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 10,000원 수준이었던 영화관 티켓값은 2023년 현재 1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펜데믹 이후 가파른 티켓값 인상 속도는 관객들이 생각하는 적정 금액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사가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20대부터 50대까지 총 4031명이 설문에 응답한 결과, 관객들이 적당하다고 인식하는 티켓값은 8000원~1만원(45.4%), 8000원 미만(33.4%), 1만~1만 2000원(15.5%) 순이다. 결국 실제 지출 가격과 지출 의향이 있는 가격 사이의 괴리는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된 이유가 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영화관 관람객 수는 약 2억 2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일상 회복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1억 5000만 명 정도의 관객들만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였다. ‘영화관의 위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현실이다.
왜 멀티플렉스 회사들은 관객들의 소비 의향을 당기는 금액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영화 티켓값을 설정했을까? 관객들을 다시 영화관으로 불러모으기 위해서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 있을까.
대형 멀티플렉스 회사 3사(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에 티켓값을 인상한 이유와 가격을 인하할 계획에 대해 물었지만, 세 곳 중 한 곳으로부터만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A사 관계자는 영화 티켓값 인상 원인에 대해 “물류비, 극장 임차료, 관리비 등의 고정 비용 증가 등으로 영화 관람료를 인상하게 됐다.” 라고 답했다.
더불어 “극장 운영의 안정성 확보를 통해 앞으로 극장을 찾아 주시는 고객분들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와 알찬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곳이라는 극장의 한계를 넘어 즐거운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을 추구하겠다” 며 높아진 가격만큼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영화 티켓값 인하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에 평소 ‘영화광’임을 자처하는 10대 청소년은 “현재 티켓값은 비싼 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한 편을 관람하는데 지금의 티켓값을 지불한다면 오히려 집에서 ott 플랫폼을 통해 영화를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대학생 역시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이유는 큰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때문이지만, 비싼 영화 티켓값으로 인해 그 특유의 장점이 있어도 예전에 비해 영화관을 잘 가지 않고 있다. 아무리 영화를 보는 것에 몰입이 잘 되는 환경이 영화관에 조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티켓값이 현재와 같다면 과연 영화 산업이 예전처럼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고 덧붙였다.
정현채 기자(good3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