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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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의 국제오버룩] "늘어나는 캄보디아 한국 청년 납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웃는 가면은 이제 벗어던져야

 

"너무 많이 고문으로 맞아서 심장마비로.." 20대 대학생 A씨가 캄보디아로 출국 2주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은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내려앉게 했다. 해당 사건이 보도된 뒤 피해자가 A씨 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 한국 청년들이 사기와 유인으로 캄보디아에 갇혀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국민적인 분노는 거세졌다.

 

국회 외통위가 13일 이 사건을 주요 현안으로 다루며 “합동 군사작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것은 옳은 대응이다. 같은 날 경찰에는 캄보디아 실종 신고가 잇따랐다. 이번 사태가 단순 범죄를 넘어 한국인을 타겟으로 했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이 구조적 인신매매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찰이 “캄보디아 측 협조가 원활하지 않다”고 밝힌 시점에서, 여야의 강경책 주문은 주권국가로서 최소한의 반응이다.

 

정부는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군사작전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에 대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우리 국민을 지켜야 한다. 만일 캄보디아 정부가 협조를 거부한다면 원조 중단이나 비자 제한, 외교·군사적 압박 등 실질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 대사관의 범죄 대응 실태 역시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실종자 가족이 주캄보디아대사관에 직접 문의했으나 “당사자가 위치한 곳을 알리며 직접 신고하는게 원칙”이라는 답변을 반복했다는 보도는 황당함을 넘어 절망스럽다. 노예처럼 갇혀 있는 피해자가 어떻게 위치한 곳을 직접 알린단 말인가.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운 현 상황에서 이런 무사안일주의 태도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다름없다.

 

캄보디아의 협조가 지지부진한 지금 우리는 ‘웃는 가면(Comedy mask)’를 벗어던져야 한다. 외교란 미소로 해결되지 않는다. ‘화난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조용한 협의 뒤에 숨어있었다. 이 사건이 남긴 상처는 단순히 한 청년의 죽음이 아니라, 국적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것이다. 먼 타지에서조차 의지할 곳이 없는 한국 청년들의 비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외교와 행정의 무능, 국민 생명보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그동안의 관행이 만들어낸 구조적 인재다. 지금 정부에 필요한 것은 행동이다. 국가는 분노를 바탕으로 현실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그것이 죽어간 피해자와 아직 돌아오지 못한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조우진 편집국장


편집인: 김단비 부편집국장 (국어국문 21)
작성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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