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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간다고? 여권 챙겼어?

 작년 9월, 본격적인 가을을 앞두고 태풍 링링, 타파 그리고 미탁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13호 태풍 링링은 수도권과 충청·호남·제주지역, 17호 타파는 영남 및 제주지역, 18호 미탁은 호남·영남·제주지역을 강타했다. 세 태풍 모두 강력했지만, 어쩐 일인지 사람들의 관심은 유독 한 태풍에 쏠려있었다.


 각 태풍이 기상청에 의해 한반도가 영향권으로 관측된 시기부터 벗어난 시간까지, N 포털 사이트에 각각 ‘태풍 링링’, ‘태풍 타파’, ‘태풍 미탁’으로 검색하고, 게재된 기사 수를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 링링은 17,669건(9월 2일~8일),  타파는 8,764건(9월 19일~23일), 미탁은 12,130건(9월 28일~10월 3일)이었다. 태풍 규모와 검색 기간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고, 검색어 역시 한 가지기 때문에 이 수치만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제로 타파가 북상했을 때, 링링에 비해 잠잠한 언론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만을 표하여 ‘서울 공화국’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위로 올랐다.
 서울 공화국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의 모든 부분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출처 : 우리말 샘) 이런 신조어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도권과 소도시의 격차가 비단 자연재해뿐 아니라 각종 인프라 부분에서도 현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적극적 소비 주체이자, 미래를 준비하며 전국 각지를 동분서주하는 세대다. 또한 대학생활 시작과 함께 거주지에 변화가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떨까?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누어 거주지별로 대학생들을 인터뷰해 보았다.

 

  • 수도권 출신 수도권 대학생

 

스미스 경자

 

Q. 살면서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적이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지난여름에 봉사활동 때문에 광주에서 처음으로 타지생활을 해봤어요. 그때 서울과 많은 차이를 느꼈어요. 특히 교통에서요. 광주에는 지하철 노선이 1개밖에 없고, 서울에 비하면 버스도 부족했는데, 광주에서 살아왔다면 이런 차이를 못 느꼈을 거에요. 서울도 아닌 수도권에 사는 저조차도 이런 걸 느끼면서, 서울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집중되어있는지 실감이 나더라고요.


Q. 취업 등 미래에 거주할 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서울과 지방 등 어느 지역을 선호하시나요?


서울과 지방 중에서는 서울을 선택할 것 같아요. 공대생은 지방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매우 많고, 그렇게 내려가면 돈도 훨씬 많이 벌고 편안하게 산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서울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요소나 편의시설을 포기하고 내려가기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항상 누리고 살아왔던 것들이 없어지면 불편할 것 같아요. 그래서 지방으로 취업할 때, 서울에서 사는 장점들을 포기할 수 있는 정도의 임금을 제안하지 않는 한 서울에서 취업하려 할 것 같아요.
 

Q. 대외활동 or 아르바이트 or 취업+고시 준비를 하는 데 있어 서울에서 사는 것이 타지역보다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우선 서울은 인구가 많은 만큼 서비스 수요도 많다 보니까 알바 자리가 타지역보다 확실히 많다고 생각해요. 취업이나 고시 준비도 학원에 다니러 강남에 많이 가는데, 그럼 그만큼 서로서로 경쟁하면서 인근의 교육 수준도 높을 거로 생각해요.
 

  • 수도권 출신 소도시 대학생

 

 저스틴 광렬

 

Q. 살면서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적이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저는 대학에 오기 전까지 20년 동안 서울을 떠나 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이라는 말에 공감도 별로 하지 못하고,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살아보니 대한민국은 확실히 서울 중심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진로와 관련해서 듣고 싶은 세미나가 있어도 평일 저녁에 열리면 절대 들을 수가 없어요. 주말에 열리는 세미나도 왕복 교통비가 거의 십만 원이 들고, 가는 시간만 세시간이 넘게 걸려요. 저는 그래도 서울에 부모님이 살고 계셔서 숙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집이 서울이 아닌 동기들의 경우 숙박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니 서울에서 열리는 강연을 듣기가 쉽지 않아요. 또한 해외 가수도 서울에서만 내한공연을 해서, 학기 중에 열리는 공연은 왕복 교통비와 시간이 부담돼서 가고 싶어도 포기할 때가 많아요.

 

 Q. 취업 등 미래에 거주할 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서울과 지방 등 어느 지역을 선호하시나요?


대학 입학 초기에는 무조건 졸업과 함께 지방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가족도 친구들도 없는 지방에서 굳이 취업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더라고요. 사실 이러한 생각은 지금도 변치 않았어요. 사실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서울에서 취업하기를 원하기 때문인지 일자리를 구하기도 서울보다 지방이 더 수월하다고 하더라고요. 극단적인 예로, 제 전공 분야 공무원의 경우 특정 지역에서는 채용 인원보다 지원 인원이 적어 면접만 보면 붙는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모든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서울을 굳이 떠나고 싶지 않아서 취업도 서울에서 하고 싶어요. 서울보다 지방이 월세와 물가가 저렴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서울을 떠나 취직을 할 만큼의 장점은 아닌 것 같아요.

 

Q. 거주지의 변화로 생활이나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으신가요?

 

네. 사실 대학생이 되기 전에는 평생을 서울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서울을 떠나서 살 생각도 없었고, 상대적으로 지방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적었어요. 그런데 대학에 오고,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면서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한 번도 서울 이외의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처음 대학에 왔을 때는 외국에 처음 나가면 그러하듯 지방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도 사라지게 됐어요. 처음 지방으로 대학을 가게 되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지역 특유의 정치색에 대한 걱정이었어요. 제가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하지 않는데도, 이런 걱정들을 듣고 나서 막연히 두렵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3년간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특정 지역적 정치색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언급하거나 강요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요. 특히 저희 또래 중에선 막연히 출신 지역에 따라 특정 정치색을 띠는 사람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어요.

또 서울을 떠나 살면서 다른 지역으로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서울에 살 때는 혼자 다른 지역에 가는 게 무서워서 시도도 못 했던 것들인데, 지방에 살면서 여행이 가고 싶어질 때 혼자 기차표를 끊고 여행 가는 것이 두렵지 않아졌어요. 최근에는 부산에서 하는 공연을 보려고 혼자 기차표를 끊어서 부산에 놀러 갔다 오기도 했어요. 서울에 살 때는 상상도 못 하던 일이었죠.

 

Q. 방학 땐, 서울로 올라가시는 편인가요?

 

네. 학교에 다니면서 길게는 두 달에 한 번 집에 다녀오다 보니까 방학만이라도 집에 가서 평소에 잘 못 보는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려고 해요. 1학년 때는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방학하면 서울로 올라갔어요. 2학년 때부터는 자취를 하고 있는데, 방학 때 자취방에서 살지 않아도 매달 나가는 월세가 아깝기는 하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항상 서울로 올라가고 있어요.

 

Q. 대외활동 or 아르바이트 or 취업+고시 준비 등에 있어서 서울과 차이를 느끼시나요?

 

네.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 대외활동이나 취업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큰 차이를 느껴본 적은 없어요. 그러나 주위 동기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대외활동은 서울에서 하고, 지방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한정적이라고 해요. 한 동기는 삼성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는데,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활동인데도 대표단 같은 경우엔 매달 회의에 참석해야 한대요. 그런데 이 회의가 항상 서울에서 열렸기 때문에 대표단에 지원하고 싶어도 회의에 참석하기가 어려워 지원을 고사한 경우가 있다고 해요. 아르바이트의 경우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단순히 서울과 지방의 차이라기보다 학기 중에는 지방에서 거주하고 방학 중에는 서울에서 거주하기 때문에 6개월 이상 근무를 희망하는 알바를 지원할 수가 없었어요.

 

Q. 문화 및 의식주 소비 활동에서 서울과 차이를 느끼시나요?


네. 저는 밴드 공연을 보러 다니는 것이 취미인데, 지방에 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공연이 있어도 서울에 갈 시간이 없거나, 시간이 되더라도 왕복 교통비가 부담돼서 가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맛집이나 카페도 대부분이 서울에 있다 보니 방학이 아니면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못 간 적이 많아요.

 

  • 소도시 출신 수도권 대학생

 

 데이비드 예리

 

Q. 살면서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적이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모든 길은 서울로 통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정치, 문화, 경제, 사회, 복지 모든 활동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잖아요. 지방에 살 때와 서울의 살 때 삶의 루틴이 달라요. 서울에 있을 때는 많이 돌아다니고 바쁘게 생활하고 많은 걸 접했다면, 지방에서는 온종일 집 주변에 있거나 소위 “시내”라고 칭해지는 한두 곳만 가요.

 

Q. 취업 등 미래에 거주할 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서울과 지방 등 어느 지역을 선호하시나요? 

 

취업이라면 무조건 서울이요. 기회도 많고, 만날 수 있는 사람들도 많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거주지역으로써 서울은 번잡함 때문에 무조건 살고 싶은 건 아니에요. 갓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그런 게 좋았는데 지금은 번잡한 곳보다는 여유롭고 한적한 곳에 있고 싶어요.

 

Q. 거주지의 변화로 생활이나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으신가요? 

 

있어요. 고향 집에 있을 땐 자극을 받는 요소가 별로 없는데, 서울에서 생활하다 보면 나도 저런 곳에서 일해야지, 저렇게 바쁘게 살아야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 방면에서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Q. 방학 땐, 본가로 돌아가시는 편인가요?

 

네. 지금까지는 딱히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었어요. 게다가 학기가 끝나면 서울에서 지낼 곳이 마땅치 않고, 기숙사든 자취든 돈도 내야 해서 더욱요. 하지만 서울에 있고 싶었어요. 앞으로는 취업 준비를 하거나  빠릿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서울에 있을 예정이에요.

 

Q. 대외활동 or 아르바이트 or 취업+고시 준비 등에 있어서 지방과 차이를 느끼시나요?

 

느껴요.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는 한 집 건너 한집에서 구하는데 지방에서 아르바이트는 시내에 나가야지 겨우 구할 수 있어요. 대외활동도 집결지가 보통 서울이고요. 취업은 아직 대면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어요.

 

Q. 문화 및 의식주 소비 활동에서 지방과 차이를 느끼시나요?

 

네. 유명한 전시회, 음악회, 뮤지컬, 쇼핑몰 등은 유명한 콘서트홀이나 백화점 등에서 열리는데 그런 것들은 모두 서울에 있어서요. 사회적 요소든 문화적 요소든 지방분권화가 이루어졌으면 해요.

 

  • 소도시 출신 소도시 대학생

 

 조지 금순


Q. 살면서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적이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모든 인프라가 서울로 연결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편의시설, 교통, 회사 등이 몰려있는데, 대한민국 도시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잖아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서울 중심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Q. 취업 등 미래에 거주할 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서울과 지방 등 어느 지역을 선호하시나요?


미래를 생각한다면 좀 고생을 하더라도 서울에 올라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높은 집값, 물가 등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하고요. 친한 친구들과 멀어지고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지면서 오는 고립감 때문에 꺼려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에 살게 돼도 현실적인 여유가 있을 때 거주하고 싶어요.


Q. 서울에 자주 가시는 편인가요?


아니요. 부산에 살고 있는데, 서울에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부산에는 서울보다는 다양하진 않지만 있을 건 다 있거든요. 서울을 왔다 갔다 하는 비용과 시간 때문에 한 번씩은 가도 자주 가진 않아요.


Q. 문화 및 의식주 소비환경에 아쉬움을 느끼시나요?


소비환경이 아쉽긴 해요. 그런데 용돈을 받아 쓰는 입장에선 서울에서도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해 아쉬웠을 것 같아요. 게다가 물가도 비싸니까요.


 Q. 대외활동 or 아르바이트 or 취업+고시 준비 등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시나요?


저는 거주환경보다는 제 학과와 제 성격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안젤리나 미희


Q. 살면서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적이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지방은 문화 인프라가 적어요. 전시회나 뮤지컬과 같은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은데 서울과 비교하면 극히 한정적이에요.


 Q.  취업 등 미래에 거주할 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서울과 지방 등 어느 지역을 선호하시나요?
지방이요. 물론 서울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집값이나 물가가 부담돼요. 가족이랑 친구들이랑도 가까이 살고 싶고요.

 

Q. 서울에 자주 가시는 편인가요?


자주 가는데,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대외활동 면접이나 OT가 서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SNS에 소개되는 맛집이나 여행할 곳에 대한 정보가 주로 서울을 다뤄요.


Q. 문화 및 의식주 소비환경에 아쉬움을 느끼시나요?


문화생활이 아쉬워요. 전시회나 뮤지컬 같은 경우 서울에서만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지방에서 진행된다 해도 일정이 아주 짧은 경우가 많아요. 의식주 소비환경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어요. 요즘에는 워낙 SNS가 발달해있어서 서울에서 유명해진 게 입소문을 빨리 타서 지방에 팝업스토어를 연다던가, 배송망이 생긴다든가 해서 괜찮아요. 그리고 오히려 물가를 생각하면 지방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Q. 대외활동 or 아르바이트 or 취업+고시 준비 등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시나요?


느껴요. 대외활동 같은 경우 모집대상이 애초에 서울 및 수도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대학생인 경우가 많아서 포기한 적이 많아요. 합격 후에 OT가 서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도 불편해요. 취업 시장은 공기업들이 지방으로 본사 이전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은 서울 및 수도권에 있고요. 지방 거주 대학생은 지방에서도 취업하기 힘든 것 같아요.
 

 

수도권 집중화 실감해

 

모든 응답자가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적이라고 생각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대부분 교통 인프라와 문화 인프라를 들었다. 수도권 출신 수도권 대학생도 서울 집중화 현상에 동감을 표했으며, 대외활동이나 취업 및 고시 준비,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서울에서 사는 것이 메리트로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풍부한 서울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거주지역은 대부분 응답자 본인이 태어난 수도권, 혹은 지방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적 요소보다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서’와 같은 개인적 요소에 가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 출신 지방 대학생 조지 금순는 서울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원하면서도 현실적인 경제적 부담이 크고, 인간관계를 포기할 만큼 인프라의 가치를 높게 사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 그리고 소도시 출신 수도권 대학생 응답자 데이비드 예리는 서울의 물적, 인적 인프라를 누리고 싶어 하면서도 서울의 번잡함을 원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의 인구밀도는 1km당 16,728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뉴시스. 2018) 굳이 수치를 동반하지 않아도 아침 지하철 풍경이 이를 체감시켜준다.

 

지방은 취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수도권 출신 수도권 대학생이 앞서 서울에서의 메리트에 동의한 것처럼, 대부분의 응답자가 대외활동 혹은 아르바이트, 혹은 취업 및 고시 준비에 있어서 서울과 지방의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다. 대외활동의 경우, 전국단위로 모집을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점, 혹은 면접을 서울에서만 실시해 지방 대학생들의 금전과 시간이 소요되는 점, 애초에 서울 거주 대학생만 모집하는 점들이 지방 거주 대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는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아르바이트 역시 모 사이트의 구인 공고 개수를 보면, 약 970만에 달하는 서울 인구수와 서비스 수요에 걸맞게 타지방과의 차이가 현저하다. 

 

 

 취업 준비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건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각지에 지사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서울에 대다수 유명기업이 포진해있을뿐더러, 직종 역시 서울이 더 다양하다. 게다가 취업 박람회의 규모 차이가 크거나, 특정 기업의 설명회가 서울에서만 열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때는 고민에 빠진다. 가면 돈이나 시간 같은 비용이 많이 들고, 가지 않으면 불안하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선택이란 없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인턴 외에 각종 고시에 대한 환경도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교육의 질 차이는 인터넷 강의 등으로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고사장의 불균형한 분포도 골칫거리다. 코로나 19사태로 시험에 변동이 생기기 전, 주요 공인 시험 중 하나인 토익 고사장 수를 비교해보았다.
 

 

 

 중국어 능력 시험인 HSK는 지필 방식(PBT)과 컴퓨터 방식(IBT)이 있는데, 고사장이 더 많은 IBT 고사장을 기준으로 비교해보았다.

 

 

 대한민국 인구 절반에 달하는 수도권의 인구수를 생각하면, 서울 및 수도권의 고사장 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방의 응시환경은 수요에 못 미쳐 타지역에서 응시하는 경우가 이따금 발생한다. 수도권의 비중을 줄이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고사장 파이를 늘려 지방에도 충분한 고사장을 마련하여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또 많은 대학생은 편입 시험 준비를 한 번쯤은 고민한다.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대학들의 모집 요강을 보면, 대부분 학교 자체 제작 시험을 응시하는 전형이다. 반면 지방거점국립대학교와 사립대학교들은 대부분 자체 시험을 치지 않고 토익점수나 전적 대학 성적을 제출한다.


 수도권과 지방이 전형에서만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에도 편입학원이 한 곳밖에 없다. 타지방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유명편입브랜드 분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수도권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지방대학교의 편입학 전형이 이러한 상황으로 인한 고민의 산물일까, 아니면 부족한 학원 인프라가 이런 전형의 결과물일까? 사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이런 인프라 환경 속에서 수도권 대학 편입에 도전하는 것은 출발 선상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작년 말 대두되었던 고교서열화 해소와 관련해 지역 간 교육 불균형 문제가 편입학 제도에도 존재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물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편입은 또 다른 수도권 집중화를 낳을 테니, 학원이 들어선다고 무작정 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방 문화 인프라에 아쉬움 느껴


 공통 질문에서 문화 인프라로 인해 서울과 지방의 차이를 인식한다고 응답한 만큼, 지방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은 대부분 문화 및 의식주 소비생활에서 서울보다 한계를 느낀다고 답하였다.
 

 

 혹자는 소도시에 소비 선택지가 적은 것은 시장의 논리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말할 수 있다. 수요가 적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것. 공급이 있다면 수요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나도 인스타 인생샷 찍고 싶어요”


 필자는 CJ ONE VVIP라서, 종종 미술관 혹은 전시회의 할인이나 무료 티켓을 받는다. 그러나 빠듯한 일상에 티켓은 소장하는 데 그쳤다. 본인이 서울에 살지 않았다면, 아쉬워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것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과 기회조차 없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용.. 뭐요? 용아맥? 뭐 빅맥 한정판 이런 건가요”


 해외에서 우리나라는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영화시장이다.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횟수 4.5회, 영화소비량 1위에 빛나는 나라기 때문이다. (2018.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게다가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각종 특별관이 늘어나면서, IMAX 및 4DX 관람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다.  특히 용산 아이맥스에서 개봉하는 초대형작들은 CGV에서 예고 없이 예매 창을 열어도 나훈아 콘서트 티켓팅에 버금가는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전국 18개 상영관 중 9곳이 수도권에 있다. 사실 당장 일반 영화관이 없는 타지방에서는 아이맥스 상영관을 원하는 것도 사치라 생각할지 모른다.

 

지방은 점점 더 into the unknown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예로부터 슬기롭다고 정평이 나 있던 우리 선조들의 이 말은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21세기에도 유효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혜안을 높이 사지만,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모두가 이 격언에 공감하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사람들이 좋은 인프라를 위해 서울에 오고, 사람들이 많아져 인프라가 서울'만’ 더 좋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수도와 수도권이 발전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일정 이상의 균형을 깨고 과도하게 몸집이 커진다면, 그로 인한 차별은 고스란히 지방의 몫이라면, 분명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어느 지역에도 귀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 우리는 왜 태풍이 ‘다행히’ 수도권은 빗나갔다고 안도하는가? 그 아쉬운 단어 선택은 지방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상심시키기 위함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무의식중에 뱉은 그 말을 통해 그동안 지방의 소외가 얼마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는지 알 수 있다.
 

 대학생들 역시 지금과 같은 사회시스템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길이고, 그 고착화된 문제는 더욱더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사실 대학 생활이라는 범주에서만  ‘수도권 챙기기’를 다루기엔, 현실은 더 많은 문제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화를 비판하면서도 당장 서울을 떠날 수도 없고, 서울로 향하는 것을 멈출 수도 없다. 서울은 오늘도 몸집이 커지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