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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사실관계 두 번이나 틀린 조선일보의 L 교수 미투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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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상] 

조선일보와 한국외대 측의 ”2006년 L 교수 성희롱 피해 여직원 해고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이후 이에 반하여 이뤄졌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정정 및 반론보도

 

조선일보는 지난 3월 있었던 L 교수 미투 사건에 대해 3월 16일자 기사 <외대가 감싼 ‘성희롱 교수’, 11년 만에 ‘미투’가해자로 지목>에서 “한국외대가 과거 성희롱 사건과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의 권고에 반하여 재학생 조모씨를 징계하고 성희롱 피해자(여직원)를 해직했다고 보도 했다.

(사진=조선일보 기사 캡쳐)

이에 대해 한국외대 측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을 통해서 아래와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를 했다.

(조선일보 기사의 정정 및 반론보도 부분 캡쳐)


ㅣ1. 성희롱 피해 여직원 A 씨의 “파면 처분”은 2006년 12월 7일에 이뤄졌다?

조선일보는 정정 및 반론보도에서 “성희롱 피해 여직원 (A씨) 의 파면 처분은 다른 사유로 인해 2006년 12월 7일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대알리 확인결과 2006년 12월 7일은 A 씨에 대한 ‘파면 의결’ 날짜였다. 파면 처분 결정은 2007년 2월 1일이었다.

파면의결과 파면처분 다른 의미다. ‘의결’은 징계위원들이 피징계자를 징계하기로 합의한 상태를 뜻한다. 직원징계위원회 의결 내용은 총장 결재를 거쳐 직원의 인사권자인 이사장에게 전달된다. 이사장은 징계 수위를 결정해 최종적으로 처분을 내린다.

한마디로 징계위원회가 피징계자에 대한 파면을 의결할 뿐, 최종적으로 파면 처분은 이사장의 몫이다.

A 씨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렸을 때, 징계위원들은 2006년 12월 7일에 파면의결을 했다. 그러나 2007년 2월 1일  이사장은 A 씨에게 파면처분이 아닌 징계수위가 한 단계 낮춰진 해임처분을 내렸다. 해임과 파면 모두 해고처분이지만, 퇴직금 수령 등 퇴직자 권익 차이가 발생한다.

한국외대 인사담당부서 관계자에 따르면 ‘의결만 가지고는 징계가 이뤄졌다 하기 어려우며, 의결은 최종처분이 아니다.’ 즉, 이사장이 징계처분을 결정한 날짜가 징계 처분날짜이다.

 

(그래픽=외대알리)


또한 A 씨의 해고무효소송에서도  법원은 “피고(학교법인 동원육영회)가 원고들(노조원)에 대하여 한 2007.2.1.자 해고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는 주문을 내렸다.

즉, “성희롱 피해 여직원의 파면 처분은 다른 사유로 인해 2006년 12월 7일에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애초에 A 씨에 대해서 파면 처분은 없었으며 A 씨에 대한 2007년 2월 1일 해임처분 조차 법원에 의해 무효화 되었다.

파면처분일이 2006년 12월 7일이 맞냐는 질문에 학교 홍보실 관계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관련 근거를 제출했고 그에 따른 정정 및 반론보도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와있는 대로 받아들여주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12월 7일이 해고가 이뤄진 날이냐는 질문에도 “정정 및 반론보도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ㅣ2.성희롱 피해 여직원의 ‘파면 처분’은 “다른 사유로” 이루어졌다?

<(왼쪽) A 씨와 같이 해고된 다른 노조 간부의 징계 처분통지서. (오른쪽) A 씨의 징계 처분통지서. A 씨에게는 징계 사유가 한 개 더(파란색) 추가됐다. 사진=외대알리)>

 

조선일보의 정정 및 반론보도에는 A 씨의 해고가 “다른 사유로 인해 이뤄졌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로 보기 힘들다.

A 씨의 징계사유서를 보면 “확인되지도 않은 불명확한 사실을 이사장 및 총장 보직교수 전체가 행한 것처럼 허위선전, 유포하여 이사장 및 총장, 보직교수 개인 및 학교의 명예를 심대히 훼손하는 행위를 주도함”  이라는 특정 징계사유가 있다.

당시 위와 같은 해고 사유는 A 씨와 다른 해고 노조원 B 씨에게만 적용됐다. L 교수의 성희롱 현장에는 B 씨도 있었다. B 씨는 당시 L 교수에게 "예쁜 것 하고 말하니까 말도 잘 나오네" 라는 성희롱성 발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A 씨 와 B 씨는 함께 L 교수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L 교수의 성희롱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A 씨와 B 씨에게만 특정 해고 사유가 추가된 것이다.

정황상 A 씨에 대한 해고가 성희롱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사유로” .즉, “L 교수의 성희롱과 무관하게 이루어졌다”는 정정 및 반론보도는 사실로 보기 힘들다.

외대알리는 A 씨의 해고가 성희롱 사건과 무관한 것인지 학교 홍보실에 질의했다. 학교 측은 해당 정정 및 반론 보도는 “한국외대가 국가인권위의 권고와 정반대로 조치했다는 문단에 대한 정정 및 반론보도”라는 입장을 밝히며, “마찬가지로 정정 및 반론보도가 나온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ㅣ3. 조명훈 씨와 A 씨에 대한 징계는 인권위 권고 이후 이에 반하여 이뤄졌다?

조선일보의 정정 및 반론보도에 따르면 조명훈 씨에 대한 징계처분일과 성희롱 피해 여직원 A 씨의 해고일은 각각 2006년 8월 18일과 2006년 12월 7일로 인권위 권고 통보시점인 2007년 3월 28일 보다 앞선다. A 씨의 해고일이 실제로는 2007년 2월 1일이지만 두 사람의 징계가 인권위 권고 ‘이후’ 이에 반하여 이뤄졌다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오보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인권위 권고 이후에도 학교는 그에 합당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 진행된 A 씨의 해고무효소송과 조 씨의 무기정학무효 소송에서 L 교수의 성희롱 사실을 부정하며, 인권위 권고 이행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조명훈 씨가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무기정학무효 소송에서 법원은 인권위의 성희롱 인정 사실을 인용하며, “성희롱 관련 부분이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했다. 결국 조 씨는 햇수로 3년이 지나서야 복학할 수 있었다.

A 씨가 제기한 해고무효소송에서도 학교 측은 L 교수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학교 측은 “사회통념상 이 사건 발언이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에 대하여 성희롱을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L 교수와 학교 법인이 이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 했음”을 밝혔다.

반론보도에 있어, 조 씨와 A 씨에 대한 징계가 인권위 권고 이전에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인권위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채, 오히려 L 교수의 성희롱 사실을 부정하고 조 씨와 A 씨의 복학과 복직을 막는 소송을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학교 측이 인권위의 권고 이후에도 인권위 권고에 반한 행위를 지속해 왔다는 것이 본질이다.

 

ㅣ조선일보의 정정 및 반론보도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해당 정정 및 반론 보도는 A 씨 해고와 조명훈 씨 무기정학이 인권위의 권고 결정보다 앞선 시점에 일어났음을 강조한다. 결국 A 씨와 조명훈 씨에 대한 징계와 L 교수의 성희롱이 무관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인권위의 권고 이후에도 L 교수의 성희롱 사실을 지속적으로 부정하며, 두 사람에게 내려진 무기정학과 해고를 정당화 해왔다.

따라서 해당 정정 및 반론보도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을 거쳐서 나온 것임에도

“성희롱 피해 여직원의 파면 처분은 다른 사유로 인해 2006년 12월 7일에 이뤄졌으며, 상기 조치들이 국가인권위의 권고 이후 이에 반하여 이뤄졌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 는 보도야 말로 사실과 다르다.


 

외대알리 인보근 (coriendo9@gmail.com)

외대알리 정소욱 (faithery0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