로나19 대책 발표 촉구)로 이어졌다. 오희아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 상
숙명여대 법학과에 합격한 A씨는 입학을 포기했다. A씨는 트랜스젠더(MTF)다. 태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A씨는 법원에서도 여성으로 호명됐다. 입학 사실이 알려지자 신입생과, 재학생,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등에서 A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여론이 일었다. 6개 여대의 23개 페미니즘 단체는 입학 반대를 주장하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론은 확대됐다.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 성명서는 성별을 고정 불변의 정체성으로 간주한다. A씨를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라고 지칭하며 A씨의 입학이 “여자들의 공간을 침범하고 빼앗아 갈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여대는 여성의 권리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A씨의 입학은 그래서 허용할 수 없다. 스스로 여자라고 선언하는 남성의 침입까지 정당화할 근거로 남을 거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3월 마약을 소지한 남성이 여자화장실에서 발각된 일이 있었다. 6월엔 여장남성이 캠퍼스를 활보하며 경찰에 체포된 적 있다. A씨의 입학 반대 성명엔 정당한 기본권 요구라는 의식이 깔려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의식의 발로가 아니라는 맥락이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폐교부지에 장애인학교(서진학교)를 설립하
■ 우리 학보사, 작년부터 ‘반쪽’ 온라인 → ‘완전’ 온라인화 결정 “이제 우리 신문사 영구 보존판을 없애고, 새로운 체계가 도입될 거야. 모든 기사는 시기 상관없이 온라인으로 다 업로드하고…” 작년 초 첫 신문사 회의에서 선배 국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다. 기존의 우리 학보사는 1년에 2번 (개교기념호, 창간기념호) 지면 발행이 이뤄줬으나 학기당 보통 4회 정도 PDF로 지면을 만들어 「대구대 신문사 영구보존판」에 업로드하는 방식의 ‘반쪽’ 온라인 체계였다. 즉, 영구보존판을 없애고 발행 시기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기사를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는 형식의 ‘완전’ 온라인화를 결정한 것이다. 1년에 2번 발행되던 기존의 종이 지면은 예산과 내부 상황을 판단하여 인쇄하는 것으로 했다. 완전히 학보사 운영 체계가 뒤바뀌는 내부 ‘개헌(改憲)’이나 마찬가지였다. 대학 본부가 재정난을 빌미로 계속하여 교내 언론 예산을 감축하는 상황서 나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나온 대책이기도 했다. ■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 … 학보사도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질서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이다. 추억을 운운하며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긴 내 나이가 썩 많진 않지만 그래도 어릴
나는 남자 고등학교를 나왔다. 영어 선생님은 여성이었다. 떠드는 소리가 수업 보다 커지는 때가 종종 있었다. 선생님은 화낼만한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았다. 닦달과 훈계의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그 때 뿐이었다. 그는 체념한 듯 보였다. 우리는 그를 만만한 부류로 간주했다. <보스를 지켜라>란 드라마가 방영됐던 때였다. 줄이면 ‘보지’가 됐다. A는 수업 종이 치고 영어 선생님이 들어올 무렵에 굳이 그 드라마의 줄임말을 말했다. 그러면서 영어 선생님의 반응을 살피며 킬킬거렸다. 희롱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을 받겠다 싶으면 그저 드라마 제목을 말한 것뿐이라는 변명을 쏟아낼 거였다. 영어선생님은 아무 말도 안했다. 내가 처음 보는 종류의 표정을 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모멸에 익숙해진 이가 짓는 냉소의 표정인 듯싶다. A는 그런 종류의 희롱을 만만하다고 간주되는 여자선생님 앞에서만 구사했다. 수업이 끝나면 모두가 A주변을 에워싸서 이번 농담의 수위를 평가했다. 그들에겐 농담이었고 평가대상이었다. 폭력이라는 자각이 없었다. 한 학기 지나고 영어 선생님을 볼 수 없었다. 계약을 온전히 채우지 않고 학교를 그만뒀다는 소식을 들었다. 군대에서 B선임병은
취재를 마치고 자리를 뜨려던 참이었다. 취재원이었던 학교 관계자가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요즘 신문이 나오긴 나오나요?” 그가 묻자 내가 대답했다. “지면 발행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 온라인으로만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내 말을 듣던 그가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다시 한마디를 덧붙였다. “사실 우리 학교 신문이 필요한지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할 말이 많았지만 그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긴 토론 아니면 싸움이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 “왜 지방대 학보사가 특별하게 중요할까?” “왜 우리 대학에 신문이 필요한가요?” 학보사 기자로서 2년 넘게 활동하며 수도 없이 들은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허탈하기도 하면서 분하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늘 스스로 ‘그러게 왜 필요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방대 학보사 기자를 역임했던 이들에게도 막상 이 같은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막상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뭔가 딱 짚어 말하기가 어렵다”거나”애매하다”라고 말한다. 대학 내 학보사의 필요성은 전국 모든 대학에서 적용되는데 ‘우리 대학’ 즉, 지방대에서 특별하게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 ‘朴대통령 탄핵 정국’,
20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11개의 학생 단체가 뭉친 ‘4.15 국회의원 선거 대응을 위한 대학생·청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측이 대학생과 청년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국회와 정부에 근본적인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제 21대 총선에서는 대학생과 청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과 공약들이 등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동행동 측은 “일부 정당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대학정책 역시 나오지 않고 있으며, 지자체 차원의 교통비 / 주거 / 청년수당 등 다양한 청년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신청자 수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코로나 19 시국에서도 많은 대학생·청년들이 수업과 생계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며칠 전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예산안에 이를 위한 예산은 명확히 배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 이상 대학생·청년들이 책임을 지는 사회가 아니길 바랍니다. 제21대 총선에서는 당리당략, 진영논리가 아닌 대학생·청년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과 공약들이 등장해야 할 것입니다.”라며 호소했다. ‘4.15 국회의원 선거 대응을 위한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선포 기자회견은 '대학·청년 성소수자 모
흔히 학보사 기자들이 모여하는 이야기 소재는 패턴이 비슷하다. 우선 언제, 누가, 어떻게 퇴사할 건지 그야말로 서로를 기만한다. “에이~ 난 국장까지 해야지”부터 “난 올해 안에 퇴사한다”까지. 그동안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모두 말과 행동이 정확히 반대였다. 그 다음 ‘누가 가장 입사를 후회하는가?’ 대결이다. 이어서 이번 기사를 마감하면서 어떤 기자가 ‘가장 고되게’ 기사를 마감했는지 가려내기까지. 이 세 단계의 정형화된 대화가 늘 이어진다. 마치 남자 선배들이 모이면 똑같은 소재의 ‘군대’ 이야기나 친한 친구들끼리 만나면 늘 하는 이야기를 마치 처음 같이 풀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 대부분의 지방대 학생들, 대학 이름 ‘스펙’으로 못 내세우는 암울한 현실… 대부분의 지방대 학생들은 학벌주의 아래 굴러가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미 패배한 것으로 간주되고, 이들은 ‘2등 시민’으로 분류된다. 그나마 인서울 주요 대학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대학 이름을 스펙 삼아 활동할 수 있지만 다수의 지방대 학생들은 학교 이름 때문에 흔히 좋은 직장이나 큰 꿈을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단절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 인재 전형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아니면 공무원 등 그나마 학벌을 덜
11일 오후 3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가 코로나19 대응에 관련하여 교육부와 각 대학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 각지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강 연기와 온라인 수업 등의 사태에 교육부와 각 대학이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 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업의 질 담보를 위해 각 대학 본부 및 교육부에서 총력을 다할 것 ▲강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예산 및 재원 확보, 실험/실습 등 오프라인 필수 수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 ▲등록금 내역 중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해 지출된 경비를 투명하게 학생들에게 공유할 것 ▲사용되지 않은 시설유지비 등의 차액은 하반기 등록금 반환으로 환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 ▲‘학생 - 학교, 학생 - 교육부 간의 소통 채널’ 확보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기자회견은 사회자의 취지설명, 각 대학 학생 대표자의 발언, 성명서 발언, 구호제창으로 이어졌다. 각 대학 학생 대표자 발언은 계원예술대학교 부총학생회장 전윤정, 춘천교육대학교 총학생회장 이수빈,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오희아, 예술대학생 네트워크 신
글을 쓰기 시작하며…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나? 지방대 학보사는 조금 특별한 곳이다. 올바른 교내 문화 형성을 위해 학내 잘못된 일이 있으면 비판의 칼날을 갈아야 하는 ‘교내 민주주의’의 대표적 상징이기도 하고, 지역 담론을 대학생의 시각에서 담아내는 특별한 곳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수사는 이미 없어진 지 오래이다. 흔히 ‘이촌향도’, ‘서울 공화국’이라는 단어로 대체되는 쪼그라드는 지방의 현실답게 문화 형성 주도는커녕 학우들과 지역민들의 무관심뿐 아니라 대한민국 주류 사회에서도 잘 언급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이 사실상 와해되고 있고, 지역 청년들의 사기와 자긍심 역시 추락하여 고꾸라진 채 방치된 지 오래다. 지방 대학의 언론인으로서 이러한 어려움을 주변 지인들에게 호소하더라도 “쓸데없는 거 뭐하러 하노 군대나 가삐라” 같은 도움 안 되는 답변이 돌아온다. 부당한 처우를 해결하고자 학보사 차원에서 움직이면 일이 커져 '백지 발행' '편집국장 해고' 같은 대형사고(?)로 번지기에 늘 속으로 삭히거나 편집국 내부에서 서로 한탄하며 버티는 실정이다. 이 같은 지방 대학 언론인들의 자세한 속 사정이나 그들이 무엇을 하며 사는지를 성역 없이 자유롭게 보도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