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4 (일)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안녕하세요, 표지모델입니다 :) _문현준

안녕하세요, 표지모델입니다 :)

누구나 하고 싶은 게 있지만 “잘 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 때문에 하고 싶은 게 없다고 말하는 건 아닐까요?

하고 싶은 걸 스스로 숨기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하세요! Do it

바보 같이 고민할 바에는 바보가 돼라

영미문학문화학과 16학번 문현준

정소욱 기자 faithery09@gmail.com 하태웅 기자 hasd1088@naver.com

1. 어떤 계기로 뮤지컬을 접하셨나요?

안녕하세요. 영어대 뮤지컬 동아리 예혼에서 활동 중인 문현준입니다. 계획되지 않은 상태에서 순간의 이끌림을 따랐던 것 같아요. 원래부터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는 노래, 고등학교 때는 연극부를 했어요. 주변 분들에게 끼가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한 때는 예술 관련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물론 부모님의 반대가 있으셨고, 일단은 일반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대학에 와서도 고민이 많아 하지는 않고 있었어요. 그러다 친한 동기 형이 연출한 빨래라는 뮤지컬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저 무대가 나의 무대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봤어요. 비슷한 시기에 유럽 여행에서 느낀 감정들과 그 때의 느낌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동아리에 입단하기 위해 유럽 반지하 방에서 노래를 연습하던 중 이웃들에게 이런저런 소리를 들은 적도 있었어요.

 

2. 하나의 뮤지컬을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하는지 궁금해요!

전체적으로는 연출과 배우로 나누어져 있어요. 배우들은 대사와 음정 그리고 동선까지 완벽히 외워야 해요. 연기와 노래실력은 각자가 내놓는 덤이구요. 연출들은 동선을 짜고 mr을 만듭니다. 또 연습실을 대관하고 전체 연습 총괄해요. 공연 당일 조명이나 마이크 무대 상황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정말 하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대학 동아리에서는 배역을 맡은 사람들도 무대를 함께 꾸미고, 원어로 뮤지컬을 하기에 관객을 위한 번역도 해요. 우리학교 내 연극 동아리들은 서로 잘 연결되어 있어서 무대를 꾸미는데 큰 도움을 주고받아요. 다른 동아리에서 암막이나 배경 등을 빌릴 수 있죠. 하지만 적당한 소품이 없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 무대를 만들기 위해 학교 주변의 온 인쇄소를 다 돌아 A4용지 상자를 붙인 적도 있고, 쓰레기장에서 부서진 의자를 가져와 이어 붙여 바리게이트를 만든 적도 있어요.

 

뮤지컬 의상은어떻게 준비하나요?

공연 1주일 전에 본인이 입을 의상을 본인이 준비해요. 저는 레미제라블 공연을 위해 배역에 맞는 제복을 찾으려고 동묘를 다 뒤졌어요. 다른 분들은 온라인에서 옷을 주문하기도 하고, 신부 역할을 위해 교회에서 입는 옷을 가지고 오신 분도 있었어요.

 

3. 예혼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공연은?

제가 자베르 역을 맡은 레미제라블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했던 연극은 전체 15분 정도의 짧은 공연들이었어요. 반면에 레미제라블은 전체 공연도 정말 길고, 저 스스로도 엄청난 양의 대사를 소화해야 했어요. 준비를 열심히 했기에 다른 사람들도 노력을 알아봐주셨고, 칭찬도 많이 받았어요.

4. 레미제라블의 ‘자베르’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저만의 자베르를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한 게 기억에 남아요. 저는 레미제라블의 자베르라는 진지한 배역의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어요. 평소에 수다스럽고 별 이상한 드립만 치며 웃음을 좇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박힌 제 이미지는 그저 웃긴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걱정했죠. 주변의 걱정이 많았기 때문에 저의 본래 이미지가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많이 노력했어요. 거울을 보면서 진지한 표정을 찾고, 목소리 톤도 바꾸려고 했어요. 유튜브의 모든 자베르 영상을 보면서 제 톤에 맞는 진지함도 찾으려 했어요. 무대를 끝내고 생각해보니 저만의 자베르를 완성시키려고 했던 일들이 생각나서 정말 뿌듯하네요.

 

5. 무대 위에 섰을 때 어떤 느낌인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 무대 위는 영화에서 연출되는 천국의 느낌이에요. 하얀 배경에 혼자 남겨진 듯하기도 하고,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터벅터벅 걷는 느낌이기도 해요. 그 순간은 외롭지만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사람이 되죠. 모든 것 들이 조용하다가 무대가 끝나면 박수 소리가 들리고 뿌듯함을 느껴요. 아 정말 황홀한데 표현이 잘 안되네요. 1년 동안 망설이다 반 년을 헌신했던 활동이었기에 느낀 것이 정말 많아요. 무대 자체가 현실과 멀어져 있기에 무대에서는 모든 것들이 잊어져요. 과거에 대한 후회나 현재의 실수는 잊어야 해요. 잊어야 하는데 잊어져서 좋아요. 모두 잊고 그 순간 오로지 나라는 존재, 문현준이라는 존재에 집중할 수 있어요. 그래서 무대 위에서는 마음껏 즐거울 수 있어요. 이유도 순전히 제가 가장 즐거워야 하기 때문이죠. 2년이란 대학 생활에서 제 본능이 가장 신나게 뛰놀았던 곳이 무대였어요.

 

6. 시로 무대위의 느낌을 표현한다면, 현준씨가 느끼는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방생

                                문현준

포박해놓은 본능을 풀어본다

칠흑 같은 어둠 속 너의 먹이를 네가 사냥해오라고

경직된 네 모습

행여나 너를 밝혀주는 빛이

네가 가고자 하는 곳을 어둠으로 만들지 않을까

아니면 네가 이 빛을 이겨내지 못하고

영영 어둠 속으로 돌아갈까

걱정되어

차마 널 바라 볼 수가 없다

두어 시간 뒤

네가 물어온 것들엔 차가운 희열이 남아있더라

 

7. 무대 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등장에서 압권이 있어야 하는 배역을 맡았는데 연극 당일 첫 등장을 그 어떤 연습 때보다도 잘했어요. 해당 장면이 끝난 후, 무대 뒤로 가자마자 “나 X나 잘했다”고 말했는데 마이크가 켜져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다 들어서 연출하는 분들이 “저 마이크 빨리 꺼!!” 라고 한 적이 있었죠.

 

8. 앞으로 하고 싶은 뮤지컬의 배역이 있다면?

영화 위대한 쇼맨이 뮤지컬로 나온다면 휴 잭맨이 연기했던 바넘 역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레미제라블의 마리우스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마리우스는 사랑꾼 이미지인데 중학교 때 이후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고 싶거든요.

9. 고민하고 있는 새내기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누구나 뭐든지 이 순간에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잘 할 수 있을지 이런 찰나의 고민 때문에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 숨기지 말고 참지도 말고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뭐라도 하세요! Just Do It! 막말로 우리 인생, 내일 죽을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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