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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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 범죄 의혹 단국대 문예창작과 A 교수, 피해 학생 고소

A 교수, 재학생 B 씨와 성적 관계 맺고 가스라이팅
공론화 대자보 게시되자 B 씨 고소
피해자 보호 조치 미흡 논란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전임교수 A 씨가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이 과정에서 그루밍 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사건을 공론화했으나, A 씨는 오히려 피해 학생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교내 게시판에는 <무엇이 두려운가? 단국대 문예창작과는 우리의 목소리에 응답하라>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A 씨의 부적절한 발언, 음주 운전, 재학생과의 성적 관계 정황이 담겼다.

 

 

대자보에 따르면 A 씨는 2024년 9월 30일 개강 기념 술자리에서 “내 얼굴로 누가 딥페이크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합의금이 5천이라던데”라는 발언을 하며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을 희화화했다. 이후 술자리를 마치고 학생들과 이동하던 중에는 음주 운전을 한 사실도 지적됐다.

 

같은 날, A 씨는 재학생 B 씨의 자취방에 찾아가 성적 관계를 맺었다고 대자보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B 씨에게 인스타그램 DM으로 술 약속을 잡거나 자취방 방문 의사를 밝히는 등 사적 접촉을 시도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대자보는 이러한 행위가 신뢰와 친밀감을 무기로 한 ‘그루밍 범죄’의 전형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루밍 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를 길들인다’는 뜻으로 심리적, 경제적, 혹은 그밖의 도움을 통해 피해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친밀감과 신뢰를 얻다가 피해자가 스스로 성관계를 허락하도록 만드는 범죄를 일컫는다. 이는 교수와 학생 간 위계 관계를 이용한 권력형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관계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A 씨는 “우선 당분간은 이렇게 종종 보자”며 교제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 씨가 관계 종료를 요구하자 “인스타 맞팔은 유지하자” 제안하고, 이를 거절하니 “미숙하다”며 ‘가스라이팅’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9월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서 A 씨의 부적절한 과거 행적이 언급되고 대자보 게시 논의가 이어지자, A 씨는 B 씨에게 연락을 취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 “너는 내 편이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대자보는 밝혔다. 또한 “외부의 말에 귀 닫고 우리 둘 사이의 문제만 생각하라”는 압박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자보를 작성한 C 씨에 의하면 해당 대자보는 22일 새벽 교내에 부착됐지만, 곧바로 철거됐다. 이후 A 씨는 B 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 사실을 학교 측은 B 씨의 어머니에게 통보했다.

 

 

학교 측은 A 씨를 수업과 행사에서 배제하고 피해자 보호에 힘쓰겠다 밝힌 바 있다. 단국대 문예창작과 카페에는 “학생들의 안전과 수업 보장을 위해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었다. 그러나 C 씨는 학교 측이 대처 대신 내부적으로 대자보 작성자를 색출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학내외 학생들은 포스트잇 시위와 연대 성명을 이어가는 추세다.

 

 

피해자 B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보호받지 못했고, 오히려 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사건 전후로 줄곧 너무 위태롭고 혼자라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학교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또한 “해당 교수는 교육자로서 자격이 없다"며 "앞으로 더 어린 학생들이 입학할 텐데, 학교는 교원 임용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을 알린 이유에 대해 B 씨는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목소리를 냈다. 수치심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소를 당한 그는 “법적 지원이 절실하다. 학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서연 기자 (syeone3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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