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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러들의 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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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이 된 우리는 학교가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대학에 다니기 위해 전국으로 흩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매 학기 초 열리는 개강 총회에 가면,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는 경상도 사투리가, 저기서는 충청도 사투리가, 또 옆의 친구에게서는 전라도 사투리가 들리곤 한다.

한림대학교의 학생 대부분은 서울, 경기, 강원권 학생들이다. 소수 집단에 해당하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에서 온 학생들은 어떤 애환을 갖고 있을까? 또, 지방에서 온 학생들이 겪는 웃픈 상황엔 뭐가 있을까? 우리 주변 곳곳의 지방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는 마음에서, 지방러들의 애환에 대해 알아보자.

 

1) 너 지금 내가 지방러라고 무시하냐?!

 

사진=MBC ‘나 혼자 산다’ 242회 방송화면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지방’은 높은 건물도 없고, 프랜차이즈 매장들은커녕 젊은 사람도 자주 보기 어려운 곳이다. 위 사진은 MBC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울릉도 여행을 하는 장면이다. 방송을 통해 울릉도라는 지방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중인 기안84뿐만 아니라 한혜진, 이시언, 헨리 그리고 박나래까지, 전현무를 제외한 모든 패널이 ‘울릉도는 작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제주도 출신이라고 하면, 혹시 할머니가 해녀였냐는 질문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들려온다. 또, 집이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사투리 한 번 써보라는 말을 꼭 한다. 전주나 대구, 대전과 같은 이름이 알려진 지역이 아닌 곳의 출신들에게는 더하다. 지역 이름을 듣고 ‘아... 그게 어딘데?’ 라든지, ‘시골이겠다. 맥도날드 없지?’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2) 지방러들의, 지방러라서 서러운 순간 BEST 3

1위 타지에서 아플 때

2위 집에 가고 싶어도 못 갈 때

3위 집까지 몇 시간씩이나 걸리는데 교통편은 안 좋고 요금까지 비쌀 때

지방러들에게 지방러라서 서러운 순간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역시 1위는 가족이 없는 타지에서 아플 때가 차지했다. 가족들의 걱정이 닿지 않는 먼 곳에서 혼자 아프기라도 한다면 그게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단다. 다음으로 2위와 3위는 비슷한 맥락이다. 집, 즉 본가에 갈 때의 애로사항이다. 아무리 교통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노느라, 공부하느라 바쁜 우리에게 왕복 몇 시간은 너무나 크다. 또한 먹고픈 것도, 사고픈 것도 많은 우리에게 교통비는 너무나 큰 지출이다. 그래서 집에 가는 것이 몇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행사가 된다.

 

3) 지방러들의, 비(非)지방러들이 부러운 순간 BEST 3

1위 큰마음을 먹지 않고도 집에 갈 수 있을 때

2위 집까지 거리가 가깝고 교통비도 저렴할 때

3위 비(非)지방러들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을 때

이번엔 지방러들에게 언제 가장 비(非)지방러들이 부러웠냐고 질문했다. 1위와 2위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대답이었다. 상대적으로 덜 부담되는 시간과 비용 덕에 집에 가는 것이 큰 결심이 아니라는 게 가장 부럽다고 했다. 3위는 새롭기도 하면서 사례를 듣고 나니 이해가 되는 답변이다. 바로 비(非)지방러들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해 소외감이 들 때다.

친구들과 서울에 놀러 갔다고 생각해보자. 그중 2명은 서울 사람이고, 1명은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지방러다. 3명은 복잡한 서울 지하철에도 익숙하고, 신나서 여러 핫플레이스에 다녀온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북촌에서 어디를 갔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더라”, “맞아, 내 친구는 숙대 앞에 가봤는데 괜찮았대”, 등등. 그런데 나는 북촌이 어디쯤인지도 모르겠고 쟤네가 말하는 숙대는 고3 시절 입시 상담 때나 듣던 이름이다. 괜히 소외감이 들고 비(非)지방러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여기까지 짧게나마 지방러들의 애환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필자가 지방러들에게 직접 물어본 것이니 많은 지방러들의 공감을 사지 않을까 한다. 지방러들은 한 번 집에 갔다 왔을 뿐인데 왕복 교통비는 3만 원에 소요시간은 왕복 8시간, 절로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당장에라도 가족들 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지방러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지방러들의 어머니가 지방러에게 보내는 편지를 첨부한다.

 

# 지방러들을 위로해줄 엄마의 편지

 

취재/글= 한정현 기자 junghyun071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