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앞 광장은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고자 모인 시민으로 북적였다. 이는 전국 7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린 ‘9.27 기후정의행진’의 일환으로, 충북에서는 약 50개 단체가 참여해 주최 측 추산 300명이 참여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기후정의에 기반한 사회 전환을 목표로 6대 요구안을 공유했다. 기후정의는 환경 보호에 국한되지 않고 기후위기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의 현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문제 등 기후위기와 연관된 사회적 정의 실현을 포괄한다.

6대 요구안은 다음과 같다. ▲기후정의에 기반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전환 계획 수립 ▲탈핵·탈화석연료 및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반도체·AI 산업 육성, 신공항·4대강·국립공원 케이블카·신규 댐 등 생태계 파괴사업 중단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및 사회공공성 강화 ▲농민 권리 보호와 생태친화적 농업 전환, 먹거리 기본권 보장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 및 무기 수출 중단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은 오후 1시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음성 LNG 발전소, 영동 송전선로 등 지역 기후 현안을 소개하는 사전 부스 운영으로 시작되었으며, 본 행사는 3시부터 진행됐다. 권임경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충북지회장은 “움직이기 어렵고 정보를 얻기 힘들며 대피조차 쉽지 않은 장애인은 언제나 가장 먼저,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다”라며 기후 위기의 불평등한 영향을 강조했다.

이어진 발언자들도 각자의 삶에서 기후정의의 필요성을 증언했다. 한 참여자는 “여성,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농민, 그리고 비인간까지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손을 맞잡자”라고 외쳤다. 청소년들도 함께 했다. 진천 은여울고등학교 운예서 학생은 “어릴 적 당연했던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이제는 드문 풍경이 됐다”라며, “내 추억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지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여자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출발해 청주대사거리와 상당공원사거리를 거쳐 충북도의회까지 약 2.4km를 행진했다. 도심 도로 위에 늘어선 행진 대열은 구호를 외치며 깃발을 흔들었고, 행진 도중 상당공원사거리에서는 바닥에 누워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다이인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행진이 마무리 된 후,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 기획단 소속 충북대학교 학생 송민재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참여하기 어려운데, 지역에서 열리니 좋았다”고 전했다. 이번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은 지역 시민들이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모여 서로를 마주하고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최산 기자(choisanmai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