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매미가 우는데 벌써 개강이다. 강의실에 도착해 방학 내내 얼굴은 코빼기도 보지 못한 동기들과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창밖을 보니 곧 비가 올 모양인지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뒤에 앉은 학우들이 지난 밤 본 TV 프로그램에 대해 입을 모아 떠든다. 남의 얘기를 엿듣는 기분이라 어쩐지 겸연쩍지만 화두가 화두인지라 관심이 간다. 커밍아웃을 한 한 방송인에 대한 이야기. “야, 난 진짜 내 가족이 게이면 두드려 패서라도 정상으로 만들 거야.” 아무렇지 않은 농담조의 말에 몸이 움츠려들었다. “솔직히 성소수자들은 저 멀리 외딴 섬에 격리시켜서 자기들끼리 살게 해야 돼.” “그 사람들도 사람인데 그럴 것까지야 있냐? 난 동성애자들 존중하고 이해해. 나만 안 좋아하면 되는 거지.” 저 말을 하는 사람들은 같은 강의실 안에 나 같은 사람이 있는 줄 알까? 그들은 한참 낄낄거리다 금세 다른 이야기로 화두를 옮겨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다. 마음이 돌덩이처럼 무겁고 금방이라도 체할 것 같다. 교수님이 들어오고 나서야 강의실이 조용해진다. 비는 언제 내리기 시작했는지,
학생들이 없어 조용한 여름방학의 학교, 그런데 올해는 어쩐지 조금 소란스럽다. 바로 인벤션 센터 공사 탓이다. 운동장에 쳐진 담 너머로 언뜻 엿보이는 저 공사현장엔 과연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 걸까? 최근 학교에 공사가 한창이다. 세종 인벤션센터라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공사이다. 이 건물은 건축면적 2,542㎡(769평), 연면적 51,981m²(15,724평), 지하 5층 지상 12층의 규모에 달한다. 이는 연면적 15,735평인 광개토관과 슷한 규모이다. 작년 11월 6일 광진구청의 허가를 받아 올해 6월부터 시작된 이 공사는 2018년 7월 준공되어 2018년 2학기부터 건물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빠르면 내후년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세종 인벤션센터라는 이름은 발명하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invent’에서 착안 됐다. 인벤션센터는 종합강의연구동으로 강의실이나 연구실, 실습실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 건물의 가장 밑의 층인 지하 5층부터 지하 3층은 주차장으로 활용되며, 지하 1, 2층은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전자정보공학대학의 강의실, 전산실습실, 또 호텔관광대학의 조리실습실로 이용될 예정이다. 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