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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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청년들과 함께, 세상을 향해 문을 두드리는 ‘두들’을 만나다

“어떤 시설에 들어가서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자기가 살던 집에서 살면서 자주 만나던 슈퍼 아주머니를 계속 만나고, 다니던 미용실에 계속 다니고 그렇게 살면 좋겠어요”
"발달장애인들이 마을 주민과 함께 어울려 살면서 사람 냄새 나는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아갔으면 해요”

 

두들은 장애비장애통합교육을 만들어온 대안학교 특수교사 6명이 경기도 의왕시에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두들은 장애청년들의 일상생활기술 습득과 문화생활 증진을 돕고 있다. 두들의 대표적인 사업에는 나들집 운영과 쉐어블 마을 축제 개최가 있다. 나들집이란 장애 청년들이 직접 요리나 빨래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해보는 사업이다. 나들집 운영은 기술 습득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 일상적인 대화 나눔에도 목적이 있다. 쉐어블 마을 축제란 발달장애인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마을 축제로 발달장애인들이 축제의 주체가 돼 부스를 운영한다. 

 

코로나 이후 두들은 청소년발달장애인 방과후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매주 24명의 학생이 이곳을 방문한다.

 

 

지난 14일,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장애인 지원 분야 일선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협동조합 두들의 대표 물방울을 만났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물방울) 안녕하세요. 물방울입니다. 저희 두들에는 학생과 교사 사이의 위계를 없애기 위해 서로 애칭을 부르는 문화가 있어요. 대표인 저는 물방울입니다.

 

Q. 조합원분들께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물방울) 저희는 대안학교에서 일하던 특수교사들이에요. 저희는 일반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교재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했어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교육에 대한 고민이 생겼고,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10년 동안 모임을 진행해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특히, 장애 아이들이 학교와 복지관만을 방문하며 단조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점이 답답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복지관에 가서 하루 종일 있다가 집에 오는 삶을 20살이 넘어서도 하는 거예요. 복지관에서 물건 사는 방법을 배워도 사실 하루 종일 복지관에 있거나 부모님과 함께하다 보니 배운 걸 직접 활용해 볼 기회가 없는 거죠. 그런 점이 특히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저희는 그런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모였어요.

 

아무리 학교에서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을 동등한 관계로 여기고, 학생들끼리 잘 지낸다 해도 여가 활동은 함께하지 않아요. 여가 활동을 한다 해도 보통 부모님과 함께해 친구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동아리 모임이 두들의 시작이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 안에서뿐만 아니라 더 많은 친구, 졸업한 청년들을 위해서도 이런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조합을 만들게 됐고, 지금의 두들이 될 수 있었어요.

 

 Q. 사회적협동조합의 긍정적인 면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물방울) 제 생각에 가장 좋은 건 두들이 협동조합이다 보니 사장이 없는 수평적 구조라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이사장이라는 이름으로 있지만 형식적일 뿐, 거의 모든 일을 함께하고 있거든요. 모든 일을 함께 결정하니 쉽지만은 않지만 오랜 기간 같은 마음을 가지고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있기에 서로 신뢰도가 높아 수월하게 운영되고 있는 편이에요.

 

Q. 조합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나요?

 

(물방울) 저희가 시험 사업을 했을 때 참여했던 사람들은 모두 두들을 환영했어요. 하지만 막상 저희가 이곳을 오픈하고는 이전만큼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공신력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면 그 자체로 믿음이 가잖아요. 근데 저희는 '사회적 협동조합 두들'이죠. 특수교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해도 여기를 어떻게 믿고 아이를 보내냐는 반응이 많아 불안했어요. 그래서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어요. 의왕에 있는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포스터를 붙이고, 주민센터들에 두들 리플렛을 돌린 거죠. 


또, 함께할 선생님을 찾는 것도 어려운 거 같아요. 아이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저희와 가치관이 맞아야 함께할 수 있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요.

 

Q. 여러 국가에 선진시 연수를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물방울) 예전에 관련 전문가, 교사, 부모, 당사자 40명 정도가 모여 유럽에 선진시 연수를 간 적이 있어요. 해외다 보니 질문, 통역, 답변순으로 소통이 이뤄졌는데 이때 유독 통역에 오랜 시간이 걸린 질문이 있어요. 바로 “이렇게 좋은 시설에 들어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떻게 선발하나요?” 였어요.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100명이면 시설 자리는 열 자리밖에 없어 계속해서 경쟁해야 해요. 그런데 독일이나 스위스 같은 유럽은 다르더라고요. 거긴 장애인이 100명이면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 질문을 이해하시지 못한 거예요.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만드는 거죠. 이처럼 수요에 공급을 일치시키는 복지 구조가 부러웠어요.

 

Q. 두들에서 앞으로 해보고 싶으신 사업이 있을까요?

 

(물방울) 아직 여력이 없어서 지금 당장 할 수는 없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는 쉐어하우스를 만들고 싶어요.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니라 이 지역 일반 빌라에서 다른 사람들과 평범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거든요. 저렴한 월세로 대학생이나 청년들에게 주거를 제공하고 장애 청년들과 삶을 공유하는 거죠. 하우스 안에서의 일은 공동으로 하고 저녁에는 같이 밥을 먹기도 하면서요. 또, 코로나 전에 운영했던 나들집 같은 자립체험홈 공간도 만들고 싶고요. 일본 니시노미야시 선진시 연구를 갔을 때 본 후레노보라는 공간이 인상 깊었거든요. 이런 걸 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있어 신기하기도 했어요. 후레보노는 1층에는 카페와 주간보호시설이 있고, 2층에는 자유로운 놀이 공간이, 3층에는 자립홈이 있는 곳이었어요. 그 3층 자립홈은 게스트 하우스처럼 장애인들이 머물 기간을 정해 특정 비용을 내고 일정 기간을 사는 곳이에요. 처음에는 일주일, 다음에는 한 달, 이런 식으로 점점 기간을 늘려가며 자립 준비를 하는 거죠. 저희도 그런 나들집 확장 버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물방울) 장애학생들은 긴 대화, 어떻게 보면 양질의 대화를 하지 못해요. 여기서 안타까운 건 인지 능력 혹은 사회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아이들이 커가면 점점 대화가 많이 단절돼요. 엄마한테 말해도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해”, 선생님에게 말해도 “그건 수업 끝나고 말하자.” 같은 반응이 돌아오니 나중에는 짧게 자기가 자랑하고 싶은 것들만 말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기에 요리하고 나눠 먹는 과정에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식사 후 특정 주제를 정해서 의견 나누기를 하기도 하고요. 주로 자립 얘기를 자주하고 작년에는 이상형 얘기도 해봤어요. 이렇게 나들집은 단순히 일상자립기술 학습 외에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공간이에요.

 

Q. 마지막으로, 두들의 꿈은 무엇인가요?

 

(물방울) 두들에서 장애청년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부모님 없이도 자기가 원한다면 나고 자란 곳에서 쭉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시설에 들어가서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자기가 살던 집에서 살면서 자주 만나던 슈퍼 아주머니를 계속 만나고, 다니던 미용실에 계속 다니고 그렇게 살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려면 마을의 공동체성이 되게 중요해요. 지금도 이 마을에 우리 애들을 봐주시는 주민분들이 많아요. 아이들이랑 가던 마트에 제가 혼자 가면 오늘은 왜 혼자 왔냐고 모르는 분이 말을 걸어주시기도 하고요. 이렇게 발달장애인들이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며 사람 냄새 나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인간다운 삶을 함께 살아가는 게 저희의 꿈이에요.

 

이처럼 두들은 발달장애인들이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이다. 장애청년들과 함께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두드리는 두들, 대표 물방울의 말처럼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인들과 보편적인 인간다움 삶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곳이 되길 소망해 본다. 

 

 

채다송 기자 (shuangyun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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