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6 (일)

대학알리

가톨릭대학교

대학독립언론을 하고 있다면, 이것만은 기억해요

가대알리 재창간 축하 칼럼 ③
차종관 前 대학알리 대표,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집행위원장

 

가대알리의 재창간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2017년 단대알리를 창간했던 사람으로서, 후배 N대알리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한국 사회 내 학생의 목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입시 지옥과 취업 시장으로 내몰리는 탓에 자기 주체성과 공동체의 연대감이 줄어들고, 자연스레 학내외 이슈와 문제에 무관심해지며 의견 표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학생 시기가 기성세대가 되기 위한 발판 정도로 여겨지는 풍조 속에서, 학생들의 침묵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며 비판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학생으로서, 나아가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의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학언론은 팍팍한 현실, 내 밥그릇 챙기기 힘든 시간 속에서도 흐려져 가는 학생의 주체성, 대학 공동체의 연대감을 찾을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내가 속한 사회의 문제를 바라볼 줄 알고, 도전할 수 있는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조선의 독립과 한국의 민주화, 지구의 기후 위기 등 시대마다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열렬히 제시하는 주체는 학생이었습니다. 학생 시기에 드러나는 나와 나 주변의 사회에 대한 탐구욕, 자신이 살아갈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주인의식, 자신의 맥락과 서사를 찾으려는 노력,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힘이 세상을 바꿔왔고 새로운 정의와 기준을 만들어 온 것이죠. 학생들이 대학언론의 콘텐츠를 통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자신이 인식한 문제를 상대로 승리해 보는 경험을 얻길 바랍니다. 

 

이렇게 사회 참여와 문제 해결을 통한 지적 유희를 느끼는 구성원이 공동체에 많아질수록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는 건강하고, 공고해질 겁니다.

 

2.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내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즐겁고, 성장하는 환경을 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대알리의 비전과 미션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그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입니다. 행복이 없다면, 기자들이 가대알리에서 활동해야 할 이유가, 가대알리가 존재할 의미가 사라집니다. 활동하시는 내내 행복하셨으면, 활동을 마무리하시면서 보람되셨으면 좋겠습니다.

 

3. 아주 솔직하기도 해야 합니다. 힘들면 힘들다 해주십시오. 동료는 도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갈려 나가지 마세요. 번아웃은 금물입니다. 롱런이 모두에게 이로운 선택입니다. 사명감에 너무 압박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활동이 나고 내가 활동인 정도까지 몰입한다면 건강을 해치게 될 겁니다. 활동은 2순위고 1순위는 언제나 자신의 행복이 되어야 합니다.

 

4. 독립언론이라는 자유로운 편집권 환경 속에서 괜한 자기 위축을 겪지 않아도 좋습니다. 대학 본부 소속이 아닌 언론이니만큼 자유롭게 써주길 바랍니다. 책임 의식을 가지고 사실 중심으로 써내려 노력하다 보면 이겨낼 수 있는 문제입니다.

 

5. 좋은 발제 거리와 취재원이 모니터 앞에 있지 않다는 건 알고 계실 겁니다. 에브리타임만 뒤지지 말고 현장으로 뛰어가시길 바랍니다. 에브리타임에 글을 쓰고 읽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현장에 뛰어가는 건 우리 아니면 아무도 안 합니다.

 

6. 문제와 목소리를 알리다 보면 학생처, 총학생회, 기성 대학언론 등의 적이 되기도 합니다. 괜찮습니다. 독자만은 우리의 편으로 만들면 됩니다. 언제나 트여있는 소통 자세로 임해주세요. 지지받은 독립언론이 되길 바랍니다.

 

7. 독립언론의 지속가능성은 구성원의 지속적인 애정, 독자의 관심에서 나옵니다. 어느 상황이든 자생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 주십시오. 유의한 콘텐츠로 독자에게 존재 의미를 증명해주십시오.

 

8. 활동하다 보면 자신의 한계를 깨고 즐겁게 성장할 기회를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가능한 한 많은 승리를 거두고, 당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자신감이자 자양분으로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9. 독립언론은 존재 자체로 불안한 조직입니다. 언젠가 가대알리가 휴간하는 날이 와도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활동의 끝이 와도 괜시리 아파하지 말고, 활동했던 시간 동안 공동체의 알 권리를 충실히 보장했다는 성취감만 누리길 바랍니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황이 훨씬 악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언론의 기능을 하고자 하는 가대알리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냅니다. 당신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주세요. 저 역시 알럼나이로서 충실한 독자이자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애써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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