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4 (일)

대학알리

한림대학교

필수 기초 교양, 과연 유익한 강의일까?

‘필수 기초 교양 강의’는 왜 필요할까? 본 목적은 학생들이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해 필요한 언어 능력이나 과학, 컴퓨터 등에 있어서 기초적인 지식을 쌓기 위함이다. 현재 한림대학교에서 가르치는 필수 기초 교양 강의로 ‘읽기와 쓰기’, ‘발표와 토론’, ‘대학 영어’, ‘컴퓨팅 사고와 문제 해결’이 있다.


한림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필수 기초 강의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보았다. 먼저 “귀하는 ‘필수 기초 강의(읽기와 쓰기, 발표와 토론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나”는 질문에 70.7%는 ‘아니오’, 나머지 29.3%는 ‘예’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귀하는 필수 기초 강의에 대해 만족하고 있나”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이(75.6%) 만족하고 있지 않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학생들의 대다수는 “필수 교육 강의가 전공과 관련이 없거나, 기본적으로 다 알고 있는 지나치게 쉬운 난이도의 수업이라 필요 없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 많은 학생들이 필수 기초 교육 강의의 필요성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과연 ‘필수 기초 교육 강의’가 본 목적대로 잘 시행되고 있는 것일까?

 

학생들의 만족도는?

필수 기초 교육 강의에 대해 구체적인 학생들의 생각을 물어봤다. 먼저 한림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18학번 이모씨는 “현재 수강 중인 읽기와 쓰기 같은 경우에는 각주를 다는 방법, 논문 양식 등 학교에서 과제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점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필수 기초 강의가 시간표가 짜여서 나오다 보니 그 시간대에 듣고 싶었던 다른 교양을 포기해야 돼서 불편하다”며 “교수님이 학생들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 사항을 들어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필수로 들어야 하는 대신 시간표를 학생들이 원하는 교수님과 시간대에 맞게 직접 수강 신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14학번 김모씨는 “개인적으로 생활 한문하고 컴퓨터 활용 능력은 몰랐던 한자를 배우고 엑셀의 기본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읽기와 쓰기’나 ‘발표와 토론’ 같은 경우는 솔직히 뭘 배우는지도 모르겠고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나뿐만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교수님이 점수를 매기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성적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필수 기초 교육 강의 중에서도 특히 발표와 토론과 읽기와 쓰기 같은 경우는 구체적인 성적 평가 기준을 학생들에게 공개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은 필수 기초 교육 강의 중에서도 ‘읽기와 쓰기’, ‘발표와 토론’ 교과목에 불만을 드러냈으며, 특히 ‘발표와 토론’ 수업의 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이렇듯 학생들이 ‘필수 기초 교육 강의’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데, 해당 강의를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들어야만 할까?

 

학교는 학생들의 불만을 알고 있을까

학교 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한림알리는 한림대학교 교학팀에 방문해 교학팀장 박상묵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교학팀장은 “불만 사항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학생들이 쓰기 능력이 굉장히 취약하다고 들어서 필수적으로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수준이 너무 낮고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건 저로선 사실 처음 듣는다”고 밝혔다. 이어 “강의평가 등을 통해 교과목 및 교과 과정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강의평가에는 학생들의 불만 사항이 많았다. 강의평가를 확인해본 결과, 학생들은 강의 '질'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었다.

"교수님 강의를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책을 보고 스스로 배우는 것이 더 큰 것 같다"
"책에 나와있는 그대로 형식적이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글쓰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웠으면 좋겠다"
"수업에 더 책임감 있게 임해주셨으면 한다"
"글쓰는 방법에 대한 예시와 설명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수업내용은 그저 책에 있는 거 읽어주시는 것 뿐이면서 저희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시는 것 같네요" 등

이어 취재진이 ‘어떻게 필수 기초 교육 강의를 개선해 나갈 것인지’ 묻자, “기존에 실시하던 ‘사고와 표현’이라는 2학점짜리 과목을 2016년부터 ‘발표와 토론과 읽기와 쓰기’로 나누었는데, 2019년부터 ‘발표와 토론과 읽기와 쓰기’를 합쳐 다시 ‘사고와 표현’ 과목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정된 부분은 아니며 논의 중인 사안이지만, 복수 전공 필수화로 인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택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바꿀 예정”이라며, “특히 국어와 관련된 과목들은 강의 내용이 조금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취재진이 ‘필수 기초 교양 강의가 앞으로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 자세하게 말해달라'고 하자, 교학팀장은 “필수 기초 교양 강의 학점을 4학점에서 3학점으로 줄여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점차 강의를 늘려 학생들의 선택권을 늘려나갈 것”이며 “쓰기 교육이나 사고 교육과 컴퓨터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고와 표현 과목’ 이외에 ‘삶의 큰 질문’이라는 교과목과 ‘주제 중심 리터러쉬’라는 과목이 한 두 개정도 더 추가가 될 것”이며, 특히 “이 ‘주제 중심 리터러쉬’ 과목을 세부적으로 점차 늘려가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관심 분야에 맞게 선택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9년도 1학기부터 “‘사고와 표현’과 ‘삶의 큰 질문’ 교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서 수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필수 기초 교양은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기존에 시행되던 ‘필수 기초 교양 강의’에 대해 대부분 공통되는 말이 있다. 바로 ‘수업의 질이 낮다는 것’과 ‘학생들을 평가하는 정확한 척도가 제시되지 않다는 것’. 여러 필수 기초 교육 강의 중에서도 특히 ‘읽기와 쓰기’와 ‘발표와 토론’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수업을 듣기에 등록금이 아깝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수업의 질과 난이도가 낮다고 계속해 지적되고 있다. 수업 특성상 점수를 매기는 데에 있어 교수의 주관이 꽤 영향을 끼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점수를 받는 학생의 입장에서 자신이 어떠한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는지 알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평가의 기준이 있지만 학생들은 평가 기준을 납득하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2019년도부터 시행될 ‘사고와 표현’과 ‘주제 중심 리터러쉬’ 과목은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고,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수업이 되길 바란다.

2019년부터는 기존에 시행하던 기초 교육 강의가 ‘사고와 표현’, ‘주제 중심 리터러쉬’와 ‘삶의 질문’이라는 교과목으로 바뀌며,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줄어들 예정이다. 또한 ‘주제 중심 리터러쉬’ 과목을 세분화하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학생들이 더 나아진 ‘필수 기초 교양 강의’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취재/글 = 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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