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알리에서는 불편함에 예민한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누군가 자신이 겪었던 불편함을 이야기하면 끄덕끄덕하며 주의깊게 들어주고, 그 불편함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다 같이 진지하게 고민하곤 한다. 이같이 불편함에 대해 자유로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이대알리 공동체의 장점이라고 자랑하고 싶다. 한편 나에게는 불편함에 무뎌지다 못해 체념하여 불편함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기까지 했던 시절이 있었다. ‘포기하면 편해.’ 작년 교내 방송국에 있었을 시절 동기들과 자주 했던 말이었다. 내가 있었던 방송국은 매우 강직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철저한 기수제로 후배는 선배에게 반드시 ‘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했으며 ‘선배’, ‘언니’ 등은 허용되지 않았다. 후배 기수가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할 지라도 선배는 후배에게 이름을 부르고 반말을 썼다. 전화, 문자, 회의 발언 시에는 반드시 "00기 00부 정국원 000입니다."와 같은 자기소개가 선행되어야 했다. 아침 7시 20분 소집되어 혼나는 일은 예삿일이었다. 이 같은 강직된 문화에 더해 과도한 작업량, ‘내
김한누리 기자의 [성추행 이후, 나는 세 번의 상처를 받았다] 기사를 편집하며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여자로서 살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성폭력의 경험은 너무나도 보편적이다. 여성가족부에서 2013년에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생동안 하나 이상의 피해 경험을 한 비율이 각각 가벼운 성추행 9.9%, 심한 성추행 1.1%, 강간미수 0.5%, 강간 0.4%, 성희롱 5.3%, 음란전화 등 51%, 성기 노출 21.3%, 스토킹은 1.7%로 나타난다. 성폭력의 피해자 대다수가 여성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굉장히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여성에게 성폭력이란, 한 다리 건너 한 명씩은 꼭 경험하는 종류의 것이다. 대답하기 껄끄러워 대답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한다면 성폭력 경험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 정도면 여성이라면 일생에 한 번쯤은 성폭력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나에게도 성폭력의 상황이 닥쳐온 적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였는데,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 안에서 혼자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을 때였다. 위 층에서 이상한 남자의 시선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기분 나쁜 날. 수업을 듣다 다급한 진동소리에 힐끗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고는 망연자실해지고 말았다. ‘우리 학교 프라임 사업 선정됐대!’…망했다. 나는 팀원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이내 그 수업의 토론 주제는 학교 본부가 얼마나 모순적이고 거지같은가-가 되고 말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토론은 아니었고 성토대회 정도로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찬반은 나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 몇 군데에 합격하고 어디를 가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던 나에게 담임 선생님은 이화여대 선배 한 명과 통화를 하게 해주셨다. 중앙대 등등에서 학과 구조조정이니 뭐니 하며 한참 시끄러워지고 있었던 때였다. 그 선배님은 이화여대는 인문대 탄압하고 뭐 그런 것도 없다며, 당신의 학교로 입학해서 당신과 밥 한끼 먹자면서 적극 영업하셨고, 그 말에 이끌려 나는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입학해 마주한 현실은 사뭇 달랐다. 다른 학교 이야기일 것이라며 생각하고 들어왔건만, 학과 구조조정은 어느새 이화여대의 이야기가 되어있었다. 총장은 누구처럼 혁신, Innovation을 외쳤고, ‘산업수요’라는 미명으로
Q. 표지모델은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어요? 지은 우리가 일 학년 때부터 항상 하던 말인데, 우린 너무 예뻐, 우린 뭘 해도 될 거야, 알잖아. (웃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여러 잡지들 보면서 대학생활에 한 번쯤 싱그러울 때 사진으로 남기면 좋지 않을까 했었는데 삶이 바빠서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4학년이 되어서 이대알리에서 모집한다는 걸 보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Q. 표지모델 해보시니까 어떠셨어요? 하정 9학기째에 다니고 있는, 학년 수로 치면 5학년인데 졸업하면 이런 것 해보고 싶어도 할 기회가 없잖아요. 인생에 있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꼭 하고 싶었는데 하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핑크 앤 화이트를 저희가 좋아해서 한번 이렇게 찍고 싶었는데 마침 4월호라서, 봄 촬영이라서 어울려서 다행이에요. 지은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알바 끝나고 핸드폰을 보니까 막 “우리야! 우리라고!” (웃음) 이러면서 카톡 창에 난리가 나 있었더라고요.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정말 의미가 깊어요. 독립언론의 첫 독자모델이 되어서 너무 기쁘고, 역시 인터넷을 많이 해야... 엄마는 컴퓨터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것저것 정보
스승의 날 특집 이화의 인기 교수님 인터뷰역사교육과 오영찬 교수님 (aka 오블리) 학창시절이라는 청춘의 향기가 가득한 시기, 각자 기억하고 싶은 은사 한 분씩은 있지 않을까. 알아볼 수 없는 글씨가 가득한 초등학생 시절 일기장에 애정 가득한 코멘트를 써주셨던 선생님이 기억난다. 또, 흔들렸던 그 시절, 방황이 끝날 때까지 옆에 계셔주시겠다던,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셨던 선생님이 떠오른다. 기자들은 5월의 이름을 빌려 은사님들을 추억해보면서 이화의 벗들에게는 어떠한 은사님들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대알리는 5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지난 4월 22일 하루 동안 ‘이화의 벗들이 이야기를 듣고 싶은 교수님’이라는 주제로 제보를 받았다.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매력 넘치시는 이화의 교수님들, 그리고 관련된 에피소드에 대한 제보가 넘쳐났다. 그 가운데 ‘좋아요 수’를 가장 많이 받으셨던, ‘중년미 폭발’, ‘미모 리즈’, ‘반전매력’ ‘오블리(오영찬+러블리)’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오영찬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종과 냥이들’의 존재를 들어보았는가? 종합과학관 근처에서 살아가는 세 마리의 고양이들을 우리 벗들이 ‘검댕이’,‘빼꼼이’,‘노랭이’라고 이름 붙이 고 ‘종과 냥이들’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종과 고양이들은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종합과학관 근처를 터전 삼아 살았고 이 고양이들을 몇몇 벗들이 개인 적으로 밥을 챙겨주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벗들의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종과 고양이들은 ‘개냥이’라 불릴 정도로 애교 섞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우리 함께 살아가볼까? 그러던 중종합과학관 C동 지하 동물실에서 종과 고양이들의 집을 만들어주었고 12학번 불문학과 한 학생(이하 불문벗)이 졸업 후에 도 자신이 종합과학관에 머물게 되었다며 급식소를 만들어 운영하 기 시작했다. 급식소와 집을 만든 벗들(이하 운영벗) 외에도 고양 이들을 귀여워하던 많은 벗이 오며 가며 사료나 습식 캔 등을 급식 소에 챙겨두었다. 종과 고양이들이 먹이만큼은 걱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벗들의 마음이 십시일반으로 모이고 있었다. 이게 웬 마른 하늘에 냥벼락? 그런데 지난
“원청이 책임지고 생활임금 보장하라!” 지난 2월 26일 이화여대 학내 미화·경비·주차·식당 노동자들은 2016학년도 이대 신입생 입학식에 맞추어 이화여 대 정문에서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시위를 벌이며 학생들의 지지를 호소하였다. 이들이 부르짖는 생활임금이란 무엇인가? 법적 최저임금을 넘어서, 실질 주거비·문화비· 교육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및 반영하여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다. 그렇다면 원청은 누구를 가리키는가? 이는 학내 노동자들 을 고용한 삼구·에스넷·동서 등의 용역업체와 계약한 원 청, 즉 이대를 뜻한다. 지난 2010년 이대 학내 최초로 미화·경비·주차·식당 노동자들로 이루어진 노조 설립 이후 노동자들은 생활임금 보장 을 위해 끊임없이 협상하고 씨름해왔다. 다음은 지난 3월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 지부 이화여대 분회와의 인터뷰를 통해 간략히 정리해본 학내 노동자의 투쟁 실태이다. 버티기 학교와 용역업체는 버틴다.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생활임금 협상 및 처우개선에
저희가 이번에 고양이 관련 기사를 다루게 되어서 고양이 컨셉을 소화하면서 동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표지모델로 정주벗을 섭외했는데 촬영 어떠셨어요? 일단 정말 재미있었어요! 평소에 화장을 아주 진하게 하지 않는데 오늘은 진한 고양이 메이크업도 해보고 또 제가 사진의 대상이 되어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았다는 것도 매우 좋은 경험이었어요. 대학 오고 나서 다양한 취미를 가지면서 사진에 대해서도 좀 관심이 생겼는데 그동안은 제가 주로 사진을 찍고 다녔지 사진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거든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이대알리한테 고마워요.(웃음) 저희야말로 아까 촬영하는데 적극적으로 임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고양이 흉내를 잘 내시던데 혹시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시나요? 고양이를 키우지는 않고요.(웃음) 서울에서 자취하는데 부산 본가에 앵무새 2마리가 있어요. 다른 반려동물이 아니라 앵무새를 가족으로 맞이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를 데려오고 싶었는데 제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상황이어서 강아지를 데려오면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할 것 같아서 그럼 상대적으로 보살피기가 쉬운 앵무새를 데려오는 걸 어떨까 생각했었죠. 아무래도 강아지는 산책을 자주 해주는
[단독] “얼빠진 해병대”…군복 입고 여성 3명 성추행 혐의 2016-03-13 16:45 휴가를 나온 해병대 소속 장병이 지나가던 여 성들을 잇따라 성추행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해병 대 1사단 소속 김 모 상병을 현행범으로 체포했 다고 밝혔습니다.김 상병은 지난 12일 오전 0시 40분쯤 술에 취한 상태로 서울 창천동의 한 거리에서 여성 3 명의 신체 부위를 잇따라 만지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상병은 검거 당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 으며 군 헌병대로 인계됐습니다. [ 김순철 / liberty@mbn.co.kr] 나는 성추행을 당했다.그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3월 12일, 나는 자정 즈음 친구와 함께 술집 계단에 서서 입장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로 몸을 돌리며 내 앞의 사람과 등을 진 자세로 서 있었다. 한참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엉덩이와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들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가니, 내 패딩이 닿는 것이거나 타인의 신체가 의도치 않게 잠시 닿았나 보다 생각하고 다시금
학내 성폭력, 정말 남의 학교 이야기일까? 이화여자대학교는 ‘여자’대학교이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로 시작하는 사람만 입학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이성애자 학생들은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남성이 없어 학교생활하며 성차별도, 성폭력 걱정도 없는 학교’라는 사실에 ‘이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여자’ 대학교이기 때문에, 정말 성폭력-free한 학교일까?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 명제는 틀렸다. 첫째, 학교에 남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여자’학교라고 해서 여성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내에는 남학생만 없다뿐이지 교직원, 경비노동자, 교통정리 노동자,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등 학내에는 상당수의 남성이 상주하고 있다. (물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로 시작하지만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하지 않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둘째, 성폭력에 성별은 절대적 요소가 아니다. 성폭력은 ‘성별’이 아니라 ‘권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남성
즐거운 이화, 편안한 이화 학교에 등록금을, 하숙이나 자취에 숙식비를, 국가에 공과 금을 버는 족족 갖다 바치고 달리는 지하철에 교통카드를 멋지게 찍고 다니다 보면 우리는 궁핍해진다. 대학가 같지 않은 우 리 학교 물가 앞에서 우리 강건한 이화인들이여,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 아리따운 2D 남정네들을 찾아 중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즐거운 여흥을 즐기자. 중앙도서관 시청각 자료실 헬렌관 앞 중앙도서관 출입구의 좌측에 위치. 이용시간 학기 중 : 평일 09:00~22:00 / 토 09:00~15:00 방학 중(여름) : 평일 09:00~19:00 / 토 09:00~15:00 방학 중(겨울) : 평일 09:00~17:00 / 토 09:00~15:00 일요일, 공휴일 휴실 나는 사람이다. 사람은 잠잔다. 나는 잠잔다. 그렇다. 아무리 강건한 신체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이화인이라 할지라도 가끔은 제 몸을 가누지 못할 때가 온다. 기사마감과 이별의 아픔이 겹친 본 필자의 현 상태와 같이 말이다. 애써 작성한 원고를 날리지 않기 위해 중간중간 임시저장 버튼을 누르듯, 우리의 신체도 가끔 쉬어줘야 한다. 의자도 뒤로 꽤 젖혀지고 발걸이도 편한 것이 잠이 솔솔 오더라. 절대
2016년 4월 13일 수요일에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뤄진다. 20대 총선의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선출의원은 19대 총선에 대비해서 비례대표를 7석 줄이고, 그만큼 지역구 의원의 비중이 늘어났다. 이번에 선출된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2016.5.30 ~ 2020.5.29)으로 이 기간에 국정을 잘 돌볼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춘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권은 만 19세 이상 (1997년 4월 14일 이전 출생자) 성인 남녀 모두 1인 2표(국회의원 / 정당투표)를 행사한다. 대한민국은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혼용하여 각 지역구 내에서 선출된 국회의원이 있고 정당투표를 통해 얻은 정당 지지도만큼 비례대표석을 나누어 가져 선출된 비례 대표의원이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본인의 지역구 후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권리라는 말도 있으나 선거권은 국민의 5 대 권리 중 하나인 참정권의 대표이다. 역사 속에서 투표권을 얻기 위해 많은 땀과 피를 흘렸으니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하고 그나마 가장 쉽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다. 세상은 언제나 누구에게는 유지
피해자가 받지 않은 ‘사과’ 2015년 12월 28일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합의’를 발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국민은 이러한 국가의 행동에 분노를 금치 못했고, 이 합의 의 내용을 일본의 사죄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들이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합의’를 발표하기 전에 어떠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고,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어떠한 참여도 하지 못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수요시위가 1,220차(3 월 2일)까지 이어지는 동안 일본 정부에 요구해온 7가지 사항 중 제대로 지켜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피해자가 사과를 받지도 않았는데 합의가 되고 해결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가해자들의 어떤 ‘사과’ 일본 정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자행한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책임을 통감’한다고는 하면서 ‘법적 책임’은 아니
지난겨울, 케이블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드라마 하나가 전국을 화끈하게 달구었다. 멀게도 느껴지는 28년 전 모습을 드라마로 그려낸 tvN <응답하라 1988>이 그 주인공이다. 1988년이라 하면 거의 30년 전의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드라마에 등장하는 거리 풍경이나 사람들의 차림새는 이제는 볼 수 없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정서만큼은 지금까지 그대로 전해 내려왔고 그래서 우리는 그 시대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다. 언니한테 치이고 동생한테 치이며 둘째로 살아가는 덕선이의 서러움에 공감하고, 독서실에 간 덕선이가 걱정되어 잠 못 이루는 정환이의 짝사랑에 내가 더 설레어 하는 것이다. 결국 ‘저 때나 지금이나 사람 살아가는 것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쌍문동 말고 이화의 1988은 어땠을까. 오래전 이화의 캠퍼스를 거닐던 선배님들은 지금의 우리 비교해 어떤 모습이었을까? 1988년에도 ECC가 있었다? ECC는 2008년 완공된 이후 이화여대의 상징적인 건물이 되었다. 그런데 그 이전에도 이화여대에는 ECC가 존재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 연구가 활발해졌고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대학마다
들어가며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나는 불안에 휩싸인다. 자칫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자!”라고 친구에게 카톡 하는 순간, ‘테러위험인물’이 되어 경찰서에 끌려갈 거라는 불안 말이다. 오버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지만 테러방지법에서 이야기하는 ‘테러위험인물’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에 어쩌면 충분히 가능한 일 일지 모른다. 나 혼자만의 불안은 아니었는지, 보안이 강력하다고 알려진 무료 메신저 ‘텔레그램’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도 급증했다. 혹시 ‘나도 텔레그램 깔아볼까?’하는 생각만 하고 귀찮은 마음에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가? 아니면 ‘텔레그램이 정말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가?’라는 의심이 들어 깔지 않았는가?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나의 생생한 텔레그램 체험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1일 차 <외로운 텔레그램> 스마트폰에 텔레그램 앱을 설치하고, 노트북에도 텔레그램 웹 버전을 설치했다. 휴대전화 번호를 기반으로 아이디를 만들고 프로필 사진을 지정함으로써 간단하게 회원가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