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1 (수)

대학알리

서강대학교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관용과 자제의 의미를 전하다

 

 

지난 10일, 서강대학교 성 이냐시오관에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특별 강연 ‘법률가의 길_헌법소원과 민주주의’가 열렸다. 이날 특강에는 서강대학교 학생들은 물론, 민주주의에 관심 있는 타 학교 학생들 또한 참석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특강은 문 전 권한대행의 강연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도 연단에 올랐다. 

 

문 전 권한대행의 강연을 관통하는 3가지 단어는 ‘관용’, ‘자제’ 그리고 ‘호의’였다. 문 전 권한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선고 주문을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또한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통해 학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앞선 경험을 ‘관용’, ‘자제’ 그리고 ‘호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진솔하게 풀어나갔다.

 

 

I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관용과 자제

문 전 권한대행은 이날 특강에서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관용’과 ‘자제’를 꼽으며 “관용이란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존중을, 자제란 내가 가진 힘의 절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관용’과 ‘자제’가 왜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지를 설명했다.

 

그는 “표결은 한 번뿐이며 바꿀 수 없기에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처음부터 전원 일치를 예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용과 자제인데, 비상계엄은 정치를 없애버리고 군인을 동원해 다스리겠다는 것이므로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그렇다면 재판관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탄핵 결정문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와 국회의원 사이의 대립은 일방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고,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조율되고 해소돼야 할 정치 문제’라는 표현을 가장 중요하게 다뤘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치 문제는 ‘관용’과 ‘자제’를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 비상계엄과 같은 군사적 수단으로 풀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법률가의 길을 걸을 학생들에게 "왜 판사의 길을 걸으려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며 판사로서의 경험을 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어 "국민의 세계와 판사의 세계가 일치되어야 한다”고 전하며 “좋은 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과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를 통해 (먼저) 좋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I 호의를 호의로 갚는다

이날 특강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삶에 관한 질문도 다수 이어졌다. 문 전 권한대행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자주 사용하는 ‘호의’라는 단어에 대해 “호의란 결국 우리가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이므로 호의가 순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쓴 책의 ‘호의에 대하여’라는 제목도 이런 맥락에서 지어졌다. 그는 “김장하 선생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고, 나는 그 호의를 갚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며 '호의'가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이기에 책 제목으로 선정했음을 밝혔다. 

 

이후 특강은 현장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됐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이번 특강에서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고 학생들에게 법률가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강조했다.

 

특강에 참여한 한 학생은 “'호의가 호의를 불러일으킨다'는 문장과 '좋은 인간이 좋은 판사가 된다'는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오늘 특강이) 법률가의 길을 걸을 제게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지현 기자(wxxit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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