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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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외대 총학생회, 성적평가방식 개선 요구안 전달… 학교는 응답할까

2014년 김인철 총장 시절 ‘상평통보’ 이후 첫 성적평가방식 전면 재검토
양캠퍼스 총학생회, A유형 기준 완화 및 절대평가 신설 요구
논란의 성적평가방식… 타 대학의 경우는?

2014년 12월, 한국외국어대학교의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종강 직후 학교 측의 이른바 ‘상평통보(상대평가 소급적용 통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 다시 한번 학교는 성적평가방식의 전면 재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 이에 양캠퍼스 총학생회가 성적평가방식 개선을 위한 합동 요구안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8년 만에 다시 돌아온 성적평가방식 논의에서는 외대생들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을까. 총학생회가 전달한 요구안 내용과 타 학교들의 성적평가방식을 짚어봤다. 

 

‘상평통보’ 이후 8년만에 성적평가방식 첫 검토

지난 2014년 12월 22일 학교 측은 이전까지 존재했던 절대평가 제도(원어 수업 또는 20명 미만 수강생으로 진행되는 수업)를 일방적으로 폐지하며 해당 학기(14-2학기)부터 소급 적용했다. 당시 학교는 대학구조개혁평가 기준을 이유로 학생들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은 채, 2학기 종강 직후 상평통보를 자행한 것이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사회는 즉각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했지만, 학교는 묵살했고 절대평가는 외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에도 총학생회를 비롯해 학생들은 기초 언어 및 회화 강의에 한해서라도 절대평가 시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속에서 시행된 한시적 절대평가를 제외하고 성적평가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 김인철 총장 8년 돌아보기 (https://www.univalli.com/news/article.html?no=23627)

 

14일 집회를 앞두고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SNS게시물을 통해, “지금이 ‘상평통보’ 이후 처음으로 성적평가방식을 전면 재검토하는 시기”라며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14일 양캠퍼스 총학생회 학교 측에 합동 요구안 전달

총학은 지난 14일 오후 잔디광장에서 성적평가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진행했던 학우 대상 설문조사와 서명운동 결과를 취합해 학교 측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번 요구안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와 합동으로 만들어졌다.

 

 

학교 측에 전달한 요구안에는 크게 세 가지 제안이 담겨있다. 우선 기존의 B유형을 절대평가(교수 재량 평가)로 전환한 후 이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현재 B유형은 수강생 10명 이하, 교직, 이공계 실험실습, Communicative English 및 대학영어 진리반 강의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B유형의 등급 배분율은 A등급(이상 A+, A0)이 40% 이내로 적용됐다. 이와 함께 총학은 원어 수업과 기초회화 및 언어 강좌의 경우 절대평가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요구안을 통해 총학은 “원어 실력에 따라 학생들의 출발점에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 개인의 성취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절대평가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상대평가 기준 완화 역시 요구안에 담겼다. 요구안에 따르면, 총학은 기존의 A등급 비율을 50%까지 확대하고 A+B등급의 경우 80%까지 늘리는 방식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총학의 요구안에는 학생과 교수가 함께하는 학과(부)별 성적평가관리위원회(가칭)를 마련할 것 또한 포함됐다.

 

 

타 대학의 성적평가방식은?

총학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1,310명 중 약 43%인 568명이 절대평가 전환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요구안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다른 대학의 절대평가 시행 여부와 상대평가 등급별 비율은 어떨까.

 

 

우선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우, 두 학교 모두 제한적으로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연세대는 9명 이하인 소형 강좌를 절대평가 교과목으로 설정했다. 총학이 제시한 요구안과 유사한 방식이다. 고려대는 실험, 실습, 외국어(영어, 제2외국어) 강의과목 등에 한해 상대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A등급 비율을 40%까지 적용하며 외대의 현재 A유형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성균관대는 상대평가 A등급 비율이 50%로, 총학이 제안한 두 번째 요구와 일치한다. 심지어 A+B등급의 경우 합이 90% 이내로 적용되는데, 이는 총학의 요구보다 더 높은 비율이다. 절대평가 역시 일부 수업에서 시행하고 있다. 한양대는 상대평가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시행하고 있으며, 절대평가 또한 이론, 실습, 영어전용강좌 등에서 존재한다.

 

이미 많은 학교들이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A등급 및 A+B등급의 비율 역시 외대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총학의 요구안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긴 요구안을 받았다. 한국외대는 이번 재검토를 통해 성적평가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아니면 8년 전 선배들의 외침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인가.

 

오기영 기자(oky9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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