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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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캠퍼스 ‘레지덴셜 칼리지’ 시행 논란…양캠퍼스 총학생회 총장실 항의방문

 

총장 면담을 위해 양캠퍼스 총학생회장단과 처장들이 총장실로 들어가는 장면 

(사진 - 한달수 기자)

 

“하겠다고 했지 한다는 것은 아니다”

 

  김종철 이사장과 김인철 총장이 개교기념사에서 글로벌캠퍼스 ‘레지덴셜 칼리지’를 시행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기념식 이후 양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은 총장실을 방문해 총장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열린 ‘한국외국어대학교 개교기념식’ 행사에서, 먼저 김종철 이사장이 “2020년 1학기부터 글로벌캠퍼스에 ‘레지덴셜 칼리지’ 정책을 시행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뒤이어 기념사를 한 김인철 총장 역시 ‘레지덴셜 칼리지를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양캠퍼스 미네르바 교양대학 통폐합, 학과 통폐합, 서울캠퍼스 국제학 대학 신설 등의 사안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발언에 논란이 있다고 판단한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은 총장 기념사 직후 항의의 뜻으로 행사장에서 퇴장했습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단 역시 총장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인지해 동문 기념사가 끝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양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은 곧바로 총장 면담을 요청했고, 오후 3시에 면담이 성사됐습니다.

 

  면담에서 김인철 총장은 총학생회장단들의 퇴장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총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었는데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에 대해 의아하다”면서 “(레지덴셜 칼리지 정책을) 앞으로 하겠다고 했지 한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총학생회장단들이 정책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히자 “시행했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취소하면 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습니다.

 

  레지덴셜 칼리지란 학습공간과 거주공간을 결합한 교육모델로, 학생과 교수가 함께 거주하고 생활하는 공동체 교육의 일환입니다. 현재 이 정책을 도입한 국내 대학은 연세대학교, 전북대학교, 대전대학교 등이 있습니다. 한국외대는 글로벌캠퍼스 조기성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처장단이 참여하는 위원회 산하에서 이 정책을 준비하는 중이며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되, 모든 신입생이 아닌 참여를 원하는 단과대학에 한해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3~4개 단과대학이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계획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입니다.

 

  면담 직후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은 레지덴셜 칼리지 시행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최예림 부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물론 실무를 담당하는 교직원들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하려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준혁 총학생회장 역시 “처장단 중심으로 이뤄진 작은 회의체 안에서 논의된 내용을 곧바로 학교 전체에 도입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외대가 지금껏 보여준 졸속행정과 불통의 결과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시행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이나 레지던스 칼리지에 대한 선호도 조사가 안된 상황에서 ‘단순히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학교의 입장”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준혁 총학생회장은 특히 “현재 글로벌캠퍼스의 기숙사 수용률이 전체 학생의 25% 선인데, 정책을 시행하면 참여하는 단과대학의 모든 신입생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기숙사에 입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천명이 넘는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나머지 자리를 놓고 7천 학우가 경쟁해야 하기에 입사할 권리를 침해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부총장 및 처장단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며, 학생들의 반대 의견에 불구하고 정책 시행을 강행한다면 임시총회를 개회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단 역시 학교의 일방적인 행정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송민지 비상대책부위원장은 “글로벌캠퍼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라고 판단했고, 학교의 불통행정에 대해 비판하고자 연대 차원에서 총장실 방문을 진행했다”라고 밝히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라고 총장실 항의방문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기념사에서 총장이 언급한 서울캠퍼스 국제화 대학 신설, 양캠퍼스 미네르바 교양대학 통합, 학과 통폐합 등의 사안에 대해 이선범 비대위장은 “기념사에서 학교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총장 개인의 아이디어로 보인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들도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있는지 신중하게 접근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한달수 기자(hds802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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